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러클 -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마이클 슈만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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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은 부의 이동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아시아권으로 넘어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실제로 그런 예측이 실현되었으며, 최근 국제 정세의 변화를 보면 앞으로도 아시아권의 경제 지도가 달라지리라 생각하고 있다.

50~60년 전의 아시아권 각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빈약함이 그것이다. 글쓴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아시아 지역 특파원으로 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6년 이상 체류하고, 현재는 「타임」의 특파원으로 홍콩에 머무르고 있다. 아시아통 미국인 기자의 시각으로 본 아시아권 여러 나라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보는 일은 각 나라가 갈 길을 다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각 나라 대통령, 기업가 등)만 약 60여명. 저자가 기자의 신분으로 직접 인터뷰를 한 사람의 이름만 40여명이 적혀 있다. 책은 “1997년 12월, 사무실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요원의 전화가 왔다.”로 시작되고 있다. IMF사태로 전국이 혼란과 낙심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한참 잘 나가던 대한민국이었다.

1950~60년대 아시아 경제는 스스로조차 먹여 살릴 수 없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다. 먹는 것이 귀하고 힘든 때였다. 그러나 불과 30년 전후해서 아시아에 큰 바람이 일어났다. 먹고 살만한 정도가 아니라 경제 사정이 매우 좋아졌다.    

막연한 이야기보다 수치가 말해준다. 1965년 ~ 2007년 아시아 각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의 통계를 보면, 한국 150,46%, 대만 7,291%, 싱가포르 5,913%, 홍콩 4,352%, 일본 4,133%, 태국 2,515%, 중국 2,260%, 말레이시아 1,882%, 인도 764%, 인도네시아는 1969년 ~ 2007년 사이 2,257% 상승.

글쓴이는 ‘미러클’ -  믿을 수 없는 부의 증가라고 표현한다. 또한 아시아 각 나라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게 되었는지 아직도 의문점이라고 한다. 이들 아시아 국가들은 어떻게 기존 경제 이론을 무시하고 글로벌 경제의 선두로 나설 수 있었을까? 대관절 미러클은 어떻게 발생한 것일까?  라는 질문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되었다. 위의 사실을 해석한 학계에선 아시아인에게 어떤 특별한 것이 미러클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시아의 문화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가능케 한 요소였다는 분석이다. 그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로 유교문화이다. 유교의 주요 덕목에 사회적 질서, 권위에 대한 존중, 관료주의 기술, 헌신적인 업무 · 교육 등이 있는데 그 모든 요소가 경제발전에 초석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영국의 정치가 로데릭 맥파워는 1980년 “서양에서 프로테스탄트 정신이 자본주의 발달에 기여한 것처럼 동아시아가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데는 유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을 이룩한 ‘아시아 모델’들의 공통점은 집권자가 대부분 경제성장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국가는 실패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중, 장기 계획 속에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다보니 정권을 잡은 사람이 장기집권을 하게 되는 폐단과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의 어두운 면이 동반되었다. 한국에선 박정희,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가 그 대표적 인물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이야기가 비교적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거론된 인물은 박정희, 김대중, 김우중, 박태준, 정몽구, 정주영, 김정렴 등이다. 각 사람에 대해 대략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과 한국경제와의 연관성을 기자 특유의 예리한 시각으로 그려주고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책을 읽던 중 중국 공산당 8대 원로 가운데 한 명인 완리(萬里, 94세)의 신문기사를 보게 되었다. (2010. 7.27)  현재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직책을 갖고 있는 그의 장수 비결이 화제이다. 완리는 1970년대 후반 덩샤오핑이 베이징에서 세력을 되찾을 무렵 그 수하로 있던 공산당 간부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완리를 통해 격동기 중국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1978년 겨울, 중부지역인 안후이 성의 당서기 완리는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페이시현 산난 인민공사를 찾았다. 굶주림에 지친 농부들은 그에게 각 농가들이 독립적으로 경작하던 ‘옛날 방식’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거인 같은 (인민)공사 안에서 병들고 지쳐있었다. 1980년도에 진행된 한 연구결과에서 중국농민 4분의 1은 연간수입이 33달러에 불과했다. 무언가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개 지방 관료 주제에 농부들의 요구를 어떻게 들어줘야 할이지 알 수 없었다. 그 당서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농부들은 침묵을 암묵적인 승인으로 받아 들였다. 그래서 그가 떠나자마자 공사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공사의 생산담당 지도자는 성인 농부들에게 땅을 조금씩 나눠주며 개별적으로 경작하는 대신 수확의 일정량을 공동체에 내게 했다. 할당량 이상을 수확할 경우 이를 개인적으로 먹거나 내다 팔 수 있게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당연한 이 시스템이 당시 공산주의 중국에선 목숨을 걸고 할 만한 일이었다. 마오쩌둥조차 이를 금지했고, 주민들은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대외적으로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소문은 금세 퍼져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역 내 다른 인민공사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완리는 중국 내에서도 가장 개방적이고 공격적으로 경제개혁을 추진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당 간부들과 보수주의자들의 숱한 반대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완리는 고집스럽게 농민들 편에서며 개혁을 밀고나간 덕분에 결국 덩샤오핑의 재가를 받고 부총리로 승진된다. 그리고 그에게 국가 농업정책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이러한 사례가 변신하는 중국의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글쓴이는 책의 말미에 아시아권 나라들이 자체적으로는 미러클을 이룰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워싱톤과 미국 기업이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과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하며, 버락 오바마 정부는 세계화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세계화로 인한 혜택을 지켜 줄 방안을 찾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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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개연성 - 최초의 눈, 뇌, 손, 날개는 어떻게 발생했는가?
마크 W. 커슈너 & 존 C. 게하트 지음, 김한영 옮김, 존 노턴 그림 / 해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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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 선생이 지금도 살아 계시다면, 아니 그 분이 현 세대에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계시다면 어땠을까? 어디에선가 유전자 연구에 몰두하시고, 복제에 전념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그 특유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희한한 종들을 만들어내진 않으셨을까?

다윈이 변이와 선택에 기초하여 진화론을 제기 했을 때, 자연선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뤘으나 변이를 설명하진 못했다고 한다. 이것이 다윈의 딜레마였고, 저자와 같은 후학들은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해온 결과를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 마크 W.커슈너는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세포생물학자로 소개되고 있다. 공저자 존 C.게하트는 캘리포니아 대학원 세포발달 생물학 교수이다.

진화론의 미완성은 생물학의 모든 분야에 문제가 되었고, 생물학자들은 계속해서 진화론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시각을 덧붙였다. 다윈의 포괄적인 진화론은 세 개의 주요한 토대위에 서 있었다. 자연선택에 대한 이론, 유전에 대한 이론, 유기체내에서의 변이의 발생에 대한 이론이 그것이다.

두 저자는 그들의 전공분야를 기초로 충실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세포과정 및 발생과정들에 대한 분자학적 지식을 토대로 진화능력의 변이요소를 설명해주고 있다. 촉진된 변이이론은 유기체와 유기체의 광범위한 적응성 표현형을, 무작위적 변이로부터 작위적인 표현형 변이로 넘어가는 과정의 핵심에 놓고 있다.

진화적 변이의 사례는 다윈이 1834년 갈라파고스에서 발견된 부리의 엄청난 다양성을 지닌 핀치의 경우로 돌아간다. 그 후 20세기 말 생태학자 겸 진화생물학자인 로즈메리와 피터 그랜트는 몇 십 년에 걸쳐 핀치의 부리를 연구했다. 그들의 작업은 퓰리처상을 받은 조너선 와이어의 「핀치의 부리」에서 다뤄졌다. 갈라파고스핀치의 일반적인 역사는 널리 알려져 있다. 1백만 년이나 그보다 약간 짧은 기간에 남아메리카에서 갈라파고스 제도로 건너온 조상 핀치들이 몇몇 종으로 진화했다. 어떤 종은 큰 견과류를 깨기에 적합한 큰 펜치형 부리를 갖게 되었고, 어떤 종은 과일에서 벌레를 끄집어내기에 적합한 겸자형 부리를 갖게 되었다.

저자들은 촉진된 변이를 밝히는 데에 가장 유망한 실험방향을 발생의 진화에 대한 연구, 즉 여러 동물 집단들의 발생과정을 비교하고 그 차이와 연관된 유전자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에 있다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다양한 유기체 집단들이 가진 특성들(부리, 수족, 지느러미, 강모패턴, 색 패턴)의 발생에서 실제로 무엇이 변했는지를 밝혀내고, 그 발생 및 기능과 관련되고 보존된 과정들을 확인한다. 또한 그 과정들을 묶어 해당 특성을 만들어내고 산출물 범위를 정하는 조절상의 수정들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결국 조상들의 계통에서 어떤 유전성 조절변화들이 선택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한 지식으로부터, 돌연변이에 기인한 변화들의 수 및 종류의 측면에서 새로운 특성을 생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또는 쉬웠는지는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150년 동안 다윈은 옳다 혹은 틀렸다 하기도 했고, 의심을 받고 무시를 당했으며, 악마 취급을 당하거나 우상으로 숭배되기도 했다. 최근 다윈이 새롭게 조명을 받는 이유는 진화론 측면보다는 유전자에 대한 분석, 연구가 활발하게 발달하면서 그의 학문에 대한 자세와 업적이 재평가 받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저자들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새로운 주요과학이론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유용한 변이가 이루어지는 방법을 다루는 촉진된 변이이론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 변이가 어떻게 출현하는가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진화적 변화의 용이함에 대한 이해가 나온다. 이들은 촉진된 변이이론을 과학자들뿐 아니라 생물학 이론의 최첨단 개념들을 탐구할 준비가 되어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제시하고자 계획했다. 두 부류의 독자에게 동시적으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지만, 개념은 냉정하게 학문적으로 처리하면서 전체적인 언어적 흐름은 비교적 부드럽게 표현되어있다.

책 뒷부분에는 「참고문헌」과 별도로 「용어해설」이 실려 있다. 비전공자인 경우에 이 단어들만 눈에 익혀도 같은 계열의 서적을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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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 완보완심>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함규정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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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간관계가 죽음도 늦춘다는 최근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리검영대 연구팀이 대인관계와 관련해 30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48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면서 인간관계가 좋은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먼저 죽을 확률이 5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7월 27일 현지에서 전했다고 한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보다 비호감에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감정은 상대방에게 더욱 쉽게 전달이 된다. 반대로 상대방이 나에게 그런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면 역시 나도 민감하게 느끼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하지 않은가.

감정을 잘 다스리는 일은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연마해야할 중요한 과제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내가 주체가 되어서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고, 감정에 휘둘린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나는 줄 끊어진 연처럼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비즈니스 코칭 전문가인 저자는 이러한 인간관계의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많은 비즈니스맨들과 CEO들을 직접 상대하고 코칭하며 연구하였고,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유연하고 현명하게 감정을 관리하고 대처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해주고 있다.

각 챕터는 저자가 강연, 감정 코칭을 통해 쌓은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기 때문에 우선 읽기에 지루함이 없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얻어낸 이야기들을 통해 “나만 별난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소중히 생각해야한다고 권유한다. 지금 내 감정이 어떠한지 느낄 수 있어야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감정이 상처받는 것은 내가 상처받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각 챕터마다 키포인트를 정리해놓았다. 시간이 없을 때나 업무 중 또는 일상생활 속에서 감정 조절이 힘들 때 키포인트만 훑어봐도 다소나마 진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역시 각 챕터마다 진단과 처방 그리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대체화법이 소개 되고 있다.

‘화(火)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감정을 잘 다스린다는 이야기는 곧 ’화‘를 잘 다스린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화를 참지 못해 화(禍)를 초래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물병 안에 물이 조금씩 흘러들어가다 마침내 물병의 가느다란 목까지 물이 담긴다. 이때 물 한 방울이 물병에 똑 하고 떨어지는 순간, 그 속에 들어있던 물이 순식간에 밖으로 넘쳐 흐른다. 딱 한 방울의 물이 떨어졌을 뿐인데 말이다. 평소 감정을 억지로 꾹꾹 눌러왔던 사람들은 물 한 방울과 같은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폭발 시키고는 길길이 뛴다. 참고 참았던 감정이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넘쳐흐른 것이다.”

예일대 학장이자 감성분야의 전설적인 심리학자라고 이름이 붙은 피터 샐리버와 잭 메이어가 소개되고 있다. 그들은 감정과 관련된 지능을 ‘감성지능’이라고 보고 이를 ‘감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지능’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에 의하면 감성지능에는 크게 네 가지 영역이 있다고 한다. 내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히 읽는 것, 감정을 일상생활에서 잘 활용하는 것, 감정의 원인을 정확하게 아는 것,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감정관리’를 맨 마지막에 놓은 이유는 실천에 옮기기 가장 어렵기 때문이란다.

책을 아무리 열심히, 많이 읽어도 나의 삶속에서 용해되고 활용되지 않는 지식과 지혜는 머릿속에나 제대로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이 책에서 ‘30초 화 관리법’을 실행과제로 삼았다.
‘화가 날 때 30초만 생각하자는 것이다. 지금 한창 열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30초씩이나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화부터 벌컥 내 놓고 뒷수습하느라 몇날 며칠 마음 고생하는 것보다 30초 동안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백번 낫다.
첫째, 지금의 이 문제가 내 건강보다 더 중요한가 하는 것이다. 화는 매우 위험한 감정이다. 몸 안의 장기들을 세게 움켜쥐고 온몸을 불사르면서 분출되는 것이 화다.
둘째, 내가 이 자리에서 화를 내면 지금의 상황 또는 내 앞에 있는 저 사람을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이 그저 분풀이로만 끝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화를 내봤자 얻을게 없다면 괜히 기운만 뺄 것이다.
만일 이 두 가지에 대한 답이 No 라면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모두 Yes 라면 정말 화를 낼만한 상황이므로 이때는 감정을 적당히 조절하면서 화의 감정을 표현한다.’
두 번째 항목은 소위 마음을 비운다는 이야기로 표현될 것 같다.

이래저래 컨트롤하기 힘든 감정. 책을 읽으면서 나를 객관화 시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감정이 소중한 만큼, 남의 감정도 그 이상 소중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담아주면 감정의 부메랑 법칙을 통해 내게도 그대로 돌아온다는 것. 사람을 얻고 싶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 등은 매우 평범한 진리이지만 쉽게 실천되지 않는 부분이기에 끊임없는 훈련과정을 통해 반드시 얻어야 할 소중한 마음의 재산이라고 생각이 든다.

욱하는 성질 때문에 화(火)를 참지 못해서 화(禍)를 불러일으키는 것보다는, 그 화(火)를 잘 조절해서 화(和)로 바꾸는 삶을 계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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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음모를 읽어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투자, 음모를 읽어라 - 세계 경제의 조종자, '그놈들'에게 당하지 않는 생존 투자법
정철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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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책을 읽다가 잠자리에 들려고 거실에 나왔던 중, 냉장고 밑에 무언가 웅크리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죽은 듯이 있다가 내가 접근하자 잽싸게 도망갔다. 이놈들은 직선으로 도망가는 법이 별로 없다. 꼭 지그재그로 도망간다. 몇 번을 놓치다가 결국 잡아서 응분의 대가(?)를 해주었다. 내 집에 나타난 죄이다. 그 녀석은 바퀴벌레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종족. 이놈 한 녀석이 겁나는 것이 아니라, 이놈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번식력이 신경 쓰인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잡았다.

이 책의 키워드는 ‘그놈들’이다. 저자 덕분에 ‘그놈들’공부를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막연하나마 큰 손 정도가 아니라, 지구상 어딘가에 거대권력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꼭 빅브라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생각했다. 앞서 이야기한 바퀴벌레만큼이나 질긴 생명력과 비교가 될 것 같다. 거기에 은밀한 조직력이 가세하고 있다.
‘그놈들’은 한 나라 정도를 말아먹는 수준이 아니다. 세계가 무대이다. 세계는 무엇인가? 바로 지구이다. 지구를 저글링 하듯이 돌리는 자들이 바로 그놈들이다. 
책에 수없이 반복되는 단어 ‘그놈들’ - 약간 중독성이 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 역할도 한다.

책 제목에는 큰 글씨로 ‘투자’가 적혀있다. 나하고 투자하고 상관없다고 이 책도 멀리하진 말자. 그냥 한 번 읽어보자. 나 혼자만 잠시 살다가 갈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내 부모형제가 있고, 애인이 있고, 자식이 있고, 손자, 손녀까지도 이어지지 않던가. 그런 세상에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관심을 가져봐야 하지 않겠는가?

재물, 명예, 권력 앞에 무심할 수 있는 사람이 희귀종이나 천연기념물인 시대에 살고 있다. 상상도 못할 재물, 명예, 권력에 더해서 머리까지 좋은 놈들은 어찌 상대할 것인가? 그놈들이 조직의 단맛을 보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까? 싸워서 이기지는 못할망정, 당하지는 말아야하지 않을까? 당하더라도 좀 덜 당해야 되지 않겠나? 가끔은 그놈들의 음모를 들여다보면서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신(神)다음으로 힘이 센 사람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그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들의 수법을 살펴본 뒤,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살펴보는 것이 바로 음모론 투자의 큰 틀이다”

‘2012년’ 영화이야기를 해본다. CG의 발전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이 영화. 사실 줄거리는 별거 없다. 이 영화가 새삼스럽게 생각나는 것은 이 책을 읽은 탓이다. 이 영화에도 그놈들의 입김이 들어섰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국은 인도, 미국, 중국이다. 지구에 재앙이 닥치는 조짐을 제일먼저 발견한 곳이 인도이다. 그 다음은 미국영화이니까 미국이 주 무대이고, 마무리는 중국이다. 미국대통령은 휴매니티 이미지를 남기고 숨을 거두고, 중국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에서 마지막 인류의 구원자로 묘사된다. 일설에 의하면 이 영화를 만들 때 미국이 중국을 많이 의식하면서 제작했다고도 한다. 영화가 중국에서 방영될 때 열광의 도가니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2012년’은 마야문명의 기록에도 남아있다던데,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다. 안 좋은 일이다. 불과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내 생각엔 ‘2012년’의 재앙이 천재지변으로만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정치, 경제적 변화가 평범한 지구인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을 것 같다.
저자도 2012년을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2009년 말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2010년, 지금부터 울트라 버블과 이어 찾아오는 슈퍼 공항을 준비해야합니다.”2012년까지 음모론 투자의 핵심은 ‘달러(미국)의 사망’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놈들의 첫 번째 목적인 단일정부와 단일경제 그리고 단일통화 이론에 적용시켜볼 때 그간 미국은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힘이 막강했던 시절 미국은 유럽을 유럽연합이라는 지역공동체로 완전히 묶었으며 ‘미국-캐나다-멕시코’로 이어지는 북미통합도 이미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미국의 남은 역할은 망해가면서 자신에게 목매고 있는 여타 국가들 - 특히 아시아 - 의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보너스로 남미 지역을 함께 뭉치게 할 수도 있다.
둘째,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통찰을 통해 봐도 미국의 쇠퇴는 명확하다. ‘그놈들’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까지는 달러로 돈을 벌려면 세상의 다른 통화들이 전적으로 순종해야만 가능했다. 그래야 달러의 가치인 환율을 조정해 경제를 흔들면서 특정 국가 및 특정 지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그놈들’은 한계점에 달한 달러를 이제 자신들이 직접 쥐고 흔들면서 사망시키는 과정을 펼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신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안락사 시키는 과정을 생각하면 된다.
셋째, 경제‘주기’의 관점에서도 지금부터 미국은 몰락 해줘야한다. 그래야만 ‘그놈들’은 돈을 벌 수 있고, 또 다른 100년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다.
넷째, ‘자원과 신기술’관점에서도 미국은 할 일을 다 했다. 미국은 100년 가까이 인류의 최대 천연자원이었던 원유를 약탈해 ‘그놈들’에게 바쳤다. 그리고 난다 긴다 하는 뛰어난 인재들은 모두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에서 노동을 쏟아 부었다. 또한 그놈들은 미국을 교묘하게 이용해 다국적 기업이라는 미명아래 로열티를 챙길 수 있는 웬만한 원천 기술을 다 모았다. 
다섯째, ‘종교’코드로 봤을 때도 이제 미국은 종착역에 다다랐다. 최소한 미국에서만큼은 종교의 취미화를 완벽하게 이뤄냈다. 현재 미국에서 기독교, 특히 개신교는 그야말로 무의미한 존재가 돼버렸다. 국민 10명중 7명은 ‘갓(God)'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막상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이 중 3명이 될까 말까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저자는 울트라 버블 기간 중 약 3년간 ‘축복’받은 대한민국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음모론 투자측면에서도 이 기간에 대한민국이 가장 많은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인도와 함께 세계 단일 정부 수립 마무리 단계인 다극화에서 ‘골치 아픈’아시아 지역 통합을 위해 인도와 함께 맡은 역할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임무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라면 한국은 극동아시아의 융화제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 저자는 ‘슈퍼공황, 생존투자로 대응하라’는 서바이벌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있다. 투자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한 생존 tip을 제공해주고 있다. 세상의 흐름을 보는 저자의 식견이 놀랍다. 그 내공이 상당하다. 책을 보면서 내 눈도 함께 트여지는 느낌이다. 책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해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저자의 내다봄을 믿어도 지금은 딱히 손해 볼 일이 없을 것 같아 믿어 보련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이미 국내외 경제 동향이 그의 말대로 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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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강의실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책을 읽는 중에도 끊임없는 사고를 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선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지금까지 내가 내렸던 정의(正義)에 대한 정의(定義)를 되돌아보게 된다.

30년 가까이 하버드 대학생들에게 정치철학을 가르치는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Justice)에 대해서 강의한 강의노트가 책으로 엮어 나왔다.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를 보자. 국어사전(동아 새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정의(正義) : 1)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바른 도리
             2) (법전 따위의) 바른 뜻    (반) 불의(不義)

저자는 책에서 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학생들과 독자의 사고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 책에서 책 제목이 그러하니까 정의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답은 내가 내려야 한다. 그러기위해 생각을 해야 한다. 딜레마에 빠져도 할 수 없다. 하버드 학부생들도 종종 겪는 일이라고 한다.

최근 천안함 사태가 국내외적으로 남긴 문제점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 무엇보다 직접적인 피해자인 천안함 근무자이자 생존자들에 대해 염려되는 점이 남아 있다.  그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찌 그 일을 잊을 수 있겠는가? 새록새록 돋아나는 그 생각들을 어떻게 가라앉힐 것인가? 
천안함 이야기는 저자가 상이군인훈장이야기를 예로 들 때 생각난 이야기이다. 상이군인훈장을 받을 자격을 놓고 벌어진 최근의 논쟁을 소개하고 있다. 미군은 1932년부터, 전투를 벌이다가 적의 군사행동으로 다치거나 사망한 군인에게 훈장을 수여해왔다.
이 훈장을 받은 사람은 영광과 함께 재향군인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특전을 얻는다.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외상후 증후군(스트레스 장애)’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재향군인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잦은 악몽이나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이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들에게도 상이군인 훈장을 수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신 손상도 신체 손상만큼이나 사람을 쇠약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자문단은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 2009년 상이군인훈장 대상을 신체 손상을 입은 군인으로 한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적이 군사행동을 통해 의도적으로 유발한 것이 아니라는 점과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저자는 묻는다. 국방부의 결정은 과연 옳았는가? 이유만 놓고 볼 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외상에 따른 정신장애는 다리가 부러진 경우보다 진단은 어렵지만, 그 후유증은 더 심각하고 오래간다. 훈장의 의미와 훈장이 칭송하는 미덕이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 훈장과 관련한 미덕은 무엇일까?  다른 무공훈장과 달리 상이군인훈장은 용맹이 아닌 희생을 칭송한다.  영웅적 행동이 아니라 적에게 입은 손상만이 기준이 된다. 문제는 어떤 손상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재향군인이 모인 상이군인훈장협의회(MOPH)는 훈장 수여대상을 정신손상까지 확대하는데 반대하면서, 그렇게 할 때 영광을 “깎아내리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대변인은 “피를 흘린”행위가 훈장 수여의 자격요건이 되어야한다고 했다.

‘정의’의 정의는 무척 어렵다. 시대마다 , 나라마다, 집단별로, 개인별로 각기 틀리다. 이쪽에서는 정의가 저쪽에선 불의가 된다. 저자는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논하면서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강의(책)에는 우리보다 앞서간(사상, 삶)현자들, 고대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이 게스트로 초대된다. 제레미 밴담, 존 스튜어트 밀,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존 롤스 등이다. 이들을 초대하면서 저자는 이 책이 사상의 역사가 아닌 도덕적, 철학적 사고를 여행한다고 표현한다. 정치사상사에서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연명치료중단으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김 할머니는 201일 만인 지난 1월 11일 별세했다. 이후 연명 치료중단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 영향으로 말기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중단을 위한 사회적 합의안이 나왔다. 7월 15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연명치료중단의 제도화를 위해 운영해온 사회적 협의체 활동을 종료하고 발표한 주요합의사항에 따르면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등 특수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수분이나 영양공급 같은 일반적인 연명치료는 중단 될 수 없다. 연명치료 중단을 위해선 환자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의사표시가 불가능한 말기환자에 대한 ‘환자가 연명치료중단을 원할 것’이란 추정에 의한 중단 인정여부는 사회적 협의체에서 의견이 엇갈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명치료중단과 안락사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안락사 문제 역시 저자인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무엇이 정의로운 생각과 행동이냐고 묻고 있다. 2007년 79살의 잭 케보키언 박사가 삶을 마감하고 싶어 하는 말기 환자들에게 치사 약물을 투여한 죄로 미시간 교도소에서 8년간 복역하고 출소했다. 그는 가석방조건으로, 앞으로 환자의 자살을 돕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죽음의 의사’로 알려진 케보키언 박사는 1990년대에 안락사 허용운동을 벌었고, 자신의 설교를 실천에 옮기면서 환자 130명을 도와 생을 마감하게 했다.

언뜻 보기에, 안락사 논쟁은 자유지상주의 철학을 교과서적으로 적용한 사례 같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이 보기에, 안락사를 금지한 법은 부당하다. 내 삶이 내 것이라면, 내게는 그것을 포기할 자유도 있어야 한다. 내 동의를 받아 누군가 내 죽음을 돕는다면, 국가는 여기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안락사 허용에 찬성한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유한다거나 우리 삶은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안락사에 찬성하는 사람 다수가 소유권에 호소하기보다 존엄과 연민을 내세운다.

저자는 각 챕터마다 독자의 자유로운 지적 유희를 위해 정의의 개념을 돕는 단정적인 표현을 조심스러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반영되어지고 있다.
저자는 책 말미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 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법한’가언적 선택일수 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독자들도 눈치 챘겠지만, 나는 세 번째 방식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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