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째 흐린 날씨에 가끔씩 해가 난다.
칼국수를 해먹을까하고 보말 주으러 바다 가는 길에
진한 분홍색 꽃이 핀 자귀나무(사랑나무, 합환수)를 보았다.
멀리서 봐도 눈에 띄게 수형이 아름다워 가까이가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얕은 물이라고 얕보고 저벅저벅 걷다가
넘어졌는데 잠깐 사이에 슬리퍼 한 짝을 잃어버렸다.
바닷가에서 대충 마련한 스티로폼과 비닐봉지로 간이신발을
만들어 신고 절뚝거리며 오는 길
양 옆으로 풀꽃들이 도열해 있었다.

타래처럼 꼬이면서 꽃이 피는 타래난초,
진보랏빛 꿀풀,
돌담에 다닥다닥 콩짜개,
연보랏빛 우아한 아가판사스(아프리카릴리)도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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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산책은 좀 멀리 돌자 마음 먹고 길을 나섰다.
전날 지도를 보며 어림해둔 길은 2시간 코스.
작은 오름 하나를 넘는 길이 공사 중이어서
둘레길로 접어들었다가 좀 고생을 했다.

갑자기 길이 없어진 것, 밭을 가로지르고 밭담을 넘고 하느라
운동화가 엉망이 된 걸 모르고 성게미역국이나 먹을까 하고 들어간 식당에서 쫓겨났다. 청소 해놓은 바닥에 흙신을 신고 들어왔다고
기겁을 하셨다. 뒷마당가서 신발을 씻고 오라는데
어찌나 질색을 하시는지 기분이 상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분한 마음에 호박 두부 넣어 된장국 끓이고
하지감자 강판에 갈아서 감자전 하고
숙주와 부추를 데쳐서 나물도 하고
한 상 차려서 아침을 먹었다.

그래도 분이 안풀리네. 아줌마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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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종일 날이 흐려 집에만 있기 아까워 낮시간에도 좀 걸었다. 올레길 21코스 지미봉 둘레길을 접어 들었는데 노랑 나비 한 마리가 힘없이 날고 있었다. 평소에 너무나 팔랑거리고 잠시도 앉지 않아서 사진으로 한 장 담고 싶어도 그렇게 기회를 안줘서 애간장을 태우더니, 오늘은 시부적거리며 날더니 예덕나무 이파리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비 오기 직전의 습기가 날개를 무겁게 한 탓인가 보았다.

덕분에 실컷 소원풀이하고 근처에 있던 예덕나무 꽃도 실컷 보았다.
꽃은 처음보는데 밤나무꽃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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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먹고 도서관에 가서 하루를 보냈다.
연체를 넘 심하게 해서 7월말까지 책을 빌리지 못하는 관계로
도서관에서만 책읽기.

잔뜩 겁을 먹고 나사의 회전을 펼쳤는데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서 반을 읽고 친구 대출증으로 한 권을 빌릴 수 있어서 아버지의 유산은 빌려왔다.

어른 없이 3형제가 와서 책을 읽는데 막내가 큰 형아한테
자꾸 집에 가자고 졸랐다. 귀여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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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30분 전에 집을 나서서 해뜨고 30분 후에 집으로 돌아온다.
일몰 30분 전에 집을 나서서 해 지고 30분 후에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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