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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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 아르테

 아버지에 대한 고백과 물음, 회고록 혹은 속죄의 일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나 그중에는 글쓰기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사실, 그것은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일 수 있다. 자신의 가슴에 박힌 총알을, 그대로 두지 않고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면서 천천히 빼내는 것이다. 고통은 있을지라도, 상처가 아물면서 점점 아픔이 잦아든다. 마음의 상처도 그러할 것이다. 자신의 아픔을 온전히 보고, 아픔의 이유를 파악하고, 아픔을 그저 묻어두는 것 대신에 천천히 뽑아내는 것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접했다. 사고가 아닌, 자살이었다. 아버지가 죽은 것보다 더 슬펐던 건,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가 알래스카에서 함께 살자는 권유를 어린 그가 거절했던 것이었다. 아버지가 싫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 환경과 삶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는데, 죄의식은 크게 가슴속에 남았다.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았고, 작가는 그 이후 수많은 물음들을 던졌을 것이다.

 

   "만약 그때 아버지의 권유를 수락하고 알래스카에 살았더라면?"  작가의 생애 가장 많이 되물었을 법한 질문이고 자책이었을 듯하다. 작가는 '수콴 섬'이라는 중편에 그 질문을 풀어낸다. (책 속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있고, 지금 언급했던 '수콴 섬'이라는 중편이 있다.)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가장 많은 감정을 풀어내린 소설이었던 것 같았다. 작가는 '수콴 섬'에, 그의 마음속을 지배하고 있는 어두운 죄책감을 씻어내린다. 아버지가 '자살할 용기'마저 없었던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어찌 됐든 삶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더라면 하는 바람이, 밤새 울부짖었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더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차라리 내가 당신을 구하고 죽었더라면." 하는 무모한 바람마저 담겨있었다.

 

  책을 읽고 웬만해서야 눈물을 흘리지 않지만, 작가의 말까지 읽고 나니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이후로 수많은 세월이 흘렀겠지만, 그의 삶과, 또 아버지의 삶을 고스란히 풀어낸 이 자전적 소설에 그 또한 마음이 꽤 풀렸으리라. (그랬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책 속에 있던, "깨달음이란 왜 늦기만 한지."라는 말처럼, 아버지가 그를 사랑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아버지를 그만큼이나 사랑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꽤 일찍 깨달은 셈이다. 수많은 세월을 지나고서도 맘속에 후회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허다할 테니까. 어찌 됐든 수많은 아픔이 있었겠지만 그는 온전히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다. 일종의 회고록이자, 속죄의 일기이자, 이제는 대답할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고백과 물음인 『자살의 전설』을.

 

 

  책은 마치 장편 같은 느낌이지만 『자살의 전설』에 담겨있는 각 부제의 글들은 일종의 연관성은 있으면서 각각 다르다는 느낌을 가지고 읽어야 할 것이다. 차례대로 읽다 보면, 잠시 멈칫할 수 있으니. 그 글들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앞에서 말했던 '수콴 섬'이며, 그를 통해 각 이야기들이 서로 엮여있는 듯하다. 독특한 구성에 놀랄 수도 있지만, 하나같이 신비롭고 축축한 분위기에 빠져들어 이야기 속을 걷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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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잠시 얘기를 끊었다. 그래서요? 로이가 물었다.

세월이 자니면서 마침내 변두리들끼리 부딪치기 시작했다. 서로 꿈틀거리며 몰려들어 지구를 만들었는데 그때의 충격 때문에 이 땅은 자전과 공전을 시작하고 인간과 야수는 더 이상 떨어져 나가지 않았어. 그리고 인간이 인간을 보기 시작했지. 털도 없는데다 새끼들까지 쥐며느리처럼 못생겼기에 결국 뿔뿔이 흩어져 서로를 학살하고 좀 더 그럴듯한 짐승의 가죽을 입기 시작했어.

하, 그래서요? 로이가 다시 물었다.

그 이후로는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설명하기가 어렵구나. 어딘가에는 죄가 있었고, 이혼이 있었고, 돈이 있었고, 국세청도 있었지. 그리고 죄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거야.

아버지하고 엄마하고 결혼했을 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아버지가 아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분명 로이가 민감한 문제를 건드렸다는 시선이었다. 아니, 그 이전일 거야. 아무튼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56p, 수콴 섬)

그 후 이틀 동안 비가 내렸다. 두 사람은 지붕과 통로 문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었다. 나무는 세로로 자르고 손도끼로 가지도 쳐냈다. 로이는 일을 하는 동안 아버지의 얼굴과 더부룩한 수염을 지켜보았다. 코끝에서 차가운 비가 흘러내렸다. 아버지는 돌에 새긴 조각만큼이나 딱딱해 보였다. 생각도 쇠심줄만큼이나 질겼다. 지금의 아버지와 또 다른 아버지, 그러니까 툭하면 울고 절망에 빠지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아버지는 도저히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없었다. 물론 두 아버지를 모두 알기는 하지만 어떤 순간 어느 아버지와 함께 있든, 오로지 그 순간의 아버지일 뿐이다. 순서가 되면 다른 아버지는 불에 타 완전히 소멸해버리는 것만 같았다. (133p, 수콴 섬)

지금 사는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기억해 나를 안으로 들이기는 했지만 이제 이곳에 추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껏 퀴퀴한 연기, 애완동물, 음식 아이들의 낯선 얼룩, 바닥 여기저기 널브러진 통조림과 옷가지들뿐이었다. 뒷마당 벚나무는 그대로였다. 기억으로는 아주아주 키가 커서 그곳에 올라가 숨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3~4미터 높이의 평범한 나무로, 가냘픈 데다 매력도 없었다. 키큰 울타리는 기껏 내 허리 높이에 불과했다. 기억이란 실제보다 아주아주 풍요롭다. 과거로의 회상은 기억 자체로부터 기억 하나를 덜어낼 뿐이다. 기억이 삶 또는 자아를 세우는 기반인 한, 귀향은 삶과 자아를 제거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 (27p, 캐치칸)




우리가 아버지한테 관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란 사내가 다다라야 하 고지가 아닌가. 냉혹하다고 할지는 몰라도 솔직히 그럴 의도는 없었다. 언젠가 아버지가 내 미래를 아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 또한 재능이다. 꼭 축복일 수야 없겠지만. (303p, 높고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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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보다 『행복의 기원』 서은국

 

 

 

 
 
  <TV 책을 보다> 프로그램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반가운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제가 되는 책들부터,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는 오래된 책들, 실제로 읽어보고 나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질 때 1시간 정도를 투자하게 되면 조금은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는 것 같거든요. 지난주 토요일 방송은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을 다뤘습니다. 21세기북스의 신간 도서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듯한 '행복'에 관련된 책입니다. 사실 이 방송을 보기 전에, 굳이 책을 읽으라는 보장은 없지만, 확실히 책을 읽고 난 뒤의 시청은 얻을 것이 많습니다.

 

 

 

 

 

  현대인들에게 행복은, 왠지 '꼭 이루어야 할' 소명같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 '또 다른 숙제'라고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혹은 불행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살아가면서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서점에는 행복에 대한 책들이 넘쳐납니다. 행복, 좋은 삶, 청춘, 힐링에 대하여...... 그러나 그런 책들을 끊임없이 읽는다고 해서 과연 행복해질까요?

 

 

 

 

 

 

  『행복의 기원』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존'입니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읽어본 '행복'에 대한 책들과는 조금 다르고도, 파격적인 이론입니다.

  

 

 

 

 

  방송의 오프닝 강연으로는 탤런트 '이세은'씨가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가 '행복'에 대해서 고민했을 때는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였다고 합니다.

가난해도 나눔을 잊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았던 아이들이, 학교가 생기고 도시에 방문하게 되면서 자살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합니다.

꿈꾸던 교육과 번화되고 편리한 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들은 도시에 나와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짧은 에피소드지만 느끼는 바가 많아집니다. 행복은, 무언가를 배울수록, 삶이 풍족해질수록 과연 더 커지는 걸까요?

 

 

 

 

 

이어서 『행복의 기원』에 대한 토론이 이어집니다. 이전에 강연을 했던 배우 '이세은', 세계 100인의 행복 학자에 속해있는 이 책의 저자 서은국 교수,
<인문학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철학자 이주향 교수, 정신과 전문의 윤대현님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파격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니만큼 다양한 물음들, 비판과 공감이 이어졌는데요.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관과 『행복의 기원』의 행복관"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행복감"

"내향성과 외향성에 따른 행복의 정도"

"행복은 과연 유전일까."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내용들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답니다. 개인적으로 철학자 '이주향' 교수님의 말이 크게 와 닿았고요.

 

 

 

 

사람마다 자신이 규정하는 행복의 의미는 서로 다르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다양한 행복 간에 묘하게 어우러지는 공통점에 주목합니다.

수많은 책들과 행복에 대한 견해는 맞다고 틀리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행복은 쾌감과 즐거움을 준다."라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는 생존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행복'을 추구하게 되고, 유전과 성격에 따라서 사람들의 삶은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방송을 보면서 또 인상깊게 느낀 부분은, 행복과 유전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한국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반응이 참 다르다는 저자의 말이었습니다.우리는 '유전'이라는 것이 꼭 삶에서 발목을 잡는 것처럼 느낀다고요. 그러나 "항상 바꾸는 것만이 좋은가?"라고 저자는 묻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 문화로 개인의 자유감이 부족하고, 어린 학생들조차 자기 결정권을 지키지 못한채 자라갑니다. 결국은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전합니다. 변화가능성에 집착하지 말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행복은 결국 뇌에서 만들어내는 산물이지만,
생존에 필요했던 좋은 사람, 좋은 음식을 만났을 때,
행복을 굳이 끌어들이려 하지 않아도 행복해진다."

 

천편일률적인 행복에 관한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은 남다른 개성을 나타냅니다.

'어떻게 (how)' 행복해지느냐가 아니라 '왜(why)' 행복해지려고 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 책 『행복의 기원』은

최근 행복에 대해서 읽은 책 중에 가장 큰 인상을 준 책이었습니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만큼 방송에서도 철학적인 이야기가 잔뜩 나와서 참 재밌었구요. 

(책 리뷰는 조만간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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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청 후 간략하게 느낌과 함께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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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
Helen Mcgrath.Hazel Edwards 지음, 이지연.안지연 옮김 / 학지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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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 Dr. Helen Mcgrath / 학지사

양립할 수 없는 성격들을 조화롭게 만드는 방법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오랫동안 함께 지낸 친구들끼리도 서로의 마음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격 차이'라는 명분으로 이혼을 한다. 소통이 없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어떤 그룹 안에 은근한 '왕따'들도 간혹 존재하고 있다. 살면서 일어나는 무수한 상황들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에 따라 행동하고, 변덕이 죽 끓듯하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얼마나 규정하기도 힘들고 분류하기도 힘든 것인가.

  ​그러나 『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에는 사람들이 무심결에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와 그 행동에 대한 성격들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가 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 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심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그럴 것이다. 단지 통계와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트러블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은, 본능적으로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려 하는 인간들에게 꼭 필요한 공부가 아닐듯싶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다르다'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떤 성격에도 표준은 없다. "그들은 단지 다수에 속할 뿐"이고,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또 어떤 사람들은 저렇게 행동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그들의 성향이 너무 달라 양립할 수 없고, 이 책에서는 그 양립할 수 없는 성격들을 서로 조화롭게 맞추기 위한 비법들을 소개한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많은 성격들이 책 속에서 등장한다. 일단은 MBTI , 사람의 성향을 구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원리를 설명하고, 소위 '함께 지내기 힘든'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성격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월주의에 빠져사는 사람들, 약자를 괴롭히거나 상대방의 결점을 귀신같이 잡아내는 사람들, 융통성이 없고 항상 불안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특히나 재밌게 본 부분은 '우리 가운데 일상의 포식자' 주제 하에서 다뤄졌던 '소시오 패스'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부단히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상할 정도로 '공감'하지 못한다. 죄책감도 없고, 그래서 스트레스도 없고, 누구보다도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 능숙할 수 있는 이들은 같은 직장 내에 존재할지도 모르고, 친구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들은 "매우 좋은 동시에 매우 나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경계해야 될 사람들이다.

  ​이렇게 나열된 모든 성격들에 대하여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그들을 대하는 전략', '자신이 그 성격에 해당될 때 대처 전략'이 항상 붙어 있다. 전략들을 읽어보자면, (특히 긍정적인 자세와 같은 것들) 단순히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도 많지만, 꽤 상세하게 (사례까지 함께 해서) 설명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어쨌든 이 책은 절대로 양립할 수 없는 (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을 서로 맞춰보고, 만약 자신이 그에 해당된다면 반성하고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해결할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모두가 자신의 성격과 행동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그것들도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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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불안이 반영하는 두 가지 특성은 물리적으로 다치거나 죽임을 당할 것 같은 공포 그리고 수치심과 같은 심리적 상처를 받는 것이다. 세상은 완전히 안전하거나 완벽할 수 없다. 우리 중 그 누구도 비판이나 실수를 완전히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때때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거절을 당하고, 실패를 하고, 실수를 하고, 중요한 무언가를 상실하고,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원해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어른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에 대한 압박감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결국 합리적으로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수용하게 된다. 즉, 인간은 실수를 하고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에도 인생에는 우리가 어쩔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이런 현실을 대하면서 우리는 모두 불안감을 경험한다. 이는 정상적이고 유용한, 위험을 알리는 경보 시스템의 한 부분이다. (122p)

방어적 비관론자는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본질적으로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그에 맞추어 행동을 하는 것이다. 방어적 비관론자는 만약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다. 만약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그건 일어날 것이고 또 그 일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이들이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기분 좋은 '꿈'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면 기다리는 즐거움과 기분 좋게 '멋진' 면에 대해서 기대하면서 상상해 보는 일을 놓쳐버리게 된다. (203p)

다른 누군가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 오직 자신 스스로의 행동만 그럴 수 있다. 가끔은 자기 자신을 바꾸면서 다른 사람에게 변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니 만약 당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실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만약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성취는 더 쉬워진다. 가장 좋은 순서는 이것이다. 먼저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라. 그리고 나서 하는 행동을 바꾸라. (3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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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0
쥘 베른 지음, 정지현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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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쥘 베른 / 인디고 (글담출판사)

동화책을 읽는 느낌,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어릴 땐, 청소년 용으로 나온 세계문학 책들이 (굳이 읽지는 않더라도) 책장에 꽂혀있었습니다. 공부도, 책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때긴 하지만, 가끔 심심할 때 엄마가 책장에 넣어준 책들을 읽고는 했지요. 지금이야 '고전'이고, '세계문학'이고하면 살짝 어려운 느낌이 들어 부담을 가지기는 하지만, 그나마 그땐 축약본이기도 했고, 제목에 따라 재밌어 보이는 책을 그저 골라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책들이 있다면, 가장 슬픈 책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그리고 가장 흥미진진했던 책들은 『15소년 표류기』와 『80일간의 세계 일주』 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후자는 둘 다 '쥘 베른'의 책이었네요.

 

 

  기상천외한 모험과 공상 과학 소설로 유명한 쥘 베른의 소설은, 정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굉장히 꼼꼼하고, 상상력이 넘칩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의 이야기는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도 기억에 확연하게 남은 부분들이 있었는데...... 말 그대로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내기에서 주인공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에 대한 부분들, 한 여자를 구해내고 사랑하게 되는 부분들, 그리고 어렸을 때 좀 놀라움을 갖고 봐서 그런지 '칼리 여신' 행진 장면은 머릿속에 콕 박혀 있었죠. (어릴 때 본 책에서는 칼리 여신의 동상?? 모형? 같은 그림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기억이 나더군요.)

 

 

  소설 속에 나온 캐릭터의 개성은 정말 다양해서, 정말 갖출 건 다 갖췄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영국 신사하면 떠오를 것 같은 과묵하고 진지한 (그러나 어쩔때는 꽤나 과감한) 필리어스 포그, 성실하고 재미있고 충실한 하인 파스파르투, 도대체 왜 증거도 없이 그렇게 쫓고 있는지 답답함에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픽스 형사, 책 속에서도 존재감이 거의 없지만 실제로도 이렇듯 조용하고 차분하게 여행을 따라다녔을 것 같은 '아우다 부인'까지도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이 흥미로운 주인공들과 함께 긴장 넘치고 몇몇의 우연을 넘기는 세계일주를 보여줍니다. 여행이라고 하기엔 각 지점에 머무는 시간이 꽤 적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내기를 위한 '일주'입니다. 지금이라면 좀 심심한 여행이지만, 당시 1800년대에는 지금의 편리한 교통수단을 절대로 따라갈 수 없었으니, 지구 한 바퀴를 도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이 상상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지요. (실제로 이런 기사가 당시에 나와서 화제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사회를 넘기고 그런대로 안정을 찾아가는 신대륙 미국의 모습도, 종교적인 행사를 통한 인도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일본의 문화도 잘 묘사되어 있네요. 의복이나 음식... 그다음에 나오는 서커스는 살짝 아리송하긴 하지만, 뭔가 그 당시에 이렇게 다양한 세계를 한 권에 펼쳐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요.

​  그렇지만 어릴 때 읽었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행 중에 뭔 일이 생기면 자꾸 돈으로 해결하는 부분이 거슬렸습니다. 될 때까지 막 불러, 값을 올리니 ㅋㅋㅋ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비법은 '돈' 밖에 없는 거야?!" 하고 삐딱하게 묻기도 했죠. 하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라도, 재치 있는 사건들과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에피소드'까지 있고, 신중하고 과묵하지만 정 많은 '포그'라는 주인공에 호감이 가니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기게 되더라고요.  뭐, 이 소설의 중요한 것은 '모험'이니까요. 신나게 읽었습니다.

 

 

 

 

 

 

  -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처음 갖게 되었는데, 이렇게 살랑살랑한 일러스트가 왠지 동화책을 읽는 느낌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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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마침내 10월 7일 <영국왕립 지리 학회> 회보에 장문의 기사가 실렸다. 여러 관점에서 문제점을 살펴본 결과, 이 계획이 정신 나간 짓이라는 기사 내용이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인재든 자연재해든 모든 것이 여행자에게 불리했다. 계획이 성공하려면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이 기적적으로 들어맞아야 하는데 그런 일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었다. 그나마 이동 거리가 비교적 짧은 유럽에서는 기차가 정각에 도착할 수 잇겟지만 인도를 횡단하는 데 3일, 미국까지는 7일이 걸리는데 그 계산이 정확하다는 것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기계 고장, 기차 탈선, 예상치 못한 사건, 폭설과 같은 악천후 등이 전부 필리어스 포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50p)

아우다 부인은 코끼리 안내인이 들려주었던 그녀의 사연이 사실임을 확인해 주었다. 그녀는 정말로 인도 사회에서 가장 높은 계급에 속한 사람이었다. 인도에는 면화 사업으로 엄청난 돈을 번 파르시 무역상들이 있었다. 그중 제임스 제지브호이 경은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는데, 봄베이에 사는 그 부유한 무역상이 바로 아우다 부인의 친척이었다. 또한 그녀가 홍콩으로 만나러 가는 사람은 제지브호이 경의 사촌인 제지흐였다. 그가 과연 그녀를 받아 주고 도와줄까? 그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포그 씨는 그녀에게 걱정할 게 전혀 없으며 모든 일이 수학적으로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그 씨는 분명히 '수학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아우다 부인이 이 끔찍한 표현을 이해했을까? 그것은 알 수 없다. 어쨌든 그녀는 '히말라야의 성스러운 호수처럼 맑은' 두 눈으로 포그씨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무뚝뚝한 포그 씨는 늘 그렇듯 과묵해서 그 호수에 뛰어들 남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165p)

이때 누군가가 세관에 들어왔다면 포그 씨가 전혀 분노하는 기색 없이 평소처럼 차분한 모습으로 기다란 나무 의자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잇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포그 씨가 체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일결마저도 그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처럼 보엿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아니면 마음속 깊은 곳에 억눌러 놓다가 결국 마지막 순간에 폭발시킬 은밀한 분노를 감추고 잇는 건 아닐까?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다만 포그 씨는 차분하게 앉아서 기다렸다. 하지만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는 이번에도 감옥 문을 뒤로 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3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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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저니맨』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 위즈덤하우스

인간은 여행길 위해서 다시 한번 태어난다

 

 

 
  요즘 들어 여행의 가장 필수 요소는 돈이 아닌 용기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휴식과 관광을 위한 여행을 위한다면, 확실히 넉넉한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을 위해서라면 돈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관광여행이 아닌 무언가 뜻을 가진 여행. 내가 그렇게 떠나기를 꿈꾸면서도, 혼자 어딘가를 배회하고 싶은 꿈을 꾸면서도 아직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단언컨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언젠가는.'이라고 되뇌면서 지금의 일상을 버리지 못한다. 아직도 새로운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지금으로써 가장 걱정되는 것은 '언젠가는' 하다가 정말로 똑같은 일상 속에 틀어박혀버릴 것 같아서다.
  중세 시대에 '수련 여행'이라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장인이 되려면 기술교육을 마친 뒤에 지식 체험을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랜드 투어'라고 불렸던 이 여행은 유럽의 특권 계층 사이에서 유행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고 한다. 『저니맨』의 저자 '파비안'은 이 전통에 영감을 받아 세계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자신에게 엄격한 10가지의 규칙을 정하고 두 번째 인생을 위해 또 하나의 갈림길을 선택했다. 그는 "개인의 삶에도 르네상스의 시기가 있다."라고 믿었다. 인간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난 뒤, 여행길 위에서 두 번째로 다시 태어난다고 했다. 그에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련 여행', 그는 두려웠지만 후회 없이 출정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이집트, 콜롬비아 등의 나라를 전전하면서 그가 자신에게 내린 규칙 중 몇 가지를 열거하자면, '여행지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번다', '잠 잘 곳과 먹을 것 말고는 바라지 않는다.', '금지구역 (고향에서 300킬로미터 이내인 곳)을 피한다'였다.
  그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무보수로 일하는 대신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건축과 사진, 디자인 등의 일을 해냈다. 자신의 전공분야와 경험을 살려, 운 좋게 일자리를 구해서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하고, 설계한 건축물을 직접 눈으로 보기도 한다. 단순히 '여가'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 장소를 바꾸어 '생활'하는 듯한 파비안의 여행은 '수련 여행'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인 것이다. 그는 "조건이 갖춰야만 떠날 수 있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고 한다. 익숙함과 안전함을 놓지 못한 소심한 마음을 갖는다면, '언젠가는'이 아니라 '언제라도' 떠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비롯하여 여행에 관한 많은 책들을 접해왔다. 자신만의 목표를 갖고 세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여행가들의 삶을 만나보았지만, 『저니맨』은 유독 더 깊게 다가왔다. 이 책은 항상 '떠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도 용기 내지 못하는 부끄러운 마음을 들춰내고 있었다. "여자라서 그곳은 위험할 거야.", "언어가 안되는데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은 현재 이 자리에 굳게 기둥을 꽂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지금도 그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건. 언제쯤 그 소심함을 버릴 수 있을까.
 
 

_ 한 챕터의 끝에는 QR코드가 있는데, 여행지에서 작업한 영상으로 연결이 됩니다.

사진보다 더욱 그 지역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것 같은 영상들이었어요. 

 




베테랑 여행자와 아마추어 여행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배낭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아마추어 여행자의 배낭은 딱히 필요 없는 물건들까지 빽빽이 들어차 있어 무겁기 그지없지만, 베테랑 여행자의 배낭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들어 있다. 심지어 여유 공간마저 남아 있다. 정말로 필요한 것들은 현지에서 구하면 되고, 못 구해도 크게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다. 아마추어 여행자의 눈에는 모든 것이 필요해 보이지만, 베테랑 여행자는 필요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적응력이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일수록 짐이 가벼워야 한다. 배낭 속의 집 뿐만 아니라 머릿속에 든 짐까지. 여행이란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나 신념을 공고히 다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179p)

"아짐, 제가 하는 일이 원래 계획되어 있었던 건가요?" 나는 그게 정말 궁금했다.

"글쎄요, 미리 짜놓은 건 없지만 아무튼 당신은 잘 해내고 있잖아요."

아짐의 대답은 내게 '계획'이란 개념을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곳에서의 계획과 내가 독일에서 배웠던 계획은 개념이 확연히 달랐다. 독일에서 나는 '언제나 현실성을 잃지 말라'고 배웠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완전히 비현실적으로 계획을 세운 뒤 아이디어를 통해 현실의 장벽을 조금씩 헐어내는 식으로 접근했다. 나는 이곳에서 내가 이제껏 학습했던 '현실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한정적이고 제약적인 단어인지를 느끼게 되었다. "리얼리스트가 되라,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져라"라고 말했던 한 혁명가의 말처럼 '계획'이란 이미 불가능한 이상을 포함하고 있는 단어였다. (182p)

관광은 밝은 빛을 보는 여정이지만 여행은 빛 뒤에 가려진 어둠까지 봐야하는 여정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단지 눈으로만 즐거워할 때 여행자들에게는 가슴으로 아파할 기회가 주어지며, 그것이 곧 삶의 화두로 이어진다. 중세 이전, 혹은 그 이후의 수많은 수련여행자들이 자발적으로 고행과도 같은 여행을 선택한 까닭은 바로 그 화두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2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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