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 자기 신체가 하나의 유기적 전체임을 알게 되고, ‘자아’가 형성되는 것은 생후 18~24개월경이라고 한다. 거울에 있는 자기 모습을 알아보고 좋아하는 시기가 바로 그때다. 이 시기를 정신분석가 라캉은 ‘거울단계’라고 부른다.
이때까지 뇌의 신경세포들은 1,000조 개 정도의 시냅스로 연결된다. 우주 전체의 별보다 많은 숫자다. 그런데 자아가 형성된다는 것은 행동이나 사고에 일정한 패턴이 만들어짐을 뜻한다. 그에 따라 연결되어 있던 시냅스 가운데 사용하지 않는 것을 단절시키는데, 이때 3분의 2 정도의 시냅스가 단절된다. 모든 방향으로 열린 잠재력이 ‘자아’라는 말로 요약되는 반복적 선택지만 남겨두고 축소되고 소멸되는 것이다. ‘나’라고 부를 어떤 패턴의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은 엄청난 수의 시냅스와 그것이 할 수도 있었을 거대한 잠재성의 축소 내지 소멸을 동반하는 것이다. 어떤 게 살아남을 것인지는 특정한 뉴런들을 활동하게 자극하는 외부에 의해 결정된다. - <불교를 철학하다>, 이진경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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