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의 사유공간, 궁중

한비자는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인간을 불신했을까요? 때론 인간을 승냥이에 비유할 정도였는데, 보시다시피 궁중 사회를 무대로 권력의 문제를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궁중 사회라는 곳이 얼마나 살벌한 곳입니까? 전쟁터보다 무서운 공간입니다. 지면 모든 것을 잃습니다. 목숨도 잃습니다. 늘 모략과 암투가 벌어지고, 신하는 충성을 말하지만 돌아서면 바로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런 호랑이 같은 신하들에게 휩싸인 존재가 군주입니다. 가족도 언제 내 목에 칼을 들이밀지 모르고요. 앞서 한비자는 정해진 인간 본성이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환경을 본다고 했는데, 이런 궁중 사회를 배경으로 사유했으니 성악설을 전개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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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가의 무위 군주

한비자는 임금도 인간인 만큼 믿지 않아 임금에 대한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군주의 사적 의지와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는 뜻에서 무위無爲를 말하기도 했습니다.2 한비자가 말한 무위는 군주가 제도에 용해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제도에 구속되고 기준과 규범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c5w3mh8suZLbNqg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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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상 학자로서 정치를 담론하는 자가 흔히 “빈궁한 이에게 토지를 주어 없는 자산을 채우게 하라”고 한다. 무릇 다른 사람과 같은 처지에서 풍년이 들지도 않았고 부수입이 있지도 않은데 홀로 넉넉하다면 노력이 아니면 검소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같은 처지에서 기근이 들지도 않았고 질병·재난·형벌과 같은 불행을 겪지도 않았는데 홀로 가난하다면 사치가 아니면 게으름 탓이다. 사치하고 게으른 자는 가난하고, 노력하고 검소한 자는 넉넉하다. 지금 임금이 넉넉한 사람에게서 거두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어 베풀고 있으니, 이는 노력하고 검소한 자에게서 빼앗아 사치하고 게으른 자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이래서는 민중이 부지런히 일하고 절약할 것을 바란다고 하더라도 되지 않을 것이다.124 - 《한비자》 〈현학顯學편〉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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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이나 하이에크 같은 우파 경제학자의 주장과 비슷하지 않나요? 한비자는 결과적 평등의 요소를 너무도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요새 한비자가 등장했다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부실한 좀비기업 퇴출을 빠르게 하고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하며, 구직자와 노동자 모두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하고 시장의 상벌 기능을 활용해 경제를 살리며, 한 나라의 경제 체질을 건강하게 하자고 주장할 것도 같습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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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대리인 문제가 없도록 제도와 인센티브를 잘 만들면 되는데, 조직과 구성원의 이익의 방향을 일치하게 하는 문제는 요새도 경영학과 조직학에서 애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과연봉제도를 도입하거나 파격 승진을 시키기도 하고 또 주식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비자의 통찰이 놀랍습니다. 괜히 경영에서 《한비자》란 고전이 참고되는 것이 아닙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NzKTDKtt3yaLhqc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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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의 아담 스미스, 한비자

한비자의 생각은 인간 각자가 이익 욕망에 충실히 한다면 그것으로 사회의 부가 증가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애덤 스미스가 한 말 같지요? 사실 놀랍게도 한비자는 고전적 자유주의자와 비슷한 말을 합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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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가산을 축내가면서 좋은 음식을 먹이고 많은 품삯을 주는 것은 밖에서 데려온 머슴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해야 머슴이 밭을 깊이 갈고 김을 알뜰하게 매기 때문이다. 머슴이 힘을 다해 열심히 김을 매고 공을 들여 고르게 밭갈이를 하는 것은 주인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해야 좋은 음식을 대접받고 넉넉한 품삯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공을 들임이 부자 사이와 같으니 두루 이와 같이 하는 것은 각자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세상일을 함에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멀리 월나라 사람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고, 해롭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부자 사이도 멀어지고 원망하게 된다.121 - 《한비자》 〈외저설좌상편〉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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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량이 말을 사랑하고 월왕 구천이 백성을 사랑한 것은 그들을 전쟁에 내몰고 말을 빨리 달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의원이 다른 사람의 종기를 빨거나 그 나쁜 피를 입에 머금는 것은 골육의 친애 때문이 아니라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마를 만드는 사람은 가마를 만들면서 사람들이 부귀해지기를 바라고, 관을 만드는 사람은 관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요절하기를 바란다. 가마 만드는 사람이 어질고 관 짜는 사람이 잔혹해서가 아니다. 사람이 귀해지지 않으면 가마가 팔리지 않고,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이 안 팔린다. 정말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죽는 데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119 - 《한비자》 〈비내편〉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WFQHPT4VCDU1e3E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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