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밴드와 씨족공동체

인류 역사 대부분 동안 사람은 여러 가족이 함께 큰 집단을 이뤄 살았다. 침팬지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러 수컷과 여러 암컷이 집단을 이루지만 사람과 달리 그 안에서 가족이 보금자리를 꾸리지는 않는다.
기존에는 “우리 수렵·채집인 조상들은 사실상 죽을 때까지 평생 돌아다니는 야영 생활을 했다.”라고 생각할 만큼 선조들이 단출하게 몇십 명으로 구성된, 경계가 뚜렷한 소규모 공동체 속에서 살았다고 보는 견해가 강했다.10 하지만 이제는 시대에 뒤처진 견해라는 것이 밝혀졌다. 조상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가족 구성원과 허물없는 친구들 다수가 멀리 떨어져 사는 광범위한 사회관계망 속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침팬지 수컷이 평생 교류하는 수컷은 평균 스무 마리에 지나지 않지만 최근 추산에 따르면 수렵·채집인은 약 1,000명에 이르는 사회적 우주 속에 산다.11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AXNuwdvW91DWM3d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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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다섯 살 무렵까지 아이들은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하며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에 평판을 쌓고 관리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기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친사회적 행동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해석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여덟 살 무렵이다. 인간과 달리 침팬지는 전략적으로 평판을 관리하려 들지 않으며 남의 상냥한 행동 뒤에 숨은 동기를 추측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는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nM99KzuLUJ3BpvM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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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제도의 한계와 진화

처벌 위협이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보이긴 하지만, 실행된 처벌은 협력을 뒷받침한 만큼이나 쉽게 무너뜨리기도 한다.5
‘눈에는 눈’ 접근법이 일으킨 사소한 불화가 그칠 줄 모르는 반목으로 이어지면 모든 관련자에게 해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처벌 게임에서 참가자에게 서로 처벌할 권한을 주면 협력보다 앙갚음을 유발하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는 처벌하는 사람과 처벌받는 사람 모두 대가를 치르므로 모든 참가자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고 더 가난해진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6GmpR9r35XwmY6tC9

역사가 발전하는 동안 사회는 처벌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제한하는 규범과 장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누가 누구를 무슨 이유로 얼마나 많이 처벌할 수 있는지를 제한했다. 처벌에 제약을 두면, 그리고 법원과 교도소 같이 처벌을 당국에 위탁하면 반목이 생기지 않게 막을 수 있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wf3FyQxUTRk1sU8RA

하지만 현대의 처벌 제도는 범법자를 제대로 교화하지 못하기 일쑤여서 넓은 의미에서는 협력도 촉진하지 못한다.* 범죄자를 교화하는 처벌 제도는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하고, 범죄자가 공동체에 재진입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런 목표는 교화보다 응징에 방점을 찍는 듯한 서구의 형벌 제도와 자주 충돌한다. 응징이 심리적으로는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사회가 얻는 편익은 설사 있다 한들 보잘것없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b9LXkB1RKTMwYFL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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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주의의 한계와 처벌 제도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할 만한 도구가 호혜주의뿐이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핵심 구성원이 가족과 중요한 친구 정도로 그치는, 훨씬 좁은 범위에서만 협력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이 협력의 범위를 넓힐 줄 아는 까닭은 다른 데 있다. 우리는 자연이 던진 게임에 새로운 규칙을, 새로운 제도를 고안할 줄 안다. 제도는 화룡점정과 같다. 사회적 딜레마에 제도를 얹으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모습과 본질이 바뀐다. 제도는 규칙을 바꾸므로, 배신이 가장 이로운 상황을 개인이 협력해야 성공하는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
사회적 딜레마에서 행위의 동기를 바꾸는 아주 중요한 제도 가운데 하나가 처벌이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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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기제와 진화기제

진화생물학자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답은 두 가지다. 우리는 두 답을 근접 설명proximate explanation과 궁극 설명ultimate explanation이라 부른다.10 왜 사람은 남을 돕느냐는 물음에 대한 근접 수준의 답은 이런 행동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과 관련한다. 이런 설명은 맥락(“나는 이 친구를 거리낌 없이 도울 거예요. 내 친구니까요.”), 성격(“조는 늘 남을 먼저 생각해요. 정말 착한 사람이거든요.”), 감정이입적 염려(“그 여성은 건물 밖 인도에서 떨고 있는 남자가 몹시 안쓰러워 역 카페에서 차를 한 잔 사줬다.”)에 호소하기도 한다. 근접 설명은 우리가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원인, 예컨대 호르몬의 영향(아버지가 자식을 돌볼 때 테스토스테론이 끼치는 영향을 떠올려보라), 크기가 다른 뇌 구조, 신경 활동의 양상도 포함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 극단적 이타주의자(남에게 신장을 떼준 신장 공여자)의 뇌를 대조군과 비교했더니 뇌 구조와 기능이 여느 사람과 달랐다.11 이타주의자 집단은 감정이입 반응을 일으키는 데 관여한다고 보는 뇌 영역이 더 컸고 더 쉽게 활성화되었다. 흥미롭게도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이 영역이 더 작고 감정이입 반응이 거의 없었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6617

이와 달리 궁극 설명은 다른 답을 추구해 남을 도우려는 성향을 자연선택이 어떻게 장려했을지 알고 싶어 한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6617

섹스를 하는 진화적 이유와 심리 자극이 꼭 일치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성관계를 할 때마다 자식이 생기기를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을뿐더러 그런 바람을 아예 품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섹스가 번식 성공도를 높이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이타주의도 마찬가지다. 이타적 행동으로 편익이 쌓일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남을 돕는 행위의 동기를 훼손하지는 않는다. 진화가 배고픔(먹으라는 신호)을 느끼거나 섹스를 즐기도록 우리 심리를 빚었듯이 친절, 도덕적 행동, 도움 행동 아래 깔린 동기를 빚어 우리가 우리 유전자에 이로운 무엇을 즐기게 유도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협력 형질이 어떻게 개체에 장기 이익이 될까? 앞서 살펴봤듯이 값비싼 도움 행동이 피붙이에게 이익이 될 때는 진화가 협력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협력이 널리 퍼진 까닭이 이 때문만은 아니다. 도움을 베푼 개체가 결국은 투자한 데 대한 두둑한 보상을 받기 때문에 진화가 도움 행동을 선호할 때도 있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6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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