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한국 명화 이야기
장세현 지음 / 삼성출판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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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은 흔히 읽어야 한다고 한다. 그림에 담겨진 작가의 마음이나 시대의 풍속을 짐작해 본다는 뜻에서 그리 이야기한다. 낯선 것은 생소하고 생소한 것은 두렵고 어려워 보이는 것이 이치이다. 우리의 학교 교육은 우리 것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체험하는 것에 많이 인색했다. 세상이 많이 달라 졌다고 하나 학교에서 단소를 배우는 정도이다. 외국문물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우리 정신을 먼저 세우고 외국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 순서이리라.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 문화에 자주 접하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잡고 현장 학습을 떠나 보지만, 무조건 국립 중앙 박물관에 데리고 간다고 아이가 우리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우리 옛그림이 특히 그러하다. 자주 보면 정이 들고 정이 들면 그 속에 담긴 의미도 깨칠 수 있고, 적어도 우리네 정서를 공유할 수는 있다. 자, 그러면 우리 아이들에겐 우리 그림을 어떻게 감상하게 할까. 옛 그림이 있는 곳에 무조건 데리고 가서 그 앞에서 장황한 설명을 한다.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이들에게 우리 그림을 익숙하게 하는 방편으로 '어린이를 위한 한국 명화이야기'를 활용해보자.

이 책의 내용은 풍속화, 산수화, 동물화, 민화와 불화, 문인화, 인물화, 사군자화의 일곱마당으로 나누어 한 마당에 대여섯화가의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그림의 내용에 대한 쉽고 자세한 이야기에 곁들여 작가이야기나 문인화등의 전문용어에 대한 해설등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구성이 어쩐지 고리타분할 것 같다는편견을 몰아낸다. 그림의 판형이 크고 글자도 커서 직접 보여 줄 수 없을 때 최선의 방법으로 쓸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직접 그림을 보는 경우도 완전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고 또 유리로 된 진열장안에 있어서 들이대고 보기는 어렵다.그런 갑갑함을 해소해주는 시원함도 있었다.

이 책이 비록 어린이를 위한 한국 명화 이야기이지만 우리 그림을 처음 보는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고, 그래도 해설 읽기가 지루한 어린이들은 친절한 어른을 옆에 두고 이야기로 들여달라고 하는 것도 좋은 독서의 방법이 될 듯하다. 집안에 옛 그림 족자 하나를 걸어 줄 수 없다면 자, 이제 이 책을 곁에 두고 우리 그림을 항상 눈여겨 보게 하자.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정신이 살아 있는 개성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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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매력 1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김옥순.주옥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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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느낀 점


부모이거나 부모가 되려는 어른들의 필독서
특수 학교 교사, 일반 학교 교사, 어린이 보호 시설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필독서


자기 분석과 타인 분석을 할 수 있어서 인간관계가 저절로 해결되는 책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고 느끼는 어른들이 읽으면 자가 치료가 되는 책


쉬운 번역으로 이야기의 향기와 심리이론의 논리들이 명징하게 살아있는 책
정신분석학이나 분석심리학책등 연계된 책들과 함께 읽으면 두 배의 효과가 있는 책
아이들에게 다이제스트화된 이야기책을 주면 안 되는 이유가 들어 있는 책
읽는 이를 겸손하게 하며, 내면과 과거의 소리에 귀기울이게 하는 책

읽고 나면 자신과 주변인을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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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7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04ajo 2004-04-1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석심리학이 요즘 관심가는데 이책을 꼭 읽어 봐야겠네요.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04-13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제 생각엔 분석심리학을 먼저 읽으시고 이 책을 읽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런 순서로 읽으면 이 책이 더 와 닿을 것 같거든요. 저는 분석심리학책과 같은 시기에 읽어서 더 좋았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아는 분도 그렇게 말씀 하셨구요...^^
 
그럼 오리너구리 자리는 어디지? - 물구나무 003 파랑새 그림책 3
윌리 글라조에르 그림, 제랄드 스테르 글, 이정임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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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그림이나 글자의 양으로 보면 초등학교 1학년 이하의 아이들이 읽기에 적당하다. 그러나 내용은 '생물의 분류'라는 과학적 사실을 담고 있으므로 초등학생 전학년용이다. 사실은 '어른들까지 모두'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분류를 하는 의미가 없어지기에 초등학생용이라 분류하기로 한다. 이 책은 지식그림책으로 분류가 되겠지만 아래의 대화체 문장을 보면 철학적이며 문학적이기까지 한 책이다.

선생님은 어수선한 교실에 질서를 세우고, 학생들 하나하나에 자리를 정해 주기로 마음 먹었어요.

'얘들아 이제부터 비슷한 친구들끼리 무리를 지어 보자'
'점심 시간에 우유를 먹는 동물은 모두 이 쪽으로 모여보자'
'자, 이번에는 체육시간에 깃털과 부리를 쓰는 동물들은 이쪽으로 나와 봐'
'아무데도 낄 수 없는 나 같은 외톨이는 누구랑 놀아요? 그런 게 질서라면 너무 불공평해요. 자연은 모든 게 다 섞여 있는걸요, 그래도 다들 잘 살잖아요!'
'좋아 얘들아 올 해는 좀 다른 방법으로 질서를 세워보도록 하자'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간단한 생물 분류표를 통해 식물과 무척추동물 척추동물을 분류하고, 생물의 분류라는 길잡이 글을 오리너구리의 사진과 함께 실어 놓았다. 길잡이 글은 글자가 작아 아이들이 스스로 읽기 보다 학부모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길잡이 글은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분류의 개념'과 '생물의 특징'을 '비유'를 통해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멋있게 해설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사 박물관에 가면 수 많은 종을 어디서 어떻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 지 난감하다. 물론 박물관에서 알아서 분류를 잘 해놓았지만 처음 가는 초등학생의 경우 표유류니 하는 용어자체가 어렵다. 이럴 때 쉽고도 재미있게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그럴 때 부모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부모 책을 사서 읽고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 보다 이런 류의 책을 아이와 함께 본다면,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 마음 속에 생물의 분류라는 그림이 먼저 그려질 것이다. 결국 아이는 박물관에 가서 눈 앞에 있는 박제 모형을 마음 속 그림과 퍼즐을 맞추 듯 재미있게 놀이할 수 있겠지. '생활이기 힘든 과학적 진실'을 생활 속에 심어 줄 수 있는 것이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과학서이자 인생의 철학까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책, 어른들에겐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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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니나 레이든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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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파의 거장 피카소와 야수파의 거장 마티스의 이야기를 유아 수준에 맞게 돼지와 황소로 패러디했다. 그림책의 수준은 5~7세에 맞춘 것 같은데, 1학년 둘째 아이가 재밌다고 보고 또 보고 친구들한테도 추천해준다.

물론 5학년 큰 아이와 엄마인 나도 재밌게 보고 느낌으로 많은 것을 받아 들였다. 피카소와 마티스가 이야기속의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것도 재미있고 형태와 색채가 일러스트 그림만으로도 감각적으로 드러나 있어서 미술 교육에 관심있는 엄마들은 유아기에 베이스로 깔아 주면 좋을 책이다.

입체파니 야수파니 그런 관념이 아니라 색감과 형태 만으로 두 거장의 작품을 느낌으로 이해 할 수 있는 점도 유익하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은 점은 현대미술을 유쾌하고 감각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란 것이다.

마지막엔 진짜 이야기가 두 페이지에 걸쳐 설명되어 있어 리얼스토리의 재미까지 보너스로 받을 수 있다. 진짜 이야기도 저학년 이면 혼자서 읽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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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아뽀아가 가져다 준 행복 - 이그저어느 숲 이야기 중앙문고 35
오카다 준 글.그림, 이선아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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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혼자 고요히 지내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 여기는 사람이다. 이그저어느 숲의 스키퍼도 그런 행복을 만끽하면서 사는 예민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런 스키퍼에게 어느 날 뽀아뽀아라는 이국의 열매가 배달 되어 오면서 혼자라는 고요함을 몰고 가 버린다.

뽀아뽀아의 요리법을 알기 위해 스키퍼는 숲 속 마을 사람들을 찾아 다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럿이 같이'의 행복함을 알게 되었다. 호젓이 앉아 책을 읽는 느긋함도 사랑하지만 여럿이 모여 피리 소리를 듣고 같이 앉아 저녁을 먹는 포근함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사람에겐 누구나 양면성이 있다. 고요한 것을 즐기는가하면 외로움을 타고 친구가 그리울 때도 많다. 내 인격은 왜 이리 다중적일까..고민할 필요는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속성을 지니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게중에는 어느 한 가지 속성만으로 외골수로 살아 가는 사람들도 있다. 성게호의 스키퍼가 그러했던 것처럼...

오밀조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과 여린 감성을 지닌 스키퍼의 감정변화를 보면서 외로운 이들은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눈 내리는 고요한 숲에 울러 퍼진 스키퍼의 외로운 발자국 소리가 숲 속 친구들을 다 불러내는 마법을 부렸다고나 할까. 신비하고 고요하고 순수하고 맑고 정감이 가는 책, 재미, 삽화, 메시지, 이야기가 다 살아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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