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피플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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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 북스토리

진지하거나 서글프거나 괴기스럽거나

 

 

 

 

  '하루키'라는 이름 그 자체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기 전에, 그리고 내가 그의 여러 작품들을 만나기 전에는, 이 작가가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내놓았는지 알지 못했다. 우연히 북 카페에서 만나 쉼없이 읽었던 『상실의 시대』 같은 장편 소설부터, 그리고 하루키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담백한 에세이들, 그리고 어깨너머로 들었던 많은 작품들의 이름이 '독서 활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듯 새겨졌다. 그런데 『TV 피플』은 이상하게 전혀 들어보지 못 했던 제목이었다.

  단편 소설집인 『TV 피플』. 그러고 보니 하루키의 단편 소설은 또 처음이었다. 읽어보지 못한, 들어보지도 못한 작품을 차례차례 접하니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누군가는 허세라고 치부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이 단순히 '이름값'은 아니었구나, 오랫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내보였구나. 물론 큰 위상을 가지고 있는 작가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건 피치 못할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섯 개의 단편 소설이 들어있는 『TV 피플』. 가지각색의 이야기가 있었다. 어떤 단편은 내가 접한 다른 장편 소설들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었고, 작품에서 나오는 진지한 대화 속에 하루키의 고민이 녹아들어 있는 듯했고. 그리고 어떤 단편은 평범한 일상 속을 침투한 긴장감을 살렸고, 어떤 단편은 거의 장난스러울 정도의 소재였지만 괴기스러울 정도로 독특했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점점 변화해가는 시대, 소멸되고 있는 세월에 대한 서글픔,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다음, 임금님도 신하도 모두 배를 움켜쥐고 폭소를 하였습니다."라고 끝내는 가벼운 유머가 좋았다. 이 소설은 단편이어서 더 좋았겠지만 긴 장편으로 나와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잠』은 멋진 일러스트판으로 새로 나오기도 했지만, 조금은 약했던 소설이었다. 표제작인 『TV 피플』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수많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이 단편집을 손에 꼽지는 않을 테지만, 이 책에 수록된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는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 주제도, 하루키의 내면도 분명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느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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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거기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 내 생각 - 거기에 있었던 것 자체는 그리 희귀한 것은 아니었다. 시대의 회전이 뿜어내는 열기와, 거기에 내건 약속과 어떤 종류의 무언가가 어떤 종류의 시기에 자아내는 어떤 종류의 한정된 찬란함, 그리고 망원경을 거꾸로 보고 있는 듯한 숙명적인 답답함, 영웅과 악한, 도취와 환멸, 순교와 전향, 총론과 각론, 침묵과 웅변, 그리고 지루하기 짝이없는 기다림, 그 밖의 등등, 등등. 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그런 것들은 빠짐없이 있었고, 지금도 분명 있다.

하지만 우리들 시대(란 과장된 표현을 용서해주기 바란다)에는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손에 꼭 잡힐 듯한 모양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하나하나가 선반에 올려져 있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무언가를 하나 손에 올려놓으면 허울 좋은 광고나 도움이 되는 관련 정보, 할인 서비스권이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옵션 따위의 복잡한 것들이 줄줄이 따라오는 일도 없었다. 두툼한 매뉴얼북을 몇 권이고 덤으로 받는 일도 없었다. (예를 들면, 이 책이 초급 취급설명서이고, 그리고 이쪽이 중금이고, 이것이 상급의 응용 편이고, 그리고 이것이 초급 기종과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다룬 커넥션 설명서이고.......) 우리들은 그저 단순히 무언가를 손에 들어,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밤중에 가게에서 계란과자를 사는 것처럼 아주 간단하고 쉬웠다. 그리고 그것은, 그런 방식이 통용될 수 있는 마지막 시대이기도 했다. (35p,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그녀는 또 고개를 저었다. 정말 어쩔 도리가 없구나, 라고 말하려는 듯, 그러고는 그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사랑에 대해 우리가 뭘 알고 있을까, 라고 그녀는 말했다. 우리 사랑은 아직 아무런 시련도 당하지 않았어. 우리는 아무런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고. 우린 아직 어린 애야. 너나 나나.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서글펐다. 자신을 둘러 싸고 있는 벽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 서글펐다. 방금 전까지, 그 벽은 그를 지키기 위해 존재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이 그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꼈다. 나는, 이제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느꼈다. 나는 아마 이대로, 이 막강한 틀에 갇힌 채, 거기에서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하고, 허망하게 나이를 먹어가겠지, 하고. (54p,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그도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행기다. 그의 마음의 숲 속 어딘가에서 만들고 있는 비행기를. 그것은 어느 정도 크기에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어떤 색을 하고 있을까, 어디로 가려 하는가, 하는 것들을. 거기엔 과연 누가 탈 것인가를. 깊은 숲 속에서 끈기 있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비행기를.

잠시 후에 그녀가 또 울었다. 그녀가 하루에 두 번이나 울다니, 처음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두 번 운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특별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는 테이블 너머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왠지 아주 리얼한 감촉이었다. 마치 인생 그 자체인 것처럼, 딱딱하고 매끈하고, 그리고 멀리에 있었다.

그는 생각한다. 그래, 그 무렵, 나는 마치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다. (92p, 비행기)​

그럼, 죽음이란 대체 무엇인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그때까지, 잠을 일종의 죽음의 원형이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나는 죽음을 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상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이란 요컨대, 보통 때보다 훨씬 깊은, 의식이 없는 잠 - 영원한 휴식, 블랙 아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라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죽음이란 잠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상황이 아닐까 - 그것은 어쩌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 같은 끝이 없고 깊은 깨어 있는 어둠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이란 그런 암흑 속에서 영원히 각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면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죽음이란 상황이 휴식이 아니라면, 우리들의 이 피폐로 가득한 불완전한 생에 대체 어떤 구원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결국은 아무도 죽음이 어떤 것인지는 모른다. 누가 죽음을 실제로 보았는가? 아무도 보지 못했다. 죽음을 본 사람은 이미 죽어 있다. 살아 있는 것들은 죽음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다만 추측할 뿐이다. (152p,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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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유다의 별 - 전2권 유다의 별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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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별』 도진기 / 황금가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안달나게 만드는 소설

 

 

 

 

  '이단'과 '사이비'라는 말은 종교계에서나 그 밖에서도 꽤나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 믿고 있는 신이 다르다고 해서, 종교적 행사가 다르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단순히 '이단'이라고 치부해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이비'라고 공공연하게 부르는 몇몇 종교들에는 다른 종교인, 혹은 그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에게도 갸우뚱할 정도로 이상한 행동들이 목격된다.(물론 그들은 이미 '그분'의 말씀에 자연스럽게 따르고 있을테지만. 책에는 여러차례 "우리는 따르기만 하면 된다."라는 말이 등장한다.)

  세상에는 이와 관련된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당장의 우리나라에서 꽤나 문제가 되고 있는 어떤 종교, 그리고 그와 관련되 있다는 소문의 '오대양 사건', 그리고 서양에도 '태양의 사원 사건'이나 '인신 사원 사건'등 '광신'으로 인한 집단 자살 시체가 발견되었던 기록이 있었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광경을 만들어낸 이 사건들이 모두 종교와 연관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과거에서 믿기 힘든 사건이 또 있었다. 바로 '백백교'라는 종교의 기록이다. 백백교는 세계 10대 사건에도 선정될 정도로 기묘한 종교였다. 동학의 한 갈래로 나온 백백교는 1930년대, 많은 교도들을 이끌었지만, 재산 갈취와 강간 등의 수많은 범죄를 일으키고 교도들을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유다의 별』은 이 기상천외한 종교 '백백교'와,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다는 '백백교'의 교주 '전용해'의 두개골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가가 전작에서 여러 번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를 만들어낸 '고진'이라는 재미난 캐릭터와 콤비가 되는 이유현 경감이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범죄들이 '백백교'와 관계되어 있음을 알고 사건을 추리해나간다.

   일단은 '백백교'라는 것 자체가 비밀을 가득 품고 있고, 수많은 신도들이 별 의심없이 따른 종교이기 때문에, 그 진상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소설의 첫부분부터 생겨난다. 특히나 작가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로서) 흥미로운 '현직 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범죄 심리와 사건을 치밀하게 구성하고 있을 거라는 묘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 끝까지 작가를 따라가 보니 역시나 꽤 많은 떡밥과 "이게 될까?"싶을 정도의 기묘한 트릭으로 재밌게 소설을 만들어냈다. 꽤 복잡하고 치밀하게 줄기를 펼쳐놓은 소설이어서 마지막에 그 복잡한 범죄의 진상을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야 하니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과 결말들이 터지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끝날 때가 되었지만 남아있는 페이지를 보니 또 뭐가 나올 듯 싶어서....... 끝까지 나를 안달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2권이 역시 정말정말 재밌었다는.)

  왜 제목에 '유다'가 나왔나 싶었더니 종교와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는 이야기 전개상 나왔다고 감히 짐작해볼 수밖에 없겠다. 특히나 작가님의 집필과 이 소설의 출간 날짜가 어떻게 맞아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지금 읽는 사람들이 현재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를 오르내리는 그 종교를 다들 떠올릴 거라 생각을 하니, 참 시기도 적절하게 탄 작품이라고 생각도 든다. 소설의 재미는 물론이지만,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순간 씁쓸해지기도 한다. 극악무도하게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 사람들은, 비열하게 재산을 긁어모은 사람들은, 지금도 어딘가에 잘 살고 있을거란 생각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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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그분'은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분의 말씀을 한참 학습하다 보면, '그분'이 인간을 넘어선 '선각자'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그분'은 '예언자'였고, 결국에는 인간을 넘어 세상을 구원할 깨달은 자, 혹은 '구세주'가 되었다. '그분'의 위치는 점차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올라갔다. 최후의 전쟁이 일어나면 '그분'을 받들어 어둠을 파멸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가랑비에 몸이 젖어 가듯 요한의 생각은 날마다 조금씩 변해 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정신이 몽땅 바뀌는 지점에 도달했는데, 자신은 알지 못했다. 깨달아야 할 정신이 이미 사라져 버린 때문이었다. 두 달 전의 자신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예전 자신의 인생은 마치 불을 발견하기 전의 인류쯤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요한은 '그분'의 절대적 힘을 믿게 되었는데, 그런 자신이 신기하지도 않았다. '나'의 생각은 필요 없다. '그분'이 판단하고, 말씀한다. 그것만 믿고 의지하면 된다. (1권, 23p)

"내가 백백교니 뭐니 주문을 읊어 대는, 무속인도 못 되는 서푼짜리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시나?"

"뭐?" 이유현은 당황했다.

용해운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 우물 바닥 같은 검은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때때로 말이오, 확실한 심상이 안개 속 등불처럼 떠오를 때가 있어. 그리고 그건 모두 현실로 드러나지. 느리지만 확실한 천체의 움직임처럼. 계시인지 신탁인지 사기인지 믿고 싶은 대로 믿으시오. 지금 내게 확실히 보이는 한 가지만 이야기해 드릴까? 이유현 경감, 당신은 언젠가 머리가 온통 하얀, 미치광이 같은 인물에 의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할 거요."

백발? 광인 같은 인물......? 이유현은 움찔했지만 곧 공이 튀듯 목청을 울렸다. (1권, 341p)

"킬러도 이런 킬러는 처음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살인 패턴을 구사하고 있거든요. 보통 연쇄 살인자는 선호하는 살해 방법이 있죠. 잭 더 리퍼가 독약을 써서 사람을 죽였다는 이야기 들어 보신 적 있습니까? 독극물 살인으로 유명한 보르지아 가문에서 칼로 사람을 죽였다는 이야기는요? 살인에도 일정한 기호나 취향이 이다는 거죠. 그런데 -은 온갖 살해 수단을 자유자재로 쓰고 있어요. 마치 입식 타격과 그래플링에 다 능한 격투가랄까. 물론 범행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살인 취향의 문제는 넘어서 있죠. 어떤 수를 써서든 목적을 달성하고야 마는 정확한 범죄 기계, 아니, 차라리 범죄계의 술탄이라고 부르고 싶군요." (2권, 1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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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완성은 얼굴이다 - 롯칸식 1분 셀프 교정 : 작고 입체적인 얼굴 만들기
시미즈 롯칸 지음, 넥스트뷰티 옮김, 이웅희 감수 / 코코넛(coconut)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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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완성은 얼굴이다』 시미즈 롯칸 / 코코넛

 입체적인 얼굴 골격을 위한 셀프 교정

 

 

 
 
  책의 정보를 접하지 않고 이 책의 제목을 본다면, '공격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여자의 완성은 얼굴"이라니, 외모지상주의가 격하게 배어있는 제목이 아닌가. 그러나 이 책의 제대로 된 내용을 알고 난 뒤라면, 제목에 한 글자를 붙이고 싶을 것이다. "여자의 완성은 얼굴'형'이다."

 

  태어날 때부터 여러 해 성장하기까지 자리 잡는 얼굴형은 변화시키기 힘들다. 만약 얼굴의 골격이 마음에 안 든다면, 엄청난 고역과 돈이 뒤따르는 성형수술밖에 답이 없다. 뼈를 교정시키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들 알고 있는 경락이나 집중 마사지 등의 방법으로도 꽤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 균형 잡힌 얼굴, 보기 좋은 얼굴형을 갖기 위해서라면 정말 이런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이전에 건강한 몸매 만들기 시리즈로서 『내 생애 최고의 몸매 만들기』라는 책을 펴냈던 저자 시미즈 롯칸이 이번에는 얼굴 교정의 해답을 내놓았다. 자신이 얼굴을 직접 만지고 강한 힘으로 누르면서, 원하는 골격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코스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분을 요구한다. 하루에 1분, 정말로 가능할까.

 

 

 

 

  뼈가 뒤틀려있는지 스스로 알아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부터, 머리뼈의 정확한 명칭을 가르쳐주면서 대칭과 균형을 이루는 얼굴을 위한 셀프 교정을 실시할 수 있다. 물론 사람이 표정을 짓거나 행동을 할 때 일종의 습관이 배어 있어서, 약간의 뒤틀림이 있을 수는 있지만, 롯칸식 셀프 교정의 목적은 '최대한 대칭'이 되게 하는 것이다.

  원하는 얼굴형을 만드는 집중 관리에는 여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광대'와 '턱 선', 그리고 '콧대'와 '눈매' 등 부위별로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실제로 코를 센 힘으로 오랫동안 만져서 어릴 때보다 그나마 좀 높은 콧대를 가지게 된 나는 롯칸식 교정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신뢰를 가지고 있지만, 정말로 1분으로 가능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건 어느 정도 교정을 해보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의 변화를 살펴봐야 될듯하다.

 

 

 

 

 

책의 뒤쪽에는 벽에 붙여서 매일매일 보고 따라 할 수 있게 만든 포스터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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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사랑은 하고 싶지만 상처는 받기 싫은 당신을 위한, 까칠한 연애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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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양창순 / 센추리원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진지한 연애 심리학

 

 

 

    '사랑은 쉽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와 오랜 시간 함께 한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까지도 간혹 트러블이 생기는데, 생판 모르는 남남이 만나 자신의 속 깊은 곳까지 꺼내 보이면서 맞춰나가기는 얼마나 어려울 것일까.  그러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사랑'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워야 할 것'이다.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유에는 물론 수만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단언컨대 '외로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보통 '외로움'은 보통 사랑이 (있었다가) 지나간 자리에 '결핍'이 발생함으로부터 생겨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지나간 사람을 잊기 위해서나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가장 위험한 사랑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내 연애는 항상 왜 이렇지?'라는 의구심이 든다면, 지금까지 지나간 사랑을 한번 곱씹어 보라. 분명 일정한 패턴이 있을 것이다."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에서는 외로움으로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항상 비슷한 패턴으로 사랑에 상처받고 실패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더 나은 상대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착각하며 지금의 사랑을 놓쳐버리는 사람들, 사랑을 시험하는 사람들, 집착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 어장관리와 사랑의 Give & Take 원칙까지 다룬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른 상태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말로 어려운 것이다. 인간관계의 한 종류인 '사랑'에 현명하고 싶어도 현명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곤 하는 실수를, 저자는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조금 익숙할 저자의 조언 방식. 사랑에 실패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그것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그리고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내면서 조언한다. 상대방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지금 이 사랑이 왜 잘못되었는지 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만 있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대응 방식은 결국 살아온 환경과 지나간 사랑 등이 만들어낸 습관일지도 모른다. 또 한번 상처를 받고, 눈물을 참으면서 "바뀔 수 있을까?"하고 묻는 사람들에게, 진지하고 상냥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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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절규대로 그토록 절실하고 강렬했던 사랑의 감정은 정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왜 우린 때로 그토록 참혹한 상실의 고통을 겪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결국 해답은 사랑이 지닌 유한성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지 않나 싶다. 인간은 세상에서 유한한 존재다. 그런데도 사랑에서만은 영원성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상실의 고통이 더욱 힘겨운 것은 자신의 존재 의미까지 잃어버리게 만들어서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랑하는 대상을 잃어버리고 나면 인생은 갑자기 '무'로 변한다. 더불어 그 어디에서도 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추락을 경험하게 된다. (41p)

지금 만나는 사람보다 더 나은 상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품고 있는 한 그 연애는 잘될리가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방황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무의식 속에서 그들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니 자신이 선택한 사람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한다.

그와 같은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그들은 계속해서 더 나은 상대를 찾아 헤맨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지리도 이성에 대한 운이 없다고 불평한다. 진짜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모르면서, 이러한 진실을 깨닫기 전에는 방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111p)

​일반적으로 연애를 할 때는 솔직한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 (...)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면 '지금까지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는 내가 살아온 환경,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등이 포함된다.

그러한 환경과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이유로든 크고 작은 상처를 받는다.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솔직함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줄 것 같은 대상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말하자면 무의식적으로 '수비'를 하는 셈이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고 한다. 특히 과거에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가 컸거나 그 일이 머릿속에 박혀 있으면 이 '수비군단'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누군가에게 내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는 건 상대에게 많은 것을 허락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내 삶에서 상대방이 차지하는 자리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이 나를 배신했다고 생각해보라. 상상 이상으로 힘들고 아플 것이다. 따라서 이 수비군간든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내 마음속에서 스스로 힘을 발휘해 무의식적으로 상대에 대한 호감을 숨긴다. 의도적으로 그 사람이 내 삶에서 크지 않은 위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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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TV 책을 보다>라는 프로그램 제목은 들었었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편이 나왔더라고요. 이전 편들을 보면, 세계문학 시리즈로 나와있는 굵직굵직한 문학 작품들과 인문학, 역사 등의 다른 장르 책들도 다루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가 쓴 소설이자, 맨부커상 수상작이고요. 스릴러 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반전을 다루고 있어요.

 

 

 

 애니메이션으로 된 책 소개가 먼저 나옵니다. 책에서 중요한 부분까지 나오는 걸 보니, 이 프로그램은 책을 다 읽은 후에 봐야 되겠더군요. 내가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을 만나보는 용도로 시청해야 될 듯합니다. 물론 스포가 상관없다면, 그냥 봐도 괜찮구요.

 

 

첫번째로, 연애 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지윤 소장이 나와 연애의 관점에서 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말합니다. 책을 읽을 때, 물론 주인공들의 사랑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지긴 하지만, '연애'라는 것에 집중하며 읽지는 않았던 터라 이 부분도 생각보다 꽤 흥미롭게 보였습니다. 특히 "자신 안의 상처에 대해 긍정적인 표현이 없는 주인공들에 대한 평가가 인상 깊었어요. 물론, 이 책이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도 했지만, 단순한 연애소설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책에 파고들진 않았겠지요.

 

그리고 두 번째로, 다양한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나와 책에 대한 대담을 이어갑니다.

최민석 소설가와 김봉석 영화 평론가, 정신과 의사 박용철 님이 나와서 책에 대한 의문과 해석을 서로 나누는데요. 주인공의 심리를 파악하고, 소설가가 심어놓은 의미를 찾아내는 데에 박용철 님의 해석이 참 좋았습니다. 정신과적인 실험을 예로 들어, 왜곡되기 쉬운 인간의 '기억'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설에서도, 앞부분부터 역사의 허구성을 말하면서 기억의 왜곡을 암시하고 있지요.

 (교사와 학생들의 대담 부분입니다. 어렵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반전을 접하고 나면 왜 그런 대화를 소재로 썼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충격적인 반전을 담고 있는 소설이니 만큼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는데요.

"토니의 편지는 유죄일까."​

"왜 서술자를 '토니'라는 인물로 설정했을까."

"왜 토니는 기억을 왜곡할 수밖에 없었을까."

"주인공의 특성이 그들의 삶 내부와 관련되어 있는 것일까."

하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뜻깊었던 것은 저자 '줄리언 반스'의 인터뷰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죠.

68세이고, 35년의 문학 인생을 가진 작가 줄리언 반스는, 아직도 타자기로 글을 쓰고,

사전 편찬과 문학 평론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가며 소설가가 되었지요. 그리고 그의 책들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작품에 대한 동기와, 소설 속의 반전과 결말에 대한 이야기는 짧고 애매하게 대답합니다. 그러나 저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의 의미와 뜻에 대해 정확하게 해석하고 전달하는 것은 그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거라 생각해요. 작품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많은 독자들의 몫이고, 그래야 폭넓은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가 있겠죠.

 

 

 

 

 "저도 다른 사람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고 저의 책이 재미없다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품 속에서 간혹가다 등장하는 영국 특유의 유머만큼, 실제로도 정말 재밌고 좋은 사람이구나 - 하고, 느꼈던 인터뷰.  저자의 다른 작품들, 『플로베르의 앵무새』​등등, 다양한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TV 책을 보다>라는 프로그램도 생각했던 것보다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있어서, 관심 있는 작품들이 나오면 찾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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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송을 시청한 후 남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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