상업에 의한 친절의 확대. 그리고 탐욕 거짓 그리고 위선의 증가.














사실상 맨더빌은 매우 일찍부터 향후 펼쳐질 새로운 상업 사회의 특징이 무엇인지 제대로 간파했다. 그에 따르면, 성공은 개인의 가장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행동을 자극하는 것에 좌우된다. 그 행동은 타인에게 호감을 얻을 필요성 때문에 절제되고 감춰졌지만, 거짓과 위선을 낳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탐욕과 위선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스미스는 자본주의 정신을 이처럼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그 위험성을 알아차렸다.
- P343

상업화된 사회의 번영에 필수적인 소유욕을 유지하면서도, 그 소유욕을 억제할 수 있는 대안이 종교다. 이 종교를 통해 수용 가능한 특정한 행동을 내면화, 즉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다. 베버의 해석에 따르면, 이는 개신교가 자본주의의 성공과 연관성이 있는 이유일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자본가들의 노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이유다. - P344

아울러 이는 상류층이 예의 바름을 유지하고, 대중들이 불평등한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종교적 내면화는 과거 엘리트들의 특징이었던 자기 과시와 막무가내식 행동을 삼가도록 만들었다. 이는 엄격했다. 이런 종교적 내면화는 엘리트의 소비를 제한하고, 부를 과시하는 정도에 일정한 한계를 만들었다. 그것은 과거의 윤리 규제 법령, 즉 사치 금지법을 내면화하는 것이었다.
- P345

존 롤스는 소득과 부에서 비롯되는 필연적인 불평등이 부당한 질투나 원한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더 가난한 사람들이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유층 사람들의 과시하지 않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많은 재산을 내보이며 자기 과시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덜 가진 사람들의 상태를 비하하려는 계산된 행동을 하지 않을수록,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러운 행위는 더 존중받는다 (Rawls, 1971)." - P459

바람직한 행동의 내면화는 종교의 제약과 암묵적인 사회 계약 덕분에 가능했다. 롤스에 따르면, 이런 바람직한 행동이란 일상의 행동을 한 사회의 주된 신념으로 다시 확인하는 행동이다. 실질적으로 어떤 방법이든 이런 제약이 없다면, 부를 획득하는 데 그토록 전념하는 사회에서 혼란이 급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하긴 어렵다.
- P345

부자들(또는 그 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행동을 올바른 길로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개 난간, 즉 법률과 자율적 규제 가운데 이제 단 하나, 법만 남았다는 점이다. 내부적으로 완전히 파괴된 도덕성은 이제 온전히 표면화됐다. 도덕성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사회 전반에 걸쳐 아웃소싱, 즉 외주화됐다.
- P348

우리는 여기서 거듭된 결론에 이른다. 상업화된 세계를 거스르는 유일한 방법은 모두가 함께 철수하는 것이다. 개개인이 따로 떨어진 외딴 공동체로 도피하든지, 또는 국가와 같은 덩치 큰 집단의 경우 기꺼이 고립된 외톨이가 됨으로써 상업화된 세계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에게 지금의 세계에서 철수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업화된 세계가 주는 편리함을 포기하고, 훨씬 더 낮은 생활수준을 감내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소유욕을 통해 사회화됐고, 모든 목표가 거기에 맞춰져 체질화됐다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 P358

그러나 이보다 더 여유 있는 삶의 방식을 따르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그런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데 드는 돈이 바닥날 것이다(만일 이전에 재산을 충분히 쌓아놓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들의 자녀는 자신의 부모가 한가하고 나태한 삶을 선호한다고 화를 낼 것이다. 자녀들은 자신의 또래들이 누리는 것을 가질 수 없고, 비싸고 좋은 학교에도 다닐 수 없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훨씬 더 높은 신분 상승을 성취하고, 자신들의 자녀에게 모든 특권을 전수해주려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 2부에서 검토했듯이 그 특권은 자유자본주의 체제에서 스스로 지속적인 상류 계층을 형성하도록 이끌어내는 중요한 방편이다. 버락 오바마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대중 연설에서 온갖 수사적 언변을 동원해 공교육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신의 두 딸은 엘리트 사립 고등학교에 보냈고, 나중에는 가장 비....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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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구별.
그렇다면 공화정의 의미는?

http://naver.me/xbwAgzWu
국가 형태의 구분으로는 지배 형태에 의한 것과 통치 형태에 의한 것이 있다. 전자는 지배권을 지닌 자의 수에 따라서 독재군주제, 귀족제, 민주제로 구분되며, 또한 후자는 공화적인가 전제적인가로 구분된다. 공화제는 집행권(통치권)을 입법권에서 분리하는 국가원리이며, 그에 반해 전제는 국가가 스스로 부여한 법을 전횡적으로 집행하는 국가원리이다. 그리고 주의해야만 하는 것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공화적 체제와 민주적 체제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 공화주의란?
생각보다 아는게 많지 않음을 느낀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뜻을 공공정책으로 효과적으로 해석하는, 선거로구성되는, 일련의 결합된 제도이다.

자유주의적 제도는 법치주의를 효과적으로 보장하고, 모든 시민들(인종적 또는 종교적 소수자들 포함)에게 언론, 종교, 출판, 결사의 자유와 같은 개인의 권리를 보장한다.

자유민주주의는 간단히 말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결합한 정치적시스템이며, 이는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국민의 뜻을 공공정책으로 변환하는 정치체제이다.
- P39

이것은 자유민주주의가 두 가지 방식으로 삐뚤어질 수 있다는 것을알 수 있게 해 준다. 민주주의는 반자유주의가 될 수 있다. 이것은 특히독립기관을 행정관들의 자의적 통치에 종속시키기를, 또한 소수자들의 권리를 축소하기를 선호하는 곳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자유주의 체제이며 정기적이고 경쟁적인 선거를 치르고 있더라도 비민주적으로 될 수 있다. 이것은 특히 정치체제가 엘리트 위주로 왜곡된상태에서, 선거가 국민의 뜻을 공공정책으로 바꾸는 일에 거의 도움이되지 않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 P39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새로운 포퓰리스트들을 단지반민주주의의 한 형태로만 취급해서는 그 특색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그들을 그렇게 성공하게 만든 까닭을 파악할 수도 없다. 옛 극우파들은공공연히 파시즘을 미화하고 민주주의 전복을 외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PEGIDA와 트럼프는 선거를 보통 사람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낼수 있는 기회로 본다. 민주주의를 폐지하려는 태도와는 전혀 다르게, 그들은 광범위한 국정 개혁을 희망한다는 국민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들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본질과 미칠 영향을 구별하는 것이다. 포퓰리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 좌절감을 표출하도록 부추기고 자유주의적제도를 약화시키려는 것이 반자유주의적이지만 민주적임을 인식해야한다. 그리고 그것이 미친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유주의적인 기관들이 민주주의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명심해야 한다.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일단 대중의 뜻을 가로막는 자유주의적인 차단책들을 다 없애버리고 나면, 그들 자신의 뜻과 대중의 뜻이 충돌하기 시작할 때 대중을 무시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 P49

세상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명백한데도, 정치 엘리트들은 왜 빨리 해결하지 못하는가? 두 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부패했거나, 아니면 은밀히 외세에 영합하고 있거나.

대부분의 경우, 포퓰리스트들은 두 가지 모두를 들먹인다.

클린턴이 대선에 나선 진짜 이유는 최대한 많은 돈을 벌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게 트럼프 선거 캠페인의 일관된 테마였다. 트럼프는 "힐러리는 그녀에게 기부한 사람들과 자신의 편인 주류를 위해 싸웁니다. 반면 저는 여러분을 위해 싸우는 비주류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음산한 말투로 "그녀는 돈만 좇습니다"라고 덧붙였다. 29 - P54

이는 포퓰리즘이 독립기관에 등을 돌릴 때 써먹는 논리를 완벽하게수행한 예다. 자기네들이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유일한 대표자라는 포퓰리스트들의 주장에 직면해, 정치는 ‘진짜‘ 국민과 그 적들 사이의 존재론적인 투쟁으로 바뀌고 있다. - P63

나는 이 미나렛 논란‘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반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비민주적 자유주의라는 두 가지 새로운 체제로 갈라지는 현상을 상징한다고 본다.

이 분열의 한쪽에는 개인의 권리를 수호하는 관료제, 테크노크라트기관들이 있다. 솔로투른주 행정재판소와 연방 대법원은 둘 다 선출직이 아닌 판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둘 다 인기 없는 소수집단의 종교의자유를 인정했다. 다른 쪽에는 국민이 그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해 주는 민주주의 제도가 있다. 선출직으로 구성된 건축기획위원회와국민투표는 국민의 뜻을 공공정책으로 바꾸는 역할을 했다.

그러므로 스위스 국민투표의 문제점은 그게 비민주적이라는 데 있지 않다. 스위스 민주주의가 점점 더 기본적인 자유주의적 규범을 거스르는 쪽으로 힘을 쏟고 있다는 데 있다.

그것은 비단 스위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 P66

(미국)건국의 아버지들은 대의제 공화국이 민주주의의 자선적 형태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것이야말로 당쟁으로 치닫기 마련인 민주주의의 끔찍함에서 벗어날 최선책이라 생각했다. 알렉산더 해밀턴과 제임스 매디슨이 『페더럴리스트 페이퍼』 제63호에서 명명백백 못박았듯, 아메리카공화국의 본질은, 정부의 그 어떤 부문에서도 "대중의 집단적 영향력을철저히 배제하는 데 있다.
- P76

19세기의 민주주의 이론가들은 미국 정부를 독특하게 재탄생하도록 설계했다. 대의제도가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반대에 근거해 탄생했음에도, 이제 그것은 현대적 조건에서 민주주의의이상을 실현할 가장 현실적인 수단인 듯 재설정되었다. 따라서, 자유민 - P77

자유민주주의의 창조 신화(대의정부가 국민의 직접 통치를 뒷받침한다는, 도무지말이 안 되는 듯한 신화)가 비로소 나타난 것이다.
- P78

그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최상의 자료들에 근거해보면, 시민들이 자신이 속한 정치체제에 충성심을 갖는다면 그 까닭은 그 체제가 안전을보장하고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 그들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원칙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가패권을 잡은 데는 그것이 그에 관련해서 좋은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라는 게 우려 섞인 판단이다.
그 판단이 옳다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애착은 고매한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얄팍하고 깨어지기 쉬울 수 있다. - P171

물론 자유민주주의가 다른 정부 형태보다 정당하다는 확신에 동의하지만, 나는 바로 그것이 역사적으로 그만큼 널리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는 데는 회의적이다.
자유민주주의의 특별한 정당성을 믿는 사람들은 그 정당성이 성공의 주 원인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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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국가에도 법은 분명히 존재하며, 그 법은 대부분의 사례에 적용된다. 그러나 법의 지배가 보편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즉, 그 법은 정치적 연관성이나 정치적 협력 관계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적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왜냐하면 법의 지배는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 설정을 파괴하고, 주요 수혜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P187

조반니 아리기는 이렇게 주장한다. 중국은 송나라에서 청왕조에 걸쳐 스미스 유형의 발전 경로에 훨씬 더 가까운 대안적 경로를 따랐다. 중국의 시장경제는 서유럽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대략 1500년 무렵까지). 하지만 상업적 이익은 국가 정책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충분히 조직화되지는 못했다. 과거 중국의 권위주의 국가들은 부유한 상인들이 국가를 위협하지 않는 한, 한마디로 그 상인들이 너무 커지지 않는한 평화롭게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항상 그들을 경계했다.

자크 제르네(1962)는 중국 송대에 관해 이렇게 주장했다. "많은 상인이 부자가 됐지만, 그들은 계급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와는 달리 프랑스의 제3계급(평민)이나 서유럽의 다른 곳에서 비슷한 재산을 가진 계급은 처음에 정치적 대표성을 획득하고, 나중에 권력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상인이나 다른 누구의 권력도 감시할수 있는 강력한 중앙정부가 존재했다."
- P224

쉬청강이 언급한 대로 대약진 시대부터 시행된 지방분권화 정책은 지방정부와 지역 행정단위가 다양한 경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었다. 그에 따라 중앙이 정한 규칙과 공산당 이데올로기를 뚜렷하게 위반하지 않는 한, 그들은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었다(후자, 즉 이데올로기가 무시될지라도,
잘 위장되고, 정책이 성공적인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용인됐다).

쉬청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가계책임제(토지개혁, 1978~1984년 사이 덩샤오핑은 ‘가계책임제‘를 도입하면서 농촌 경제 발전에 주력해 크게 성공했다. 옮긴이)의 도입부터,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결정적 발전은 행정의 낮은 단계에서 시작됐다. 종종 알려진 웅대한 실험의 계획도 최상층부에서 고안된 것이 아니다. 전적으로 조직 하층부의 창안에 따른 것이었다.  - P238

이런 관점에 따라 중국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다. 중국의 성공에는 정치적으로 단일 정당에 의한 중앙 집중화와 지역 경제 정책에 대한 의미있는 재량권이 독특하게 혼합되어 있다. 그러나 그로 말미암아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다차원적인 감시망이 없어 지역 지도자들의 행위를 감시할 수 없다 - P239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를 권력에서 축출하는 작전을 주도했을 때, 중국이 처음으로 성공적이고 신중하게 외국 정부의 전복을 꾀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무가베 정권 축출 작전은 일종의 성공 신호였다. 무혈의 처리 방식과 중국의 배후 역할 및 행동에 대한 세계적 지지가 있었고, 무가베 정권이 얼마나 국내외적으로 인기 없는 정권이었는지가 다시 드러났다. 이 작전의 성공은 리비아에서 유사하게 행해진 서방측의 실패와 비교될 수 있다. 리비아에서 서방측의 참담한 결과는 내전의 장기화로 이어졌고, 거의 모든 현대 사회 문물의 파괴를 불러왔으며, 파괴적 행위가 줄어들거나 끝날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 P242

발전 과정에서의 강조점(인프라 대 제도 구축)의 차이는 국가자본주의와 자유자본주의의 차이와 정확히 일치한다. 각자 선호하는 발전 전략을 통해 강점이 있는 쪽에 서려고 노력한다. 국가자본주의의 큰 장점은 국가의 효율성이다.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는 국민의 일상생활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식으로 개선되는 무언가를 구축할 수 있도록 민간행위자들을 유도한다. 자유자본주의의 장점은 국가가 제도적 얼개를 설정한다는 데 있다. 그 얼개 안에서 민간 행위자는 (어떤 경우이든) 최선을 구축하도록 그들 스스로 결정한다. 전자(국가자본주의)의 경우, 국가는 역동적이고 직접적인 행위자다. 반면 후자(자유자본주의)의 경우, 국가는‘조력자‘이며 수동적인 행위자다. 물론 이는 일반적으로 국가가 이상적 역할을 할 때를 상정한 것이다.
- P244

많은 나라가 일대일로 프로젝트(BRI)의 일원이 되는 것을 환영할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이 투자하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혜택(도로, 항구, 철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은 타국의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데 무관심하다고 인식되어있고, 그런 투자에 정치적 조건을 붙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틴 자크가 쓴 것처럼, 해당 국가에 대해 국내적으로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도 국제적으로는 위계적 관계를 요구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피원조국의 국내 정책에는 관심이 없다. 슘페터가 20세기 미국의 표준 정책에 대한 비평에서 명명한 이른바 ‘윤리적 제국주의‘를 중국이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중국은 모든 국가에 대해 공식적인 평등 대우를 강조하는, 국가 사이의 민주주의를 강조한다.이 같은 두 문제(국내 정치에 대한 불간섭과 국제적으로 공식적인 평등 대우)는 많은 소규모 국가에 매력적이다.
- P243

덩샤오핑이 제한하고 싶었던 것은 민간 부문의 크기가 아니라, 그 민간 부문의정치적 역할이었다. 다시 말해, 덩샤오핑이 제한하고 싶었던 것은 국가정책에서 민간 부문의 우선권을 강요할 수 있는 민간 부문의 능력이었다.
밍샤의 적절한 요약에 따르면, 덩샤오핑은 ‘국가사회주의에서자본주의로의 부드러운 이행, 즉 연착륙을 설계한 핵심 건축가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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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초 루터의 종교개혁은 가짜뉴스의 시대를 열었고 그에 이은 16, 17세기는 검열의 시대였다.








































종교개혁 관련 팜플릿이 홍수처럼 쏟아져 온갖 종교 해석이 5G급 속도로 확산되자 로마 교황청은 모든 인쇄 출판물에 사전검열을 의무화하는 초강경 대책을 실시하기에 이른다. 1529년 신성로마제국의 슈파이어 제국 의회는 사전 검열 포고령을 내린다.
1559년부터 가톨릭 교회는 로마 교황청의 원칙과 충돌하는 주장을 담은 책의 출판과 유통 자체를 금하기 시작했다. 1570년이 되자 대도시에 해당하는 제국 도시, 봉건 제후가 사는 지역 그리고 대학 도시에서만 인쇄를 허용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든 인쇄행위를 금지시켰다 - P55

관보 외에 신문 발행이 금지됐던 18세기 유럽에서 유일하게 국제 정치 뉴스를 객관적으로 보도한 <레이던 가제트>의 1786년 8월 29일자 신문 첫 페이지. 일주일에 두 번 발행된이 신문의 공식 명칭은 "다양한 곳에서 온 특별한 뉴스"(Nouvelles Extraordinaires de Divers Endroit)지만 ‘레이던 가제트‘라는 별명으로 자주 불렸다.
- P60

레이던 가제트>는 광고도 거의 없고 특정 국가의 정부나 정치적 이해 집단의 보조금도 받지 않았다. 구독료가 상당히 고가였는데도 해외 뉴스 수집망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매출을 올렸다. 덕분에 사건들을 편파적이지 않고 냉정한 시각에서 보도할 수 있었다. 국가 통제에서 어느 정도 자율권을 획득했다는이야기다. 시장 기반 위에서 상업적으로 지속 가능한 초국적 뉴스모델이 17세기에 이미 등장했던 것이다 48.
- P61

이 시기에 네덜란드 신문들만이 객관성의 가치를 지닌 국제정치 뉴스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유럽국가들이 검열과 허가제로 신규 진입자들을 막아준 덕분이었다.
무임승차 인센티브가 쉽게 발동되는 뉴스 상품의 속성에도 불구하고 신규 진입자들이 네덜란드 신문 기사들을 마구잡이로 베껴쓰는 일이 제한된 것이다. 덕분에 17세기까지 레이던 가제트> 같은 초국적 신문이 번창할 수 있었다. 고품질 뉴스 상품과 그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의 안정적 지속은 진입장벽으로 기업 숫자가제한될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방증한 초기 사례다.
- P64

기사가 쉽게 복제되고 유통이 보편화되자 아이러니하게도 뉴스 산업의 극단적 파편화가 진행됐다. 전국이 와이파이로 연결된 초고속인터넷 스마트폰 시대에 뉴스 파편화를 겪고 있는 우리처럼 말이다. 모든 진입장벽이 사라지고 자유로운 사상을 교환한 결과는 대놓고 정파성을 내세우는 신문들로 이어졌다. 서로의 기사를 베끼는 관행은 뉴스 시장을 키우는 데는 확실히 기여했지만 개별 신문사에게는 재정적 지옥을 안겼다. 시간과 돈을 들여 차별화된 뉴스를 내봤자 쉽게 베껴서 유통되니 보상이 거의 없었다.
반면 무거운 세금으로 신문의 진입장벽을 만든 영국 런던에서는 신문이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미국 신문이 산업을 형성하고비즈니스로서 번창한 것 역시 신문 비즈니스가 거대 자본화가 된1800년대 후반부터였다. 비싼 윤전기를 도입하고 전문화된 대형조직을 꾸려 싼값에 품질 높은 기사를 제공하는 페니 프레스의사업 모델이 성공한 이후, 미국의 신문 사업에도 재정적 진입장벽이 세워진 것이다.
- P98

과점 시장에서 돈 벌 걱정이 줄어든 뉴스 기업들은 ‘팩트 중심의 객관성‘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중산층 독자층에게 어필했다. 특정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는 독립적 보도로 과점 체제를 정당화시켰다. 과점된 시장 안에서는 차별화보다 공통의 보도 관행에 충실하게 기사를 쓰는 것이 객관주의라는 이데올로기 측면에서도도움이 됐다. 또 팩트 중심의 기사를 쓰는 능력을 가진 대규모 기자군을 훈련시키고 유지하는 것은 잠재적 신규 진입자와 차별화시켜주는 뉴스 산업의 관행이기도 했다. 언론 시장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신규 진입자의 위협에서 어느 정도 보호됐으므로 언론사들이 팩트 기반의 객관성 중심 관행을 다 같이 유지하는 기재로작동하기도 했다.
- P143

콘텐츠와 플랫폼이 분리되면 뉴스 콘텐츠사업자의 지속 가능한 고품질 콘텐츠 생산 능력은 훼손된다. 하물며 디지털 플랫폼은 전통 뉴스 매체들의 유통 채널을 무력화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인프라로까지 부상했다. 뉴스 산업에서 제작과 유통이 분리되면 왜 고품질 콘텐츠의 생산 능력이 훼손되는지에 대해서는 이후의 문화 산업 불변의 경제학을 통해 더 자세히알아본다.
- P168

반면 주커는 이런 영화 산업의 판도를 품질 높은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편성했다. 제작비를 많이 들여 극적 구성과 스타배우의 출연이라는 볼거리로 영화적 재미를 높였다. 하지만 높은제작비의 고품질 영화를 계속 만들어내려면 영화 유통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제작 부문으로 회수돼야 했다. 멜리에스처럼 제작에만 집중했다가는 유통 과정에서의 수익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재인 문화 산업에서 콘텐츠와 유통망의 유기적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프랑스는 여기에 실패했고, 미국은 승기를 잡았다.
- P175

비용이 덜 들고 대중적인 기사를 보기 위해 신문을 통째로 구독하는 독자가 보조해준 덕분에 비싸고 대중성이 떨어지지만 민주주의 감시견 역할의 탐사 보도가 지면에 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은 이 번들링을 해체함으로써 독자들 간 보조금 지급의 통로를 차단해버렸다. 철저히 흥미 위주의 기사들만시장의 선택을 받고 중요하지만 소수의 관심을 끄는 고비용 기사는 수익 기반을 잃어버린 셈이다.
- P182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015년
‘탤런트 네트워크 Talent Network‘를 론칭했다. 2500명의 프리랜서 기자, 에디터, 사진가, 번역가들이 등록된 온라인 시스템이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들이 여기에 등록하면 두 명의 전담 에디터가 심사한 뒤 피드백을 준다. 이들이 먼저 기획 기사를 제안해 채택되면 실리기도 하고 워싱턴 포스트) 뉴스룸에서 필요한 기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워싱턴 포스트에디터들은 뉴스룸 기자들이 당장 취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특정한 전문 분야의 글이 필요하면 이 네트워크에 접속해 장소나 주제 분야별로 등록된 전문가를 검색할 수 있다. - P258

1950년대 TV의 지배 이후 할리우드는 30년 이상 암흑기를 보내다가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이자 수익 모델로 부활했다. 그 과정에서 대대적인 조직 변화가 있었다. 작가, 배우, 제작 기술자들을모두 내부에 고용해 중앙집권적인 위계 구조로 운영되던 방식을해체하고 생태계의 다양한 전문가를 최적으로 연결하는 조합 능력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바뀐 것이다. 영화 작품마다 헤쳐 모여 식으로 팀을 꾸리는 프로젝트 기반 네트워크 조직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할리우드 주요 영화사들은 1940년대 말부터 1970년대에 걸쳐 점차적으로 네트워크 조직으로 바뀌었다.
- P261

산업 내에서 분업화된 재능이 두텁게 모여 있는 시장에 인재들이 지리적으로 모여 있으면서 사교를 통해 최신 트렌드와 기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파급 효과가 집적 효과의 핵심이다. - P263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방식의 집단 작성이 일간지 산업에 부분 접목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원래 1800년대까지의 뉴스는 현장에서 정확한 이벤트의 상황을 전달하는 기자 - P264

reporter와 안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라이터 writer로 나뉘어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도 특파원들로부터 각국에서 일어나는 사실을 모아 전문적 분석 능력을 갖춘 본사 인력들이 기사로 공동작성한다.  - P265

문화 산업의 마지막 비즈니스 모델 기반인 저작권은 뉴스를 다른 문화 산업과 구별 짓는 가장 강력한 지점이다. 문화 산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핵심인 이유용한 법적 제도가 뉴스에만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뉴스의 상업성에 치명적인 난점이다. 뉴스 산업은 보도 기사에 대해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 수차례 소송을 거치며 오랫동안 노력해왔지만 허사였다.
- P200

이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뒤 영미식 저널리즘 모델을받아들인 언론사들이 세계적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저작권 문제는 잊혀갔다. 미국 신문의 광고 수입 비중은 1950년 70퍼센트에서2000년에는 82퍼센트까지 치솟았고 2005년 정점을 찍으며 풍요 183를 누렸기 때문이다. 연간 20퍼센트 전후의 수익률에 익숙해지면서 돈벌이 걱정은 멀어졌고 뉴스룸 독립성의 관행은 더욱 강해졌다 184. 하지만 곧 불어닥친 인터넷의 충격으로 저작권을 기반으로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뼈아픈지 다시 실감하게 됐다. 앞서 봤듯이 뉴스를 제외한 나머지 문화 콘텐츠산업은 저작권을 기반으로 다양한 멀티윈도 수익 모델을 변조하고 있다. 그래서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에도 타격은 언론보다 훨씬 덜하다.
- P201

내가 신뢰하는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각 분야별로 그날의 세상을 조각조각 이어서 구성하는 것도 품이 많이 든다. 게다가 인플루언서는 품질 면에서나 공급의 주기 면에서 변동성이심하다. 전문가의 경우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부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려면 돈과 에너지가많이 드는데, 개인이 겸업 형태로 뉴스 분석이나 해설을 오래 하다 보면 자칫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거나 개인의 제한된 인식틀에 갇혀 잘못 해석한 정보를 내보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진영논리에 갇혀 팩트를 왜곡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 P289

많은 자본을 들여 취재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뉴스 콘텐츠츠제공을 전문 비즈니스로 하는 언론사는 오보를 최소화해야 하는비즈니스적 인센티브가 내재돼 있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수정하는 제도가 있어 가짜뉴스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루아침에 언론사를 차렸다가 바로 폐업할 수도 없다. 그만큼 진입과 퇴출비용이 크다.
하지만 1인 미디어의 진출입이 언제라도 자유롭고 진입과 퇴출비용이 별로 없으며 오로지 클릭으로 존폐가 결정되는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팩트 체크는 뒷일로 밀리기 십상이다. 이런 사이트에만 의존해뉴스를 편집하는 경우 팩트 체크까지 개인의 몫이 돼버려 검색비용이 배가될 수 있다. 독자의 검색 비용 증가라는 면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 P289

팬덤이라는 형태로 진입장벽을 쌓은 몇몇 인플루언서들만이 지속적인생존이 가능하다. 그걸 유지하는 사람은 이미 프로페셔널한 뉴스기업가다.
- P290

뉴스가 갖는 산업의 본질은 그날의 세상사에 대한 신뢰할 만한해설을 제공하는 게이트 키핑에 있다. 내가 네이버에서 분야별 가장 많이 읽은 뉴스 목록을 훑어보는 것으로 오늘의 세상을 본다면 네이버 뉴스 페이지의 알고리즘이 게이트키퍼다. 개별 기사를제공한 뉴스 콘텐츠 공급자가 게이트키퍼는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에 시사 문제에 대한 글을 써서 팬덤을 모으는인플루언서와 뉴스 사업자의 본질적 차이는 여기에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특정 영역에서만 신뢰할 만한 해설자 역할을 한다. 반면뉴스 기업의 종합적 게이트키핑 역할은 다양하고 질 높은 뉴스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출 때만가능한 일이다.
- P292

영미식 저널리즘은 보편화된 대중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담론을 형성하는 학식 있는 시민으로서 합리적 투표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 모델을 상정해왔다. - P293

이해관계가 파편화된 대중이 더 이상 다수결 투표라는 대의제에 기대지 않고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직접 나선다는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첫째, 디지털 미디어를 수단으로 둘째, 이해관계가 있는 분야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며 셋째, 열성熱性적 감성을 기반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꼭 투표나 법 같은 공식 제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보이콧 등을 통해 시장의 힘, 자신이 속한 네트워크의 규범, 심지어 코딩 기술까지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방법은 뭐든지 찾는다.
- P293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같은 디지털 플랫폼이 저널리즘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다. 이들의 사업목표는 저널리즘 구현이 아니다. 다양한 그룹의 유저 간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이며, 뉴스 콘텐츠는 유저의 주목을 끌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 P296

역사적으로 뉴스의 경합 시장에서는 신뢰 저널리즘이 작동하지 않았다. 진출입 비용, 매몰비용, 전문성 등 세 가지가 작동하지않는 경합 시장에서는 뉴스 콘텐츠의 차별화를 이루기도, 진입장벽을 구축하기도 힘들다. 전통 매체들은 경합 시장이 돼버린 디지털 플랫폼의 뉴스 유통에서 수익화도 품질 투자도 어려운 악순환에 빠졌다. 이런 시장에서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가격에 민감해진다. 어느새 뉴스는 공짜로 보는 콘텐츠로 각인되고 있다. 특히 지금의 디지털 플랫폼처럼 단시간에 주목을 끌고 빨리 확산되는 콘텐츠를 선호하도록 짜인 알고리즘에서 히트앤런 경쟁은 더욱 촉진된다. 이 모든 조건이 가짜뉴스의 번성을 부추긴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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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uttyclay > 경제학을 넘어선 사회과학자는 가능하다

위대한 사회과학자 허쉬만.
얼마전 그의 전기가 출간되었다는데 리딩 리스트에 올려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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