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 상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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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변의 의자에 카프카는 앉아서


세계를 움직이는 흔들이 추를 생각하네.


마음의 둥근 원이 닫힐 때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스핑크스의


그림자가 칼처럼 변해서


그대의 꿈을 꿰뚫었네.

 

 

상실의 시대를 읽고 해변의 카프카 (참, 제목도 잘 지었다)를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던 하루키의 문체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상당히 진지하고 본질적인 대화들이 인상깊다. 책의 뒷편에도 나와있다시피 이 책은 '하루키의 중·단편 중 가장 탁월하고 원숙한 작품이라.'고 일컫는다. 이후의 1Q84는 읽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말에는 동의할 정도로 작품을 읽는 내내 신비스럽고 몽롱한 기분에 사로잡혀 열심히 읽었다. 마음 속 세밀한 곳, 그 깊은 곳까지 내보이는 하루키의 문장들은 <상실의 시대>에서도 느꼈지만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그리고 하루키의 소설들은 영상미마저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소설은 다소 현실에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도 나오고 또 처음부터 끝까지 두사람, 혹은 더 많은 사람들의 시점이 반복되기 때문에 (대신 구분은 명확하다.) 조금은 어질어질했던게 사실이다. 

평소 나는 소설이든 뭐든 끝맺음이 애매모호한 것들에 대해서는 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아마 <해변의 카프카>도 나에겐 이 애매모호한 것들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이 소설에 대해 뭐라 평하기에는 부담스럽달까. 물론 독해능력에 따른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한다. 이 책은 책꽃이에 넣어두어 여러번 곱씹어야할 소설이다.

 

 

 

책 소개 : 인간의 근원적 명제인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이 만들어낸 현실의 틈에 자리한 미궁 속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힘겹게 성장해 가는 열다섯 살 소년의 모습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확인하고 있다.
이 소설은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온 열다섯 살 소년과, 어린 시절의 기묘한 사고 이후에 모든 기억을 잃은 대신 고양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노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현실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분신 같은 존재들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을 함께 그리고 있다. 또한 독특한 말투로 고양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나카타 상, KFC의 상징인 커널 샌더스의 모습을 한 '본래 형태가 없는 추상 관념'의 모습, 여러 가지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조니 워커 등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하루키는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넘나드는 빠른 전개 속에서도 특유의 문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혹시나 연결되있을지 모르는 시에키 상, 그리고 해변의 카프카

 

 


 

아직은 미숙한, 또는 어떤면에서 성숙한 15살 소년

터프한 세상을 맛보다. 그리고 까마귀 소년의 외침.

 

 

 

"넌 지금부터 혼자 산속에 들어가서 너 자신의 일을 하는 거야. 네게도 마침 그런 시기가 찾아왔어."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던

'나카타'라는 인물의 또다른 이야기

 

 

 

현실과 비현실, 내면적인 것들, 어둠과 밝음속에서 '아마도 방황하고 있을 우리들의 이야기' 해변의 카프카.

 

 

작가는 말한다. "다무라 카프카 군은 곧 나 자신이며, 독자 여러분 자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그와 같은 눈으로 이 작품을 보아줄 수 있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 소망스러운 일은 없겠습니다." 겨우 한번 읽은 나는 그가 7년을 함께 눌러쓴 이 소설을 그의 눈이 되어가면서까지 느끼지 못했다. 기왕이면 몇번 더 읽어 제대로 느끼고 싶다.

 다시 만날때까지!

 

 


P.S 나또한 애매한 리뷰가 되어버린 듯.. 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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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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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숫자들의 단서만이 있는 살인사건. 그리고 그 숫자들이 여러개 등장한다.

그리고 다음 살인의 장소는 호텔이다!

 

 참 많은 작품들을 내는 히가시노 게이고, 저한텐 <용의자x의 헌신>이후 두번째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추리소설을 좋아는 하지만 자주 읽지는 않는다는 걸 말씀드리고...    용의자 x의 헌신은 몇년 전에 읽고서 너무 재밌어서 경악을 했던 작품이었어요 ㅋㅋ 살인사건과 사랑이 맛있게 버무려진 느낌? 그래서 일단 다른 것을 제외하고 '재미는 우선 보장할 수 있겠다' 하고 이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을 읽고 싶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운좋게 빌렸어요. 음, 일단 소설은 굉장히 재밌었어요. 사소한 사건들부터 조그만 단서까지 결말과 이리저리 관계되어 있어서, 작가가 정말 치밀하게 신경을 써서 구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작가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장소는 '호텔'로 한정되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살인사건이 호텔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짐작 하에 경찰들은 호텔 근무자로 잠복수사를 하게 되는데요. 경찰인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완벽하게 모습을 감추게 되죠. 소설을 읽고 난 뒤 찾아보니 제목의 매스커레이드는 실제로 '가장 무도회'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였어요. 그리고 호텔이 주 배경이니 실제로 서비스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이 다루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도 서비스라는 두 대상이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받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일단 특별한 장소, 생각지 못한 반전, 뻔하지 않은 결말이 좋았고 특히나 그 뻔하지 않은 것들에 사소한 이야기들이 엉켜있어서 더 긴장감있고 재밌게 추리소설을 즐겼던 것 같아요. 

 

 

 


"한 사회에서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때그때 적절한 가면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임시방편의 가면을 둘러쓰기도 한다.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가면의 모습이 다양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지녀야 할 본래의 얼굴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허상인지도 모른다." - 역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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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대왕 사계절 1318 문고 7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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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트레페리덴 왕조의 구미-오리 2세 대왕이다"

갑자기 가족들 앞에 나타난 오이대왕의 첫등장은 이렇습니다ㅋㅋㅋ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청소년 도서인데 말썽꾸러기인 볼프강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볼프강의 가족은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누나, 막내동생 이렇게 6명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집에, 흉측하고 물컹하게 생긴 오이대왕이 나타납니다. 이 오이대왕은 자신을 '짐'이라고 높여부르면서 가족들을 시종처럼 부리려고 합니다. 가족들은 모두 이것을 꺼리지만 아버지는 우스꽝스럽게도 이 오이대왕에게 충성을 다해요. 그리고 동정심 많은 막내아들도 후에 그를 도와주게 되고... 또 다른 가족 구성원들 각자의 행동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몇몇 비밀도 밝혀지면서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부자연스러운 가정의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

 

 

 

 

새겨보기

 

나는 현실이 아닐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가 이상하게 생겼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무 생각도. 내 친구 조 후버는 이런 때 "머리가 서 버렸다!"고 표현했을 것이다. 다만 아빠가 "안 돼!"라는 말을 연거푸 세 번 외쳤던 것은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아빠는 늘 당신이 한번 안된다고 한 것은 끝까지 안되는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안 된다는 아빠의 말이 아무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 14p

 

"제 침대에서 편히 주무시지요. 주무시는 동안 제가 전하를 지켜 드리겠나이다" 그 말을 할 때, 아빠는 웃지 않았다. 나는 아빠가 농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 29p

 

누나는 어머니에게 오이대왕과 아버지에 관한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막무가내였다 오이대왕 이야기는 듣고 싶지도 않은데다, 또 그것은 순전히 아버지 혼자만의 일이라며 매번 누나를 피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당신 앞에서 우리가 아버지에 대해 험담하는 것도 싫다고 했다. 자식으로서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세상에는 우리 아버지보다 안 좋은 아버지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거였다. - 82p

 

할아버지는 다만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오이대왕이 징그럽긴 하지만, 정상적인 가정에 나타났다면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로 취급받지는 않았을 거라고 했다. 어머니는 우리 가족도 지극히 정상적인 가족이라고 했다. - 87p

 

 

 

 

 

"모든 것을 다 좋아할 수는 없는 거야. 나쁜 것을 좋아하면 안 돼"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나는 내 말이 과연 옳은지 확신이 서지는 않았다. - 144p

 

 

오이대왕에 의해 가족들의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볼프강은 분노하게 되죠. 특히 아버지는 보험회사의 오이황제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ㅎㅎㅎ) 오이대왕에 지나치게 헌신하게 됩니다. 그 모습이 참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어쨌든 오이대왕의 문제에 대해서는 마지막 약간의 반전으로 행복한 열린 결말을 만들어냅니다. 가족들이 서로의 모습을 인정해가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카프카의 <변신>이 떠올랐는데요. 어떠한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온 후에 (변신에서는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죠, 조금 더 자극적이긴 하지만.) 변화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그러나 결말에서 둘은 차이가 나죠.  청소년 도서임에도 조금 중요한 문제를 다룬 것 같은데 보시다시피 귀여운 어린아이의 말투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요즘 동화나 청소년 도서들 중 민감한 문제를 다룬 것들을 많이 발견하고 있어서 참 재밌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보다 쉽고 재밌는 방법으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이런 동화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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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 - 나의 가치를 높이는 절대적 질문
정철윤 지음 / 8.0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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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기계발서는 많이 읽진 않는 편입니다. 물론 마음에 담아두곤 했었던 자기계발서는 몇 권있지만, 여러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반복되는 사례들과 팁들은 대체로 뻔하게 느껴지거나 평범한 저와는 다른 도전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지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를 읽고나서는 한동안 제 생각의 기준을 지배할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떤 자기계발서를 읽고 가진 의문을 비슷하게 작가는 책의 초반부분에서 예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얘기가 솔직히 별로 다가오지는 않아요. 단돈 30만원을 가지고 런던에 갈 만큼 용기가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요." 그리고 작가는 말합니다. "비범한 도전을 통해 나만의 무엇을 찾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 그의 도전과 성공보다는, 그가 남들과 무엇이 달랐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그 다른 점을 어떻게 끄집어내어 발전시켰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http://youtu.be/mWhHkyNnJ5o

출판사에서 제공된 북 트레일러입니다.

 

감성적인 영상과 함께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유명인들의 대답또한 담겨져 있습니다.

 

이 책의 대상은 오직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과 취준생들만 해당되진 않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속의 직장인들, 집안일과 육아에 쫓겨 꿈을 실행할 시간이 없는 주부들, 새로운 꿈을 실행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는 어르신들...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한 청소년들 그리고 샐러던트(saledent 자기계발에 공을 많이 들이는 직장인들 - 16p) 까지.

영상에서 처럼 '세상이 정한 가치에 흔들리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그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무.다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의 독자입니다.

 

 

 

 나만의 무엇에 대해서

 

제가 남들과 다른 점에 대해 질문을 하면, 대부분 자신이 남들보다 나은 점을 고민했습니다. 이는 잘못된 고민입니다. 저는 '나은 점'이 아니라 '다른 점'에 대해서 질문을 한 것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사회의 일반적인 잣대를 기준으로 한 타인과의 비교와 경쟁 논리에 얼마나 익숙한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 15p

 

 

 

인상깊었던 한 문장. 어느 정도 삶의 길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나만의 무엇'에 대해 고민해본적이 없어서 이리저리 휘둘렸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나에 대해서 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가장 큰 확신이 없었습니다.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것은 오로지 '나'일텐데 왜 조금더 깊게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내 눈으로 보는 나는 비교적 주관적으로 보여지기 마련입니다. 그 선택에 확신이 드려면 마음의 거울을 조금더 비추어보아야 했었는데 지금까지 생각했던 시간이 부족했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몇 번 우유부단한 결정을 하곤 했었죠..

 

 

 

 

가장 좋았던 표현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유연하게 연주하는 재즈의 자세와 헛스윙의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트라이크의 자세

즉 재즈의 유연성과 스트라이크의 과감함, 이 두 가지 자세가 나만의 무엇을 찾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 62p

 

 

 

나만의 무엇을 찾는 10가지 혁명

 

 

그리고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반부분.

강점 혁명, 약점 혁명, 취미 혁명, 잉여 혁명, 가치관 혁명, 역경 혁명, 도전 혁명, 박스 혁명, 타인 혁명, 환승 혁명

이렇게 10개 혁명의 실행방법과 사례를 설명합니다.

 

 


 

 

웬만하면 책을 조심스럽게 보는 편인 저도 정리&실행 편에서는 연필로 꼼꼼히 적어가며 나만의 무엇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딱히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지 잘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도 해보지 않았던 지난 날들을 떠올렸고 그러한 날들에는 사소한 성공과 실패, 관심사에 많은 의미를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를 읽으면서 역시 조그만 것들 하나하나 손으로 쓰고 새기니 '나'와 나의 가치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나의 특징들을 생각하면서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면서도 속 깊은 곳 생각까지 써내려갔고 지난날에 사소한 것들까지 의미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모든 것에 조금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저이기에 어떤 혁명의 부분에서는 꽤 많은 시간을 생각하다 실패하고 빈칸으로 남겨두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해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 한 개의 혁명이라도 제대로, 그리고 진지하게 실천하는 것입니다'라구요.

 

 

 

 

나를 스쳐 지나가는 많은 순간, 경험, 심지어 생각까지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삶을 더욱 촘촘하게 살 수 있습니다. - 122p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옳고 그른 것은 없습니다 나만의 무엇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세상의 잣대가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직 나만이 이를 선택할 수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무엇을 찾는데 있어서 가치관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 135p

여러분이 생각하는 남들과 다른 점을 타인이나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과도 아직 공유하지 않았거나, 혹은 공유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직까지 여러분의 확신이 약하다는 반증입니다. - 201p

 

 

 

그렇다면 저는 나만의 무엇을 찾았는지 궁금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저는 나만의 무엇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나만의 무엇이 될 실마리는 여러개 잡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경험들을 통해서 이 책에 끄적여놓은 것들에 조금 더 붙여넣고 뚜렷한 나만의 무엇을 찾을 예정입니다. 예전 책 리뷰에서도 썼었는데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게 제 꿈중에 하나거든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책의 3단계 부분을 통해서 실행하고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계사 8.0 (eight point)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책의 뒷편에 요약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책보다 얇지만 중요한 부분을 다시 읽어보고 싶을 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자 강연도 9월부터 11월까지 활발히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저번에 와우북 페스티벌에 가고싶었는데 알바때문에 못가서 너무 인상깊게 책을 읽은 만큼 한번 강의로도 나만의 무엇을 느껴보고 싶네요.

 

+ 저자 블로그, 가치혁명가 정철윤 http://blog.naver.com/namuda2012

 

"나만의 스토리는 특이하고 대단한 이야기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나만의 무엇이 제대로 표현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내 이야기를 듣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 -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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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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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 이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눈에 띄는 샛노란 표지와 가로로 된 제목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초반에 나오는 어디선가 들어보았던 이광섭의 시도 참 좋았습니다. 아마도 이 시에서 제목을 따온 듯 한데, '어디서 무엇이 되어..'라는 구절은 노래와 영화, 책 수많은 곳에서 쓰여진 사랑받는 구절이더군요. 역시 무언가 익숙한듯 했습니다. :-)  책 뒷편에는 '아름답고 담백하고 쓸쓸하다'라는 글귀가 적혀져 있었습니다. 이 말처럼, 그리고 '저녁에'라는 아름다운 시처럼 이 책이 어떤 느낌을 줄지 책표지의 노란 색깔처럼 상큼한 느낌을 줄런지 궁금해하면서 읽었습니다.

 

기껏해야 십 초 정도밖에 안 되는 드라마였다. 그러나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주연배우였다. 그 짧은 시간동안 그녀는 자기 존재를 완벽하게 개진했다. -17p  플레이보이지가 눈앞에 계속해서 아른아른 거리던 그날, 주인공은 대학교 음악감상실에서 박은영이란 여자 처음 만납니다. 그리고 첫눈에 반해서, 비밀스럽지만 매력적인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의미있는 사이가 되진 못합니다. 그 후 여러번의 우연한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들은 많은 시간동안 서로를 기억속에서만 바라보게 되죠.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70년대의 시간을 넘고 서투르고 흔들리는 젊음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성숙해진 주인공은 어떤 한 청년을 만나 박은영을 진하게 추억하게 됩니다.

 

 

 

 

어둠이 짙으면 밝음에 대한 기대가 망상 수준으로 커진다. 내가 그랬다. 나는 대학을 숭배했다. 대학은 절망한 나를 이끄는 깃발이자 유토피아였다. 그러나 정작 대학생이 되자 그 깃발은 금세 찢겨버렸다. 우주는 여전히 침묵하는 우주였고, 나무들은 그저 저 홀로 잘 자라거나 말라 죽었으며, 세상은 더 많은 모순과 억압으로 나를 위협했다. 그나마 두들겨패는 교수가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 40p

 

밤하늘의 별들처럼, 세상은 얼마나 많은 여로의 경연장인가. 지지를 상실한 권력이 헛된 무당춤을 추고, 새로운 질서를 원하는 시민들이 전국의 거리를 가득 채운 그 시절에도, 이방의 여행자 조 후버가 있었고, 나에게 사랑의 신호를 보내는 당차고 귀여운 여자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라고 불리는 별자리에는 한스 뮐러도, 조 후버도, 귀여운 그 여자도, 나도 없다. - 72p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내내 종로의 한 레코드가게에서 산 피터, 폴 앤 메리의 테이프를 들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화음 위로 박은영의 목소리가 겹쳤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그들을 듣고 있다 사랑과 평화와 행복의 꿈을 호소한 그들의 아름다운 노래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여전히 현실이 되지 못했다. 여전히 현실이 아니다. 그래서 여전히 그립고 여전히 슬프다. -119p

 

이런 생각이 든다. 별들이 이토록 많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내가 매일 밤 아파트 옥상이나 더 높은 산정이나 혹은 인적 없는 깜깜한 바닷가에서 죽을 때까지 이름을 붙여준다 하더라도, 여전히 이름 없는 별들이 무궁무진할 테니 얼마나 다행인가, 정말이지 그들이 고맙다. -161p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수도 없이 되뇌었다 나는 그 '언제'밖에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우주가 우리를 한 무대에 불러주어서 다시 한번 만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녀도 나도 무엇인가 되어, 더이상 청춘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 되어, 우리가 결코 알지 못했던 어떤 낯선 무대에서 만나게 될 텐데 말이다. 무엇인가 되어 다시...... -60p

 

 

젊음을 은은하게 추억하는 이 책을 청춘이란 시점에 읽고있는 저는 미래를 상상해보았습니다. 내가 나중에 커서 지금 내 모습을 바라보면 어떨까. 지금 인연들이 나중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어떤 것이 끊어지고 어떤 것이 이어갈까. 우리는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까?

사실 이런 생각들은 평소에도 가끔 드는 생각이고 너무나 궁금한 호기심입니다. 이렇게 평소에 추억하던 것들을 떠올리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를 읽으니  삶의 소중한 한 가지는 추억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를 바라보며 하는 추억.. 그 중 청춘의 기억은 특히나 조금 더 깊기도 하고 더 쓰고 달콤할 것 같습니다. 책 속에서 그려졌던 70년대 사회, 대학생,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 우연한 만남, 인연, 플레이보이, 사랑 그리고 이별, 폴앤 메리의 노래, 데미안, 오르페우스와 같은 청춘의 모든 기억들. 그것과는 다르지만 어쩌면 비슷한 감정을 가졌을, 지금 제가 만들고 있는 이 청춘의 기억들이 어디서 무엇인가 되어서 다시 추억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친구.. 가족, 형제, 그리고 사람들, 설레임, 좌절, 실패와 성공, 부끄러움, 새로운 경험들... 그것이 달콤한 추억이든 씁쓸한 추억이든, 그 기억을 곱씹고 추억할 나이가 되거든 아마도 모든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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