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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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이 `지금까지 나온 투자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하다`고 단언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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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의 ‘참된 인격‘에 관해서 다양하고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 - 현대 투자기법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박동욱.하상주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만약 사고의 명확함이 요구되면, 그에게 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만약 격려나 조언이 필요할 때면, Ben이 그곳에 있었다.
한 사람이 나무를 심고 다른 사람이 그 나무 아래서 쉬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면
Ben Graham이 그런 사람이었다.


 - 워렌 버핏,《Financial Analysts Journal》기고문(1976년) 中에서

 * * * * *

지금으로부터 116년 전인 1894년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895년 부모님을 따라 뉴욕으로 이주한 벤저민 그레이엄은 60대와 70대의 노년에 캘리포니아의 비버리 힐즈와 라호야, 엑상 프로방스, 마데이라 등 여러 곳에 살았지만, 82세를 일기로 1976년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거의 대부분의 삶을 뉴욕과 월스트리트에서 보냈다.

'월가의 스승'으로 불리는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내가 기억하는 일들"이라고 스스로 이름 붙였던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정확하게' 써놓았다. 왜냐하면 그에게 날짜와 사실들, 숫자와 퍼센트는 개인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자신의 회고록을 저술할 때 조차 "올바로 아는 것"을 매우 중요시했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집필한 회고록 역시 단순한 인생의 기록이 아니라 '삶에 대한 정직한 평가'를 추구했다.

그의 인격의 특징은 주로 솔직함, 겸손함, 정직함, 창조성, 관용, 영리한 재담가, 진지한 노력 등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과의 로맨스를 인생의 참된 경험으로 여기며 즐길 줄도 알았다.

사생활 측면에서 그레이엄은 바람둥이의 특징이 시사하는 모든 천박함을 지녔다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1988년 4월 미국 경제인 명예의 전당에 그가 사후 등재된 데 대한 언론의 헌사는 동정적이었다. 한 작가는 그를 "어떤 면에서 정에 약한 사람인 그는 세 번 결혼했으며, 알프스의 산양이 이 봉우리, 저 봉우리를 뛰어다니듯이 금발에서 금발로 뛰어다녔다"라고 말했다. 그의 친구이자 제자인 워렌 버핏은 좀 더 관대하게 그의 이 같은 성격을 묘사한다. "사생활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벤은 여자들을 좋아했다. 그리고 여자들도 그를 좋아했다. 그는 육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품위가 있었다." 버펫은 그레이엄이 매일 창조적인 일, 어리석은 일, 그리고 관대한 일을 하기 원했다고 덧붙였다.  - 벤저민 그레이엄 - 월가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회고록 中에서

이 책의 저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는 흥미로운 사람이다. 얼핏 생각해 보면,『증권분석』이라는 몹시도 딱딱하고 읽기 어려운 책을 쓴 저자로서의 그의 인생을 특징지울 수 있는 단어는 고작 몇 개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월스트리트,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 워렌 버핏의 스승, 투자 등등. 그렇지만 그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나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우리는 그레이엄을 통해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던 수많은 유명 인물들과 그들이 쓴 훌륭한 저작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는 위대한 저자들의 열렬한 독자였고 많은 저자들을 원어로 읽었다: 호머, 유리피데스, 버질, 키케로, 호러스, 루크레티우스, 타키투스, 카툴루스, 단테,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베이컨, 밀턴, 데카르트, 포프, 필딩, 기번, 레싱, 맥콜리, 쉴러, 칸트, 디킨스, 드 퀸시, 에밀리 브론테, 테니슨, 니체, 위고, 휘트먼, 톨스토이, 하우스만, 보들레르, 입센, 콘라드, 프로스트, 카프카, 릴케, 스베보, 그리고 특히 이 책과 관련해 벤저민 프랭클린과 루소, 라 로슈코프, 샤또브리앙, 공쿠르 형제 같은 회고록의 저자들이다. ······ 문학과 연극, 오페라 그리고 콘서트 홀에 항상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 벤저민 그레이엄 - 월가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회고록 中에서

그의 회고록을 읽어보면 그는 마치 평생독서계획을 쓴 클리프턴 패디먼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의 회고록 속에는 그가 깊은 감동을 받았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 호머의『일리아드』와 『오디세이』, 유리피데스의『비극론』, 키케로의 『전집』(특히, 『웅변술』, 『우정론』, 『노년에 관하여』), 베르길리우스의 『전집』과 『아이네이스』, 루크레티우스의 『우주론』, 프랜시스 베이컨의 『학문의 진보』, 입센의 『희곡집』(특히 『인형의 집』), 알렉산더 포프의 『비평론』과 『인간론』, 헨리 필딩의 『톰 존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과 『성』등은 곧 평생독서계획의 책 내용과 '아이템들'이 너무 닮았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문학적 자질 덕분에 어려서부터 유난히 책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매우 즐겁게' 공부를 했다. 오랫동안 많은 희곡을 썼고 몇몇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상영되기도 했지만 끝내 '한 번의 커튼 콜도 없어'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만 했을 뿐이었다. 그가 위대한 문학작품을 남기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는 어쩌면 그 자신이 그토록 도달하기 위해 애썼던 높은 문학적 성취보다 (덜 향기롭기는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저술을 남김으로서 당대 뿐만 아니라 후세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가 남긴 위대한 저술이 바로 1934년에 발간한『증권분석』과 1949년에 발간한『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이다.

수학을 전공했던 벤저민 그레이엄은 1914년 6월에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에 들어가자 말자 그리스 로마 고전 문학과 언어, 문학, 역사, 철학에 매료된 그는 인문학 분야의 졸업생 명예클럽인 피 베타 카파 회원이 되었고, '유능한 대학생들을 재계로 내보내려는 강한 의도를 가졌던' 케펠 학장의 조언에 따라 금융 분야 직업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졸업 당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철학, 수학, 영문학 등의 관계자로부터 잇따라 교수직이라는 '거절하기 힘든 대단한 제의'를 받았으나 그는 결국 월스트리트로 발걸음을 내디뎌 뉴버거라는 중개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학부생일 때 경제학에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월가에 입성한 그는 채권거래 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 금융의 기초를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채권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 종목이었고 주식은 투기 종목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타고난 천재적 지능과 탐구심에 힘입어 채권 분석과 보고서 작성에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몇몇 채권거래와 차익거래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의 최초의 참담한 실패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동으로 투자했던 파트너십이 저조한 성과를 내면서 마진콜(margin call: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을 당하게 된 것이다. 당시 그가 월가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는 그 부족분을 메우기 어려워 그는 야간학교 교사와 가정교사 일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무렵부터 잡지사에 실을 기고문을 쓰기 시작했는데, 1917년 9월부터 1927년 1월까지〈매거진 오브 월스트리트〉라는 잡지에 꾸준히 글을 싣게 된다.(11년간의 기고문을 담은 책은 국내에서도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읽기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훗날『증권분석』이라는 책을 쓰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이 잡지는 당시 경제잡지 가운데 업계 수위를 달리는 곳이었고, 그의 기고문은 반응이 매우 좋아 글을 쓰기 시작한 다음해에는 잡지사 측에서 편집장 자리를 제의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뉴버그에서 일을 계속하게 된 그는 결국 1923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투자회사를 직접 차렸고, 그 이후로는 자신의 다양한 기업활동을 통해 월가에서 경력을 쌓아나가기 시작하였다.

1927년 가을 학기부터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증권분석'과정의 강의를 시작했는데, 이 때 『증권분석』의 공저자가 될 데이비드 도드를 대학원생이자 조교로 만나게 된다. 컬럼비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불러모은 증권분석 강의는 그 뒤 1954년까지 계속 이어졌다.

한편 1923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활동으로 시작한 '투자 활동'은 1929년에 이르러 펀드 자본금이 250만 달러로 늘어났는데, 때마침 불어닥친 대공황으로 인해 1929년 한 해 동안에 20%의 손실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리고 1930년에는 믿기 어려운 50%의 기록적인 손실, 1931년에는 16%의 손실, 1932년에는 3%의 손실(당초의 자본금 250만 달러 중 이 때까지 누적적으로 70%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투자원금의 70%가 사라졌을 때 다우존스 산업평균 주가는 42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런 참담한 실패를 겪으면서도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강의를 계속하는 한편, 1932년에는〈포브스〉에 "미국 기업은 살아있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있는가?"라는 주제로 3회 연재물을 발표하기도 하고, 1933년에는 두 편의 희곡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리고 1934년에 마침내 역사에 길이남을 이 책의 초판을 맥그로-힐에서 발간하게 된다.(그 후 1940년, 1951년, 1962년, 1988년에 개정판을 냄)

그는 오랜 증권분석 강의와 펀드 운용 경험 등을 통해 깨달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1949년에 일반투자자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책을 쓰게 되는데, 그 책이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이다.(1954년에 2판, 1959년에 3판, 1973년에 최종판이자 4판을 워렌 버핏의 도움을 받아 출간했다.)

『증권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책은 컬럼비아 대학과 대학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쓰여진 '대학교재'의 성격을 지닌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기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저자가 이 책의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증권분야의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는 할 수 없고, 증권과 금융에 관한 전문 용어와 기초적인 개념 정도는 알고 있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경영학이나 경제학 또는 회계학이나 투자론을 전공한 사람에게만 읽히기에는 너무 아깝고 또 너무나 가치가 뛰어난 책이다.
 
총 7부로 나눠 다루고 있는 책 내용 가운데 전부 읽기가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재무제표의 분석을 다룬 부분(5부와 6부)과 가격과 가치의 불일치를 다룬 7부의 내용만 읽어도 얼마든지 그레이엄의 훌륭한 지혜를 느껴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은『증권분석』이라는 책의 제목이 암시하는 것과는 달리 다루고 있는 주제와 내용이 폭넓고 다양하다.

개별 종목을 분석하는 방법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이며, 투자자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 애널리스트는 어떤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도 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우리는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건전하고 적용 가능한 안전성 검정 방법과 채권, 우선주, 보통주 투자자의 권리와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 - 벤저민 그레이엄, '저자의 말' 中에서

이 책이 쓰여진 시대는 경제사적 측면에서 볼 때에도 대단히 불안정한 시기였다. 그레이엄이 월가에 진출했던 그 해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유럽전쟁에 미국이 참전한 이후 뉴욕 증시는 전례없는 장기호황 국면을 지속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역사적 대공황 국면으로 진입하기도 했으며, 철도산업을 비롯한 유틸리티 산업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던 때였고, 숱한 기업들이 극심한 경기변동에 따라 흥망과 성쇠를 반복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증권 발행을 통해 막대한 자본을 조달하던 월스트리트에서는 온갖 불법과 사기가 판을 치는 도박장과 같은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시기였다.

이렇듯 온통 불확실한 경제환경과 금융시장과 헛점 투성이인 회계제도와 증시 환경에 둘러싸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투기와 한탕주의와 탐욕만이 난무할 뿐 합리적인 투자 판단 기준들이 거의 전무하던 시대에 그레이엄이『증권분석』이라는 훌륭한 저술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다. 물론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부터 11년에 걸친 잡지 기고와 7년 동안 컬럼비아 대학에서 증권분석 강의를 했던 경험을 갖추고 있긴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대를 뛰어넘어도' 여전히 유효한 투자에 관한 원칙과 기준들을 확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천은 그가 실제로 대공황의 혹독한 시기 동안에 투자활동을 영위하면서 겪게 된 엄청난 고통 덕분이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 자신도 '만약 더 일찍 책을 냈더라면 큰 실수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회고록에서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서도 실패가 결국 성공에 이르는 지혜의 열쇠를 제공해 줬던 셈이다.

이 책이 출간된 이래 오랜 세월이 흘렀고 투자를 둘러싼 제반 경제환경 역시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오늘날까지 여전히 투자 분야의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이 인류가 남긴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고전 읽기를 통해 얻은 혜안, 즉 시대를 뛰어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이 책의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에 덧붙여 그의 빈틈없이 정확한 사고와 부단한 학문적 탐구 노력과 풍부한 실제 투자 경험 등이 제대로 조화를 이룰 수 있었기에 이 책은 발간 이래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투자 분야의 최고의 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단점 가운데 한 가지는 책에 소개된 사례 연구 대상 기업들이 대부분 너무 낯설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사례 분석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내용들도 요즘 우리가 투자대상으로 검토하는 기업들과는 다소 동떨어진 부분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대개 사소한 단점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레이엄의 분석이나 접근방법은 결국 가치를 판단하고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판단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논리적 고찰 과정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고,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조금의 빈 틈도 허락하지 않는 '분석적 엄밀성'을 독자들에게 훌륭하게 펼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던 때는 24년 전인 198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경영학과 학부생들에게 '전공필수'였던 '재무관리' 과목을 배우면서 저자의 이름을 처음 접했는데, 주가를 결정하는 여러 이론 가운데 그레이엄과 도드가 제시했다는 '그라함·돗드 모형'이라는 게 교재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살펴보니 그 책의 주석에 1962년판 책 제목과 저자가 짤막하게 한 줄로 인용된 게 전부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수많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배우는 투자론 과목의 내용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실제' 투자 현실에서는 좀처럼 적용하기 어려운 '이론' 중심이어서 늘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 한다. 이 점에 관해서는 워렌 버핏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 그는 심지어 다음과 같이 말할 정도였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여러분은 베타계수, 시장의 효율성, 현대포트폴리오이론, 옵션가격, 신생시장등을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이것들은 아예 모르는게 상책입니다. 물론 이것이 대부분의 경영대학원에서 주장하는 지배적 견해는 아닙니다. 경영대학원의 금융커리큘럼은 그러한 과목들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 투자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단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것인가'와 '시장가격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을 비롯한 그의 제자들이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투자자의 반열에 올라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간파해 낸 투자의 지혜가 담긴 『증권분석』과 같은 책들은 한사코 외면한 채, 벤저민 그레이엄이 가능한 피하고자 했던 '투자자가 활용하기 힘든 기준이나 복잡한 기술적 방법'이 현대적 투자이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우리의 주된 목적은 현상을 단순히 소개하고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개념, 분석의 방법론, 기준, 원칙 등과 무엇보다 논리적인 고찰 과정을 핵심적인 과제로 삼았다. 우리는 이론 자체보다는 현실 속에서 이론의 가치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너무 까다로워 투자자가 활용하기 힘든 기준이나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복잡한 기술적 방법은 가능한 피하고자 했다. - 벤저민 그레이엄, '저자의 말' 中에서

1930년대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증권분석 이론을 수립한 이 책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오늘날 증권 분석에서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주기수익비율(PER)과 부채비율, 장부가치 등이 모두 이 책에서 처음으로 일반화한 개념들이다. 컬럼비아와 UCLA에서 증권분석 강의만 40년 이상을 했던 그는 워렌 버핏을 비롯한 숱한 제자들을 길러냈으며, 그의 가치투자 이론은 존 보글과 마리오 가벨리, 마이클 프라이스, 존 네프 등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제자들 가운데 특히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그리고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꼽히는 워렌 버핏과의 관계는 유달리 특별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레이엄은 1951년부터 증권분석 강의를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으로 옮겼는데 마침 그 무렵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 진학한 학생이 워렌 버핏이었다. 당시 워렌 버핏은 고향인 네브라스카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지원했다가 거절당했는데(하버드대가 워렌 버핏을 불합격시킨 일은 하버드 역사상 최악의 실수 가운데 하나라고 불려진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을 알고 지원한 곳이 바로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이었다.

"적절한 우상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운이 좋은 편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충고하건대 가능한 한 소수의 우상을 선택하라. 적절한 우상을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라고 버핏은 말한다. 1950년에 그레이엄을 스승으로 만난 버핏이 처음부터 곧장 함께 일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버핏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그레이엄에게 급료를 받지 않고 일하겠다고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 버핏은 MBA를 마친 후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면서 네브래스카 대학에서 '투자 원리' 수업을 강의하기도 했는데, 1954년에서야 비로소 버핏과 그레이엄이 다시 만나 함께 뉴욕에서 일하게 되는데, 한 사람은 그레이엄의 투자조합인 그레이엄-뉴먼 투자회사의 사장이었고 또 한 사람은 그 회사의 직원 신분이었다.

1956년에 그레이엄-뉴먼이라는 회사를 해산하면서 그레이엄이 월스트리트에서 은퇴한 후 UCLA 경영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15년 동안 보수없이 강의를 하게 되자, 워렌 버핏도 그의 고향인 오마하로 돌아가 자신이 직접 투자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스승인 그레이엄과 제자인 버핏의 투자방식의 차이점에 관해서도 다룰 만한 내용들이 얼마간 있지만 그 부분까지 다루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그만두기로 한다. 다만 워렌 버핏 스스로 자신의 스승과 대비시켜 언급한 대목-좋은 기업에 좋은 경영진이 있다면 20년전 그랬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벤은 통계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점점 더 무형의 것을 많이 보게 된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실제로 워렌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위대한 투자가들로부터 '차용한' 이론들을 훌륭하게 결합함으로써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위대한 투자성과를 이룩했다. 다소 장황하기는 하지만 그가 차용한 이론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벤저민 그레이엄(사업전망에 근거한 투자), 필립 피셔(훌륭한 기업은 매도할 필요가 없다), 로렌스 블룸버그(소비자 독점기업), 존 버 윌리엄스(어떤 회사의 가치는 미래에 그 회사가 벌어들일 수익과 관계가 있다는 생각), 존 메이나드 케인즈(집중투자의 우수성), 에드거 스미스(일정기간 이상 유보된 이익은 기업의 가치를 증가시킨다는 개념), 찰스 멍거(합당한 가격에 우수한 기업을 구입하는 방법) 등이다.

1999년 6월《비즈니스 위크》지는 "가치투자의 영웅들"이라는 인물 소개 기사를 실었는데 오직 다섯 사람만이 영웅에 포함되었다. 그 명단의 맨 위에는《증권분석》의 저자들인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가 있었다. 그 다음은 존 버 윌리엄스였다. 그는《가치투자론》에서 배당할인모형을 소개하였고 '가치'의 정의를 "미래 현금 흐름의 할인된 현재 가치"로 격률화한 사람이다. 가치투자의 네번째 영웅은 워렌 버펫이었고 버펫 다음이 빌 밀러였다.

벤저민 그레이엄을 비롯한 가치투자의 영웅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레이엄도 한 때는 '20대에 고객을 포기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버나드 바루크'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했지만, 나중에는 좀 더 관대한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레이엄은 그의 회고록에서 "나의 결정은 바루크보다 더 명예로운가? 나 역시 돈버는 일에 전념하기 위해, 적어도 일반대중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고 있었던 중개회사를 떠날 예정이었다. ······ 그리고 나는 돈을 필요로 하는 친구와 친척들을 위해 상당한 수익을 올려 주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멍거(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는 투자 관리업을 '저급한 직업'이라고 한 존 메이나드 케인스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한다. "워렌과 나는 실질적으로 기업을 경영한다는 점과 자본을 기업에 할당한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케인스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 돈을 벌어주고 국익에 이바지함으로써 속죄했다. 나는 속죄하기 위해 대외 활동을 하고 있고, 워렌은 투자 성공담을 이용해 훌륭한 스승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일찍이 우리가 젊고 가난했던 시절 우리를 믿어준 사람 들을 위해 돈 버는 걸 좋아한다."

비록 저명한 경제사가였던 찰스 P. 킨들버거는 그의 저서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를 통해 '금융에의 몰두' 현상을 시니컬한 어조로 비판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가치투자의 영웅들'이 알게 모르게 좀 더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투자 행위는 곧바로 '자산을 어디에 배분하는가' 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도 함께 말하고 싶다.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없었다면 증권시장(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도 포함하는)은 지금보다 훨씬 더 수준낮은-따라서 온갖 투기와 사기와 협잡과 어리석음 등이 지금보다 훨씬 더 성행하는-단계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레이엄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은행들의 윤리를 끊임없이 강조했으며, 분식회계 등 회계부정에 대해서는 특히 혐오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기업회계제도와 증권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었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본질 또는 투자가들이 경제의 미래에 대한 수익을 요구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주식시장은 전세계 자본의 배분을 추진하는 힘이며, 경제성장, 기술발전의 핵심엔진이 된다. 전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또는 새로이 생겨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은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삶을 풍족하게 해 줄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 제러미 시겔, 주식투자 바이블(Stocks For The Long Run) 中에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월가의 위대한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 역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훌륭한 인물로부터 배울 수 있는 투자와 삶에 관한 지혜는 너무나 많다. 진부한 얘기가 되겠지만 우리에게 최종적으로 주어지는 과제는 언제나 똑같다. 아는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만 남는 것이다.

벤 그레이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의 이론을 따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는 투자원칙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그것에 관해 영업보고서에서 자세하게 쓴다. 우리의 투자원칙은 쉽게 배울 수 있다. 따르기도 쉽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건 '오늘 당장 어떤 주식을 사느냐?'는 것 뿐이다. 그레이엄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우리를 따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 워렌버펫의 투자 격언(Warren Buffet Speaks) 中에서 

기나긴 서평글을 이제 마무리할 차례이다. 우리가 그레이엄의 성격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재발견하는 것은 그가 책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 특히 실수로부터 배우려고 했던 일생 동안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참으로 진지하게 즐기고자 애썼던 삶에 대한 훌륭한 태도일 것이다. 그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 관해 그 자신의 짧은 묘비명에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이 사람은 모두가 잊어버린 것을 기억했고
모두가 기억한 많은 것들을 잊어버렸다;
그는 오래도록 공부했고, 열심히 일했으며, 많이 웃었다.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살찌웠고, 사랑에 마음을 빼앗겼다.

(끝)

 * * *

<그레이엄으로부터 배운 많은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밑줄친 내용들>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 ① 제1부 ∼ 제4부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 ② 제5부 ∼ 제6부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 ③ 제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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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써 작성한 리뷰글을 내려야 하다니......
    from Value Investing 2010-12-26 21:59 
    벤저민 그레이엄의 불후의 명저인『증권분석』(1934년판) 국내 번역본이 '저작권법 위반'이라는군요. 초판본은 역사적인 책이기도 하고 희귀본이기 때문에 현재 미국에서도 1,000달러 이상에 거래된다고 하고, 초판의 국내 번역본(박동욱, 하상주 역) 역시 출간 2년여 만에 '너무 일찍' 절판된 이후, 중고서적 매매가격이 한 때 20만원을 넘나들 정도로 '희귀본' 대접을 받았
  2. 60년 전에 쓰여진 투자에 관한 가장 훌륭한 고전
    from Value Investing 2011-03-16 17:28 
    만약 사고의 명확함이 요구되면, 그에게 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만약 격려나 조언이 필요할 때면, Ben이 그곳에 있었다.한 사람이 나무를 심고 다른 사람이 그 나무 아래서 쉬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면Ben Graham이 그런 사람이었다.-워렌 버핏,《Financial Analysts Journal》기고문(1976년) 中에서* * * *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인 1894년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895년 부모님을 따라뉴욕으로 이주한 벤저민
 
 
마녀고양이 2010-12-2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굉장한 리뷰네요. 내리기는 아까운 리뷰구요.

벤자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은 가치 투자를 강조하죠.
그런데 금융 환경이 급변하고 유동성이 넘쳐나서 돈놀이로 전락하는 현 투자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인걸까요.
아,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치 투자를 해야 하는거겠죠.
공부해야 하는데 하고 매일 끙끙거리기만 하고, 실제는 노는 제가... 아하하.

감사드려요. 좋은 연말되셔요.

oren 2010-12-23 14:11   좋아요 0 | URL
가끔씩 '광기'가 발동하는 비이성적인 장세가 만연할 때면, 가치투자자들이 '바보' 취급을 당할 때도 많았었지요.(작금의 우리 증시는 탐욕과 광기가 만연하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지난 세기말(1999년)의 엄청난 버블 장세때만 되돌아 보더라도, 그레이엄의 제자이자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자인 워렌 버핏조차 각종 언론으로부터 거의 매일이다시피 꾸준하게 조롱당했었지요. 심지어 2007년에는 그 당시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던(그래서 너무 기고만장했던) 某자산운용사의 회장으로부터도 '구닥다리 Ford식 투자방식을 고집하는 인물'로 조롱당하기도 했었죠.

* * *

모든 진실은 세가지 단계를 밟는다

첫째, 조롱당한다.
둘째, 격렬한 저항을 받는다.
셋째, 명백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 Arthur Schopenhauer

2015-09-17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9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7부 증권분석의 추가적인 요소 : 가격과 가치의 불일치

옵션 워런트의 부정적 측면 657

기업이 신규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주에게 신주 청약권을 주는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사리에 맞지 않고, 단지 사람들을 뭔가 매력적인 것을 제공받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나의 생각)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증시에서도 소위 '유상증자 주의보'가 내려진 적이 있었다. 악덕 대주주들이 '순전히 도둑질을 목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섰으며, 상당수 기업들은 실제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을 '교묘한 방법을 통해' 빼내간 것도 사실이다.



도덕 불감증의 극치 664


1933년에 이루어진 주식 공모의 특징을 보수적인 증권분석 입장에서 보면 도덕 불감증의 극치를 이루고 있음이 재확인된다. 명망 있는 투자은행도 이제는 과거 실적이 없는 신설 회사를 완전히 미래 수익 전망에만 의존하여 공모하기를 주저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투자은행이 일차적으로 주식 매수자의 편에 서서 주식 공모를 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신설 기업은 독립적인 실체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할 돈을 가진 고객을 대변하는 여러 투자은행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등하게 협상할 수가 없으며, 또한 투자은행은 이 신설 기업의 주식 판매회사이면서 동시에 일부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투자은행은 자기 자신을 위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나의 생각)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런 '도덕 불감증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시기가 여러 번 있었다, 1987년∼1988년의 버블 시기, 1999년의 버블 시기, 2007년의 버블 시기 정도가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1999년의 버블 시기때 도덕불감증은 특히 대단했는데 그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이와 같은 '도덕 불감증의 극치'는 다시 면연할 것 같다.



'그 좋았던 시절'의 사기적인 주식 판매업자들 667


'그 좋았던 시절'의 사기적인 주식 판매업자들은 판매 권유를 할 때 막강한 판매력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였고,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을 사전에 알려주는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들은 갱도가 하나도 없는 광산주식을 팔 수도 있었고, 고거 헨리 포드 파트너가 이미 큰돈을 벌었던 발명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도 팔 수가 있었다. 여기에 현혹되었던 투자자는 사실상 아무 가치도 없는 '블루 스카이(가치없는 주식)'를 산 희생자였다. 비즈니스 감각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업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사업설명서의 그럴듯한 번쩍거리는 용지만 보아도 판매 제안이 사기라는 것을 간파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나의 생각)
최근의 사례 가운데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례는 단연 2007년 하반기에 출시되었던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일 것이다. 그 외에도 ELS펀드 등 '불완전 판매'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 같다.



양심 불량의 정도와 비례 668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새로운 산업도 주식 공모의 매력이 있는 분야이다. 새로운 산업에 초기 진출한 기업이 보여준 이익이나 혹은 주식 공모한 기업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순이익을 보고 그 이익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거나 장래에 증가할 것이라는 잘못된 전망을 하기 쉽다. 그러므로 주식 판매에 있어서 유리하게 과대평가하는 정도는 전적으로 주식 인수 공모 담당 기관의 양심 불량의 정도와 비례했다. 따라서 주식 공모를 실시한 기업들의 공모가를 보면 완벽한 적정가에서부터 거의 완전 사기라고 할 만한 가격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나의 생각)
찰스 P. 킨들버거의 지적이 떠오른다.(금융에는 '사기'가 판을 칠 수밖에 없다고)



피라미드형 자본구조 670


기업의 피라미드형 자본구조란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지주회사를 통해 형성된 주기적인 자본구조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피라미드형 자본구조의 목적은 소규모 자본 투입이나 혹은 전혀 자본 투입 없이 대기업의 지배를 가능하게 하고, 그 기업의 잉여이익과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상승 대부분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이 수법은 지배 주주가 지분에서 발생하는 투기적인 수익을 챙기면서(cash in), 동시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그 성공적인 자금 조달의 귀재는 추가적으로 다른 기업에 대한 지배력까지 확장하고자 한다.


피라미드형 지배구조의 폐해 673


피라미드형 지배구조는 여러 면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유해한 것이다. 첫째, 비우량 상위 증권이 대량으로 발행되어 대중에게 공모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 이때 발행된 지주회사의 보통주는 경기 호황기에는 수익력이 급속히 늘어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여, 결국 격렬하고 위태로운 대중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셋째, 실제로 돈을 투자하지 않은 기업 인수자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따라서 무책임하고 불건전한 경영 정책을 조장할 소지가 많다. 넷째, 끝으로 지주회사라는 제도는 호경기에 수익 실적, 배당 실적, 혹은 장부가치를 부풀리는 관행을 부추기고, 이 때문에 투기 열풍이 일어나고 주가 조작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와 과거 7년 평균과 추세 가운데 어느 것 689


당기 순익 실적, 7년 평균 순익, 그리고 순익 트렌드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중시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애널리스트의 주관적인 판단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 세 종류의 항목에서 모두 뒷받침되면 애널리스트는 제시하는 결론에 더욱 확신을 가질 것이다.


증권분석 작업 692


증권의 상대적인 인기도와 활발한 거래는 내재가치와 무관한 요소이지만 시장가격 형성에 막대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애널리스트는 이 요소를 전혀 무시해서도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거래가 활발하고 인기있는 종목에만 집착하다 보면 그의 증권분석 작업이 무책임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종목 교체를 권고하는 것 692


애널리스트가 종목교체를 권고하는 것은 신규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 것보다는 훨씬 조심스럽다. 그 이유는 투자 목적으로 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원래 종목 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특히 종목 교체 후 주가 움직임이 역으로 나타나면 종목 교체가 현명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명되어 대단히 원망스러워 한다. 투기적인 증권 보유자는 애널리스트의 권고를 당연히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따른 결과로 평가할 것이다. 이러한 인간 본성을 감안하여 애널리스트는(교체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는 확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주 종목 교체를 추천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적어도 50% 이상 692


우리 소견으로는 투자자가 종목 교체로 적어도 50% 이상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해서 종목 교체를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나의 생각)
존 템플턴의 견해와 정확히 일치한다.



동질성이 낮은 업종일수록 질적인 요소에 보다 각별한 주의 요망 694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는 이질적인 업종 내에서 어떤 기업이 지니고 있는 상대적인 우월성은 순식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인 원칙으로서 동질성이 낮은 업종일수록 질적인 요소에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장의 오류의 세 가지 기본적인 원인 695


시장 평가는 1장에서 밝힌 대로 자동적이거나 기계적이지 않고 시장 참여자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므로 다분히 심리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시장의 오류는 개인이 집단 또는 대중을 형성하여 저지르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오류는 세 가지 기본적인 원인 중 하나 이상의 원인에 기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과장, 지나친 단순화, 혹은 핵심 사항에 대한 무관심이 세 가지 기본적인 원인이다.


비주력주나 소외 종목 698


주력 종목의 과대평가나 과소평가는 증권시장 등락 주기의 특정 시점에 주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비주력주나 소외 종목은 증권시장의 등락 주기와는 상관없이 항상 과소평가되기 쉽다. 시장의 주력 종목이 싸지면 비주력 종목은 더욱더 싸지기 일쑤이다.


소외종목의 주가는 ······ 실적 변화를 극단적으로 반영한다. 699


1. 주력 종목의 주가는 기업의 실적 변화에 항상 신속하게 반응하므로 연도별 실적 변화에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2. 소외 종목의 주가는 전문적인 시장 참여자들의 이 종목에 대한 판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만약 이들의 관심이 부족하면 주가는 실적과 크게 괴리되어 형성된다. 그러나 만약 이와는 반대로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면 시세 조작 의도이든 아니면 정당한 평가이든 주가는 실적 변화를 극단적으로 반영한다.

(나의 생각)
이런 이유 때문에 드라마틱한(또다른 표현으로는 환상적인) 수익률은 대개 소외종목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시간 요소는 부수적인 고려 사항 710


알다시피 증권분석의 본질적인 특징에서 시간 요소는 부수적인 고려 사항이다. 따라서 우리가 매매 '적기(right time)'를 판단함에 있어서 '적절한(approximately)' 시기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대개 몇 달 정도의 여유 기간, 때로는 이보다 더 긴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비안정 증권을 기피하는 이유 713


실제로 이런 비안정 증권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가격도 지나치게 떨어지기 일쑤이므로 이런 경우 오히려 매력적인 매입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이것은 물론 맞는 말이지만 가치와 가격의 격차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비안정 증권을 기피하는 이유는 종목에 대한 정보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지 단지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안정성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기 불황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정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안정 증권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종묙 교체 권고에 따르는 특별한 책임 715


종목 'A'가 'B'보다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정 시세에서 종목 'A'의 매수가 매력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종목의 비교·분석을 설명하는 장에서 종목 교체 권고에 따르는 특별한 책임을 언급하고, 계량 분석의 결과에 대한 맹신을 경고한 바 있다. 미래는 과거의 통계 수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법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경고를 다음과 같이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애널리스트는 (1) 종목 자체가 매력적이거나, (2) 비교하는 두 종목 사이에 명확한 상호 계약상의 연관성이 있는 경우 외에는 종목 교체를 권하지 말아야 한다.


점성술이나 주술과 마찬가지 723


사실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기술적 분석'이 유행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증권분석이 1927년 이후 그 권위를 지속적으로 상실해 온 데 반해 차트 리딩은 긴 불황기에도 그 추종자 수가 늘어났다. 많은 회의론자들은 차트 리딩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마치 점성술이나 주술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나의 생각)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사실 지난 수십년 동안 차트를 믿는 추종자들이 자꾸만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증권방송들을 보면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한결같이 대부분 '차트'를 가지고 떠들고 있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노릇이고 한 국가의 '증권분석의 질적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늘 안타깝다는 생각 뿐이다.


오로지 과거의 주가 움직임을 연구하면 미래를 예측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의 의미 723

오로지 과거의 주가 움직임을 연구하면 미래를 예측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의 의미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검토 결과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1. 차트 리딩은 과학이 될 수 없다.

2. 지금까지의 성과를 살펴본 결과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믿을 만한 방법이라고 증명되지 않았다.
3. 그 이론적인 근거는 잘못된 논리이거나 아니면 검정되지 않은 주장일 뿐이다.
4. 차트 리딩이 유행하는 것은 유해한 투기에 휘말리지 않게 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지만, 이러한 이점도 추종자가 많아지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인간이 지배하는 경제적 현상 724


차트 리딩이 과학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졌다. 만약 과학이라면 그 결론은 믿을 수 있는 원칙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내일 혹은 다음주의 주가 변동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제때에 사고팔아서 계속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이 지배하는 경제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란 세상에 없다. 바로 이 예측을 '믿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유발한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예측이 빗나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단수 차티스트는 어떤 차트 리딩 기법이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두려면 극히 제한된 사람만 이 기법을 알고 있어야 된다는 것을 인정한다.

(나의 생각)
차트를 믿는 바보들이 시장에 너무 많은 것 같다.

[버튼 말킬은 그의 베스트셀러인 「월스트리트에서의 임의보행(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에서 기술적 분석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 "20세기 초반부터의 양대 주요거래소의 주가데이터를 사용하여 기술적 법칙들을 세밀하게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는 주가의 과거 움직임은 미래 움직임을 예측하는데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식시장은 과거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챠트분석의 중심내용은 명백히 거짓이며, 이를 따르는 투자가는 높은 거래수수료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안전마진이라는 보호장치 개념 725


증권분석이든 시장분석이든 둘 다 사실상 미래를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과거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서로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차이점은, 증권분석에는 시장분석에서는 없는 안전마진이라는 보호장치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은 그레이엄의 또다른 명저인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이다.



불치에 가까운 병 725


주식시장의 투기 거래자에게는 차트 리딩의 매력이 불치병에 대한 특효약과 같다. 주식 투기자는 사실 거의 불치에 가까운 병을 앓고 있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는 치료는 투기를 끊는 것이 아니라 투기로 돈을 버는 것이다.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는 투기로 돈을 벌 수 있고 번 돈을 잘 간수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든 그럴듯한 수단을 탐욕적으로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시도한다.

(나의 생각)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월든이라는 책에서 인용한 미국 속담이 떠오른다. 땔감으로 쓸 나무를 베어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우선 톱날을 열심히 가는 게 우선일 것이다. [수레를 말 앞에 매는 식의 본말전도는 아름답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다.]


이중의 오류가 내재되어 있다
 725

우리의 생각에는 차트 리딩이 그나마 유용성이 있는 것은 "손실은 짧게 끊고, 이익은 최대한 확실히 챙긴다"는 도박의 원리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 원칙을 지키면 갑자기 큰 손실을 보는 것을 예방하고, 때로는 큰 이익을 안겨주기도 한다. 따라서 그 결과는 '시장 풍문'에 따라 무작정 매매한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이러한 이점이 있는 것을 아는 투기 거래자들은 차트 리딩 기법을 조금만 더 발전시키면 지속적인 이익을 보장해 줄 정도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믿음에는 이중의 오류가 내재되어 있다. 룰렛 게임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원칙에 따라 한 판의 손실 규모는 제한하고, 딸 때는 큰돈을 벌 수 있도록 게임에 임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조금씩 잃은 돈의 합계가 몇 번의 큰 이득보다 많음을 알게 된다.(수학적인 확률상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그들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투기 거래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 투기 거래의 대가는 언제나 그들이 부담하게 된다. 두 번째 오류는 차트 리딩 인구가 늘어나면 실패한 거래에서 발생하는 손실 규모는 커지고, 성공한 거래에서 획득하는 이익의 규모는 작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이들이 동시에 매수 신호를 보고 경쟁적으로 매수하게 되므로 평균 매입단가가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반대로 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손절매나 이익 실현을 위해 매도하기로 하면 평균 매도 단가도 낮아지게 될 것이다('손절매'가 전에는 투기 거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적 도구였으나 그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보호장치로서의 유효성이 손상되었다).

(나의 생각)
우리나라에서도 (오류가 내재되어 있는) '손절매의 원칙'을 금과옥조처럼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너무나 많다.



성공을 보장하는 비법이란 이 세상에 없음을 인정한다 726

보다 현명한 차트 신봉자들은 이와 같은 이론적 취약성을 인식하고, 시장 예측이란 재능, 판단력, 직감, 그리고 기타 개인별 자질이 요구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기계적으로 따르기만 하면 성공을 보장하는 비법이란 이 세상에 없음을 인정한다.


증권분석에 비해 시장분석이 불리한 점 727


우리는 증권분석이 시장분석보다 몇 가지 유리한 장점을 갖고 있어서 적절한 훈련을 쌓으면 지혜로운 사람들에게는 보다 성공적인 성과를 안겨줄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증권분석은 예상외의 사태에 대비하여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 우리는 이 보호장치를 안전 마진 확보 또는 가격을 훨씬 초과하는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확보한다. 밑바닥에 깔린 생각은 만약 매수한 증권이 보기보다 별로 매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더라도 그 매수가 나름대로 타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분석에 있어서는 안전 마진이라는 것이 아예 없고, 즉 '도 아니면 모'이다. 그래서 틀리면 바로 손실로 연결된다.

(나의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증권분석보다 시장분석에 너무나 치중'하고 있다. 그레이엄의 설명이 맞다면 '도 아니면 모'에 목숨을 거는 것과 다를바 없는 셈이다.



감각적인 경쟁에 관련되어 있다는 점 728


세 번째로 불리한 점으로, 시장분석은 기본적으로 감각적인 경쟁에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투기 거래에서 얻은 이익은 대부분 똑같은 식으로 거래하는 다른 투기 거래자의 손실의 대가로 실현된 것이다. 투기 거래자는 당연히 거래가 활발한 종목을 선호하고, 이 종목들의 가격은 같은 식의 투기 거래를 하는 많은 투기 거래자들의 활발한 매매에 의해 변동한다. 시장분석 애널리스트는 오직 경쟁자보다 더 교활하거나 혹은 운이 좋을 때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나의 생각)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이 여럿 떠오른다. 대표적인 내용 한 가지만 덧붙여 보면 다음과 같다.

[그것이 복권이든, 룰렛이든 또는 증권시장이든 나는 학문의 가죽을 뒤집어 쓴 이 게임가들을 그들이 어떤 도구를 이용하든지 상관없이, 미친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증권시장의 챠트분석가들도 어느 정도는 미친 사람에 속한다.]


특별히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만 선정 728


증권분석 애널리스트는 시장분석 애널리스트보다 훨씬 많은 종목을 커버하고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많은 종목 리스트 중에서 시장가격이 특별히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만 선정한다. 이런 종목들은 시장이 가격 불일치를 간과했거나 아니면 일시적으로 불리한 요인을 시장이 침소봉대함으로써 나타난 것이다.


왕도는 없다 729


시장분석은 증권분석보다 훨씬 쉽고, 그 성과도 훨씬 빨리 실현될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장기적인 성과를 보면 더욱 실망하기 쉽다. 월스트리트에서든 혹은 세상 어디에서든 쉽게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왕도는 없다.


단기 전망을 근거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 729


우리가 보기에는 단기 전망을 근거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투기적 센스로 증권을 선정하는 것을 너무 쉽게 여기는 듯하다. 이 논리의 약점은 가까운 장래 전망에 대한 일치된 견해가 이미 현재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전망치가 필요 이상으로 과잉 반영될 것이다. 어떤 주식이 내년도의 수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매수 추천되었을 때 이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는 내년도의 수익 추정이 틀릴 수 있는 위험이고, 둘째는 비록 수익 추정이 맞는다 하더라도 이미 현재 주가에 반영되어 있거나 심지어 과잉 반영되어 있을 위험이다.


다음 분야에 한정해서 판단을 시도하는 것이 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731


우리는 개별 종목의 단기 주가 전망을 하는 애널리스트의 능력에 대하여 회의적이다. 애널리스트의 예측의 근거가 기술적 분석이건, 일반적인 경기 전망이건, 혹은 개별 회사 특유의 전망이건 간에 회의적이긴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애널리스트가 다음 분야에 한정해서 판단을 시도하는 것이 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엄밀한 안전 테스트를 통과하는 전형적인 상위 증권 선정
2. 투자 등급의 상위 증권이면서 가치 상승의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종목의 발굴
3. 보통주나 투기적인 상위 증권 중에서 내재가치에 비해 훨씬 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종목 발굴
4. 서로 관련 있는 종목 간의 교체 매매, 헤지거래, 혹은 아비트리지 거래가 가능할 정도의 가격 불일치 현상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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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손익계산서 분석


애널리스트가 주의할 점
444


애널리스트가 주의할 점은 발견한 결과를 과신하여 무조건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결과를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애널리스트가 밝혀낸 사실이, 첫째 총체적 진실이 아니라는 점과 둘째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새겨두고 있어야 한다. 애널리스트의 분석 결과는 과거를 좀 더 정확히 정리한 것이다. 그의 정보는 시의적절함을 상실했을 수도 있고, 시장이 이제 막 반영하려고 할 수도 있다.


'냉정한 시장의 평가'라는 말 460


시장은 똑똑하고,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계산에 능한 집단들의 종합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냉정한 시장의 평가'라는 말을 관례적으로 존중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대중 심리, 잘못된 추론, 불충분한 정보의 피상적인 검증에 근거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완벽한 오류 471


한 기업이 의심쩍은 회계처리를 한다면, 투자자는 해당 종목이 아무리 매력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대 매입해서는 안 된다. 실제 유나이티드 시가 스토어스가 발행한 우선주는 회계 조작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수년간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지만, 이후 쓸모없는 무가치한 종이쪽지로 변해 버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과대평가된 수익이 바로 잡히면 안전 마진은 충분하기 때문에 그 종목이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판단은 완벽한 오류이다. 투자자들은 파렴치한 경영진의 행위를 계산해 계량적으로 차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쓸모없어질 뿐 508


공장 설비는 닳아 빠지는 게 아니라 쓸모없어질 뿐이다. 설비의 90%가 비즈니스 성격의 변화, 기업의 위상 변화, 투자 지역 변경 등 실제 감가상각과는 상관없는 이유로 쓸모없어진다.


과거 실적을 힘들여 분석한 이유 524

애널리스트가 다뤄야 할 두 번째 화두는 미래의 지표로서 과거 실적의 의미이다. 이는 증권분석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결론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주제이다. 과거 실적을 힘들여 분석한 이유가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분야이지만, 단서를 완전히 믿기가 어렵고 종종 전혀 쓸모가 없어 분석 결과를 만족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증권분석의 가치가 반감하지만 완전히 무시될 수는 없다. 과거 실적은 종목 선정과 가치평가에서 여전히 유효한 출발점이다.


회사의 사업 성격 자체가 그러한 안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525

계량적인 데이터는 기업의 질적인 측정값들을 설명할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어떤 회사의 사업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으려면 과거 기록이 안정적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회사의 사업 성격 자체가 그러한 안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의 평가와 일반적인 비즈니스 원칙 사이의 괴리 527

기업은 호경기에 두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오너는 순이익 변동에 맞춰서 자신의 투자자본 가치를 올리거나 내리지는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월스트리트의 평가와 일반적인 비즈니스 원칙 사이의 괴리이다. 투기적인 대중이 내리는 가치평가 방식이 잘못이므로 논리적인 사고력을 갖춘 투자자는 이를 활용해 큰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실적이 일시적으로 나빠진 해에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서 일시적으로 좋아진 해에 고가에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용기와 인내심 527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통념과는 반대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용기와 몇 년을 기다릴 수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의 생각)
가치투자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아주 중요한 덕목이자 기질이다.



반대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528

시장 전체도 그렇지만 특히 개별 종목은 기본적인 가치가 경기 순환에 따라 크게 바뀌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과거 실적에 비추어 고가에 팔린 어떤 주식이 그 다음의 불황기에도 여전히 높은 값으로 팔릴 수 있다. 반대로 낮은 값으로 팔리는 주식은 다음의 호황기에도 여전히 낮은 값으로 팔릴 수 있다. 이런 지속적인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과연 시장이 기업 실적의 단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의문이다. 시장의 이런 판단 착오는 "이런 변화는 더 확장되거나 아니면 최소한 지금처럼 계속될 것이다"라는 가정 때문에 빚어진다. 그러나 경험에 비춰볼 때,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계속되기보다는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적 트렌드에 잠재된 두 가지 위험 528

월스트리트는 현재 실적을 크게 강조하고, 동시에 실적 트렌드에도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 27장에서 우리는 실적 트렌드에 잠재된 두 가지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첫째는 트렌드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트렌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날 수 있고, 둘째는 트렌드에 기초한 가치평가는 엄격성이 떨어져 쉽게 과장될 수 있다. 평균치와 트렌드는 서로 상반될 수 있다.


긍정적인 전망 531

질적인 평가를 하면, 첫째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이라고 할 만하며, 둘째 모두 해당 업종에서 선도 기업이고 튼튼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두 기업이 1925∼1932년에 보인 실적은 우연적인 결과일 수 있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보다 과거 평균 실적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직관과 건전한 판단력을 구분할 필요 532

특별히 반전의 가능성이 없다면 우리는 과거 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는 반전의 가능성을 샅샅이 살펴봐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직관과 건전한 판단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능력은 더없이 귀중하지만 애널리스트에게 이를 요구할 수는 없다. 그가 만약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분석이 필요 없다. 애널리스트에게는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예측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상승 중인 실적 추세(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가정 546


전문가들은 우량주 주가는 주당 순이익의 10배가 적정한 것이 아니라 15배가 돼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성격이 서로 다른 회사에는 서로 다른 배수를 적용하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컸던 유틸리티, 프랜차이즈 업종의 주식은 주당 순이익의 25∼40배 선에서 거래되었다. 다양한 업종에서 선도 기업을 지칭하는 '블루칩'의 주가도 이 수준에서 맴돌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몇 년 동안의 상승 중인 실적 추세(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가정에서 비롯되었다.

(나의 생각)
지금 현재 대한민국 증시에서의 상황도 거의 비슷하다. 최근 1년 내지 2년 사이에 엄청나게 상승한 주식들의 PER은 대부분 15배∼20배에 달해 있다. 현재 상승 중인 실적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증시는 개표기이지 저울이 아니다 546

불행히도 증시는 과학적인 공식 등을 적용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가치를 결정하고 나중에 결과론적인 이유를 대도록 한다. 증시는 마치 약속 위반을 따지는 법정의 배심원과 비슷하다.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가치를 결정해야 한다. 배심원이 어떻게 해서든 평결을 내려야 하듯이 말이다. 주가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세심하게 계산된 결과가 아니라 인간 작용과 반작용의 결과일 뿐이다. 증시는 개표기(voting machine)이지 저울이 아니다. 어떤 사실이나 정보는 직접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매매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시장에 작용한다.


PER 16이 상한선 547

어떤 종목의 보수적인 가치는 평균 이익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예측과 관련된 변수에 의해서도 검증받아야 한다. 이는 가치평가의 출발점이 현재 순이익에서 평균 이익으로 이동함을 의미한다. 적어도 5년 이상, 바람직하게는 7∼10년의 실적 이익을 바탕으로 해당 종목의 가치를 평가한다. 평균 이익이 동일하면 가치가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주 투자자라면 현재 순이익이 평균을 웃돌거나, 평균보다 나은 전망이 있는 종목에 후한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때 보수적인 가치평가를 위해서는 배수(PER)에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 보통주 투자 관점에서 'PER 16'이 상한선이라고 본다. 이 기준도 필연적으로 자의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본래 투자에는 명시적인 가치가 전제되어 있다. 보통주의 가치는 평균 순이익 또는 수익력 등과 같은 구체적인 데이터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가와 견주어 6%도 안되는 순이익으로 현재 주가가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란 쉽지 않다. 이 정도의 PER에 만족할 진정한 투자자는 한 명도 없다.


투자와 투기 548

투자와 투기의 구분은 이제 분명해졌다. 주당 순이익보다 16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했다고 하여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투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고가에 매입한 종목이 상당한 수익을 낳을 수 있지만, 현명하거나 운 좋은 투기이다. 분명한 사실은 투기에서 지속적으로 운이 좋거나 현명한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당 순이익의 16배가 넘는 값을 치르고 습관적으로 보통주를 매입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엄청난 손실을 보게 마련이다. 기계적인 상한선이 없다면, 그들은 터무니없는 높은 주가를 합리화할 명분으로 가득한 거품장세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나의 생각)
어떤 책에서 봤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PBR 3배를 상한선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참고할 만하다.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548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때 주가수익배율을 16으로 한정한다면, 실제 매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아야 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투자이론이 주장했던 'PER 10'이라는 기준을 되새겨봐야 한다. 또 주가수익배율의 상한선이 보통주 투자의 유일한 전제 조건은 아니다. 즉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발행 기업은 자본구조, 경영 능력, 전망 등에서도 만족스러워야 한다. 이 원칙과 함께 또 다른 비유적인 기준이 있다. "투자에 매력적인 종목은 투기에도 매력적이다"라는 점이다. 즉 어떤 종목이 보수적인 투자 기준을 만족하면 시세 차익 가능성도 높다.



우량종목을 높은 시세에 매입하는 행위 549

우리가 제시한 보통주 투자원칙은 월스트리트의 우량주 평가 기준과 다르다. 월스트리트의 우량주는 주가수익배율이 모두 16 이상이고, 현 주가와 상관없이 무조건 투자 적격이다. 우량 종목을 높은 시세에 매입하는 행위는 주가가 더 상승해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투기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보통주 투자는 주가를 기준으로 중간 정도의 회사이다. 낮은 주가 종목은 실적이나 기업의 안전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기적일 수밖에 없고, 또한 고가주는 높은 주가 때문에 투기적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 565

투기적 자본구조에서 보통주 주주는 선순위 증권 보유자의 희생 덕분에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쥐꼬리만한 자기자본(보통주)과 산더미 같은 타인자본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벌이는 것이다.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기고 뒷면이 나와도 내가 이기는 동전 던지기를 하는 셈이다. 보통주 주주의 전략적 지위는 한마디로 '땅 짚고 헤엄치기'와 같다. 달리 말하면, 적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기업의 미래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옵션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연한 사실 568

대중이 저가 종목을 선호하는 데는 그럴 만한 논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저가 종목을 매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잃는다는 점도 엄연한 사실이다.


진짜 저가 종목 569

진짜 저가 종목은 충분히 투기적 매력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매수를 부추기기 위한 억지 노력은 없다. 주가흐름은 정중동 상태이고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왜 일반 투자자들이 가짜 저가 종목을 매입하고, 진짜 저가 종목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기회를 무시하는지 말해 준다.


잘못된 자본구조를 고치라고 요구해야 한다 577

시장이 진흙 속의 진주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 투자 기회를 찾은 경우 다음 두 가지 행동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본구조가 잘못되어 저평가가 일어나므로 주주가 나서서 잘못된 자본구조를 고치라고 요구해야 한다.


기장 기본적인 일치의 원칙 578

이상의 사례에서 발견되는 핵심은 가장 기본적인 일치의 원칙(basic principle of consistency)이다. 파이프라인 회사가 자산의 대부분을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파이프라인 회사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다. 래커워너도 누구나 탐내는 훌륭한 채권을 헐값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주식으로 바꾼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타바코 프로덕츠의 경우처럼 과중하고 불필요한 세금 부담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주주 등 이해 당사자들이 비논리적인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제6부 대차대조표 분석



주식 투자자는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590

월스트리트가 "그 비즈니스 가치는 얼마입니까?"라고 묻지 않는다는 점은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주식 투자자는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비즈니스맨이 "1만 달러에 지분 5%를 매각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면, 그는 순간적으로 1만 달러에 20을 곱해, 그 기업을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20만 달러로 추정한다. 그리고 "20만 달러이면 적당한 가격일까?"라고 자문한다.


처참한 수준 591

장부가격의 16배에 팔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같은 시기에 '계속 기업'이라 불리기 어려운 펜실베이니아 코울 앤드 코크의 시가총액은 장부상 자산가치의 16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페퍼렐 매뉴팩처링(Pepperell Manufacturing)은 괜찮은 장부가치와 후하고 꾸준했던 배당, 업종 내 좋은 평판 등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대공황에 시달린 부분 소유자(part owners, 주주)들은 단일 소유주 (a single private owner)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살 만한 장부가치의 10%만 받고 처분하려고 했다.


현명한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591

현명한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식을 매매하기에 앞서 얼마를 지불하려 하고, 그 대신에 어느 정도의 유형자산을 가질 수 있는지 셈해 볼 필요가 있다.


유동자산 가치의 중요성 593

보통주의 유동자산 가치는 고정자산을 포함하는 장부가치보다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유동자산 가치는 대체로 청산가치와 비슷하다.
2. 많은 경우 보통주 시가총액이 유동자산 가치보다 낮아서 청산가치 아래서 팔리고 있다.
3. 많은 기업들이 오래 청산가치 아래서 거래되는 현상은 비논리적이다. 이는 시장의 판단 오류이거나, 무능한 경영 때문이거나, 기업 자산에 대한 주주의 태도에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청산가치 괴리 현상의 논리적 의미 596

주주, 시장, 그리고 경영진의 관점에서 주가의 극단적인 저평가 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계속해서 청산가치보다 낮다면, 이는 주가가 터무니없이 낮거나 회사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1. 주주는 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나은지 고민하게 된다.
2. 경영자는 청산가치와 주가의 부조화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영 방침을 수정하고, 비즈니스의 지속 여부를 주주에게 물어야 한다.

위 결론은 별도의 검증이 필요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청산가치보다 낮게 형성될 이유는 없다. 기업의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낮다면 이 기업은 청산되어야 한다. 기업의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높다면 주가는 청산가치보다 더 높아야 한다. 결국 청산가치보다 더 낮은 가격은 정상이 아니다.

논리적 추론의 의미 : 논리적으로 추론한 결과 두 가지 의미가 발견된다. 우선 주가가 청산가치 이하인 주가는 극단적으로 싼 값이기에 매력적인 매입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증권분석이 또다시 이 분야에서 힘을 갖게 되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는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은 상당수 기업은 경영 정책에 잘못이 있을 수 있다. 자발적이든 주주의 압력에 의해서든 경영자는 정책 실패를 즉시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증권의 안정성 605

"증권의 안전성은 채권, 우선주, 보통주 등의 이름 자체나 법적인 권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증권 이면에 있는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청산가치의 의미 : 주주와 경영자의 관계
607

주제는 증권분석의 대상이 아니지만 주주의 경각심, 현명함 측면에서 주식가치와 밀접하기에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본래 보통주 종목 선정은 일시적인 행위이지만 소유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한 회사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려 깊어야 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형적인 주주들은 우리에 갇혀 있는 유순하고 무관심한 동물과 같다. 이사회가 시키는 일만 할 뿐 기업의 주인이자 경영진의 고용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려 하지 않는다. 그 결과 상당수, 아니 대부분의 거대 기업은 주주가 아니라 '경영진'으로 불리는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타당하지만 부분적으로 오류가 있는 전제 609


주주는 사유 재산권에 내포되어 있는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 주주가 순종적이고 무관심해 보이는 이유는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그릇된 통념 때문이다.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그 통념은 다음과 같다.

1. 경영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주는 경영진의 판단을 수용해야 한다.

2. 경영진은 주가에 대해 관심이나 책임이 없다.
3. 주주가 경영진의 주요 정책에 반대한다면,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책이다.


경영진이 늘 유능하고 효울적인 것은 아니다
610

그 통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부분적으로 진실일 뿐이다. 이는 전적으로 틀린 것이 아니기에 더 위험하다. 경영진은 현안을 결정하는 데 유리한 지위에 있기는 하지만 항상 주주에게 이로운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선택하지는 않는다. 무능함 때문에 심각한 실수도 저지를 수 있다. 모든 주주는 경영진이 유능하다는 통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종목을 선택할 때 경영진이 제대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 말은 곧 많은 기업이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주주가 경영이 효율적인지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는 충돌할 수 있다
610

주주가 경영진의 결정을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주주와 경영진이 충돌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경영진의 보수 : 기본 보수, 보너스, 스톡옵션
2. 비즈니스 확장 : 추가 보수, 경영진의 권한과 특권(옵션) 범위 등
3. 배당 : 사내 유보, 배당 결정 등
4. 기업의 진로 : 무수익 사업 분야, 회사의 퇴출, 감자 등

5. 주주에게 정보 공개 : 평등한 정보 접근성 등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충돌할 수 있는 모든 이슈에 대해 경영진은 민감할 수 밖에 없고 중립적일 수 없기 때문에 주주의 철저한 감시·감독이 필요하다. 우리는 경영진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영진에게 백지 위임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주인(고용주)은 믿을 만한 하인(피고용자)을 선택하지만, 하인에게 품삯을 결정하도록 하거나 사업에 얼마를 투자할지 또는 어떤 사업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결정하도록 하지는 않는 법이다.

(나의 생각)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 때문에 그레이엄은『증권분석』 제3판(1951년)에서 이 부분을 더욱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사와 경영자와의 관계
611

이론적으로 이사들은 경영자의 이해에 대항하며 주주의 이해를 대표한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이론과 합치되지는 않는다. 이사 개개인은 여러 면에서 경영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이사회가 경영자를 선택하기보다는 경영자가 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흔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주주는 경영자의 이익이 자신의 이익과 충돌하는 일에 대해 비판적으로 또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지속 여부도 분석되어야 한다
612

경영진은 본성상 자본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 자본금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 이를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주주에게 더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이를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본금의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면 기업의 자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경영진의 권한이 축소될 수도 있다. 이론적인 의미에서 자본금을 완전히 소각할 경우 경영진은 실업자가 된다.
(중략)
이런 맥락에서 비즈니스의 주주 여부는 주주의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법적인 차원에서도 이 문제는 주주의 몫이지 경영자의 몫은 아니다.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사실에서 볼 때도 비즈니스의 지속 여부는 주주의 몫이라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결국 이 문제는 시장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는지, 아니면 경영진이 경영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경영진의 잘못을 공격하면, 이를 개인적인 목적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비판받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일일지도 모른다. 본래 금융에서 이타주의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경영진을 상대로 한 싸움에는 시간, 에너지, 돈이 들어간다. 개인의 노력으로 이런 일이 해결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한 정도의 지분을 소유한 집단이 나선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들은 그 회사에 많은 돈을 걸어두고 있어서 자신의 이익을 지켜야 하며, 그래서 일반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 (중략)

경영진에 대한 많은 주주의 비판, 위임장 확보 경쟁, 다양한 법적 대응 등은 경영진을 당혹스럽게 만들것이며, 또 많은 경우 이런 일들이 현명하지 않고 부적절한 동기 때문에 빚어지기도 한다. 경영 책임자는 경영자이기 때문에 겪는 일과의 하나일 수 있고, 의식이 깨어 있는 주주 때문에 치러야 하는 비용쯤으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인들은 이런 찬반양론을 통해 진실을 알 수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나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주주는 그만큼 영리해지고, 사태를 더 잘 파악하게 된다. 야유나 인신공격 등으로 논쟁을 막아서도 안된다.

기업의 청산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결정하면서 직원의 이해를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극단적으로 주주의 주머니만을 고려한 결정도 합리적이지 않지만, 문제의 핵심과 최종 결정권 등을 혼동해서 얻어지는 것도 없다. 직원의 일자리를 위해 기업을 존속시켜야 하고 그 대가로 주주가 희생해야 한다면, 주주들은 이런 현실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
비록 비인간적이지만 청산이 이익일 때는 청산을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현재 경제 시스템에서 주주가 직원의 고용을 위해 투자 원금을 잃어야 할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로 소유한 기업에서 이런 온정주의는 극히 드문 법이다. (중략)

주가가 청산가치만도 못한 사태는 주주의 이익에 있어 중요한 일이며, 주주는 이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에게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나의 생각)
21세기에 이른 지금까지도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소액주주운동 또한 마찬가지 맥락이다. 개인적으로는 2007년 3월의 정기주총과 그 후 열린 임시주총에서 대주주(경영진)과의 치열한 표대결 끝에 두 번 연속으로 '감사 선임을 부결'시킨 경험이 생각난다. 그 과정을 통해 주주들은(나 자신을 포함하여) 그만큼 영리해진 것도 사실이며, 사태를 더 잘 파악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 당시 감사 후보는 경영자이자 오너인 회장님과 사돈 관계였음이 언론 보도를 통해 새롭게 드러났다. 결국 2007년의 세 번째 열린 주총(두 번째 임시주총)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인물을 감사로 간신히 선임할 수 있었다.



진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선 615

"경영진이 주가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논리는 기본적으로 진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선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매입할 때 시장성은 중요한 사항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도 이는 진실이 아니다. 시장성은 본래 처분할 수 있는 장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을 전제한다. 적정 가격 매도 가능성은 적절한 배당, 실적, 자산가치만큼이나 주주에게는 중요하다.


주가의 저평가 상태를 막기 위해 이사회가 해야 할 일 615

"주가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경영진에게 화내지 않을 주주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는 주식의 시장가격에 민감하고,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따라서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그 누구보다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지 감시하는 것만큼 주가가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적정 주가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
615

경영진이 적정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처는 다양하다. 우선 청산가치가 주가보다 높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주주들에게 알린다. 이사들이 청산보다 존속이 더 이롭다고 믿는다면, 충분한 근거를 주주들에게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다음으로 배당 정책이다. 경영진은 주인들이 비즈니스 지속으로 소득의 감소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배당률을 청산가치와 연동시키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발행 기업이 쌓인 잉여금을 가지고 있어서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가능하다.

이어 경영진은 당장 비즈니스에 필요하지 않은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다. 이는 액면가를 낮춰 지분율대로 현금을 되돌려주는 방법으로 가능하고, 공정가격 수준에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이사회는 수익력과 청산가치의 불균형을 청산이나 인수합병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사주 매입의 남용 618

가능한 가장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면 기업에게는 이익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회사에 주식을 판 사람은 많은 손해를 보고, 반대로 주식을 그냥 보유한 사람은 이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관점은 회사가 다른 자산을 살 경우에는 적절하지만, 자기 회사 주주에게서 주식을 살 경우에는 논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타당하다는 보증은 없다. 경영진은 기업이 매수자 입장이기에 매도하는 주주를 공정하게 대우할 필요가 있다.

발행 기업이 어려운 시기에 여유 자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헐값에 매입할 경우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이 이런 식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는 특히 주식을 처분하는 사람이나 계속 보유하고 있는 일반 주주 모두에게 손실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헐값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행위는 지분을 계속 보유한 주주에게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
자사주를 싸게 매입하면 주주에게나 기업에게나 무조건 이득이라고 쉽게 생각해 왔는데, 이 내용을 접하고 보니 그레이엄의 생각이 얼마나 깊고 세심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내시 모터스의 사례 : 원칙이 무시되었기 때문에 발생 620

기업 경영자들이 1928∼1933년에 내린 결정 등은 주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혜롭지 않고 정직하지도 않았다. 이는 그 기간에 극단적인 낙관론과 비관론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진의 이런 태도는 주식회사가 본래 주주의 소유물이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경영진은 주주가 고용한 사람에 지나지 않고, 이사진은 주주의 뜻을 대신해 경영자를 감시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시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와 함께 주주들은 이런 사태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배당, 자사주 매입, 경영진을 위한 보상 및 보수 결정과 감시, 기업 확장에 대한 평가, 잉여 현금 처분 등의 문제를 진정한 주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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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추락한 것들은 언젠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고,

지금 황금기를 구가하는 것들은 언젠가 추락할 것이다."

 - 로마 시인 호레이스의 『아르스 포에티카(Ars Poetica)』중에서


투기의 아포리즘
14


우리는 아마도 무엇을 살 것인가 보다 언제 사고 팔 것인가 하는 투기의 아포리즘(aphorism, 경구)에 다시 매료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최대 약점
22

이 투자원칙의 최대 약점은 특히 투기열병이 번지고 있던 1928∼1929년에는 일반 투자자가 확실하게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나의 생각)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경악할 만한 손실
23

그러나 1927∼1929년 평판이 좋았던 투자은행들이 그 동안 지켜왔던 안전기준을 무시하는 행위가 시장 전반에 만연했다. 많은 수준 미달 신생 기업의 주식을 대거 인수해 기업 정보를 왜곡하여 일반 투자자들에게 마구 팔아넘겼다. 전반적인 기업가치 하락의 와중에 특히 이들 불건전한 신규 상장기업들은 치명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가가 극심하게 떨어졌고, 그 결과 이들 기업들을 투자은행으로부터 매입했던 투자자들은 경악할 만한 손실을 입어야 했다.

(나의 생각)
우리나라의 경우, 닷컴열풍이 불었던 1999년과 그 이후의 주가 폭락때도 마찬가지였다.



'새 시대 교리'
26

그런데 최근 대세 상승 국면은 1921∼1933년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 이어졌다. 이는 과거 몇 개월에 지나지 않았던 급등 국면과는 달리 몇몇 투기 세력이 시장을 이끌며 과열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금융시장 참여자에 의해 버블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좋은 주식(혹은 블루칩)에의 투자는 그 주가가 아무리 비싸도 건전한 투자라는 '새 시대 교리'가 이 기현상의 저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교리는 도박이나 다름없는 투기열풍에 도취되어 이성을 잃은 투기를 투자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합리화한 수단일 따름이었다.


엄청난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
27

투기꾼의 심리 그 자체가 성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들은 시장과 상호 영향을 주고 받음으로 인해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반대로 주가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동안에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투기꾼의 심리 변화가 이렇기에 예외적으로 극히 일부 운 좋은 투기꾼만이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투기 세력이 대부분 손실을 입고 있는 판에 자신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이 투기 테크닉을 아무리 현명하고 철저하게 터득했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인 불행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처음에는 성공적인 투기로 약간의 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끝태 엄청난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경험상 많은 경우 36

경험상 많은 경우 평균 실적이나 추세만으로 미래 실적을 예측하는 것이 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 주고 있다.


눈에 띄게 뚱뚱하다면 37

증권분석이란 어떤 증권의 내재가치가 정확하게 얼마인지를 산출해 내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지 내재가치는 채권이나 주식을 매입하기에 적정한가 혹은 시장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것은 아닌지 등을 판단하는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내재가치가 명확하지 않거나 근사치 방식으로 산출되어도 괜찮다. 비유하건대, 한 여성이 충분히 성숙해 보인다면 굳이 나이를 몰라도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고, 한 남성이 다른 남성보다 눈에 띄게 뚱뚱하다면 굳이 그의 정확한 체중을 몰라도 과체중이라고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나의 생각)
그레이엄의 제자인 워렌 버핏도 특히 자주 인용하는 '유명한 대목'이다.



재미있는 속설 41

증권분석은 궁극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가설을 전제로 한다. 첫째, 증권의 시장가격은 수시로 내재가치와 괴리하여 형성된다. 둘째, 그 괴리는 스스로 사라지는 속성이 있으므로 시장가격은 본래 내재가치에 수렴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가설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심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에서는 "시장의 평가에는 오류가 없다"거나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이 증권의 가치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재미있는 속설도 있다.


저울과 투표기
42

시장은 개별 종목의 품질을 반영해 내재가치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해 주는 저울이 아니라, 참여자의 때로는 이성적이고 때로는 감정적인 요인이 투영된 선택들을 취합하고 집계하는 '투표기'와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나의 생각)
이 대목 역시 워렌 버핏이 자주 인용하는 '유명한 대목'이다.



평범한 사람과 안목이 있는 사람 53

평범한 사람과 안목이 있는 사람의 구매 형태 차이는 페인트나 시계의 구매에서 뿐만 아니라 증권투자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 서로 상반된 투자원칙을 도출할 수 있는데, 하나는 미숙련 일반 투자자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애널리스트에게 유용한 것이다.

1. 미숙련 투자자를 위한 투자원칙 : 발행 기업이 견실하지 못하면 아무리 발행 조건이 좋더라도 절대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2. 증권 애널리스트를 위한 투자원칙 : 거의 모든 증권은 어떤 가격대에서는 싸지만 다른 가격대에서는 비싼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기대치에 기대어 증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61

증권분석은 기본적으로 사실로 뒷받침되는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지 기대치(전망, 추세 등)에 기대어 증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애널리스트의 접근 방법은 이런 측면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추측하는 능력으로 성패가 결정되는 투기 거래자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물론 애널리스트도 반드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변화를 감안해야 하지만, 그의 주된 목적은 이런 변화를 활용해 수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변화로부터 자신의 판단을 경계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미래를 자신의 판단을 옹호할 근거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판단이 봉착할 위험요소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지나치게 오를 때마다 63

애널리스트의 판단과 의견이 질적 요인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시장가격이 계량적인 자료만으로는 정당화하기 어려울 만큼 지나치게 오를 때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에는 이미 증권분석의 분석적 의미가 상실된다. 수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좋은 실적 수치는 애널리스트가 우호적인 결론을 내리는 '필요조건'일 뿐이지 결코 '충분조건'은 아니다.


선의의 주주 74

선의의 주주는 비공개·비상장 기업(사기업 또는 합자회사·합명회사)의 동업자와 마찬가지로 모든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이 권리는 회사에 해롭게 행사할 수는 없지만, 그 정보 요청의 이면에 부적절한 의도가 있거나 정보 공개가 기업 경영에 유해하다는 입증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다.


슬픈 현실 79

장기투자와 단기 매매의 개념도 모호하고 부정확한 잣대로 구분하고 있다. 어떤 전문가는 최근 보통주를 1년 이상 보유할 목적으로 매입하면 투자라고 정의했는데, 이도 그 본질을 정확히 반영했다기보다는 단지 편의적인 구분일 뿐이다. 이 정도로 보유하는 것을 투자라고 정의하는 것은 실제로 '단기투자'가 얼마나 성행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편 매입자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투기'하는 것도 슬픈 편실이다(물론 어느 정도는 장기투자 목적의 의도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나의 생각)
워렌 버핏의 또다른 스승이었던 필립 피셔의 견해도 참고할 만하다.
주옥같은 교훈들로 가득찬 투자의 명저

투자와 투기 82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본의 안전성과 만족할 만한 투자수익을 확보하는 행위이다. 이런 원칙을 만족시킬 수 없는 행위는 투기이다.

(나의 생각)
이 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이다.



우선적 청구권이 자산가치 하락을 막지는 못한다 102

담보물에 대한 저당권 행사로 채권 보유자는 발행 기업의 성공이나 실패와는 상관없이 채권 상환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대부분의 경우에 완전히 허구임이 증명되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담보로 제공한 자산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수익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채권 보유자는 주로 철로, 공장 건물과 설비, 발전 설비 및 기타 공익사업 자산, 교량, 호텔 건물 등에 우선적 청구권을 갖고 있지만, 이런 자산들은 당초 사용 목적 외로 이용될 수는 없다. 따라서 채권의 발행 기업이 도산하면 이들 고정자산의 실제 가치는 대개 현격히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기업이 담보로 내놓은 자산을 구입 원가나 추정 가치로 평가하여 채권을 사도록 유인하는 관행은 투자자를 완전히 오도하는 것이다. 담보자산의 가치는 디폴트되었을 때에 실질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기업이 도산하면 장부가치는 거의 대부분 믿을 수 없거나 의미 없는 숫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나의 생각)
개인적으로 담보물을 제공받고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도 참고할 만한 유용한 사례이다.



담보자산이란 안전장치 104

채권에 제공된 담보자산이란 안전장치는 단지 투자자의 실수가 낳은 고통을 조금 덜어줄 뿐이다.


투자 손실 위험 ≒ 대화재나 급성전염병 124

생명보험에서는 연령과 사망률의 관계를 정확히 계산해 생명표를 만들어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는데, 이 표의 실제와의 괴리는 매우 서서히 발생한다. 손해보험회사도 생명표만큼 신뢰성이 높지는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과 화재 발생률의 관계를 잘 정리해 놓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투자 대상과 손실 위험의 관계는 상황 변화에 따라 너무나 불확실하고 변화가 심하여 믿을 만한 수학적 통계표를 만들 수가 없다. 특히 투자 손실은 시간적으로 골고루 분산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 즉 전반적인 불황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투자 손실 위험은 화재보험이나 생명보험에서 예측 불능한 것으로 간주하는 대화재나 급성전염병과 비슷하다.

(나의 생각)
1997년의 IMF 금융위기 국면, 2000년의 닷컴 버블 붕괴 국면, 2007년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전세계적 금융공황 국면에서도 이런 특징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159

감정가액은 후하게 추정한 그 부동산의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산정되었다. 이런 방식에 따르면 후한 금융비용을 포함해서 건설비용이 100만 달러인 빌딩의 감정가액이 곧바로 150만 달러로 평가될 수 있었다. 따라서 건축비용 전액을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 있게 되므로 건축주나 개발업자는 자기 돈 한 푼도 안들이고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많은 경우에 상당한 돈이 남기도 했다. 이런 식의 부동산 담보 자금 조달 방식은 치명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관련 당사자들이 원칙, 통찰력, 건전한 상식을 무시한 처사로서 결국은 도가 지나쳐 필연적으로 파국을 맞게 되었다.

(나의 생각)
작금의 부동산 PEF 부실도 똑같은 사례의 반복으로 볼 수 있을 듯 싶다.



손익계산서의 중요성 167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는 순전히 수익력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발행 기업의 손익계산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명백히 말해 주고 있다.


시가총액이 시사하는 것 168

시가총액이 시사하는 것은 그 기업의 실제 가치를 측정하는 대략적인 지표 내지는 실마리에 불과하다.


동전 던지기 171

문제는 채권 투자자가 이 채권을 선정하는 것을 정당화해 줄 만큼 주식이 실제로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기업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그 기업의 채권을 매입한다"는 논리는 기본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논리이다. 마치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지고, 뒷면이 나오면 못 이긴다"는 말과 같다. 주식이 저평가된 것이 맞다면 채권을 사는 것보다는 주식을 사는 것이 분명히 이익이고, 그렇지 않고 주식이 실제로 저평가된 것이 아니라면 채권투자를 잘못한 것이다. 주식투자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 주가가 부당하게 저평가되었는지 여부를 고민할 필요 없는 다른 기업의 채권을 매입하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 차라리 타당한 논리이다.


합리성이 없는 증권 형태 210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에 도달한다. 즉 우량 우선주는 매우 예외적일 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채권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 적합한 경우에 우선주를 발행한 비정상적인 경우 혹은 실수라고 말이다. 따라서 우선주는 발행 기업에도 보유자에게도 별로 유리할 것이 없으므로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우선주는 기본적으로 합리성이 없는 증권 형태이다.


별로 실익이 없다는 결론 252

이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채권 보유자의 법적 권리는 별로 실익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실제로 현재 일반적인 관행에 의하면 그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을 곤경에 빠뜨릴 수는 있지만 원리금 청구권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는 없다.


총체적인 불확실성을 의미할 뿐 252

대부분의 경우 지급 불능 사태는 총체적인 불확실성을 의미할 뿐이고, 결국은 주주권의 소멸 위험이 발생하고 채권 보유자도 원리금 상환에 관한 어떤 보장도 받지 못한다.


'금테 두른(gilt-edged)' 290

전통적 의미에서의 초우량 종목 투자 개념은 1920∼1922년 경기 침체기 동안 지극히 달갑지 않은 경험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안전성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증권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또한 경기 침체에 이어 찾아온 그 후 번영의 7년도 서로 다른 투자 종목 군에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을 미침에 따라 소위 '금테 두른(gilt-edged)' 종목이라 불렀던 옛날식 초우량 종목에 대한 신뢰가 급격하게 붕괴되었다.


투자 대신 투기를 하는 것 292

두 번째 대안인 투자 대신 투기를 하는 것은 저축과 사업 이익으로 재산 형성을 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행위이다. 무지, 탐욕, 군중 심리, 거래 비용, 내부자와 시세 조작자에 의한 불공정 거래 등 여러 가지 불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가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기의 이론적인 우월성은 실제로 아무런 성과가 없다. 우리는 시세 차익의 가능성이 없는데 원본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를 반복해서 반대해 왔다. 그렇다고 투자 대신 투기를 옹호해 온 것이 아니라, 다만 명백하게 불건전하고 '현명하지 못한 투자' 보다는 '현명한 투기'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비정한 증권시장의 특성상' 293

그러므로 눈치 빠른 투자자는 이런 종목을 의심하거나 눈치 채지 못하는 부주의한 다른 투자자(희생양)에게 파는 것이 가능했다. 그 희생양들은 발행 기업의 명성만 믿고 같은 그룹의 다른 종목에 비해 다소 싸게 매입할 수 있다고 좋아했을 것이다. 비정한 증권시장의 특성상 이런 정도의 행위를 윤리적으로 비난하기는 곤란하다. 오히려 현명한 투자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부주의한 투자자에 대한 벌칙 정도로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못 찾아낼 것도 없다 296

이런 '저가 매수(bargain)' 기회란 분명 흔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채권과 우선주를 신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검색하면 못 찾아낼 것도 없다. 저가 우량 종목은 십중팔구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활발하게 거래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일반 투자자들은 아무리 기업의 실적이 좋게 평가되어도 싼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이런 종목을 선뜻 매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의 생각)
오늘날의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또한 그레이엄의 언급 내용과 정확히 닮았다.


'투자'에 트레이딩 요소를 가미하는 바람에 300

증권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모든 사람은 바닥에서 매입하고 하락하기 직전에 매도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사실 경험상 별로 성공한 사례가 없으며 오히려 그의 '투자'에 트레이딩 요소를 가미하는 바람에 투자에서 얻은 수익도 까먹고 결국은 투기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많이 보았다.


컨설턴트가 비법을 그리 잘 알고 있다면 300

순전히 투기 영역에 대한 자문 수수료를 내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컨설턴트가 비법을 그리 잘 알고 있다면 자기가 직접 투기를 하고 말지 골치 아프게 투자 자문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 자문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전문 분야는 투자와 투기의 중간 정도 분야가 될 것이다.

(나의 생각)
요즘 증권방송과 인터넷 매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증권 전문가 행세를 하는 이들에게 쓸 데 없이 아까운 '자문 수수료'를 내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한줌의 유망종목을 찾아내기 위해 304

미숙한 투자자들은 이런 '저가 종목(bargain issues)'을 절묘하게 피해 가는데, 그 이유는 대개 가격은 싸지만 내용이 부실한 종목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고 유능한 애널리스트는 제한된 소수의 저가 종목 중에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다. 만약 애널리스트가 안전한 확정 소득 투자 종목 선정 방법을 마스터했다면, 이 기술을 우량하면서도 시세가 낮은 종목을 찾아내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은 단지 한줌의 유망 종목을 찾아내기 위해 수백 개의 종목을 일일이 조사해야 하고, 특히 숨겨진 취약점이 없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수고가 따른다.


중간적인 접근법에 반대하는 이유 313


순수한 투자와 소위 투기 거래의 어중간한 중간적인 접근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순전히 투자자들의 투자 자세에 의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도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그 결과 투자자는 혼란스러워하고, 사고의 오류와 자기 기만에 빠지기 십상이다.

(나의 생각)
벤저민 그레이엄의 또다른 명저인『현명한 투자자』에도 이와 비슷한 언급이 나온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자신을 중간 범주에 놓고자 하겠지만, 이것은 성취감보다는 실망감을 더 안겨줄 것 같은 절충이다.]


철저한 분석과정을 거쳐서 나온 결론 380

이에 대한 궁극적인 대답은, "상장 종목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전형적인 보통주는 아무리 세심하게 분석하더라도 종목의 매력이나 실제 가치에 대해 믿을 만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그러나 개별 종목에 따라서는 철저한 분석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결론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믿을 만한 경우도 있다." 바꾸어 말하면, 특정 종목을 분석하는 일은 긍정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보통주 전반을 놓고 볼 때 증권분석은 투기적 판단을 하는 데 의심스러운 역할을 하거나 혹은 숫자로 표현하기 곤란한 가치 산정을 매우 환상적인 방법을 통해 계량화하는 정도로 볼 수 있다.


투기란 말의 어원 386

본래 투기란 말의 어원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고, 반면에 투자에는 '이미 확보한 이득(vested interests)', 즉 과거에 확보한 재산권 및 재산가치와 연관된 의미가 있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기적이고, 과거는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안전판 역할을 했다.


변화의 원인 388

일반 투자자는 왜 배당, 자산가치, 수익 실적에서 거의 전적으로 수익 트렌드, 즉 기대 수익 변동 전망에 관심을 집중하게 되었을까? 그 해답은, 첫째 과거 실적이 더 이상 믿을 만한 투자 가이드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었고, 둘째 미래 전망이 낳은 시세 차익이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새 시대 컨셉의 탄생은 무엇보다 전통적인 기준이 와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경제 변화 속도는 대단히 빨라져서 설립된 지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했다. 과거 10년간 번창하던 기업들도 불과 몇 년 사이에 파산 위기에 몰렸다. 소규모 부실 기업은 급격히 규모가 커지고 수익 신장을 보여 최고의 신용 평가를 받게 되었다. 철도 기업 등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주력 기업 군은 미국 경제의 팽창에 동참하는 데 실패했고 명백한 후퇴의 기미를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도시철도는 1914년 이전까지만 해도 또 하나의 핵심 투자 대상이었지만, 새로운 운송 수단의 등장으로 급속히 투자가치를 상실했다. 전력과 가스 등 전통적인 유틸리티 기업은 전쟁과 전후 인플레이션이 이로운 쪽보다 해로운 쪽으로 영향을 받아 실적이 들쑥날쑥했으며, 이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제조업체의 사정은 격심한 변화로 뒤죽박죽이었는데, 번영의 과실이 매우 불공평하고 간헐적으로 배분되는 바람에 가장 눈부신 성공 사례의 와중에 가장 예상외의 실패 사례도 빈번했다.

(나의 생각)
약 1세기 전의 미국 경제와 미국 기업에 대한 시대상을 읽는 것 같다. 마치 역사책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새 시대의 투자 = 전쟁 전 투기 391

대표적인 투자신탁회사들이 실행했던 '새 시대의 투자'라는 것이 증시 활황 이전에 투기라고 정의했던 것과 거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투자'는 이자와 배당소득보다늕 시세 차익을 강조하고, 과거의 실적보다는 실적 전망을 더 중시하면서 채권 대신 보통주를 매입하는 것을 의미했다. 새 시대의 투자는 곧 만족할 만한 실적 트렌드를 보인 보통주 매입에 초점을 맞추었던 전쟁 전 투기와 다를 바 없다. 역사적인 주식시장 활황기를 풍미하던 새로운 투자이론은 '투자는 성공한 투기'라는 냉소적인 투자 격언을 살짝 위장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나의 생각)
① 1999년과 2007년의 엄청난 활황장세에서 **에셋이 보여준 행태와 너무나 닮았다. **에셋이 현재의 대한민국 펀드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② 2010년 현재 '자문형 랩' 시장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소위 '7공주'등 몇몇 종목에 대한 투기적인 매수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것을 성공적인 투자'로 바라보면서 모두들 그런 경향을 추종하려고 애쓰고 있고, 그러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스스로 책망하는 투자자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것 또한 미래에셋 출신의 '***'씨가 설립한 ***투자자문 등에서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 역시 나의 판단으로는 우리나라 증시의 '수준낮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③ 최근에 ***투자자문의 *** 대표가 모 언론과 인터뷰한 기사에는 '나는 가치투자에 적합한 종목이라고 언급되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라는 취지의 언급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오만의 극치라고 할 만한 발언이며, '자신감의 과잉'에서 비롯되는 역사적 대실패들을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내용이다.

④ 2007년 11월, 대한민국 증시가 2,000P 위로 올라섰을 때,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자신감이 지나쳐 '인싸이트 펀드'라는 상품을 야심차게 시장에 내놓았다. 중극 증시가 피크 국면이어서 워렌 버핏 조차도 '과열'을 경고하면서 중국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히던 시점에, 박회장은 '워렌 버핏의 투자 방식은 20세기에 유행하던 포드자동차에 비유하면서 자신은 21세기 첨단 렉서스식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자랑(혹은 합리화)하였다.

⑤ 박현주 회장의 '버블 꼭대기 국면에서의 무리한 펀드 판매'는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참담한 실패'로 이어졌고, '인사이트 펀드'의 기록적인 마이너스 수익률은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뼈아픈 고통을 안겨 주었으며, 2010년 펀드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인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대탈출' 국면에서 미래에셋이 직격탄을 맞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처럼 보여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허황된 결과 392

새 시대의 이 투자원칙은 증시에서 돈 벌기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라는 허황된 결과를 초래했다. 즉 가격 불문하고 좋은 주식을 사 놓으면 그 다음은 그냥 내버려 두어도 주가는 당연히 올라간다는 식이었다. 이러한 새 시대 투자이론을 맹신한 결과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월스트리트에 가면 일하지 않아도 행운을 잡을 수 있는데 왜 힘들여 일하는가?"라고 들떠 있었다. 마치 골드러시 때 많은 미국인이 클론다이크에 몰려들었듯이 많은 사람들이 하던 일을 팽개치고 월스트리트로 몰려들었다. 대단히 중요한 차이점은 클론다이크에는 금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의 생각)
2007년 11월에 출시되었던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주로 중국증시에 집중투자하는 펀드)가 꼭 그짝이었다. 중국 주식은 시중에서의 일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좋은 주식을 사 놓으면 그 다음은 그냥 내버려 두어도 주가는 당연히 올라간다는 식'이었다. '장기간 묻어두기만 하면 된다'는 박현주 회장의 언급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그의 인터뷰 때마다 반드시 빠지지 않은 단골메뉴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바보처럼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앵무새가 멀리 있었던 게 아니었다.


최상의 투자 전략 393

따라서 최상의 투자 전략은 다른 모든 사람이 매입하는 종목만 사는 것이었다. 이 종목들은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고 고가에 거래되었던 이른바 '블루칩'이라는 것이었다. 저평가되어 관심권에서 멀어진 종목을 발굴해 내는 원래의 투자원칙은 완전히 폐기 처분되었다. 투자신탁회사들은 실제로 그들의 포트폴리오가 거래가 활발하고 표준적인(인기 있고 주가가 높은) 보통주로만 구성되어 있음을 자랑할 정도였다.

(나의 생각)
1994년에도 그랬고, 1999년에도 그랬고, 2007년에도 그랬다. 대세 상승기만 되면 반복해서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펀드 운용 행태'와 너무나 닮아 있어서 놀랍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2010년 혹은 그 이후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투기를 변명하는 도구 396

과거의 이익 트렌드가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이유는 많다. 일반적인 경제 논리에 따르면, 수확체감의 법칙과 경쟁 심화 법칙이 작용해 급상승하는 성장 곡선은 결국 둔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 경기 변동 사이클 법칙에 따라 순이익 곡선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바로 침체 직전일 위험도 높다. 실제 1927∼1929년 상황을 돌이켜보면, 순이익 실적 트렌드 이론은 실상 '투자'로 위장한 명백한 투기를 변명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단일 종목 매입은 투자가 아니다 403

분산투자에 관해서는 언제나 투자의 유익한 요소로 인식해 왔지만, 새롭게 제시하는 투자이론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일반적인 보통주 투자 운용의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한다. 보험회사가 한 건의 보험 계약 만으로 보험 영업을 영위할 수 없듯이, 한 종목의 보통주만 매수하는 것을 투자라고 할 수 없다.


가격은 모든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 404

투자자가 내재가치에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시장가격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종목의 내재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가 적정한 경우에만 해당 종목에 투자 매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는 투자 결정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는 매입 시점뿐만 아니라 보유 기간 내내 핵심적인 요소이다. 어떤 종목의 배당수익과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한 계속 보유해야겠지만,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었거나 혹은 가격이 실질가치 이상으로 상승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 투자의 관점에서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할 때도 있다.


하기 쉬운 조언, 실천하기 어려운 조언 405

보통주 투자자도 역시 증권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참여자이다. 이론적으로는 시장 참여자로서 "가격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라는 고전적인 상식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처럼 하기 쉬운 조언도 없지만, 이보다 더 실천하기 어려운 조언도 없다. 비싼 주가와 싼 주가를 판단하는 데에는 빨간색, 파란색 교통신호처럼 어떤 신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주가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는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이고, 월스트리트에서도 주로 과거의 가격과 비교하는 정도이다.


투자신탁의 운용 방식 407

투자신탁의 운용 방식은 사실 이 장에서 제시하는 보통주 투자원칙에 절묘하게 부합한다. 개인투자자들에 비해 투자신탁은 통계적 분석과 조사에 관해 더 나은 능력을 갖추고 있고, 펀드 규모가 크기 대문에 충분한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또 운용 인력의 숙련도와 판단력도 월등히 우수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신탁회사는 정관이나 계약상 약속에 따라 보통주 매수·매도에 있어서 일관성 있는 보수적인 투자원칙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투기의 유혹을 인간의 의지로는 극복하기 어려울 때도 투자신탁 운용 책임자는 법적 의무 조항에 쇠사슬로 꽁꽁 묶여 있으므로 투기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생각)
대한민국의 펀드 운용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다. 한국의 현실이 그만큼 척박하거나, 아니면 한국에서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본다.



배당을 많이 주는 보통주 415

재무제표에 나타난 순이익이 실제 배당 가능한 금액이라면, 주주는 이 돈을 모두 배당금으로 받는 것이 확실히 더 나을 것이다. 배당을 많이 주는 보통주가 똑같은 수익력이 있으나 배당을 적게 주는 다른 보통주보다 주가가 높은 것을 보면 시장 참여자는 무의식중에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른 주주에게도 귀속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416

배당에 대한 자의적인 결정권은 비정상적인 저가에 자사주를 매입해 고가에 팔아치우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남용되기도 한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고소득에 대한 중과세 때문에 기업 이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대주주의 과세 상황에 따라 배당 정책이 결정되기도 한다. 특히 지배주주가 높은 보수를 받는 경영진에 포진되어 있는 경우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회사의 이익이 다른 주주에게도 귀속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통제 아래 있기 떄문에 가능한 한 많은 순이익을 회사 금고에 남겨두려고 한다.


배당원칙 420

주주는 그들이 투자한 자본에서 발생한 순이익 중에서 일부 재투자하기로 한 부분만 제외하고 모두 배당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경영진은 주주의 특별 동의에 의해서만 순이익을 유보하여 재투자할 수 있다. 기업의 경영 필요에 따라 유보해야 하는 '순이익'은 더 이상 진정한 의미에서의 순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


과도한 유동자산 축적 경향을 견제하는 수단 421


이 원칙을 전반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기업 순이익의 사내 유보는 더 이상 당연한 것도 아니고, 경영진의 자의적 결정 사항도 아니며, 자본구조를 변경시키거나 신주를 발행할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배당 정책은 지금보다 더 엄격한 감독을 받고 합리적인 비판에 노출되어 경영진의 현명하지 못한 기업 확장과 과도한 유동자산 축적 경향을 견제하는 수단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정상적인 재투자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424

따라서 대규모 사내 유보에 대한 비판은 계속 유효하다. 우리가 사내 유보를 비판하는 것은 후자의 배당 정책, 즉 순익의 70%를 유보하는 데 대한 것이지 순익의 30%를 유보하는 정상적인 재투자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주주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436


자발적으로 사내 유보한 기업 순이익은 이에 상당하는 부분을 정기 주식배당을 통해 자본화하고, 이때 배당주식의 시장가치가 자본전입한 순이익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더 이상 이 증자 자본금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기존의 발행 주식을 매입 소각하여 주주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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