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는 나에게 돌아올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판단 기준은 아닙니다. ‘내가 이걸 선택하면 저 사람과 관계가 더 좋아질 거야’ 같은 사회적 이익이나 ‘내가 예전에 이걸 한 번 써봤는데 좋았어’ 같은 과거 경험, ‘수많은 것 중에 제일 먼저 눈에 띄었어’ 같은 주의 집중이 관여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마 바로 뒤에 위치한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에서는 ‘어떤 게 더 옳은 선택일까? 혹은 더 공정한 선택일까?’ 같은 고등한 ‘도덕적 판단’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선택하는 동안 우리는 뇌의 전 영역을 두루 사용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제적 이득, 사회적 관계, 과거의 경험, 주의 집중, 편견과 선입견, 도덕과 윤리 등 많은 요소를 두루 고려하고 판단하면서 최종 의사결정을 합니다. 우리는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동물이고, 선택을 하는 기준도 다양하고 복잡하며, 심지어 그런 기준들이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 - <열두 발자국>,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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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가 합리적이지 않은 건 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도 원시부족사회 때 유용했던 전략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7bjEAZnnDbqPHecf6

인간의 뇌는 오늘날 자칫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기 딱 좋게 디자인돼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약 3만 년 전의 원시적인 상황에서 생존과 짝짓기에 필요한 선택을 하기 적절한 정도로 진화해왔습니다. 특히 전전두엽이라고 불리는 고등 뇌 영역은 인간의 진화 과정 중에 가장 최근에 등장해서 발달했지요. 이른바 창조적인 폭발(creative explosion)이 뇌 안에서 벌어진 겁니다. 3만 년 전의 사바나에서, 정글에서, 아마존에서 생활할 때 쓰던 그 뇌를 우리는 지금까지 쓰고 있는 건데, 현대사회는 너무 빠르고 복잡하게 바뀌었거든요.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tXkCcoLFH4LjVWmz7

대통령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두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보여주잖아요. 정동영 후보의 공약을 이명박 후보의 공약이라고 보여줘도 이명박 지지자들은 모두 ‘좋다’고 대답해요. (웃음) 뇌의 ‘쾌락의 중추’가 난리가 납니다. 정동영 후보의 공약인지 이명박 후보의 공약인지가 중요하지, 공약의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영논리’를 만드는 뇌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죠. - <열두 발자국 (리커버 에디션)>, 정재승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Dx5wiUTeChCZNq1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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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의 포로들 - 세계의 패권 싸움은 지정학의 문제다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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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우강

유럽에서 가장 긴 강인 도나우강(2,850킬로미터)은 중세까지는 지중해 세계의 북단 경계였다. 근대 이후에는 북유럽과 남유럽, 서유럽과 동유럽의 역사적 경계였다. 또한 그 유역은 지중해 세계에서 유럽이 갈라져 나오게 한 사회경제적 배경이 됐다.

독일의 삼림지대인 흑림에서 발원한 도나우강은 남동쪽으로 흘러 흑해로 들어간다. 도나우강 유역은 유럽의 18개 국가에 걸쳐 있고, 자연적 경계가 됐다. 2000년 전 로마제국의 북방 국경으로, 지중해 문명의 세계와 게르만족 야만의 세계를 가르는 경계였다. 그렇지만 이 강은 문명의 세계인 동지중해와 야만의 세계인 유럽의 서쪽 내륙을 잇는 길이기도 했다. 로마 시대부터 이 강은 주요 교역로였다. 중세에 들어서 그 유역에 많은 세력과 국가를 배태하고 그 경계가 됐다. 유럽 중부에 빈,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등 도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 도시들은 지중해 세계에서 유럽이 갈라져 나오게 한 사회경제적 동력의 배경이 됐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vufzhQEqMnh6HMhH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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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의 포로들 - 세계의 패권 싸움은 지정학의 문제다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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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친스크 조약

청이 명을 멸망시키고 중원에 진출한 1644년, 현재 중국의 신장성 지역에서 몽골계인 오이라트 부족이 다시 흥기해, 중가르라는 새로운 세력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몽골 지역 유목세력의 제위인 칸으로 올라선 중가르 지도자 갈단은 동몽골고원, 남티베트고원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청은 포위되는 형국이 됐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mgJ4AavEpgbRePdK9

청의 중가르 정벌은 고대 이래 전통적인 유라시아 대륙세력인 초원 유목세력의 종말이었다.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던 초원 유목세력의 기마병력은 총포를 동원한 청의 우세한 화력 앞에서 종언을 고했다.

여기에는 더 큰 요인이 있다. 청이 중가르를 정벌할 때 서쪽에서는 새로운 대륙세력이 동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bo6QCwKd9SsvJbYw5

청은 베이징으로 입성하기 전인 1639년부터 현재의 중-러 국경지대인 아무르강 유역에서 러시아와 충돌을 시작했다. 청은 조선의 병력까지 동원해, 동진하는 러시아를 막으려는 나선정벌도 벌였다. 양국은 강희제가 중가르 정벌을 하던 1689년 동시베리아의 네르친스크에서 서로의 영역을 정하는 국경조약을 맺었다. 아무르강과 와이싱안링(스타노보이)산맥을 경계로 두 제국의 국경은 정해졌다. 이는 초원 유목세력의 배후지가 중국과 러시아에 점령됐음을 의미했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whjE3SbUAci4qqv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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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의 포로들 - 세계의 패권 싸움은 지정학의 문제다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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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의 원정과 토목의 변

홍무제와 3대 황제 영락제는 서북 방면의 초원 유목세력을 제어하는 데는 공을 들였다. 특히 영락제는 수도를 양쯔강 유역에 있는 난징에서 자신의 근거지였던 북방의 베이징으로 옮기고, 서북 방면의 안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했다. 영락제는 북방 초원지대로 축출된 원의 잔여세력인 북원 등 초원 유목세력들을 몇 차례 원정을 통해 약화시키고 명의 통제하에 넣었다.

서북 방면의 안보위협이 관리되자, 영락제는 해금령 해제를 단행했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정화의 대원정이었다. 대원정의 주목적은 동남 연안지대를 관리할 해상력 정비와 확장이었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3wAqgUQXvs2PCAQj6


정화의 함대는 동아시아 교역의 사활적인 병목 지역인 말라카해협을 위협하던 한족 해적세력 소탕에 먼저 주력했다. 인도양에서 남중국해까지 주요 해로들의 안전과 정비가 주 목적이었다. 이를 통해 명의 제해권이 인도양 전역까지 확립됐다.

명대 정화의 대원정은 송 이후 중국의 새로운 중심이 된 강남과 그 경제력, 이와 연관된 해상력을 보여줬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z4onnmhnUi7AYHBE7


정화의 원정이 완전히 중단되던 즈음, 북방의 새로운 강자 몽골의 오이라트가 흥기했다. 정화의 대원정이 중단된 다음해인 1434년 오이라트의 지도자 토곤이 몽골 부족들을 통일했다. 몽골 초원을 제패하는 세력으로 성장해, 다시 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토곤을 이은 아들 에센이 1449년 조공무역을 놓고 벌인 분쟁으로 명을 침공해, 토목보(하북성 회래현) 전투에서 명의 황제 정통제를 포로로 생포했다.

명으로서는 전통적인 안보위협 지역인 내륙의 서북 방면을 내버려두고 한가롭게 동남 해안을 통해 바깥 세계로 진출할 현실적 여건이 아니었다. 서북 방면 초원 유목세력의 위협이 황제를 생포할 정도로 거세지는데, 먼 나라의 진기한 문물이나 가져오는 데 국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보인 정화의 대원정을 지속하기는 힘들었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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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의 함대가 철수하자, 유럽이 아시아의 바다를 장악하다

정화 함대 대원정의 폐기로 명이 바다에 등을 돌린 지 60여 년 만에 포르투갈의 바스쿠 다가마가 희망봉을 돌아서 아시아로 진출하는 문을 열었다. 그 후 유럽 해양세력들은 인도양과 동·남중국해까지 교역로와 해상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은 말라카해협을 점령하고,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스페인은 태평양을 건너서 필리핀을 점령했다.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가 차례로 동아시아까지 진출했다.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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