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PD의 여행수다 - 세계로 가는 여행 뒷담화
탁재형 외 지음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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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79

 

PD의 여행 수다』 탁재형전명진 김영사

 

1. 여행 관련 책을 읽는 것은 즐거움이자 아쉬움이다간접 경험을 통한 즐거움아직 못 가본 곳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된다여행 이야기로 꽉 찬 이 책은 수다스럽다재미있다유익하다.

 

2. PD 탁재형은? 2002년 KBS 월드넷을 시작으로 도전지구탐험대〉 〈세계테마기행〉 〈EBS 다큐프라임 안데스〉 등 해외 관련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했다이 책의 모체인 PD의 여행수다는 2012년 11월 홍대의 한 카페에서 공개 강연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고 한다팟캐스트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되는 동안 여러 게스트들과 30 여개의 여행지로 청취자들의 마음을 실어 날랐다때로는 여행했던 장소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해했고때로는 국민적 슬픔 속에서 여행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으로 뒤척였다이 책엔 여러 가지 상황이 발목을 잡는데도 불구하고 떠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3. 소개되는 여행지는 브라질인도제주페루호주영국파키스탄이탈리아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뉴질랜드 등이다.

 

4. 각 여행지의 게스트는 여행지를 패키지로 떠난 것이 아니라거의 그곳에서 살 것처럼 혼자 떠난 사람들이다그들은 각 여행지 뒷골목의 민낯과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다른 여행서적과 맛이 다르다구색 갖춰 잘 차려놓은 한 상이 아니라투박하지만 깊은 손맛과 속맛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느낌이다.

 

5. 인도 India.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시스템모든 상식이 부정당하는 곳충격과 신선함 그 자체인 그 곳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교차로에서또는 막다른 곳에서 인도를 떠올리고 그곳으로 떠난다지금까지 알던 질서와 지식이 철저하게 해체되고 다른 방식으로 조합되는 새로운 우주를 만나기 위해 떠난다는 사람도 있다게스트 박근혜는 인도 여행 중의 단상을 이렇게 표현한다. “바라나시의 가트(강가)에 돌계단이 있거든요거기 앉아서 특별히 하는 건 없어요멍 때리고짜이 마시고사람 태우는 것보고...근데 그 화장 의식은 참 신기한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저는 되게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발을 안 닿고 걷는 느낌이랄까바라나시에서의 저의 느낌은.”

 

6. 페루로 떠나본다무스코는 정말 가볼 만한 도시라고 소개된다잉카제국의 수도였고세계의 배꼽이란 뜻도 갖고 있다일단 도시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한다골목골목마다 그네들의 삶이 숨 쉬고 있고재미있는 가게들굉장히 싼 기념품점옷가게들이 즐비하다고 한다게스트 김한민은 이런 말을 남겼다. “마추픽추에서 제가 무엇보다 되게 놀랐던 부분은사진에서 보던 마추픽추가 진짜 그대로 있어요그 자체가 너무나 놀랍고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도 놀랍고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상상력을 한 번 발휘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처음에 발견 되었을 때 울창한 숲이었었다고 하지요그 때 그 정경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7. 헤르만 헤세는 여행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각오야 항상 잘 되어있다함께 가줘야 할 몸이 문제다이번에도 마음만 먼저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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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랭귀지 - 박자세, 자연의 탐구자들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지음 / 엑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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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78

 

유니버설 랭귀지』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 ()엑셈

 

1. 자연과학은 인간의 이성에 의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일반 원리를 추구해 나간다아울러 그 과정에 의해 얻어진 지식체계를 말한다이는 또한 여러 가지 구체적 사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을 통해 일반적인 원리를 이끌어내는 귀납법으로 연결된다.

 

2. 막스 셸러는 철학적 인간학을 제창했다철학적 인간학이란 의미상으로 볼 때 인간에 관한 철학적 고찰을 가리킨다철학과 과학을 하나의 사실로 매개로 해서 오늘날 새롭게 종합하려는 시도다.

 

3. 마치 막스 셸러의 제자들 같은 사람들을 만나본다박자세는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의 약칭이다.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은 인간의 의식을 포함한 137억년 우주의 진화 자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습단체이자 자연과학 문화운동단체이다.

 

4. 모임의 멘토인 박문호 박사는 지난 10 여 년 동안 자연과학 공부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이 책은 지난 6년간 ‘137억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를 중심으로 박자세 회원들과 함께 자연과학을 공부한 과정의 기록이다책의 대부분은 박자세에서 강의한 녹취록을 정리한 것이다회원들의 과학 공부 중의 느낌과 학습탐사 등 박자세 활동도 같이 구성했다각 장마다 참고 도서를 상당히 많이 추천하고 있다그 중에서도 처음 5권을 강추 한다고 되어있다.

 

5.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책을 안 읽으면 읽을 만한 책이 눈에 안 띄고책을 꾸준히 읽다보면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다이 책은 본 내용도 매우 충실하지만 추천 도서를 훑어보다 보니 독서욕구가 더욱 충만해진다물론 자연과학 관련 서적들이다올해는 연말까지 독서 계획이 꽉 차여져 있는 탓에 내년에는 자연과학 서적을 더욱 많이 읽어야겠다.

 

6. 책을 통해 보는 박자세 회원들의 공부 모습은 무섭다’. 아주 매섭게 공부한다수강생은 중학생주부부터 자연과학 분야 70대 석학까지 전공이나 경력과 무관한 사람들이다단지 공통점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다일반상대성 이론을 필두로 우주론천체물리학입자물리학양자역학지구시스템학암석학발생진화생물학유전체학분자세포생물학 등 자연과학 전체를 아울러 대학과정의 교과서로 공부하며 논문수준을 지향한다아마 중장년 기에 들어선 회원들 중엔 내가 젊어서 이렇게 공부했으면 박사학위 몇 개를 땄겠다고 하겠다.

 

7. ‘자연과학으로 본 인문학’ 챕터를 옮겨본다. ‘인간현상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박자세에서 문태준 시인을 초청하여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 후 박문호 교수가 리바이벌 강의를 했다문태준 시인이 언급한 시와 시인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본다착상 순간을 관리하라일상용어를 벗어나는 감각의 전환시인은 태초의 언어를 쓰는 사람 등이다.

 


8. 박교수는 이 세 가지를 뇌과학 측면에서 재해석한다. “착상의 순간은 고독함에서 나온다고독에는 생성의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침묵의 몸부림이다그리고 이것이 천진함으로 드러난다천진함은 연상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김현승 시인의 절대고독이 떠오른다.  언어는 우리를 일상에 매몰되게 해요시인은 일상에서 벗어나 날것의 이미지에 언어의 올가미를 던지는 사람들입니다.” “인간은 의미에 갇힌 존재입니다우주는 중력에 갇히고 동물은 감각에 갇히고 인간은 의미에 갇혀 있어요그때 의미란 인간이 언어를 쓰는 이상 피할 수 없는 형벌입니다그러니까 언어를 쓰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게 바로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합니다.”

 


9.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거나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공부할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는 박자세그들의 열공 이전에 그들을 그렇게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박문호 교수의 지성과 열성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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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애를 말하다 -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그리고 사랑이 없는 무성애, 다시 쓰는 성의 심리학
앤서니 보개트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디셋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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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77

 

『 무성애를 말하다 』 앤서니 보개트 / RSG(레디셋고)

 

1. 성애(性愛)라는 단어를 보면 마치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짓는다더러는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봐’ 하는 거만함도 보인다내가 다른 사람을 볼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입을 열어 말을 하지 않아도 내밀한 음성이 그렇게 들린다.

 

2. 이 책은 으로 시작해서 으로 끝난다. ‘다시 쓰는 의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성애(性愛)가 익숙하다 생각한다면앞에 자가 하나 붙여보면 어떤가무성애(無性愛).

저자 앤서니 보개트는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지역에 있는 브록 대학교의 심리학과와 공중보건학과에서 인간의 성애에 관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된다.

 

3. 그런데 이 저자 참 딱하다저자의 연구는 대학교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대부분의 학자들도 존중해주고 있지만그가 하는 일을 다소 무시하는 교수들도 있다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성애라는 과목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에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예를 들어, “당신의 소규모 세미나는 분명 끝내주겠죠!” 혹은 당신 수업에는 체험 학습이 엄청 많겠네요!”와 같은 식이다그리고 대학의 예산을 삭감해야 하는 경우저자의 과목은 항상 0순위다.

 

4. 가벼운 농담거리로 저자의 연구 작업을 다루는 부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학문적 가치에 대해 마치 종교적 깨달음을 얻은 듯 만족스러워 하는 노학자가 이런 말을 해서 김을 뺀다. “인생의 대부분을 섹스와 무관하게 산다그리고 우리 생각과 관심사의 대부분은 이 이상한 행위에 한정되지 않는다설령 그로 인해 구속받는다 치더라도 그것은 벌써 오래전 일이다그런데도 왜 우리가 성 문제 연구를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5. 무성애(無性愛)는 무엇인가무성애는 성적 욕망을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음과 같은 4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성욕은 느끼지만 상대와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 -감정적으로는 끌리지만 성욕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성욕도 느끼고 감정적으로도 끌리지만 신체적인 성관계를 거부하는 경우. -성을 혐오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

 

6. 저자는 위에 나열되는 항목들에 대해 여러 문헌과 역사적 인물실험적 연구 등을 통해 스터디 했다저자는 이 늘 학문의 뒷전에 머물고 심지어 뒷 담화 수준까지 가는 것에 대해 불만이다과학적 중요성의 측면에서 성의 문제는 가장 심각한 과학적 난제들과 대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성이 종 전체의 신비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된다고도 한다우리의 성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다.

 

7. 주제가 주제인 만큼 에 관한 최근 국내 조사 한 건을 덧붙여보고 싶다우리나라에 '섹스리스(성관계가 없는)' 부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행복한 성문화 센터에서 중년 여성 2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도 성관계를 갖지 않는 부부가 26.8%에 달한다다른 조사(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 공동)로전국의 재혼 희망 돌싱(이혼해 다시 혼자가 된 '돌아온 싱글'의 준말남녀 546(남녀 각 273)을 대상으로 '부부관계를 거의 갖지 않는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이유'에 대한 설문결과를 보면 '부부관계를 거의 갖지 않는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이유'에 대해 남성은 '신비감이 사라져서(32.6%)'와 '부부간에 큰 문제가 있고 나서(28.9%)를 각각 1,2위로 꼽았다여성의 생각도 거의 비슷했다다만 남성과 달리 '부부간에 큰 문제가 있고 나서(33.3%)'를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그 뒤가 '신비감이 사라져서(28.6%)'라고 답한 게 조금 달랐다그 다음으로는 남녀 똑같이 '만족감을 못 느껴서(남 22.3%, 여 21.2%)'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남 12.1%, 여 13.9%)' 등을 섹스리스 부부의 원인으로 들었다.

 

8.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저자를 만나본다저자는 무성애 또한 해결책이 필요한 진화론적인 수수께끼일 수 있다고 한다무성애 역시 오랜 세월에 걸쳐 유전적인 토대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호르몬 분자를 받아들이고 활성화하는 세포를 분화시키는 안드로겐 수용체(AR)를 언급한다. AR유전자 변이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결국 무성애를 비롯해 동성애양성애 등도 기질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이야기다물론 저자는 이 책에서 이성애동성애양성애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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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1~4 세트 - 전4권 - 시즌 1
민 지음, 백승훈 그림 / 네오카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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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영석의 을 읽으며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는 표현을 했다액션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전체적인 글 흐름과 진행이 매끈하고 화끈하다. 같은 [통]이 티스토어에 웹툰으로 연재되었고, 드디어 책으로(1~4출간되었다.

 

2. 기대된다소설에서 묘사되던 정우의 활약상이 어떻게 툰으로 재탄생하려나 급궁금해진다미묘한 갈등과 심리상태의 묘사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3. 이정우부산 ''(서울에선 짱)이 서울에 와서 자리잡으면서 부딪는 일들이다정우의 특징은 먼저 시비를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단지 생존전략이다내가 이기지 못하면 무릎을 굽히고 지내야 한다는 그 사실만 존재한다.

 

4.  정우는 조용히 살고 싶었다. 그러나 애들이 그냥 안 둔다. 냄새를 맡은 것이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대결이다. 숙명이다. 그 상황들이 툰으로 잘 그려지고 있다. 책을 안 보고 툰만 봐도 내용 이해엔 무리가 없다.

 

 



 

 

 

 

 5. 젊은 여교사 윤정임. 참 순수한 사람이다. 정우를 지극히도 염려해준다. 성품이  더욱 더 까칠해져가는 정우의 마음을 부드럽게 흔든다. 그나마 정우가 크게 안 다치고 지낼 수 있는 것은 정임의 영향이기도 하다.

 

 

6. 때로는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이 먼저 내게서 멀어져 가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될 걸 예상이라도 하면 더욱 그 마음이 힘들다. 몸은 예 있고 마음만 보낸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7.  비록 한 때 길을 잘 못 들었다 할지라도 옳은 길을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는 길에 합류해서 걷다보면 또 다른 좋은 생각과 길이 나타날 수 있다.

 

8. 작품 [통]의 분위기가 완벽하게 재현된 [웹툰 '통']을 보면서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한 마디 건넨다. 

 

 

  

  "Never, N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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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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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4-174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강석기 / MiD (엠아이디)

 

1. 책의 제목에 늑대가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진짜 늑대를 개처럼 키우던 한 사내가 생각난다. 저자도 인용 하고 있다. 마크 롤랜즈라는 젊은 철학자. 늑대와 함께 11년을 동거했다. 숲속에서가 아닌 시내에 있는 그의 집에서 말이다. 어느 날 필이 꽂히자 겁도 없이 거금을 들여 늑대를 사서 개처럼 끌고 다녔다(사실은 늑대한테 끌려 다닌 적이 더 많았다). 그 기록을 철학자와 늑대라는 책으로 남겼다. 마크 롤랜즈는 늑대와 함께 한 시간 속에서 크게 두 가지를 느낀다. 하나는 모든 생물은 타고난 존재가 아니라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체화된 인지론이다. 다른 하나는 동물권이다.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미래를 희망하고 모색한다.

 

2. 초대 손님은 그만 보내고 리뷰 도서를 펼쳐본다. 타이틀인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저자가 이 책에 담은 50여개의 과학 에세이 중 하나의 제목이다. 다른 내용도 재미있고 충실하지만, 늑대 이야기가 우선 궁금하다. 개의 기원은 여러 설이 많다. 언제부터였나? 사람이 개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개가 늑대의 후예라는 것과 대략 12,000년 전 부터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2011년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시베리아 알타이산맥 지역에서 개로 추정되는 뼈를 발견했는데 33,000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3. 33,000년 전이라는 스토리는 중국 동물학 연구소 연구진들이 재확인을 시켜준다. 늑대와 개의 게놈 분석을 통해 32,000년 전에 늑대와 개가 분리되었다는 이야기다. 한편 늑대와 개 사이의 유전적 차이를 분석하자 흥미로운 패턴이 나왔다. 3만여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개가 획득한 변이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사람이 유인원의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오면서 얻은 변이와 같은 방향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신경계와 소화계, 대사과정,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변이에서 그런 특성이 보였다. 그나저나 절대로 늑대가 개가 되고 싶어 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그리 만든 것이다. 늑대에게 어쩌다 개가 되었니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개가 되었겠소

 

4. 화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이 책의 저자 강석기는 깊이 있는 통찰력을 지닌 과학전문기자이다. 여러 곳에 과학 칼럼을 기고하면서 이미 과학 한잔 하실래요?, 사이언스 소믈리에,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출간했고 옮긴 책으로는 반물질(모두 MiD 출간)이 있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5. 책은 9파트로 편집되었다. 심리학 이야기를 시작으로 진화, 감각, 신경과학, 건강/의학, 과학사, 생물학, 물리학/화학 그리고 인류학 이야기가 이어진다. 타이틀만 보고 머리가 아파올지도 모르지만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아니 사실은 어렵다. 단지 저자가 쉽게 썼을 뿐이다.

 

6. ‘뇌에 힘 빼야 생각이 유연해진다.’ : 목에 힘을 빼는 것도 쉽지 않은데 뇌의 힘을 뺀다? 머리의 힘을 뺀다? 전전두엽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 펜실베이아대학 심리학과 샤론 톰슨-쉴 교수팀은 왼쪽 전전두엽의 활동이 인간의 유연한 사고를 억제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유연한 사고란 말 그대로 틀에 박힌 즉 상식적인 사고를 벗어난 비상식적인 생각을 말한다. 여러 테스터와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내린 결론은 인간의 전전두엽의 발달은 사고의 성숙으로 이어지지만 그 반대급부로 생각의 유연성을 희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위사람들을 너무 너무 피곤하게 하는 피하고 싶은 사람으로 일생을 마치느니 차라리 조금 느슨한 것 같아도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으로 남고 싶으면 전전두엽의 발달이 더디길 바라야 할 것이다.

 

7. 각 꼭지 글마다 해당되는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저자의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참 열심히 성실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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