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5600% 신화를 쓰다 - 가치투자의 귀재 존 네프
존 네프 & 스티븐 L. 민츠 지음, 김광수 옮김 / 시대의창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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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나의 동향이 확산될 경우 대중은 개인의 참여를 요구하게 되며, 나 혼자만 이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콘서트 현장에서 혼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낼 용기는...? 보통사람이라면 함부로 하기 어려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비인기주를 매수하는 일은 이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 本文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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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네프는 올해 74세로 이미 10년 전인 1995년에 은퇴한 펀드매니저이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펀드업계의 전설로 남아있는 인물이다. 그는 1964년부터 1995년까지 무려 31년간 뱅가드 윈저 펀드를 운용했으며, 총 5,546.4%의 수익률을 올려 같은 기간의 S&P500 지수의 총수익률을 두 배 이상이나 앞서는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이 기간 동안 20번이나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는 펀드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는 1976년 이후 지금까지도 배런스 라운드테이블에 초청될 만큼 주식 투자에 관한 남다른 권위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그는 사실 워렌 버펫이나 피터 린치만큼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의 다소 고리타분한 느낌을 주는 펀드운용방식과도 얼마간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에 관해서 다룬 책들이 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점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이 책 말고도 존 네프에 관해서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책은 스티브 민츠(이 책의 공저자임)외 2인이 지은
8인의 거장이 밝히는 나의 투자 전략(원제 Beyond Wall Street)이라는 책 한 권에 불과할 정도여서, 나이로 보면 그와 동갑이나 다름없는 워렌 버펫이나 조지 소로스(둘 다 1930년생)에 관한 책이 비교적 여러 권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현실에 비춰봐서도 존 네프가 조금은 덜 유명한 것이 일견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존 네프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나의 성공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제목 아래 그의 시티뱅크 투자에 관한 무용담을 소개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시티은행의 전설'로도 일컬어지는 유명한 이야기인데, 1987년부터 1992년까지 그는 무려 6년에 걸쳐서 시티뱅크 주식과의 대장정을 함께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그는 투자자로서 경험할 수 있는 온갖 기대와 실망, 믿음과 좌절, 우려와 비난들을 빼놓지 않고 겪게 된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역행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그 자신의 현명한 판단과 꺽이지 않는 꿋꿋한 의지를 지켜낸 끝에 마침내 오랜 기다림의 대가를 만끽하게 된다. 그는 시티뱅크에 대한 투자 경험을 통해 투자의 성공은 반드시 우량주나 강세시장과 직결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였으며, 그 자신의 성공을 이끌어낸 원동력이 무엇이었던가를 명백히 한 이후에 주식시장과 싸워온 오랜 세월 동안의 투자 경험을 소상히 꺼내놓기 시작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그 자신이 표현한 대로 '미시간 촌뜨기'가 단돈 20달러를 들고 시골을 떠나 트럭을 얻어타고 뉴욕으로 나서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애널리스트로서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일, 그리고 마침내 윈저 펀드를 지휘하게 되는 과정 등을 들려준다.

제2부는 '변하지 않는 원칙'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 네프의 '낮은 PER 종목'에 대한 투자 원칙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와 아울러 그는 이 원칙보다 훨씬 더 중요한 측면으로서, 그 자신이 세운 투자원칙을 흔들림없이 지켜나가는 과정을 여러 차례에 걸쳐 소개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윈저 펀드의 핵심 투자전략은 저PER 포트폴리오의 구성에 있다. 또한 네프는 '총수익률'이라는 개념과 PER의 긍정적인 관계를 발견하여 이를 윈저 펀드 운용의 핵심적 경쟁력으로 삼았다. '총수익률'이란 미래의 성장 추정치, 즉 연간 수익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의 합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윈저 펀드는 오랜 기간 동안 PER이 총수익률의 절반과 비슷한 수준인 종목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고 한다.

또한 윈저 펀드의 또 하나의 주된 전략은 '계산된 참여'라는 공식을 저PR 투자와 혼합하는 데에 있었다. 즉 투자대상 주식들을 인기성장주, 비인기 성장주, 적정 성장주 및 순환성장주로 분류하고, 늘 시장의 인기와 흐름에 역행하는 데 촛점을 맞춤으로서 인기없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PER 포트폴리오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마음가짐'이라는 요소이며, 네프가 윈저에서 남다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기꺼이 리스크를 무릅쓰며 대중이 지향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한 덕분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제3부는 소위 '윈저펀드의 투자일지'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펀드 운용에 관한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1970년부터 1993년까지 해마다 펀드수익률이 어떠했으며, 어떤 종목에 어떻게 투자했다는 내용들이 다소 지루하게 언급되어 있어서, 윈저 펀드의 주주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읽는 재미가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네프가 윈저 펀드을 운용했던 이 기간 동안의 미국 증시의 흐름과 펀드매니저의 시장흐름에 대한 판단, 종목 선택에 대한 숱한 고민들, 펀드수익률과 벤치마크가 되는 시장수익률에 대한 압박감등에 대해 사실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점은 다른 책에서는 쉽사리 접할 수 없는 부분이다.

투자 거장들의 투자방식을 비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만큼 의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굳이 다른 투자의 거장들과 네프와의 차이를 언급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즉, 피터린치는 3루타, 5루타 혹은 10루타 종목들의 꾸준한 발굴을 통해 마젤란 펀드와 그 자신을 빛나게 만들었다면, 네프의 윈저 펀드는 신화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점수를 홈런 보다는 잦은 안타를 통해 빼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피터린치는 대형 장외홈런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면 종목수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많은 수의 종목들을 펀드에 편입했지만, 네프는 '계산된 참여'의 틀을 바탕으로 종목별 배당율을 포함한 온갖 수치들에 대해서 일일이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총수익률'을 산출한 뒤에 추려진 '낮은 PER의 종목들만' 투자범위에 포함시켰다는 차이점이 있다.

워렌 버펫과 비교해 봤을때의 두드러지는 특징으로는, 네프의 투자 방식은 투자기간이 비교적 짧고, 기술주든 경기순환주든 가리지 않으며,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점과 수치를 통해 산출된 종목을 중심으로 폭넓은 분산 투자를 지향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네프의 투자스타일 자체가 시장의 인기와는 정반대 방향을 지향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 자신도 수십년의 투자 경력 가운데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활황장세가 반드시 매번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마치 요즘의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같이 주기적으로 뜨겁게 불타오르는 활황장세를 빗대어 그는 '아드레날린 장세'라는 독특한 이름을 붙였다. 바야흐로 한국의 주식시장도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흥분에 찬 목소리들이 여기 저기에서 들려오는 요즈음, 까마득히 오래 전인 1960년대부터 시작하여 무려 30년 이상을 자신의 투자원칙을 굳건히 고수해온 이 가치투자의 귀재가 오늘날의 투자자들에게 들려주는 다음의 이야기가 새삼 경종처럼 깊은 울림으로 들려오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뮤추얼펀드의 운용을 책임진 이후로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다. 그러나 투자의 본질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도 저PER 종목은 '용기있게' 매수하는 투자자들에게 그만한 기회를 가져다준다. 오늘날에도 투자자들은 군중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최근에는 활용 가능한 정보의 양이 실로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나 지식없이 무작정 덤비는 단기 투자자들 역시 많다는 점이다.

오늘날처럼 피상적인 정보와 지식에 의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신중한 투자자들의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 펀더멘털, 업종, 경제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남들이 이미 발견한 광산을 뒤늦게 쫓아다닐 뿐이다. 마찬가지로, 인기 절정에 이른 뮤추얼펀드만을 찾아다니며 큰 돈을 벌었다는 투자자들 역시 이미 한물간 조류에 편승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어느 시대에서나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마치 그들 모두에게 황금을 안겨줄 거대한 광맥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황금을 향한 질주는 결국 비극적인 종말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모든 이들이 횡재를 얻으려고 뛰어들지만 거의 대부분은 빈털털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게 주식시장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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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템플턴, 월가의 신화에서 삶의 법칙으로
로버트 허만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이것은 책이 아니다. 이 책을 만난 사람은 한 인간을 만난 것이다.
  - 월트 휘트먼, 『풀잎(Leaves of Glass)』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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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존 템플턴의 전기이다. 그런데 템플턴 자신이 쓴 책이 아니라, 그의 위임을 받아 템플턴 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로버트 허만 박사가 쓴 전기이기 때문에 템플턴이라는 인물을 훌륭하게 보이도록 저자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쓰지나 않았는지 걱정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회고록이나 자서전과는 달리 존 템플턴이 지나온 삶을 연대기 형식으로 비교적 평이하게 서술한 책이어서, 삶에 대한 '겸허한 접근'을 강조해온 템플턴의 인품과도 많이 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존 템플턴 경에 관한 책들이 늘 그렇듯이 이 책 또한 그의 월스트리트에서의 신화적인 성공 스토리에 대해서는 오히려 소박하게 다뤄진 느낌이 많다. 그 대신 절제와 검소함이 체화된 그의 고매한 인격과 높은 수준의 도덕성 및 인류에 대한 깊은 박애정신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존경심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1912년에 미국 테네시 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존 템플턴이 현존하는 월스트리트 최고의 펀드매니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무덤덤하리만치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전기를 대할 때 우러나는 감동은 다소 부족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존 템플턴이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마칠때까지의 성장 과정만 예로 들더라도 결코 평범한 인물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11년 동안 한 과목에서도 A 아래의 성적을 받지 않았고, 센트럴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졸업생에게 수여한 다섯 개의 금메달 가운데 네 개를 받았으며, 그가 다니던 학교에서 최초로 예일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템플턴 경이 어릴 때부터 습득한 훌륭한 삶의 자세와 덕목들에 대해서 훨씬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이런 점들은 템플턴의 삶의 자세와도 일견 닮아 있어서 공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존의 성장과정에서의 몇몇 일화들은 먼 훗날 존 템플턴이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어린 나이에 이미 불굴의 인내와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중요한 덕목을 이해했으며, 그의 아버지조차 아들의 의지력과 성공하려는 집념, 1분 1초까지 아껴쓰는 능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84년(지금은 92세) 이상을 살아오는 동안 텔레비전을 84시간도 시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예일대학교에 다닐때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잡지 구독을 권유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너무나도 어려웠던 그 일을 기어코 성공해 내는 과정을 통해 그는 근면과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와 인생에서 시련에 부딪쳤을 때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는 '불굴의 인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예일대를 졸업한 후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 대학교에 진학한 그는 투자자문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졸업 직후인 1936년에는 세계일주를 떠나 7개월간 35개국을 여행하기도 했다. 그 여행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이 후일 그가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가로 자리메김하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일주 여행을 마친 뒤에 그는 월 스트리트에 있는 페너&빈의 신설된 투자자문 부서에 취직하게 된다. 결혼 초기부터 그는 자신의 소득 가운데 무조건 50%를 저축하기로 다짐했고, 철저하게 검약의 원칙을 지켰으며,
자동차와 집, 가구를 구할 때는 남편과 아내 중에 누가 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지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가 200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처음으로 구입한 것은 그의 재산이 25만달러를 넘어선 다음이었다고 하며, 맨해튼에서 월세 아파트로 이사갈 때는 가장 많은 돈을 주고 산 가구가 5달러에 산 소파였는데 그 후 25년 동안이나 잘 썼다고 한다.

존 템플턴이 1939년에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을 코앞에 두고도 주식을 매수한 일은 아마도 템플턴에 관한 일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얘기일 것이다. 그는 1달러 미만으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을 100달러어치씩 매수했으며, 부도여부와 관계없이 총 104개 종목을 매수했다. 그가 투자한 원금 1만 달러는 평균 4년 정도 보유한 뒤에는 4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나 있었다!

그 당시 그가 투자했던 최고의 주식은 주당 0.125달러에 100달러어치 총 800주를 매수한 철도회사 주식이었는데, 전쟁이 터진 뒤 주당 5달러까지 상승하자 모두 팔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 5년만에 이 주식은 무려 105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100달러 어치를 사서 4,000달러에 판 주식이 그 뒤 5년만에 무려 84,000달러(840배 상승)까지 치솟았던 셈이다.

존 템플턴은 사실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며 누구보다도 장래를 밝게 내다보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그의 핵심적인 투자전략은 "비관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매수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 이렇게 묻습니다. 어느 곳의 전망이 좋으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질문입니다. 올바른 질문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어느 곳의 전망이 최악이냐고 말입니다"

그가 제정해 1973년부터 인류애와 종교적 성취가 뛰어난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는 템플턴상은 종교계의 노벨상에 비견된다. 지금까지 테레사 수녀와 빌리 그레이엄 목사, 한국의 한경직 목사 등이 템플턴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존 템플턴은 펀드 운영에서 공식 은퇴한 뒤 현재 템플턴 재단의 자선활동에 전념하고 있으며, 매년 40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사후에 전재산을 자선사업에 쓸 수 있도록 재단에 기증하기로 했으며, 자식들에게는 일체의 유산을 남겨주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후반부에는 존 템플턴이 직접 모은 "삶의 원칙" 200가지가 고스란히 소개되어 있는데, 그가 평생 동안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명언들도 두루 음미해 볼 수 있어서 좋다.

이 책에서 존 템플턴이 보여준 삶의 철학과 원칙은 일반적인 성공 원칙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일에 자신의 전부를 투자하고, 마지막 땀 한 방울을 더 흘리고,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고, 꾸준히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면 성공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또 삶이란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스스로를 돕고, 부정적인 데서 긍정적인 것을 찾아내고,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전기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성공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는 일은 늘 흥미롭다. 그리고 보람있는 삶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부단히 이끌어주는 힘이 있어서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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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우 얇은 책이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
    from Value Investing 2012-02-08 23:25 
    이 책은 142쪽에 불과한 아주 얇은 책이다. 그렇지만 책의 제목 만큼이나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당신이 만약 참된 영혼이 깃든 원칙들을 선택했다면 ······ 더 많은 고객들이 찾을 것이다. 당신의 사업은 번창할 것이다. 만약 영혼이 깃든 원칙을 갖지 않고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며, 이 세상에 좋은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저자인 템플턴 경은 경고한다.2008년에 작고한 그가 생각하는 '영혼이 있는 투자 원칙
  2. '텔레비전을 84시간도 시청하지 않았다'는 사람의 인생 계획
    from Value Investing 2012-02-08 23:27 
    이 책은 존 템플턴이 제임스 엘리슨에게 구술한 것이지만 저자는 당연히 템플턴이다. 1912년에 태어나 3년 전인 2008년에 작고한 템플턴 경은 '성인과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1분 1초'를 아끼며 살았던 사람이며, 그의 '자서전'에서 읽은 내용으로는 '살아오는 동안 텔레비전을 84시간도 시청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는 이 책에서 21가지의 '템플턴 플랜'을 제시하고 있는데 하나 하나가 모두 '금과옥조'처럼 소중한 원칙들이다.그
 
 
sayonara 2005-01-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템플턴이라는 인물이... ^^;)

템플턴의 사람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정말 훌륭한 인간이군요.

겉과 속이 다르고, 성공 이전과 이후가 다른 그런 졸부들에게는 볼 수 없는 아우라마저 느껴집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oren 2005-01-26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yonara님께서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템플턴 경은 인류애 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로 87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았고, 월가에서는 "성인 존"이라는 별명으로 불릴만큼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투자원칙을 입증하듯이 한국이 IMF 경제위기에 빠져있던 1997년 12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수를 선도한 인물이기도 하지요.

템플턴경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아직도 여전한 듯 합니다. 그가 약 7개월 전인 2004년 6월에 한국의 某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을 때 언급했던 내용 가운데 일부를 덧붙여 봅니다.

"심지어 현재에도 한국에는 다른 어느 국가 보다 매력적인 종목(bargains)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국인들이 정직하고 근면하며, 검소하고 새로운 기회나 발상에 열려 있기(open minded) 때문이다."
 
돈 그 영혼과 진실 - 돈의 본질과 역사를 찾아서
버나드 리테어 지음, 강남규 옮김 / 참솔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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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인간의 비전이 3,000년의 역사를 아우를 수 없을 때,
그는 미망의 어둠 속에서 헤메이면서, 그 시대의 한계 속에서 살아야 한다
. -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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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돈'에 관해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사회는 세 가지 근원적인 금기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섹스, 죽음, 돈(화폐)이 그것이다. 사실 '돈'에 대한 얘기는 수세기 동안 '정중한 자리'에서는 입에 담지 말아야 할 주제들이었다. 그렇지만 금기는 항상 우리의 삶에서 분리해서 내다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돈과 문명의 관계는 DNA와 종의 존재와도 같다고 보며, 수천년 동안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온 '돈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물고기는 물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물고기는 그 속에서 헤엄을 치기 때문에 물의 실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인간이 돈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처럼 돈에 대해 무지한 우리에게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과 그의 후예들이 제공한 중요한 단서들로부터 돈의 미스터리를 밝혀내는 긴 여정을 우리 앞에 마음껏 펼쳐내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버클리 대학의 펠로우, 콜로라도 나로퍼 대학의 교환교수로 재직중이다. 전자공학, 국제금융학, 원형심리학 등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쌓았으며, 단일통화 유로의 준비과정에도 참여하는 등 30여년 동안 돈과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해왔고,「비즈니스 위크」에 의해 세계 최고의 머니트레이더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금융전문가이자 심리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지은이가, 신화, 역사, 심리학, 문화인류학 등 인문학의 성과를 빌려 돈의 영혼, 본질, 미스터리, 역사, 미래 등을 종횡무진 파헤치는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이 책은 흔히 접하는 '돈버는 기술'이나 재테크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철학자 켄 윌버는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종류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구조를 그의 명저 
모든 것의 역사(A Brief History of Everything)를 통해서 제시했다고 한다. 윌버가 제시한 지식구조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되는데, 좌우는 내향성과 외향성을 기준으로, 상하는 개인과 집단을 기준으로 했다고 한다. 윌버의 분류를 활용하여 '돈 문제'를 구분해 본다면, 개인적이면서 외향성이 있는 현상을 다루는 것은 사분위의 오른쪽 윗면에 위치한다. 즉 개인이 어떻게 돈을 증식할 것인가를 다루는 투자이론이나 재테크 기술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책은 개인적이면서 집단적인 내면의 세계를 다룬다. 이것은 윌버의 분류에서 볼 때 왼쪽의 윗면과 아랫면을 아우르는 영역이다. 이 책과 반대로 돈의 외향적이고 집단적인 세계를 다루는 책들은 주로 돈의 행태, 화폐시스템 및 유통과정 등이 핵심 화두이고, 이 책의 저자가 쓴 또다른 저서인「돈의 미래」라는 책이 여기에 해당되며 영국에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만큼 화제가 되었다고도 한다.

또한 피터 번스타인의
황금의 지배(The Power of Gold)라는 책도 인류의 화폐시스템에 대해 다룬 책인데, 황금이라는 금속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3,000년간의 역사에 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번스타인의 탁월한 솜씨는 버나드 리테어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이들 두 저자의 주장 가운데에는 '화폐(또는 황금)를 소유하고 축적하도록 부추기는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내향적 측면에서 화폐시스템을 분석하는 일은 인간이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무의식을 탐색하는 일이기에 꽤나 힘겨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칼 융이 '원형과 심리의 관계는 본능과 육체의 관계와 같다'고 말한 것처럼, 돈의 본질과 원형 그리고 이 원형이 만들어낸 두 개의 그림자까지 파헤쳐 들어가면, 현대 금융 시스템의 핵심 감정은 곧 '탐욕'과 '빈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돈이 가지고 있는 양극단의 그림자인 탐욕과 빈곤은 두려움에 의해 서로 연결(매개)되어 있다는 것이다.

돈은 단일한 실체이다.
돈은 인간에게 가장  큰 기쁨을 선사하는 사랑과 같은 반열이고, 인간에게 무한한 두려움을 일으키는 죽음과 같은 선상에 있다. -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불확실성의 시대 The Age of Uncertainty」中에서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현대 금융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 감정의 근원을 찾는 긴 여정의 로드맵이며, 돈이 유발한 강박관념과 충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단서를 제공해 준다. 저자가 독자와 함께 떠나려고 하는 여정은 인간의 머리(사고방식) 속에 대한 탐험이고, 현대사회가 터부시하는 돈에 대한 도전이기도 한 셈이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흥미가 생겨서 사게 된 책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읽기 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 왕조 시대의 온갖 여신 숭배 이야기에서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탐구를 거쳐, 기나긴 암흑기의 중세 중기의 이야기까지 돈의 본질과 관련된 인간 심리의 근원적 의식을 탐구하기 위해 수많은 책들로부터 얻은 방대한 지식들을 아낌없이 독자들에게 내보여준다. '머니(Money)'라는 말이 로마 신화의 여신 유노의 별칭인 모네타(Moneta)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에서 부터, 금융투기 및 공황과 관련된 현대의 언어 가운데 매니아는 마에나드스에서, 패닉은 신의 이름인 판에서 유래되었다는 온갖 다양한 얘기들도 빼놓지 않는다.

중세의 끔찍했던 마녀사냥의 얘기는 특히 흥미로운데, 이것은 인간의 의식속에 내재되었던 엄청난 '강박관념'이 얼마만큼 가공할 만한 수준의 '광기'를 드러내 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부족함이 없으며, 근대 이후의 온갖 금융투기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 준다고 설명한다.

한편, 유럽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각 나라마다 도처에 널려있는 웅장한 성당 건축물들이 과연 '언제 어떻게' 지어졌을까 하는 점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중세 중기로의 여행'에서 성당 건축의 사회경제적 진행과정들을 아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어 설명해 주며, '성당은 서유럽의 역사가 현대인에게 남긴 최고의 선물'이라고 극찬하기도 한다. 그리고 성당은 중세 중기 민중의 신념, 장인의 천재성, 지역민의 단결, 헌신의 상징이었다는 해석을 덧붙인다.

서구인들은 화폐시스템이 낳은 결과에 대해 무지하지만, 다른 문화권에 속한 관찰자들은 이를 쉽게 발견하고 지적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예를 들어 퉁가섬의 한 추장은 축장이 가능한 양의 화폐에 대해 진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돈은 다루기 쉽고 실용적이지만 썩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저 소유하고 축적하려 들고 다른 사람과 나누려 하지 않고는 이기주의자가 된다. 만일 한 사회에서 음식이 가장 중요한 소유물이라면, 그들은 이를 영원히 보관할 수 없다. 상하기 전에 다른 쓸모있는 것과 교환하거나 이웃과 나누려 들 것이다. 교환하지 않을 경우 먹고 남은 음식은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유럽 사람들이 왜 이기적인지 잘 알고 있다. 바로 돈 때문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앞서 언급한 피터 번스타인의
황금의 지배(The Power of Gold)라는 책에서의 주장과 너무 닮았다는 생각도 든다.

반짝이는 것 외에는 아무런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은 황금이 인류경제의 중심에서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했던 까닭은 다름 아닌 인간 자신에게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이야기에서 가장 현명한 주인공들은 그들의 생명을 이어줄 소중한 소금을 침묵 속에서 금과 교환했던 젠느와 팀북투의 소박한 원주민들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가 시종일관 해답을 구하려는 문제의 핵심 또한 '빈곤감에서 벗어나 창조와 지속가능한 복지를 가져올 수 있는 금융시스템에 눈돌리도록 하자'는 데 있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앞으로도 점차 그 설득력을 더해 가리라는 생각이 든다. 대안 화폐(보완 화폐)에 관해서는 월가의 스승이라고 얼컬어지는 벤저민 그레이엄도 이미 1936년에《비축과 안정》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한 적이 있었을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의 책
벤저민 그레이엄에서 그는 '나의 이름이 미래 세대에게 기억될 가능성이 있다면, 상품준비통화 계획의 창안자로서 기억됐으면 하고 바란다'고 말할 정도였다. 또한 경제학자 E.A. 톰슨 등은 표준적인 노동시간을 근간으로 하는 화폐시스템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이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이며 역사적으로 음의 화폐시스템을 추적하여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라서 다소 생경하게 느껴지는 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은이가 경제학적인 개념과 논리 대신 심리학, 신화 등 인문학적 방법으로 설명하는 점들이 경제학적인 개념과 분석틀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돈의 미스터리까지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인문학'의 힘과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온갖 그림과 사진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어서 읽기에 별로 지루하지도 않다. 인류의 영원한 친구인 신화의 세계를 돈과 함께 여행하는 재미도 풍부하며, 여행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인 몰랐던 사실 혹은 덜 알려진 사실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듬뿍 담겨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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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5-03-1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리뷰가 엉뚱한 곳에 올라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 군요. <모든 것의 역사.는 섹스, 죽음, 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책입니다. 진화적 관점으로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담고 있는 책인데... 아무래도 어디서 오류가 발생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oren 2005-03-1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살이님께서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루살이님의 덧글 내용이 좋은 지적이라는 점부터 우선 말씀드리고 싶군요. 또한 켄 윌버의 명저로 알려진 모든 것의 역사(A Brief History of Everything)라는 책에 대한 님의 서평글도 잘 읽었습니다. 저는 켄 윌버의 책이 너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서 아직까지 읽어볼 엄두조차 못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님의 서평글 덕분에 새삼 이 책이 몹시도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확인해보게 됩니다.

제 덧글의 본론으로 돌아가서 말씀드리면, 제가 쓴 서평글 가운데 돈 그 영혼과 진실(버나드 리테어 지음, 강남규 옮김 / 참솔 / 2004년 3월)이라는 책에 대한 리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리뷰 내용에서 제가 켄 윌버의 책을 비롯한 몇몇 책들을 '링크'를 활용해서 올렸더니, 하나의 서평글에 대해서 관련 링크로 연결된 책들을 클릭했을 때에도 모조리 리뷰글로 등록되어 있는 '이상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한 편의 리뷰 때문에 제 서평글은 본래 대상으로 삼은 버나드 리테어의 책 말고도 ① 켄 윌버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책, ② 피터 번스타인의 황금의 지배라는 책, 그리고 ③ 벤저민 그레이엄의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책의 코너에서도 리뷰로 링크되어 올라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알라딘 측의 '의도된 링크'인지 혹은 '의도하지 않은 링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좀 더 보완하여 해당 서적의 '참고 리뷰' 혹은 '관련 리뷰'로 등록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무튼 제 서평글이 엉뚱한 곳에 올라있는 점을 발견하시고 덧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즐거운 나날 되시길 빕니다. 그럼.....

******

(덧붙임 : 제 서평글 중 켄 윌버의 책과 링크된 부분)

돈 그 영혼과 진실
버나드 리테어 지음, 강남규 옮김 / 참솔 / 2004년 3월

이 책은 흔히 접하는 '돈버는 기술'이나 재테크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철학자 켄 윌버는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종류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구조를 그의 명저 모든 것의 역사(A Brief History of Everything)를 통해서 제시했다고 한다. 윌버가 제시한 지식구조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되는데, 좌우는 내향성과 외향성을 기준으로, 상하는 개인과 집단을 기준으로 했다고 한다. 윌버의 분류를 활용하여 '돈 문제'를 구분해 본다면, 개인적이면서 외향성이 있는 현상을 다루는 것은 사분위의 오른쪽 윗면에 위치한다. 즉 개인이 어떻게 돈을 증식할 것인가를 다루는 투자이론이나 재테크 기술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끝>
 
혼자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의 21가지 원칙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서동민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얇아서 좋다. 그리고 아주 쉽게 쓰여져 있는 데다가 책의 여백들도 많아서 금방 책 한 권을 떼는 기쁨도 준다. 그러나 이 책의 식상한 제목과 평범한 내용은 많은 사람들을 금방 실망시킬 수도 있어보인다. 특히,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을 '절충주의적인 독서가'일 뿐이며, 학문적인 연구자가 아니라 '정보를 종합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는 '성공'이나 '자기 계발' 혹은 '백만장자'에 대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많은 책으로부터 인용된 부분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기도 해서 더욱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야 말로 '혼자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다. 그래서 저자 자신이 혹독한 시련을 통해 스스로 체득한 교훈들은 책장을 넘길수록 식상한 얘기를 뛰어넘어 강한 설득력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은 '당신이 당신보다 먼저 성공했던 사람들이 사용했던 핵심적인 전략과 방법, 기술을 따라 실천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빨리 당신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21가지 원칙은 어느 것 하나 결코 소홀히 여길만한 것이 없다. 그렇지만 저자가 인용한 성경의 한 구절 대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저자가 제시한 21가지의 원칙 가운데 대부분은 다른 책에서도 상당한 설득력으로 다뤄졌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 점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이 책은 읽는 사람마다 21가지 원칙 가운데 특히 자신에게 커다란 호소력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큰 꿈이 영혼을 감동시킨다'는 원칙에 감동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평생 동안 애써 배우라'는 원칙에 깊이 공감할 수도 있을 것이며, 어떤 이는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이다'라는 원칙에 감동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소개한 21가지의 원칙 가운데 대부분을 생략하더라도, 특히 감동이 느껴지는 몇 가지 원칙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상기해 둘 점은, 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여러 해 동안 접시도 닦고 벌목공으로 일하기도 했으며, 하수도 청소부와 공장 노동자는 물론 농장과 목장에서 건초를 수확하는 일도 거쳤다는 사실이다. 다음의 몇 가지 원칙에서도 그 밑바탕에는 저자가 직접 혹독한 시련을 거치면서 터득한 깊은 지혜가 녹아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그저 식상한 얘기들 뿐이라고 여기면서 가볍게 흘려버릴 생각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내세운 열 번째 원칙인 '당신의 서비스에 작은 차이를 만들어라'에서 그는 샘 월튼의 다음 말을 인용하고 있다. '우리의 사장은 단 하나 뿐이다. 바로 고객이다. 고객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우리의 물건을 구매할 이들로,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을 해고할 수 있다.'

열두 번째 원칙인 '최우선 과제에 먼저 매달려라'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준다. '최우선 과제를 정하고, 그것을 완수할 때까지 매달려라. 그럴 수 있는 능력은 당신의 의지력과 자기 훈련, 개인적 품성에 대한 원초적인 시험이자 측정 수단이다. 이것은 가장 힘든 습관 중의 하나이지만, 크게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습관이기도 하다.'

특히, 감동적인 원칙은 열일곱 번째 원칙인 '매처럼 날려면 닭과 다투지 마라'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온 몸으로 겪고 깨닳았을 깊숙한 지혜들을 다음과 같이 들려준다.

'성공과 행복의 85퍼센트는 전적으로 당신의 개인적인 인간관계나 비즈니스를 통해 형성된 대인관계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친구가 많을수록, 바람직한 방향으로 맺어진 인간관계가 많을수록 더 큰 성공을 얻을 수 있고,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실제로 인생에 있어서의 모든 전환점은 누군가가 당신을 돕거나 방해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성공한 사람들은 평생을 통해 최고의 대인관계를 맺고 그것을 유지하는 습관을 기른다.'

'성공의 90퍼센트는 소위 '준거집단'에 의해 결정된다. 준거집단이란 관습적으로 당신과 똑같은 사람들로 평가되고,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인간은 카멜레온처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가치를 판단하며, 일정한 태도를 취하고 신념을 형성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과 사귀어라. 낙관적이고 행복한 사람과 사귀어라. 인생의 목표를 갖고 있고, 그 목표를 행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과 사귀어라. 동시에 부정적이고 비판적이며 불평만을 일삼는 사람은 멀리하라. 독수리처럼 날고 싶다면 칠면조들과 아웅다웅하지 마라.'

'성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은 자신의 인적 자원을 어떻게 구축하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업무상 단 한 번 만난 사람조차 당신의 성공 인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80퍼센트는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저자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몇 가지 원칙도 제안하고 있는데, 첫 번째 원칙은 무엇보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수립하라는 것이며, 두 번째 원칙은 진실과 상호주의이며, 세 번째 원칙은 관리하라는 것이며, 네 번째 원칙은 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휴먼 네트워크란 당신이 평생을 이끌고 갈 자산이지 소모품이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인간관계는 당신을 평가하는 척도이자, 평생의 재산이다.'

저자가 내세우는 마지막 원칙은 '어떤 것도 끈기를 대신하지 못한다'이다.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누구나 손해나 가난을 두려워한다. 실패하여 후퇴하게 되는 상황은 누구나 두렵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리고 전력을 다해 두려움에 맞서서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만이 백만장자로 자수성가할 수 있다.'

"평생 동안 당신이 두려워하는 일을 하는 습관을 들여라.
스스로 두려워하는 일을 하다 보면 죽을 각오가 생긴다." - 랠프 왈도 에머슨

"어떤 것도 끈기를 대신하지 못한다.
재능도 대신하지 못한다.
재능있는 실패자들의 가장 확실한 공통 분모가 바로 이것이다.
천재성도 대신하지 못한다.
성과없는 천재성은 한낱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도 대신하지 못한다.
세상은 온통 교육받은 직무 유기자들로 가득 차 있다.
결단력과 인내의 힘은 글자 그대로 전지전능하다."  - 캘빈 쿨리지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환경은 단지 사람이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도록 만들 뿐이다." - 에픽테투스

저자가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 주장하는 메시지는 '성공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인내심을 갖고 성공한 사람들이 했던 일을 꾸준히 따라 하라. 그러면 이 세상에서 당신이 혼자 힘으로 큰 성공을 수확하는 것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라고 결론을 맺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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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백만장자
토머스 J. 스탠리 & 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996년에 미국에서 출판되면서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게 약 2년 전이었는데, 그 때가 2002년의 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신용카드 과소비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음을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의 출판시기는 매우 시의적절했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백만장자가 되는 비결은 특별한 데 있는 게 아니라 소비에 대한 자제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소비 절약의 중요성'을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출판된 지 2년 여가 지난 지금, '미래에 소비할 몫'까지 미리 앞당겨 쓴 결과로서 신용불량자의 양산과 가계부채 부담의 급증 등으로 인해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비춰보면, 절약과 검소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쳐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스탠리 박사와 댄코 박사는 1973년 부터 무려 20여 년에 걸쳐 미국의 부유층에 대해 실시한 광범위한 조사와 인터뷰 결과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유는 '미국의 백만장자는 결코 비싼 집에 살지도 않고 고급 수입차를 몰고 다지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있다. 또한 두 저자들은 부를 축적하는 능력은 대부분의 경우 행운도, 유산도, 고학력도, 심지어 지성과도 관계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부는 대개 근면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계획적이고, 자제력 있는 생활 습성으로 얻을 수 있으며,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제력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소득이 물론 부자가 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자가 되는 핵심적 요령은 소득 보다는 소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소득과 소비의 관계를 스포츠의 공격과 수비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가 열심히 득점을 하더라도 수비가 엉망이면 높은 득점이 별 소용이 없듯이, '지출에 대한 중앙 통제가 확고히 뒷받침된 소비 습관'이 부자를 만드는 첩경임을 수많은 통계 자료를 통하여 이 책의 전체에 걸쳐서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백만장자 공식'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통해 진짜 부자와 가짜 부자들을 여러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고 있다. 백만장자 공식은 어떤 사람이 부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서도 유용하며 또 장차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까지도 가늠해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당신의 연령과 소득을 고려할 때 현재 당신의 부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부자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나이에 상속 재산을 제외한 모든 수입원에서 나오는 세전 연간 실현 소득을 곱한다. 그 결과를 10으로 나눈다. 모든 상속 재산을 제외한 이 수치가 당신의 순재산 기대치이다.'

나이와 소득을 고려할 때 당신의 순재산이 상위 25% 이내에 든다면 당신은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PAW)'이고, 만약 하위 25%에 포함된다면 당신은 '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UAW)' 이며, 이 둘이 아니면 그저 '평균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AAW)'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PAW 부류에 속하려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 순재산 기대치의 2배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재산이 기대치의 절반 이하라면 그는 UAW로 분류될 것이다.

PAW는 자신이 속한 나이/소득 집단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재산 축적 면에서 탁월한 사람들이다. PAW는 UAW가 지닌 재산의 4배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두 저자들이 20년간 실시한 연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PAW와 UAW의 비교이며, 진정한 부자인 PAW와 무늬만 부자인 UAW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진짜 부유층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을 밝혀냈다.

이 책에서는 또한 부와 높은 비례 관계를 보이는 요소들을 밝히고 있는데 그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백만장자가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영업과 부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며, 예산 등 소비 지출 계획을 잘 세우고, 신용카드가 적으며, 재정적 투자를 계획하고, 소득을 투자에 투입하는 시기가 빠르며,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매우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점 등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서도 부유층 자녀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 책에서도 부유층 자녀가 평생 동안 100만 달러 이상의 부를 축적할 가능성은 5명 중 1명이고, 부모가 백만장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30명 중 1명에게만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부유층으로 분류되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결과적으로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결국 부유층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됨을 알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부유한 부모와 생산적인 자녀를 위한 규칙으로서 부모의 자녀에 대한 '경제적 원조'의 부작용과 자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해 놓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 가운데 마지막 7장과 8장에서는 '돈이 되는 분야'와 백만장자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사업가'에 관한 유익한 내용들도 담겨 있다. 특히,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평범한 사업과 부자들'에 관한 내용은 '가치투자자들의 관심 영역'이기도 해서 유익하다. 또한 사업가 또는 기업가가 되는 것도 '위험한 것'일 수 있지만, 하나의 소득원만을 가지고 있는 '고용된 사람들' 또한 위험한 상태에 있음을 지적한 점도 흥미롭다. '당신의 사장에게 청소용역업을 제공하는 사업가는 어떨까요? 그에게는 수백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소득원이 수백개나 되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가 되는 비밀'은 6,000년 전의 고대 도시 바빌론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토판(土板)을 바탕으로 쓴 책인《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에 나오는 내용과도 매우 닮아있다. 특히 다음의 두 가지는 고대에서나 지금이나 부에 이르는 원리는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이 책에서 또다시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버는 것보다 적게 써라' 그리고 '일을 즐겨라, 그러면 돈은 소리없이 당신을 찾아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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