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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국가의 부 나남신서 164
제인 제이콥스 지음, 서은경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9월
품절


(한 나라의 수도가 주요 산업 및 상업도시일 경우 수도가) 쇠퇴의 거래를 주도하면서 부가 증가하기 때문에 도시의 다른 기능이 축소되고 쓸모 없게 되고 저하되는 부작용은 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위싱턴의 경제가 지난 40년 동안 성장할 때 한때 매우 다변화되고 창조적이었던 뉴욕의 경제는 점차 퇴보했다. 서비스와 금융 산업의 성장은 사라진 수출과 일자리를 보충하지 못했으며 결국 절실한 당면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조차 상실하고 말았다.

만약 미국의 수도가 뉴욕이었다면 어땠을까?(사실 건국 초기에 뉴욕이 수도였었다.) 뉴욕이 지금의 워싱턴과 뉴욕을 합친 기능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면 뉴욕의 경제적 쇠퇴는 쇠퇴의 거래에 의존해 아직도 계속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정부 프로젝트에 의해 가려졌을 것이다.
-258쪽

경제전체가 회생과 조정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서 수도는 최후의 보루처럼 보이곤 한다. 겉으로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마지막까지 활력을 지키는 국가나 제국의 수도는 다망한 통치 뒤에 숨겨두었던 놀라울 정도로 무기력하고 낙후되고 가련한 현실을 드러내고 만다.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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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국가의 부 나남신서 164
제인 제이콥스 지음, 서은경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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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년 미 연방정부는 초창기의 세관처럼 세입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입 공산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해 처음으로 관세 조치를 취했다. 이 관세는 도시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그들이 살고 잇는 도시경제의 진실한 못브을 말해 주었다. 수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수입품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관세는 효과가 있었다. 관세로 외국산 공산품이 국산품과 비교해 예전보다 더 비싸지자 도시의 수입대체 활동이 활발해졌다. 도시경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더 이상 농촌의 공급경제가 벌어들인 소득으로 먹고살지 않게 되었다. -188쪽

도시가 생산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미 남부에서 관세는 북부와 달리 경제적 혜택이 생겨나지 않은 채 오히려 생활비용만 증가시켰다. 남부의 농촌 생산자들은 과거처럼 싼 수입품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이들은 사실 도시생산을 지원하는데 희생되었다. 관세를 비롯해 많은 불만이 쌓였고 남부지방은 1861년 합중국으로부터 탈퇴를 시도했고 그후 4년간 남북전쟁이 벌어졌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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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국가의 부 나남신서 164
제인 제이콥스 지음, 서은경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9월
품절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과의 양방향 교역에만 집중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랬다면 베니스는 고유의 도시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을 모방해 생산했을 조악한 상품은 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었다면 태동단계의 베니스는 콘스탄티노플로부터 수입한 다양한 제품을 자체생산으로 대체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 수 있었던 제품과 생산할 수 있었던 제품은 그 차이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베니스가 필요했던 것은 실제로 자신이 생산할 수 있었던 도시에서 만든 제품을 사줄 시장이었다. 그 시장을 통해서만이 경제발전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164쪽

우르과이의 몬테비데오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라플라타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농촌으로 둘러싸인 이 두 도시는 모두 부유한 선진경제와의 단순한 양방향 교역에 집중하였다. 서로 기댈 어깨를 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지 못했다. 낙후된 도시는 서로의 힘이 필요하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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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제국주의 - 오리엔탈리즘과 중국사
폴 코헨 지음, 이남희 옮김 / 산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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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1970년대 이전 미국의 중국 연구자들 - 특히 19세기부터 20세기 초엽의 중국에 대한 연구자들 - 이 가졌던 연구경향을 분석, 비판하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연구경향을 요약하고 있다.

코헨은 기존의 접근법을 세가지로 대별하고 있다. 그것은 충격-반응 접근법, 근대화 접근법, 제국주의 접근법이다. 충격-반응 접근법은 19세기 중국사를 서양의 충격에 따른 중국의 반응으로만 해석하는 방법이다. 근대화 접근법은 전통시대와 근대로 긴 중국의 역사를 간단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방식이다. 제국주의 접근법은 근대화 접근법에 대한 비판적 접근법이다. 세가지 접근법 모두 서양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중국 내부의 발전이나 갈등구조를 등한시한다. 세가지 접근법은 모두 무엇이 중국의 근대사회로의 이행을 촉진 또는 방해했느냐는 목적론적 접근법에 함몰되어 실제 무엇이 일어났느냐는 비목적론적 질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시각과 연구성과를 볼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에서 매우 드라마틱하게 읽히는 부분은 제3장 초반의 제임스 펙에 의한 기존 중국전문가 비판과 반비판, 이어진 반반비판 그리고 저자의 촌평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야기된 (미국)제국주의에 대한 반성 또는 증오가 미국내 중국학 학계를 어떻게 뒤흔들어 놓았는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1980년대 남한 대학가를 휩쓴 지적 광풍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그의 주저 “오리엔탈리즘”을 통해 중동 지역 연구에 있어  서구의 편견을 잘 보여준 것처럼 폴 코헨은 오리엔탈리즘의 폐해가 중국 연구에 있어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 책은 인문학 관련 책으로 치부될 수 없는 사회과학자에게도 필독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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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은 왜 패하였는가 서울대학교동양사학강의총서 8
로이드 E. 이스트만 지음, 민두기 옮김 / 지식산업사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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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최대 약점은 장개석이 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만 모택동이 승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짐작컨데 저자가 철저한 반공주의자라서 모택동이 승리한 이유를 기술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 아닐까.

이 책에는 경제학을 전공한 이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제2장 항일전시기의 농민과 징세 및 국민당 지배와 제3장 전후기의 농민과 과세부담과 혁명이다. 부정부패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고전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특히 부정부패에 직면하여 농민들이 어떻게 대응하여 조세를 회피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또한 혁명과 정부재정의 관계에 대한 통찰도 돋보인다.  아쉬운 측면은 부농과 대지주들이 과세를 피할 수 있었던 구체적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또하나는 제8장 장경국과 금원권 통화개혁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바이마르공화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비견되는 중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사례를 읽을 수 있다. 화폐금융론 초입에서 등장하는 재정과 신뢰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갖는 관계에 대해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하면 바이마르공화국만 예를 들던 경제학 강사 또는 교수들은 꼭 한번 읽고 써먹길 바란다.

저자가 들고 있는 장개석이 패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1927년 토지개혁을 실시할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것이다. 1927년에 국민당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토지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는데 장개석은 토지개혁을 미루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우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마 저자는 1927년부터 1937년 사이의 국민당 역사를 다룬 "유산된 혁명"이라는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왜 이 책은 번역되지 않는 것일까. 고 민두기 선생님의 제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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