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렌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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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렌』 피에르 르메트르 / 다산책방

이 소설은 정말 '세다'. 하지만 끝까지 읽게 된다

 

 

 
  형사반장 베르호벤 3부작이라고 일컫는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기존에 나와있던 책도 표지가 바뀌어 재출간되었고, 그중 첫 번째 책인 『이렌』은 『능숙한 솜씨』라는 소설의 제목이 바뀌어 새로 나왔다. 그 이외에 같은 제목으로 출간된 『알렉스』, 『카미유』가 이어지고, 비교적 짧은 양의 외전 『로지와 존』이 함께 나왔다. 추리 스릴러 책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사들이는 매니아들에겐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 비슷한 느낌의 표지, 그리고 한 손으로 들기엔 살짝 벅차도록 방대한 양의 소설은 독자들이 시리즈에 푹 빠져 며칠 동안 시간을 죽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상당하니, 너무 빨리 아쉬움을 맛볼 수도 있겠다.) 특히나 이 시리즈의 주인공 '카미유 - 베르호벤'은 캐릭터 상으로도 아주 매력적이다. 145cm의 키와 왜소한 체격으로 강력계 형사반장의 카리스마를 뿜어대는 주인공이라니.
  주인공뿐만 아니라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행보와 점점 밝혀지는 의도 또한 쇼킹할 정도다. 주인공인 카미유가 "지금까지 해결한 그 어떤 사건과도 같지 않다."라고 언급한 살인의 형식부터, "모든 것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의미심장하고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카피, 그리고 그와 관련한 '완벽한 텍스트의 소유'라는 목적까지. 그리고 가끔가다 작가가 책 속에 간혹 등장시키는 단상들도도 흥미롭다. 하찮은 분야로 취급되고, 유사 문학이라고 불려온 '탐정 문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살인'이라는 소재로 인한 선입견으로 만들어진 '이런 소설'에 대한 소외에 깊은 유감을 보내고 있기도 하고, 주인공의 회상에서 나오는 대화를 통해 '악'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한다. 공감 가는 이 이야기들은 전혀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연쇄살인사건이란 소재, 파악할 수 없는 범인과 가짜 손가락 지문, 참혹하게 다뤄진 인간의 몸체. 소설 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연상해보자면 여느 스릴러 소설과 다를 것이 없지만, 특히나 이 소설은 조금 더 '세다'. 이 작가의 특징인지는 장차 시리즈를 하나하나 읽어봐야 알겠지만, 정말로, 꽤 쎄다. 무서운 것들을 싫어하지만 활자로 보는 것에는 조금 익숙하고 덜 두려워하는 편이어서, 어느 공포 스릴러 소설을 읽더라도 괜찮을 줄 알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참혹하게 다뤄진 시체도 상세하게 묘사된 점에서 심하게 눈을 찡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 자체도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으나 "절대로 이렇게는 안되겠지, 이러진 않을 거야. 설마 여기까지 나간다고?"하고 생각할 찰나에 예감이 진실이 돼버리는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의 안타까움을 주고 끝내버리는 이 소설에 다음 편, 그다음 편을 내건 작가의 배짱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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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사이 세상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희대의 범죄를 맡고 있다. 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극히 야만적'이고도 괴이한 사건이다. 사람들은 그 사건에 관해 더 소상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이런저런 말들을 강력하고 간결하며 효과적인 방식으로 흘리고 다닐 뿐이다. 모두 영웅의 이미지 관리만을 염두에 둔 표현들이다. 하지만 그가 소소한 사건들을 외면하고 오로지 대형 강력사건에만 집중한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딱 한마디만으로 충분했을 수도 있다. 말한다는 것이 무얼 뜻하는지 잘 헤아리고 있는 베르호벤 반장은 닳고 닳은 기술로 완곡어법을 즐겨 사용하면서 대경실색한 얼굴로 길 가다 무심코 매스미디어의 시한폭탄과 마주친 척한다. 이제 한 달후 쯤이면 그는 한 아이의 아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곧 태어날 자식을 위해 일하는 방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원숙한 프로'의 반열에 이미 올라 있으며, 특히 끊임없는 인내심으로 그들만의 신화 창조를 꿈꾸는 이들이 베르호벤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 (146p)

루이는 카미유의 어깨 너머로 책을 넘겨보려다말고 느긋하게 책방 내부를 둘러본다. 그러는 동안 제자리에 우두커니 버티고 선 서점 주인은 뒷짐 진 자세로 물끄러미 창밖의 거리를 내다보고 있다. 카미유는 내부에서 발작에 가까운 감흥이 솟구치는 것을 느낀다. 서점 주인이 서표를 꽂아둔 지점으로 넘어가자 공포심까지 밀려올 지경이다. 입을 꾹 다문 카미유는 그 대목에 집중해서 파고들기 시작한다. 때때로 그는 머리를 이쪽저쪽으로 갸웃거리며 이렇게 웅얼거린다. "이럴 수가......" 보스의 반응을 보고 루이도 호기심에 이끌린다. 카미유는 루이도 읽을 수 있도록 책을 슬며시 추켜든다. 388페이지.

(...) "이런 망할.......!"

카미유는 혼잣말로 웅얼거린다. 두 눈이 페이지의 행들을 쫓아 화급하게 달려 나간다. 그러다 읽는 속도를 줄이며 생각을 가다듬어보려고 한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두 눈 앞에서 춤추듯 활개 치는 활자들이 자신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도 집중해야 한다. 숱한 생각들만큼이나 숱한 느낌들이 그의 뇌수를 가차 없이 짓눌러 온다. (200p)

사무실에서 막 나서려는 순간, 카미유는 뭔가 어렴풋이 떠올라 발길을 멈춰 세웠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사무실 안을 빙 둘러보았다. 뭐가 마음에 걸렸는지 잘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출구로 향했다. 우연히 광고에서 본 표현이나 신문을 볼 때 눈에 들어온 이름이 가물거리다 마는 것처럼 이런 여운은 금세 희미해지게 마련이다...... 그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하지만 그 여운은 희미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해졌다. 본의와 상관없이 이런 여운에 출렁거리는 기억은 이름이 가물가물한 어떤 얼굴의 느끼해 보이는 인상과 맞닿았다. 과히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다. (2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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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전자 전쟁 - 신고전파 경제학의 창조적 파괴
칼레 라슨 & 애드버스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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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전자 전쟁』 칼레 라슨, 애드버스터스 / 열린책들

 경제학의 함정, 당신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인류가 역사상 유례없는 티핑 포인트에 접어들어 지구의 미래가 경각에 달렸다고 느낀다면 어떤 관점에서 경제학을 바라보아야 할까? 우리는 스스로를 지구의 위기에 대처할 채비를 갖춘 지구별 청지기로 생각하는가? 지구별을 위해 문화 유전자 전쟁을 펼칠 준비가 되었는가? 아니면 라떼 거품이나 쭉쭉 빨고 있을 텐가?"

 

 

 

 

  경상계열을 한번 접해보고 싶어 대학 때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그래프와 수식이 난무하는 경제학이라면 치를 떨었다. 억지로 경제 개념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주어진 과제만 겨우겨우 제출했다. 시장과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잘 될 리가 없었지만, 이 책을 보니 경제학에 근본적인 함정이 있었다. 지금의 경제학은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빼먹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 유전자 전쟁'이라는 제목과 'MEME WARS - 신고전파 경제학의 창조적 파괴'라는 부제의 이 책. 첫인상은 강렬했다. 멋진 사진들과 화려하게 디자인된 페이지를 통해, 경제학의 함정을 고발하고 있었다.

 

 

 

 

 

  경제학 - 특히 신고전파 경제학 - 에 의문을 품는다. 시장이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 파악하고, 합리적 효용 극대화를 통해 끝없는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경제학은 과연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학문인지 따져본다. 건강과 즐거움, 온갖 아름다운 것들이 포함되지 않는 GDP와 GNP의 함정에 대해서, 추상화된 시장 지표를 통해 어떤 투자적 결정을 하는 위험에 대해서, 경제성장을 행복과 동일하게 보는 착각에 대해서.

 

 

 

 

  성장 위주의 세계와 자본주의가 극대화된 사회에서, "화폐가 수단이 아니라 우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행복할까?

  어느새 집안에 정신 의약물을 소지하고 있는 가정이 너무나 늘었다. 온갖 풍요로운 삶 속에서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떨쳐내지 못하는 사람들.

  행복해지려면 어떤 세상이 되어야 할까?

"공산주의가 안되는 이유는 우리가 너무 이기적이기 때문이고, 사회주의가 안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시스템을 속이기 때문이고, 복지가 안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억지로 일을 시키지 않으면 일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고, 환경주의가 망하는 이유는 환경을 돌볼 금전적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낯선 사람이 어려움에 처한 광경을 보면 사람들은 으레 길가에 차를 대고, 병사들은 전쟁에서 추상적 이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고, 운동가들은 고귀한 대의를 위해 체포를 감수하고,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자신의 행복과 꿈과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희생한다. "

 

 

 

 

  저자는 새로운 경제학을 제시한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문화 건전에 치중해야 한다."라며, 생태경제학과 심리 경제학, 탈자폐경제학......

  수년 동안 반복되는 경제학 책 대신에, 사람을 다루는 경제학이 필요해졌다고 말한다.

"경제학을 재창조하는 데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그리고 그 길은 과학과 예술의 중간쯤 어딘가에 있다. "

 

 

 

 

"앞으로 경제학을 공부하려면 길은 두 가지다. 첫째, 명백한 모순을 죄다 무시하고 현 상태를 받아들인다. 낡은 패러다임이 앞으로 몇십 년은 더 목숨을 부지하기를. 그 안에자신이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가슴에 성호를 긋는다. 둘째, 처음부터 비주류 편에 선다. 선동가, 밈 전사, 점령가가 되어 교내 게시판에 저항적 대자보를 붙이고 강의 시간에 교수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하며 패러다임 전환에 여러분의 미래를 거는 것이다. "

   문화 유전자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나왔던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요소"를 말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문화 유전자 전쟁의 최전선에 서있다. 그리고 이 책은 많은 학자들의 발언과 책 속의 강력한 경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외친다. "이젠 당신 차례다. 어느 편에 설 것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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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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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삶이 반드시 순탄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알맹이가 있다면

 

 

 
 
   작가의 전작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영화로도 흥행이 되면서, 그와 딱 비슷한 느낌의 신작도 함께 나왔다. 표지부터, 좌충우돌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또다시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으로 돌아온 작가의 신작은 마치 '100세 노인'과 쌍둥이 같은 느낌인데, 읽어보니 이 작가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만들어내는데 정말 탁월한 솜씨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양로원 창문에서 뛰어내린 100세 노인의 이야기도 경악했지만, 폭탄을 이고 다니는 까막눈이 여자의 이야기도 기상천외하다. 하지만 이 캐릭터들에 공통점이 있었으니,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지 않고 자유를 갈망해서 떠난다는 점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못 견디고 엄청난 연세로 창문을 뛰어넘어 모험을 시작한 노인의 행동이 얼마나 통쾌했는가, 분뇨통만 나르던 똑똑한 꼬마가 탈출했을 때 얼마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시작될지 두근거렸는가.
  놈베코 - 까막눈이 여자 - 는 흑인의 빈민촌에 살았고 부모님은 없었다. 분뇨 나르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흑인에 대한 차별로 사고를 당해 부당한 노역을 행하기도 했다. 불행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인생을 살아남도록 만들어준 건, 남들보다 비상한 머리였다. 제목에 있는 '셈을 할 줄 안다'를 넘어서 '셈이라면 간단할' 정도로 '수에 관해서' 똑똑했던 놈베코는 어떤 위기 상황에 닥치면 빠져나갈 잔머리가 있고, 행동을 함에 있어서 대담하고, 당황스럽게 많은 일에 연루되면서도 분노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 살아날 구멍을 찾는 것이다. 그 비상한 머리 때문에 분뇨 수거인에서 관리인이 되고, 어떤 사기꾼을 만나 그의 죽음으로 우연히 다이아몬드를 얻게 되지만, '검은 얼굴'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노역을 하게 되면서 어이없게도 핵 폭탄을 지니고 다니게 된다. 그러나 역시 그녀가 일을 해결하는 방법은 남달랐으니 이야기는 허구 같은 우연, 상상초월의 사건들이 반복되며 흘러간다.
​ 
  소설 속에는 주인공을 비롯하여 '뭔가 남다른' 이야기를 갖고 있는 독특한 성질의 사람들이 모여서,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실재했던 인물도 과감하게 등장시켜서 이야기에 맛깔스럽게 넣어준다. 탄탄하게 쓰인 역사적 배경 안에서 풍자와 블랙 코미디가 함께 하지만, 역시 단순히 웃고 넘길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에 엄청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시한폭탄을 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고 주위에 모인 개성 넘치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다독이며, 복잡하게 바뀌어 버린 세상을 제대로 돌려놓는 놈베코. 꽤 똑똑하고 비상하다고 생각했던 이 소녀는 생각보다 진국이다. 불행과 다행, 우연을 넘나드는 이 이야기는 비록 허구의 소설이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일을 이렇듯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하고 유쾌하지 않을까.
  한 부, 한 부가 넘어갈 때마다 나오는 책 속의 교훈 중 ​"삶이 반드시 순탄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 안에 어떤 알맹이가 들어 있기만 하다면.(리즈 마이트너)" 이 마음에 들었다.단순히 등장한 교훈이 아니라,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이야기에 들어간 작가의 생각을 총합하는 말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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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베코는 공동변소 관리소장으로서 이 개탄스러운 동료들도 관리해야 했지만, 또 위생국 직원 피트 뒤토잇도 다뤄야 했다. 놈베코가 소장으로 임명되고 나서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그는 예산상의 문제로 새 위생 변기 네 개를 설치하지 못하고 단 한개만 설치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놈베코는 나름의 방식으로 복수했다. 「이건 아무 관계도 없는 얘긴데요...... 담당관님께서는 탄자니아의 현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줄리우스 니에레레의 사회주의적 실험은 실패하지 않을까요?」「탄자니아?」 「네. 현재 곡물 손실이 거의 백만 톤에 이르고 있어요. 문제는 만일 국제통화기금이 없다면 니에레레가 과연 무얼 할 수 있는가예요. 아니면 담당관님께선 이 IMF란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학교 문턱에도 가본 적이 없고, 소웨토 밖으로 한 걸음도 내디뎌 본 적이 없는 여자아이가 물었다. 이 질문을 받은 담당관은 지배 엘리트의 대표자요, 대학까지 나왔지만 탄자니아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날 때부터 허여멀겋던 위생국 직원의 얼굴은 소녀의 조리 있는 말 앞에서 백지장이 되었다. 열네 살 먹은 까막눈이 계집애에게 모욕당하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이 건방진 계집애는 자기가 위생 시설에 책정한 예산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었다. (34p)

평생 과로에 시달려 온 사람이 마침내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 날, 그는 인생을 즐기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올라갔다. 수도의 명소 스투레바데트 스파에서 목욕을 한판 때린 뒤, 스투레호프 레스토랑에서 식초에 절인 청어를 곁들여 슈납스를 한잔 걸칠 계획이었다.

문제는 그가 그 북적대는 대도시에 지난번에 왔던 이후로 자솓차 통행이 우측 통행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는 점이었다. 그네스타에서는 거리에 차가 많지 않아 문제 될 게 없었다. 하지만 비르예르 야를스가탄 가에서, 그는 엉뚱한 방향을 쳐다보면서 횡단보도에 들어섰다.

「인생아, 내가 간다!」그는 외쳤다. 대답한 것은 죽음이었다. 그는 곧바로 버스에 치여 즉사했다. 「너무 슬픈 일이야.」소식을 접한 홀예르 1이 혀를 찼다.

「맞아. 그리고 우리한텐 잘된 일이야.」홀예르 2가 대꾸했다. (204p)

홀예르 2는 쌍둥이와 함께 쓰던 아파트에서 쫓겨나, 상태가 훨씬 한심한 맞은편의 아파트에 혼자 들어가야 했다. 정말이지 이 삶이란 구덩이는 그 밑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스톡홀름 북쪽에 있는 웁란스 베스뷔의 난민 수용소에 배달차 가게 되었다. 창고 앞에 차를 세운 그는 거기서 약간 떨어진 벤치 위에 한 젊은 흑인 여자가 앉아 있는 걸 보았다. 그는 인도해야 할 베개들을 창고 안으로 날랐다. 그리고 다시 나왔을 때, 아프리카 아가씨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는 예의 바르게 대답해줬고, 이에 감동한 그녀는 당신 같은 남자가 존재한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이 말이 홀예르 2의 마음에 얼마나 깊이 꽂혔던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문제는 내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죠.」만일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더라면, 그는 입을 놀리는 대신에 그대로 몸을 돌려 십 리 밖으로 달아났을 것이다. (208p)

이 어처구니 없는 하루는 대체 언제야 끝나려나? 넘버 2는 베개로 꾸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방금 궤짝에서 기어나와 나란히 앉아 있는 세 여자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놈베코는 떠나온 이후로 중국 자매들을 걱정해 왔다. 펠린 다바의 보안 조치는 한층 강화될 게 뻔했다. 그러면 자신이 겪어야 할 운명이 대신 그녀들 위로 떨어지지 않겠는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홀예르가 물었다. 「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어.」 놈베코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삶이란 원래 이런 식인 것 같으니까....... 하지만 방금 일어난 일이 뭔지는 알겠어. 그것은 큰 소포와 작은 소포가 뒤바뀐 이유를 우리가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야. 멋지게 빠져나온 걸 축하해,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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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학교는 왜 인성에 집중할까 - 하버드가 선정한 미국 최고 명문고의 1% 창의 인재 교육법
최유진 외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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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학교는 왜 인성에 집중할까』 최유진, 장재혁 / 다산에듀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는' 그곳의 수업방식

 

​  주변에 있던 수많은 학교가 하나같이 벗어나고만 싶은 지루함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 때는 생각조차 못 했던 '인성' 중심의 학교. 지금 와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다녀보고 싶은 학교가 있다. 아쉽게도 미국에 존재하고 있지만, 이 학교의 이름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다. 생소한 이름의 이 학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최고의 학교라고 손꼽은 고등학교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 세계적인 작가 '댄 브라운', 현재 엄청난 열풍을 몰고 오고 있는 한국계 작가 '이창래'라는 인재들을 배출해낸 곳이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흔히들 명문이라고 불리는 고등학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명문고로 대표되는 곳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마치 자유롭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모이는 단체나 모임 같기도 하다.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가장 인상 깊은 말이었다. 학생들은 '하크네스'라고 불리는 테이블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한다. 교사에게 이끌려가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가 되고 선생님은 어떠한 선에서 잠시 멈춰주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들이 하크네스에 앉고 이야기를 시작함으로써 "교육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 된다. 토론도 경쟁적으로 진행하진 않는다. 자유롭지만 예절을 지키는 선에서, 조화롭지만 열정적으로 진행한다. 단순한 질문들도 이 학생, 저 학생을 넘어 철학적인 질문이 된다. 수업 이외에도 학생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예술과목과 스포츠가 있고, 학생들은 입시 경쟁으로 시간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 책의 저자인 최유진, 장재혁 부부는 실제로 이 학교에서 교사로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책에서도 드러났듯이, 그들은 이 학교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학생들의 인성과 성장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교사들에게도 남다른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하는 토론을 똑같이 교사들 사이에서도 한다. (교직원을 포함해서 거의 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토론이다.)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교무처장과 학생처장 같은 직위를 맡으며, 그들 또한 학교의 주체로서 학교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과 같은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학생들의 생활 전체를 관리하고 함께 하는 '어드바이징 제도'도 존재하고 있으며, 학생과의 유대감 또한 중시한다. 학생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배움의 장이되는 학교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도 '인성'을 목표로 삼고 있는 학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입시 경쟁 속에서 점점 그 목표는 흐려지고 있다. '명문'이지만 위화감이 들지 않는, 최고의 학교이며 1%의 창의적인 학생들을 배출해내는 곳이지만 꼭 한번 그곳에서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필립스 엑시터' 학교가 너무나 부럽다.

(우리나라에 이런 학교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학교가 명문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명문 학교는 입시 성공률에 따른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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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래 교수가 필립스 엑시터 신입생이었을 때의 일이다. 영어 수업의 첫 과제물로 제출한 단편 소설을 읽고 담당 교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남은 기간 동안 다른 과제는 하나도 하지 않아도 좋아. 그러니 네가 쓰고 싶은 걸 쓰렴." 바로 이 순간 작가 이창래가 탄생한 것이 아니었을까.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학생과 그 재능이 꽃필 수 있도록 지지하는 교사! 바로 이것이 필립스 엑시터에서 많은 인재가 배출될 수 있었던 힘이다. (37p)

존 필립스는 1781년 필립스 엑시터를 세우며 재산 기부 증서에 이렇게 썼다.

"교사의 가장 큰 책임은 학생들의 마음과 도덕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이 두가지가 합쳐서 고귀한 인품을 이룰 때 인류에 도움이 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이 말은 필립스 엑시터의 헌법과도 같이 여겨진다. 해마다 개학 후 첫 번째 어셈블리 시간이 되면 교장 선생님이 기부 증서를 주제로 연설을 한다. 이 전통은 필립스 엑시터가 개교한 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지켜져 왔다. (38p)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교사는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 학생은 내용을 배우는 사람으로서의 계약 관계가 전부가 아니다. 단지 이런 관계 뿐이라면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우수한 교육 플랫폼을 통해 이미 정리되어 있는 내용을 습득하기만 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학생과 교사가 직접 만나서 이루어지는 수업이든,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온라인 수업이든 근본적으로 교육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리고 이것은 교사와 학생이 상호 믿음을 바탕으로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때 더 큰 성과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1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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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립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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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립』 스티븐 킹 / 황금가지

 반복되는 역사와 공포를 벗어던지다

 

 

 

  스티븐 킹의 『샤이닝』 후속작이라는 이번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 고민하다가 영화 『샤이닝』을 보았습니다. 책으로 읽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났고 일단은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는 영화를 선택했지요. 공포 영화를 못 보는 편이어서 걱정했지만, 못 참을 정도로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제 뭐 나올 거야-"하고 예고해주는 식이어서 적당히 몸 사릴 수 있었지요. 오히려 피가 난자하는 스릴러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공포감을 주는 음향이라던지 분위기는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소설 『샤이닝』과 영화는 조금 다른 면이 있겠지요? 영상으로 표현되는 '샤이닝'의 구체적인 것들이 많이 언급될 것이고, 주인공들의 내면도 조금 상세하게 다뤄질 것도 같고, 결말도 조금 다르다고 들었어요.

  ​『닥터 슬립』의 앞부분에서 소설 『샤이닝』의 결말을 거의 내보이고 들어가기 때문에, 전작을 궁금해할 수밖에 없지만 이 소설은 단독으로 읽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합니다. 영화에서 유령을 보고 소리 지르며 달아났던 앳된 아이였던 '댄'이 성장한 모습을 담고 있지요. '샤이닝'이라는 독특한 소재 - 남들과 다른 것, 이를테면 유령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는 능력 - 또한 『닥터 슬립』에 와서 너무나도 강력하고 초능력에 버금가는 능력으로까지 성장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댄'은 샤이닝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호스피스의 죽음을 편안하게 이끌어주는 '닥터 슬립'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기도 하지요. 그런 그에게 어떤 소녀가 샤이닝을 통해 도움을 요청합니다. '트루 낫'이라는 집단이 '샤이닝'을 할 수 있는 아이를 죽였을 때 나오는 스팀 (=정기)을 먹기 위해 소녀의 주변의 한 아이를 죽였고, 다음 타겟을 삼기 위해 아이들을 탐색하고 있었던 거죠.

  소설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반복되는 역사'입니다. 뭔 소린가 하면, 댄은 중년에 이르러 술에 의존하며 아빠와 비슷한 모습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고통스러울, 샤이닝이라는 능력을 가진 그는 견디기 어려웠을 테죠.) 또한 오버룩 호텔 그 장소와 샤이닝이라는 능력이 만들어낸 '예지', 갑자기 등장하는 '레드럼'은 전작과 관계하여 주인공 '댄'에게 과거의 공포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나오는 '아브라'라는 소녀와의 관계는 전작에서 나왔던 '할로랜' 아저씨와 소년 '댄'의 사이와 유사하게 발전합니다. "아저씨는 내 친구였어요."라고 말했던 '댄'의 말처럼 말이지요. 후에 등장하는 아브라의 행동들과 가족들을 보면 그들의 연결고리가 생각보다 깊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리고 『닥터 슬립』은 전작의 공포감을 많은 부분 환기시키면서, 이들의 정서적 관계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아브라라는 캐릭터는 정말 당돌하고 귀여웠어요.)

  ​책을 읽기 전에 겁먹었던 것만큼 이 소설이 무섭지도 않았고, 생각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댄'의 일대기는 어느 정도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끔찍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그에게는 짐이었던 '샤이닝'이라는 능력과, 그에 따라 반복되는 역사와 공포를 벗어던지면서 소설은 끝으로 갈수록 따뜻하게 변해갑니다. 공포스러운 장면이 가끔은 등장하지만, 판타지를 가미한 따뜻한 성장소설 같은 느낌도 드는 책이었습니다.

 

 

Copyright ⓒ 2014. by Rinny. All Rights Reserved.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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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잠깐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조그만 새들이 (대니의 어머니는 '삐약이'라고 불렀다.) 파도 사이로 들락거리며 달렸다.

"필요하다 싶을 때 내가 그런 식으로 등장하다니 신기하다는 생각 안 해봤니?" 그는 대니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안 해봤겠지. 왜 그랬을까? 그때 너는 어린아이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조금 나이를 먹었지. 어떤 면에서는 아주 많이 나이를 먹었다고 할 수도 있고. 내 말 잘 들어라, 대니. 이 세상은 균형을 유지하는 나름의 방법이 있어.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이런 옛말이 있지. 학생이 준비 되어 있으면 선생님이 등장하는 법이라고. 내가 네 선생님이었어."

"그 이상이었죠." 대니가 말했다. 그는 딕의 손을 잡았다. "아저씨는 내 친구였어요. 아저씨가 우리를 살렸고요." (1권, 24p)

우리가 보는 모든 것 혹은 겉으로 내보이는 모든 것은 꿈 안의 꿈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건 현실이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 모자는 진짜였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있는 모자였다. 그는 그렇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세면대 위 거울에 적혀 있는 글씨가 곁눈으로 보였다. 립스틱으로 적힌 글씨였다.

그걸 보면 안 된다.

이미 늦었다. 그의 머리가 돌아가고 있었다. 목의 힘줄이 낡은 경첩처럼 빠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무슨 상관이겠는가? 뭐라고 적혔을지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메이시 부인도 사라졌고 호리스 드윈트도 사라져 그가 머릿속 깊숙이 보관해 둔 상자 속에 꽁꽁 갇혀 잇었지만, 오버룩과 그의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거울 위에 립스틱이 아니라 피로 적힌 글씨는 딱 한 단어였다. "레드럼" (1권, 132p)

"네, 나는 유령들을 보았어요. 아버지는 보지는 못했지만 느꼈고요. 어쩌면 아버지도 나름 샤이닝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그랬던 것 같아요. 알코올 중독적인 성향 뿐 아니라 많은 게 유전이 되니까요. 그들이 아버지를 꼬드겼어요. 아버지는 그들 (유령인간들)의 표적이 아버지인 줄 알았지만 그건 착각이었죠. 그들이 눈독을 들인 건 엄청난 샤이닝을 갖춘 남자아이였거든요. 트루 낫 일당이 아브라에 눈독을 들이는 것 처럼."

그는 하던 말을 멈추고, 그가 속이 빈 악마들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 딕이 죽은 엘리너 울렛의 입을 통해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네 어린시절 속에, 모든 악마들이 거기 살잖아. (2권,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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