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2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2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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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2』 채유리 / 북폴리오

 1권과 2권 사이에 생긴 시선의 변화!

 

 

 

 

 

 고양이 체온을 닮은 만화, 웹툰 『뽀짜툰』1권을 봤을 때와 지금은 참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바로 저희 집에 새 식구 둥이가 들어왔다는 것!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도 이런 반려동물들 (고양이도 좋아해요!)을 좋아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뭔가 그들을 바라보는 눈이 바뀐 것 같아요. 조금 더 애착이 생기고 책임감도 생기고, 길냥이들을 봐도 무언가 연민이 더 생겨난 것 같아요. 그리고 『뽀짜툰 2』를 읽으면서 키우는 동물은 다르지만 뭔가 공통점도 느껴졌고요. :)

목욕하고 귀 소독 한 후에 스트레스받는 모습도 참 비슷하고 ㅋㅋ 일 저지르고 쳐다보는 그 묘한 눈빛도 생각이 나고 ㅋㅋ 어느새 동물의 배변... 냄새를 맡는 것도 일상이 되고.. ㅋㅋㅋ

 

​  비록 반려동물로 강아지와 함께 하고 있지만, 고양이도 참 좋아한답니다. 안기고, 재롱떠는 건 덜하지만 이 만화를 보면 얘네들도 은근히 애교가 많고 주인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키우는 동물은 다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반려인들의 모습은 다 같은 것 같아요. 블로그 이웃님들 중에서도 고양이를 키우는 분이 있어, 가끔 올라오는 사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지요. (그렇지만 우리 강아지는 산책 나가다가 만난 길냥이에게 생전 처음 듣는 소리로 공격적인 비명을 질렀다는.. T.T)

 

 

 

 

  1권에서도 그랬지만, 고양이들의 일상과 함께 반려인들의 책임감을 다시 한번 주지시키거나, 인간이라는 이름 하에서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불필요하다고 보는 시선들도 많이 그려집니다. "어떤 것을 싫어하는 것은 자유지만, 싫어한다고 해서 함부로 짓밟을 권리는 없다."라는 말이 와 닿아요. 작가는 4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변화된 것 같아요. 뱀이라는 동물은 무서우니 반드시 죽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과거를 뉘우치기도 하고, 동물들을 잔혹하게 죽이면서까지 얻는 따뜻한 털옷은 포기할 줄 알게 되고요.

  ​『어린왕자』에 나왔던 '책임'에 관한 말은, 반려인들이 그들의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살아갈 때, 끝까지 기억해야 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귀여운 에피소드도 많아서 보는 맛이 있네요.

뽀짜툰 1권의 리뷰도 함께 붙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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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가 된다는 것
제프리 A. 코틀러 지음, 이지연.황진숙 옮김 / 학지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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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가 된다는 것』 Jeffrey A. Kottler / 학지사

 상담자, 그들도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정신질환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만 같다.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도, 사소해보이거나 깊은 아픔들을 안고 있을 수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우울, 고독, 가족이나 사람들 간에 소통되지 않는 것들,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문제들과 고민들... 만약 그런 문제들이 초기에 해결되지 못한다면 더욱더 깊은 고통 속으로 침잠해들어갈 수도 있다. 그들이 자신의 이상과 문제를 어느샌가 느끼게 될 때,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그 때 가장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상담자'일 것인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그리고 단순한 위로보다 더욱 전문적인 해결책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담자를 통해 자신의 정신적인 불안과 아픔을 기대고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바란다.


 이는 기본적으로 상담자에 관한 부푼 기대가, 내담자들에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내담자들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전지전능함을 가지고 있다거나, 상담자들은 정신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거나, 내담자 자신과 같은 사람이기보다는 사적인 감정이 없는 전문적인 사람일 거라 생각하는 것이 그 예이다. 「상담자가 된다는 것」은 그런 시선과 실제 상담자의 모습에 대한 괴리감을 떨쳐주면서, 제목 그대로 상담자들의 직업적 삶을 거리낌 없이 알려주고 있다.

 그들, 상담자 역시 사람이다. 그리고 상담자라는 직업은 어느 직업만큼이나 어렵고 적성에 따르는 일이다.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수없이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행위는 정말로 많은 노력을 요한다. 그들은 내담자의 감정에 정서적으로 빨려 들어가 헤어 나오질 못하기도 하고, 사적인 감정과 전문성 사이에서의 중심을 잡으려고 끝없이 시도한다. 그들도 사람인지라 여러 내담자들에 대한 각기 다른 감정이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상담자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상담자로서, 그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거론한다. 그러한 내용을 통해서 상담자라는 직업에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과는 또다른 어려운 차원의 문제가 녹아있음을 깨닫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 이라는 주어가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이 책이 상담자인 저자가 또 다른 상담자에게, 혹은 상담자가 되고 싶어 하는 초심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쓴 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위화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의외로 단락별 글들은 흥미롭게 잘 읽히는 편이다(심리학에 아주 조금 관심 있는 일반인 독자의 개인적인 시선에서 그렇다). 그러나 책의 몰입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지지는 않는데, 다소 전문적인 정보를 다루고 있어 강의서나 학문서를 단숨에 읽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심리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고르지는 않을 테니, 넉넉한 시간을 잡아 조금씩 읽어나간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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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정말로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가장 충격적이고 끔찍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쏟아 놓는 사람들과 하루 온종일 한방에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경험한 학대 경험, 고통 그리고 절망감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우리를 기만하고 조종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담자들은 인간의 정서에 둔감해지고, 격렬한 정서를 과다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경계선을 확고히 유지하고 느끼는 것을 멈추는 것을 배운다. 그러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할 때조차도 내담자와의 접촉은 때때로 우리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가운데 우리를 깊이 뚫고 들어올 때가 있다. (35p)

우리가 믿고 바라는 것과 상관없이 상담을 하는 것은 무수한 무작위의 개인적 변인에 의해 의미 있는 영향을 받는 의심할 여지없는 인간 비즈니스다. 내담자를 일관성있게 대우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갸륵할지 모르지만 상담자는 기이하고, 편향되고, 오류가 있으며, 그릇된 판단을 하고, 현실을 왜곡하기 쉬운 실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 훈련, 지도, 감독을 받고, 연구와 자기 분석을 한다 해도, 상담자는 거의 익명의 한 개인이 아니며, 절대적으로 안정적이지도, 중립적이지도, 모든 것을 다 알지도 못하며, 내담자가 기대하는 창조주도 아니다. (80p)

완벽주의는 내담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상담자에게도 역시 영향을 끼친다. 만약 내담자에게 보유주는 이미지처럼 우리가 여유롭고 유능하다고 정말 믿고 있다면, 우리는 견딜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알고 있는 것, 이해하고 있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자신에게 정직해진다면, 우리는 자기 회의로 가득 차서 거의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절충적 입장은 우리는 역량을 가장하고 있으며, 이런 곡해는 때때로 내담자를 위해 필요하지만 단지 가장하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3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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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좀 떼지 뭐 -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양인자 지음, 박정인 그림 / 샘터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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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좀 떼지 뭐』 양인자 / 샘터

올바른 자아와 긍지를 갖게 하는 어린이 동화집

 

 

 간혹 어린이들의 순수하고 담백한 생각이, 어른들의 계산적인 생각보다 정답과 가까이할 때가 있습니다. 솔직하고 꾸밈이 없고, 어떤 문제에 대해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정답을 내놓으니 어른들은 가끔 뒤통수를 딱- 맞은 듯이 폭소를 터뜨리기도 하지요. 어린이 동화들도 참 비슷한 느낌입니다. 깊은 생각과 교훈을 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담백하거든요.

 

  어린이 동화집 『껌 좀 떼지 뭐』는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제목과는 다르게 의외로 깊은 상징이 깃들어 있는 책입니다.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 동화집은 네 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네 개의 동화는 개인적으로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껌 좀 떼지 뭐』와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는 규칙과 억압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어른들에 대한 지혜의 한 방을, 『북 치는 아이』와 『천왕봉』은 흔히 말하는 '힐링'을 아이들에게 선사해줍니다. 특히나 『껌 좀 떼지 뭐』라는 동화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교실, 학교, 그리고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권력구조를 귀엽고 개성적인 소녀 주인공과 함께 맛깔스럽게 풍자해주거든요. 

 

  책에 수록된 동화들은 아이에게 올바르게 생각할 수 있는 자아와 긍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습니다. 동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의 주인공들은 아이들 다운 고민을 하고, 밉지 않은 잔머리를 굴리고, 가끔은 속마음과 다르게 투덜대기도 하고,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에 그저 따라가기만 하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을 확고히 가지고 있어 참 보기 좋습니다. 이 짧은 동화집은 귀엽고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있어 그저 가벼운 것으로 보일지라도 의외로 무거운 생각들을 불러낼 수 있네요. 스스로 이런 생각들을 끄집어 내고 부모와 대화할 수 있는 초등학생 저학년 이상의 아이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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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를 잡아가도 당장 봉사 활동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한 명 더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저 병아리 같은 2학년 아이는 나를 원망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잡아야 한다. 한 명이 두 명을 잡으면 두 명이 네 명을 잡아야 하고, 다시 여덟 명을....... 이러다가는 우리 학교 아이들 모두 봉사 활동을 하며 서로 잡고 잡아야 할지 모른다. 이런 걸, 계속해야 하는 걸까.

지금 이 순간 내가 바라는 건, 그저 예전처럼 아무 걱정 없이 공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껌, 껌만 있으면 막혔던 수학문제가 풀릴 때처럼 고민이 사라질 때까지 질겅질겅 씹을 텐데. (28p, 껌 좀 떼지 뭐)

"북......주세요."

준호도 북을 쳤다며 자랑했다. 꽹과리보다 북이 더 좋다고 했다. 승학이도 다시 북을 치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승현이의 청을 거절할 용기가 없는 건지도 몰랐다. 승학이는 북과 북채를 받고 징 옆에 앉았다. 승현이도 북을 가지고 와 승학이 앞에 앉았다.

덩. 덩. 먼저 승현이가 오른손으로 북을 쳤다. 승학이는 그 소리를 받아서 왼손으로 북을 쳤다.

덩. 덩. 승현이가, 다시 승학이가 소리를 받고 북을 쳤다. 이어서 양손으로 둥. 둥. 짧게 툭툭 끊어지는 북소리가 승학이의 마음에 노크를 하는 것 같았다. 대답을 하듯 북소리가 조금씩 커졌다. "겨드랑이에서 팔을 떼고, 가장 큰 원을 그린다고 생각하면서 해." 승현이는 양손으로 시범을 보이면서 설명했다.

승학이는 오른손과 왼손의 시간 차를 이용해서 덩과덕 소리가 나도록 했다. 그리고 힘을 줄 때와 힘을 뺴 부드럽게 칠 때를 구분했다. 승현이 말대로 큰 원을 그리듯이 북을 치니, 그 반동으로 전체적인 손동작도 커졌다. 승학이는 팔을 들어 올리면서 손목을 살짝 비틀었다. 첫날 보았던 승현이의 힘 있고 사뿐한 춤사위를 떠올리자, 승학이 팔에도 힘이 실렸다. 탄력을 받은 북소리는 점점 커지면서 빨라졌다. 멀리 멀리 울려나갔다. (63p, 북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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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40가지에 답하다
김용전 지음 / 샘터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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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김용전 / 샘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직장생활에 안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직장생활이 맞는 사람이란 거의 없다'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직장에서 겪는 모든 일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이런저런 고충이 한 가지씩은 있게 마련이고, 그렇게 수월하게 해내는 일들이 가끔은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이 유사한 일을 하고, 직급이 나눠지고, 하루 종일 일과 씨름하는데 날카로운 긴장감이란 오죽할까. 나는 어쩌다 보니 그 전쟁터에 들어가 본 적은 없으나, 직장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항상 가지고 있다.

 

  직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우리 시대의 수많은 사회인들은 출근길과 퇴근길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은 어떻게 살아남을까"라는 질문, 혹은 그런 질문을 하는 시간조차 아까워 쪽잠으로 피로를 해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직장의 고충을 짧은 시간을 통해 해결할 기회를 찾는다면 이 책을 보기를 권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에 대한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실존과 철학, 명상이라는 다소 무거워 보이는 소재로 제목을 이루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무거운 문제들에 대하여 누구나 적용시킬 수 있게끔 가볍고 재미있게 전하고 있다.

 

  '출근길의 철학'과 '퇴근길의 명상', 이 두 가지 파트가 반복되어 다양한 직장 문제에 관한 해답을 전해주고 있는데, 첫 번째는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과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해답을 에둘러 말해주는 것이다. 문제의 대상은 이제 갓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회사에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직장인들, 점점 더 많은 후배들을 봐야 하는 임원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노릇을 하는 직장인 등 다양하다. 아마도 정말 있을 법한 직장 내의 문제들을 저자는 의외로 신통하게 해결해주고 있는데,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약간 틀어서 생각하는 지혜를 갖추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문제들은 모두 실제 저자에게 문의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라디오에서 '직장인 성공학' 상담을 맡고 있는 저자는 수백 건이 되는 질문이 반복되고 닮아 있기에 카테고리를 묶어 직장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퇴근길의 명상'편을 살펴보면 꽤 유명해서 조금은 식상한 옛날이야기들도 등장하는데, 남다르다 싶었던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직장에 국한된 문제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 이 이야기가 이렇게도 쓰일 수 있었어?"하는 생각도 들고, '명상'이란 그리 대단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조용히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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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길이 아니라고 포기할 때 `과연 내가 이 길을 얼마나 가보았는가`를 다시 한 번 물어야 한다. 잘못 든 길을 무작정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제대로 잡은 길을 잘못된 길이라고 오해해서 돌아서는 건 치명적인 실수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아무리 99도를 오래 유지해도 끓지 않는다. 99도에서 100도까지의 차이는 불과 1도다. 오늘 내가 돌아서는 이 길이 99까지 올라가고도 1을 더하지 못해서 포기하는 길은 아닌가? (27p)

지금 아주 힘든데도 그것을 단순히 생각만 바꿔서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상황이 아주 힘들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잇는 중인지 아닌지를 보아야 한다. 앞이 아주 캄캄하더라도 조금씩 희미하게나마 빛이 비치기 시작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보아야 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과연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싶을 정도로 미미한 것들이 있다. 최초로 시작하는 작은 액수의 적금 통장, 커다란 항아리를 채워야 하는데 겨우 바닥에 물기만 바르는 한 양동이의 물, 어린아이가 막 배우기 시작하는 피아노의 첫 건반 두드림. 수십 층의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하는 첫 삽질, 거대한 기업의 유능한 경영자가 되고 싶은데 이제 막 들어서는 직장인의 연수원 입소 첫날, 아주 사소해 보여도 이런 것들이 조금씩 자라고 쌓여서 결국에는 큰일을 해내는 것이다. (44p)


`라도나 인생`이란 어떤 일을 할 때 `~라도` 또는 `~나`로 생각하고 시작하는 인생을 말한다. 이거 하다 안 되면 저거라도 하자거나,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그거나 해볼까 하는 식인데 이렇게 어떤 일을 한 가지에 목숨 거는 식이 아니라 대충 `One of Them` 으로 선택해서는 성공할 확률이 아주 낮다. (82p)


우리가 어떤 일을 계속하다 보면 문득 `과연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 목표 달성에 대한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인간관계의 갈등으로 사람이 싫어지거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삶이 피폐해진다고 느낄 때 `과연 내가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더구나 그 일이 본인이 평소에 하고 싶어 하던 일이라면 모르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저냥 특별한 의미없이 생계를 위해서 매일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일이라면 회의는 더욱 깊어진다. 그럴 때 그 회의의 긑에는 대부분 `이럴 게 아니라 못 먹고 못 살아도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어떨까`라는 주체성의 자각 증상이 불같이 밀려오게 된다.

어찌 보면 이 `잘 먹고 잘 산다`는 생계의 문제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꿈의 문제는 영원한 숙제 같은 것인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상반되는 문제는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더 큰 성공을 가져오고 더 행복하게 잘 살 수도 있다. 다만 그 일에 전문가로 인정받을 때까지의 그 시간이 힘든 것이다. 왜 나는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없는 것인가?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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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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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 아르테

식상할 것 같지만 식상하지 않은 감동과 반전의 이야기

 

 

  생각해보면, 삶보다 신기한 것이 죽음인 것 같습니다. '신기하다'라고 말하기엔 약간 괘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살면서 정말 수십 번도 '죽음'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 본질을 알기는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결코 경험해보고 싶지는 않지만, 살면서 절대로 경험해보지 못하는 '죽음'이라는 것. 그것은 '끝'의 한 상황입니다. 어떤 종교에서는 삶과 죽음이 반복되고, 죽음은 끝이 아니라는 생각도 던져주긴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하나의 삶을 끝낸다는 점에선 '끝'이 맞는 것 같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끝'이기에 죽음에 대한 현상을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죽는 느낌이 어떤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생각은 어느 시점에서 멈춰버리는지 지금 '살아있는' 우리는 절대로 알 수가 없죠. 그런데 만약, 이렇듯 궁금한 죽음 후의 세상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단지 목소리만으로. 그것도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 목소리로 말이죠.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은 참 행복할 것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행복감을 넘어서 눈물과 감동이 함께 할 수 있겠지요. 아직 제 곁에는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이 거쳐가지 않아서 (다행스럽게도), 이런 슬픔을 절대로 완전히 이해하고 상상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에서 사랑하는 가족, 지금은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될 때의 감정이 어느 정도 전달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전화'라는 물건에는 행복과 즐거움과 편리함이 있고, 그 이면에 슬픔이 있다고 말합니다. 전화로 들을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그 상실의 슬픔을 더욱 극대화시킨다는 거죠. 그래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함께 침묵하게 된 목소리를 그리워하면서.

  ​책의 느낌이, 그리고 책의 제목부터가 코를 찡하게 만드는 감동 스토리일 거라고 예측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천국에서 온 첫번째 전화』는 살짝 새로운 방편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천국에서 전화가 걸려온다'라는 설정에, 생각지 못 했던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제는 적이 되버린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 전화는 특별한 장소 '콜드워터(허구의 장소)'에 국한되어 울리게 되는데, 그로 인해 - 절대 생각치못한- 많은 문제점들이 생겨나죠. 작은 마을이 세상의 온 관심을 받게 되고, 전화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그 전화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내게는 언제 천국에서 전화가 올까."하고 말이죠. 게다가 어떤 아이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기대를 갖고 몇 날 며칠을 기다립니다. 상황은 생각과는 다른 쪽으로 이어집니다.

 

  ​작가 '미치 앨봄'은 식상할 것 같지만 식상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교훈을 던져줍니다. 상실의 아픔과 절망감에 슬퍼하는 와중에 걸려오는 전화, "잘 지내니?"라는 말이 얼마나 반가울까요.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로 걸려오는 전화는, 그 대상의 대한 그리움을 더욱더 증폭시킬 것입니다. (사실, "그래도 전화가 오는 게 어디야"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또다른 쪽으로 '전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그래서, 작가는 이 미래의 상상에 대한 조언보다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어 말합니다. "기계가 인간미를 대신하게 하지 마세요, 더 빠르고 더 쉬운 것이 가장 소중하고 가장 특별한 것을 대신하게 하지 마세요." 그의 말을 듣고 생각해봅니다. 지금, 빠르고 편리한 것을 빌려, 진심과 애정을 축소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은 각박해지고, 변하지 말아야하는 우리의 마음도 각박해진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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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와 함께 도래한 모든 마법적인 순간에도 불구하고 전화는 새로운 슬픔도 가져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전화로 듣지 못하는 목소리들을 그리워합니다. 우리는 전화기를 귀에 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었던 소통에 굶주려 합니다. 우리는 "안녕, 나야."라는 문장을 갈망합니다. (6p)

전화기는 잠잠했다. 테스는 사람 뼈라도 되는 것처럼 전화기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건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목소리는 다른 누구의 목소리와도 다르다. 우리는 어머니의 억양과 속삭임 하나하나, 재잘거림과 비명 하나하나까지 알아챌 수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엄마였다.

테스는 무릎을 끌어안았다. 처음 전화가 오고 난 뒤 그녀는 크래커와 시리얼과 삶은 달걀을 먹으며 집 안에만 있었다. 그녀는 일도 하지 않았고, 쇼핑도 안 했으며, 심지어 우편물도 받지 않았다. 그녀는 감지 않은 기다란 금발을 한 손으로 빗어 넘겼다. 기적에 갇혀버린 사람.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그녀는 상관하지 않았다. 천국에서 들려오는 몇 마디는 지상에서 들려오는 온갖 말을 하찮게 만들었다. (23p)

축복이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다. 선택받은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천국에서 전화할 때마다 치유의 비을 느꼈지만 도린은 애석하게도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에 느꼈던 커다란 기쁨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에 밀려났다. 바로 더욱 커진 슬픔. 심지어 우울.

그녀는 추수감사절 아침에 부엌에 서서 저녁식사를 몇 인분이나 준비할지 생각하다가 이런 슬픔을 깨달았다. 이름들 - 두 아이인 루시와 랜디, 그녀와 멜-을 불러보다가 그녀는 마치 로비가 정말 찾아올 것처럼 그까지 포함시켰다. 하지만 그는 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전화하기 전에 그녀는 상처를 덮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멜과 땅 위로 올라왔다. 멜은 지난 2년 동안 이렇게 투덜댔다. "그만해. 산 사람은 살아야지. 우리는 계속 살아야 해."

이제 그녀는 뒤로 끌려가고 있었다. 로비가 다시 삶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일부? 처음에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느꼈던 기쁨은 불안한 불만으로 변했다. 그녀는 하나뿐인 아들과 다시 연결되었다는 느낌 대신에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받았을 때만큼 또렷하게 상실감을 느꼈다. 여기저기에서 예상하지 못한 통화? 간단한 대화? 처음 나타날 때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질 현상? 끔찍하게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로비는 결코 집에 오지 않을 것이다. (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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