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류가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살인 공모자로 고발 당하는 공포는 아버지로 지목받는 공포만큼이나 컸다.28

위험천만한 이 여자들의 세계가 그토록 그녀를 두렵게 한다면,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위안을 얻을 수는 없었을까?
어렵다. 질투란 그 강렬한 불빛으로 오직 한 존재만을 밝힐 뿐, 다른 모든 남자들은 완벽한 어둠 속에 몰아넣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클리마 부인의 생각은 이 고통스러운 불빛의 방향 외 다른 방향으로는 갈 수 없었으며, 그의 남편은 이 세상에서 유일한 남자가 되었다.33

"이봐요 친구, 지나친 사랑은 비난 받을 만한 사랑이에요. 그런데 당신이 그 최상의 증거인 것 같군요."
"전 제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제 유일한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요."51

"당신이 틀렸어요. 아내에 대한 당신의 지나친 사랑은 당신의 냉담함을 상쇄해주는 반대 극점이 아니라 바로 그 냉담함의 원천이에요. 당신 부인이 당신에게 전부라는 사실은 바로 다른 보든 여자들은 당신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고, 달리 말하면 당신에겐 창녀들이란 거죠. 그런데 그건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에 대한 심한 모독이고 크나큰 멸시인 겁니다. 이봐요 친구, 그런 사랑은 일종의 이단이에요."51

이 여자들은 각자 아득한 운명에 따라 이곳에 있다. 그녀는 이 좁은 마을에서 아무런 사건도 없는 세월을 보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으며, 아직 젊지만 인생을 시작하기도 전에 인생이 자기로부터 멀어져 갈 거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드는 거이었다.60

자넨 제대로 사는 법을 결코 알지 못했어. 자넨 자네 의무가 흔히들 말하듯 참여하는 것, 즉 현실의 중심에 있는 거라고 늘 생각했지. 그렇다면 자네에게 현실은 무엇이었어? 정치. 그런데 정치는 인생에서 가장 덜 본질적일고 가장 덜 소중한 것이야. 정치란 강물 위에 떠 있는 더러운 거품에 지나지 않고, 사실 강의 진정한 삶은 더 깊은 심연에서 이루어지지. 임신에 관한 연구는 수천 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어. 견고하고 확실한 역사야. 그 역사에서는 어떤 정권이 권력을 잡고 있는지 전혀 문제되지 않아. 내가 고무장갑을 끼고 여성의 생식 기관을 관찰할 때는, 자네보다 훨씬 더 인생 중심에 가까이 가 있어. 인류의 안녕을 걱정하느라 생명을 잃을 뻔했던 자네보다도 말이야. 163

온천탕 속의 그 여자들, 그들은 루제나 자신도 공유하는 보편적인 것 속에 있는 바로 그 여성성을 대표하고 있었다. 영원히 계속해서 아이를 낳고 젖을 먹이고 시들어 가는 여성성, 사랑 받는다고 믿으며 자신에겐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개체성이 있노라 여기는 그 덧없는 순간의 생각들을 비웃는 여성성을 대표하고 있었다.200

그는 숲 속 여인숙에서 돌아왔다. 그의 얼굴을 핥아 주던 명량한 개가 더 이상 옆자리에 없어 섭섭했다. 그러곤 사십오 년이나 살아오는 동안 자ㅣ 옆자리를 비워 놓는 데 성공한 것은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지금, 자기 미래의 토대를 이제 막 닦기 시작한 대학생처럼 허울뿐인(하지만 멋진) 젊음을 간직한 채, 아무 짐도 부담감도 없이, 이토록 쉽게, 홀로 이 나라를 떠날 수 있는 것이었다.209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그 자체에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을 뿐, 어떤 설명도 동기도 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273

"마음에 드는 건 바로 당신입니다.너무나도 당신이 좋군요. 당신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우십니다"
그는 그냥 나오는대로 말했다. 자신은 몇 시간 후면 떠날 것이기에. 그리고 그의 말은 그에게나 그녀에게나 어떤 결과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기에 그녀에게 모든 걸 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갑작스레 얻은 이 자유로움에 도취된 기분이었다. 316

라스콜리니코프는 그의 범죄를 하나의 비극적 운명처럼 받아들여 살았고, 결국 자기 행위의 무게에 눌려 쓰러지고 말았다. 그런데 야쿠프는 자신의 행위가 그리도 가벼움에, 조금도 무게가 나가지 않음에 놀랄 따름이다. 그는 이 가벼움이 그 러시아 주인공의 히스테릭한 감정보다 훨씬 더 끔찍한게 아닌가 자문한다. 3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위 - 쓰기로 치면 인생 같은 머구  

 

황사가 이는 날은 으실으실 추웠다. 누런 황사바람을 피해 이제 갓 부화한 병아리들이 한사코 어미닭 깃털 속으로 기어들었다. 그즈음이면 사람들도 그렇듯이(그즈음이란 그러니까 옛날로 치면 딱 보릿고개 시기 아닌가) 병아리들도 쪼아 먹을 것이라곤 흙먼지뿐이다. 그 중에 속없는 한 놈이 할랑할랑 굴러다니는 검불을 쫓아가다 때마침 불어오는 센 바람에 실 같은 다리가 휘청거린다.

문득 두려움에 휩싸인 병아리는 제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그제사 알고 뒤돌아서 종종종 뒤늦게 어미한테 달려오고 있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마루에 책보를 벗어두아 앉아 골똘히 병아리들을 구경한다. 마음이 아슬아슬하다. 아무래도 병아리들이 너무 일찍 나온 것만 같아 찬바람 부는 날이 왠지 모르게 두렵다. 그래도 그런 두려움이라도 있어 덜 심심하다. 추위에 떠는 병아리들 보며 마음 졸이느라 배고픈 것을 깜빡 잊었다. 

 

올 해도 어김 없이 머구가 났다.

 

집 안엔 아무도 없다. 집은 늘 그렇게 빈집이었다. 나만 배고픈 게 아니라 집도 배고픈 것만 같다. 집도 배고프고 병아리도 배고프고, 강아지도 돼지도 송아지도 나도 배고프기만 한 초봄의 오후다. 부엌문을 연다. 삐거덕, 하는 부엌문 소리도 허기지다. 밥은 양푼에 담겨서 솥 안에 걸쳐진 주걱 위에 올려져 있다.보리와 조가 섞인 밥은 거뭇거뭇하다. 밥을 퍼서 부뚜막에 놓고 찬장 문을 연다. 시큼한 군내가 코를 찌른다. 묵은지 투가리 혹은 검은 간장에 담긴 고추 장아찌 종지가 밥사발 옆에 놓인다. 젓가락도 필요 없다. 숟가락으로 밥을 퍼넣고 나서 손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먹는다.

설거지 함지박에 그릇을 담가놓고 나왔는데 병아리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병아리 찾는다는 명분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돌기 시작한다. 일없이,그야말로 매급시 작대가 하나 주워들고 삐약이를 찾아 헤맨다. 날씨도 춥고 안 좋은데, 그놈의 병아리들은 안마당에서만 놀고 있을 일이지 뭐한다고 자꾸 없어져서는 나를 헤매 다니게 했더란 말인가, 그래서는 암것도 안허고 처놀었다고 저녁답의 꾸중은 도맡아서 듣게 했더란 말인가. 그래서는 눈물 콧물 범벅 저녁밥을 먹게 했더란 말인가, 그놈의 햇병아리들은 내가 병아리들을 찾아 헤매 돈 코스는 이렇다. 맨 먼저, 뒤꼍, 뒤꼍 대나무밭, 그렇잖아도 추운 날, 대나무밭 안에 서 있으면 온몸이 싸늘해져온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싸늘해지면 나는 그제서야 대나무밭에서 튀어나온다. 대나무밭을 나와 뒤꼍 담장 가를 빙 한 바퀴 돈다. 작대기로 샅샅이 뒤진다. 앞마당으로 돌아나와 헛간의 거름 무더기를 탕탕 한 번 때려보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발길을 돌려 집 옆 텃밭에 이른다. 텃밭에 병아리는 없다. 나는 그쯤에서 병아리 같은 건 잠시 잊고서 작대기로 검불을 휘젓는다. 검불 밑에서 뾰족뾰족, 그 또한 영락 없이 병아리 부리같이 생긴 마늘 촉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서 뾰로옹,저기서 뾰로롱, 나도 모르게 솟아나와 있는 마늘 촉이 신기해 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검불들을 막대기 하나로 걷어내는 대작업을 하고 있다. 다 걷어내놓고는 휙 한 번 돌아본다. 싸늘한 바람에 마늘 촉들이 파르르 떤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일껏 걷어 낸 검불들을 다시 덮는다. 지나던 동네 사람이 울타리 너머로 들여다보며 기어코 한마디 한다.

"아가. 일하니라고 겁나게 애쓴다잉?"

병아리들은 바로 그 울타리 밑에 있다. 어미닭이 헤집듯이 파놓은 조그만 구덩이에 병아리들은 살포시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 한창 돋아나고 있는 것은 머위다. 한 겹 막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뽀얀 머위가 흙먼지 잔뜩 뒤집어쓰고 쫙 깔려 있다. 나는 작대기를 짚은 채 한 걸음 떨어져서 뽀얀 머위를 감상한다. 나도 모르게 침이 꼴딱 넘어간다. 아,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집에 '머구'가 났다!

 

 

단 것만 맛있는 게 아니라 쓴 것도 맛있다는 걸 알려준

 

 

우리는 머위를 머구라 했다. 머구 새잎은 데쳐서 된장에 무쳐 먹고, 나중에 키가 커서 머굿대가 되면 잎은 버리고 대를 살짝 데쳐서 껍질을 볶아 먹거나, 무쳐 먹거나 여름에 '구탕'을 끓일 때 건더기로 넣어 먹는다. 어린 잎을 먹을 때는 봄이고 머굿대를 먹을 때는 여름이다. 고사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취나물이 가장 먹을 만하듯이, 머위 잎은 취나물이 나오기 직전까지가 가장 알맞게 보드랍고 알맛게 쓰다. 맛있게 보드랍고 맛있게 쓰다. 머위잎이 가장 맛있을 때는, 그러니까 그 쓴맛의 농도가 가장 적당할 때다. 너무 어린 잎은 아직 쓴맛이 덜 나 맛이 없고 너무 센 잎은 모드랍지가 않아 맛이 없다. 세상에는 단것만 맛있는 게 아니고 쓴 것도 맛있다는 걸 제대로, 어쩌면 처음으로 가르쳐준 머구.

가만히 있는데도 차를 탔을 때처럼 속이 메슥거리고 입에 건침이 고일 때, 말하자면 뱃속에서 거시가 동할 때, 가장 생각나는 것도 쓰디쓴 머구잎 무침이다. 그것 한 젓가락이면 빈속에서 저도 살겠다고 요동치건 거시도 잠잠해진다. 그래서 나는, 우리 동리의 아이들은 머구의 고마움을 알고 있다. 쓴맛이 정말로 맛있어서가 아니고 쓴맛 나는 그 나물이 고마워서 그 나물이 맛있다고 해주다 보니 정말 맛있어졌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입에서 쓴 내가 자꾸 넘어오는 세상도 그럭저럭, 좋다좋다 하고서 살아가다 보면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인데, 그럴 수 있었던 것이 다 머구를 먹고 컸기 때문이 아닌가. 쓴것으로 치면 인생 같은 그 머구를.

 

 

인생을 쓴맛을 달랠 수 있는 머구

 

황사바람을 타고 온 비가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세상은 말개진다. 먼 산에 오리나무 둘레를 연두색 기운이 둘러쌀 때쯤, 밭둑가에 산수유나무가 꿈속에 본 듯한 노랑 물에 물들 때쯤, 어디선가 버들개지 풀피리 소리가 들려올 때쯤, 시냇물이 조약돌 위를 구르는 소리가 천지사방에 꽉 찰 때쯤, 머구는 허연 흙먼지 같은 겹을 한 풀 벗고 파랗게, 파랗게 탱자나무 울타리 가에, 자두나무 밑 그늘에, 대나무밭 오르는 둔덕에서 나풀거린다. 손짓하듯 팔랑거린다. 엄마는 산밭에 돈부씨를 넣으러 오가며 머구를 뜯어오고, 우리는 이제 병아에서 곧 '달구새끼'가 되는 것들 뒤를 쫓다가 문득 생각난 듯 머구를 뜯어가지고 집에 온다. 집 밖을 한 번씩 드나들 때마다 엄마가 뜯어 온 머구와, 문득 생각날 때마다 우리가 뜯어온 머구가 합쳐져 그날 밤 머구나물이 밥상에 오른다.

머구는 된장에 무쳐야 쓴 내를 감출 수 있다. 우리는 머구의 쓴 내를 된장의 짜고 구수한 맛으로 얼른 감싸서는 목구멍 속으로 꿀꺽 삼켜버린다. 게 눈 감추듯 삼켜 버려야지 그것을 꼭꼭 씹을 일은 아니다. 꼭꼭 씹으면 쓰다기보다 비릿한 풋내 때문에 부르르 진저리쳐지기 십상일 터이므로. 인생사 버거울 때 우리는 그래서 목구멍을 치받고 올라오는 체기 같은 울음도 '얼릉얼릉' '꿀꺽꿀꺽' 삼켜버릴 줄 알게 되었다. 된장에 무친 머구 삼키듯이 할 줄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쓴 내보다 더 비릿한 인생의 풋내 때문에 몸을 떨어야 할 일이 오게 되고야 말 것을 알기 때문에.

머구를 안 먹고 큰 사람들은 그것을 할 줄 몰라 얼마나 힘들까. 얼릉얼릉, 꿀꺽꿀꺽 인생의 쓴내, 인생의 풋내를 삼킬 줄 몰라 그 얼마나들 몸을 떨어야 할까. 머구를 안 먹고 큰 사람들은 다들 그것을 어찌 다 감당하고 살아가나. 머구 안 먹고 커놓고도 잘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럼 뭘까. 그 사람들은 머구보다 더 쓴것을 먹고 컸나. 참 신기하기도 하다. 세상에, 머구보다 쓴게 어디 있다고.

인생이 쓸 때 머구가 생각난다. 인생의 쓴맛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오직 머구뿐이니, 나는 이제 도회의 시장으로 머구를 사러 간다. 그러나 도회의 시장에 머굿잎은 없다. 여름이 올 무렵, 이따금 껍질 벗겨져 물에 담겨 있는 머굿대를 발견해도 그것은 이미 쓴 내가 다 빠진 그저 풀대이기가 십상이다. 쓴물 빠진 머구는 내게 단물 빠진 껌이나 한가지다. 당신의 꿈은 달콤한 인생인가? 머구의 꿈은 쓴맛이다. 입맛 쓰디쓴 세상, 창창한 머구가 한정 없이 그립다.

P136~132

 

 

 

머위는 시골에서는 흔하디 흔한 풀이다. 개천가나 밭도랑에 지천인. 시골출신이긴 하지만 도시에서 자란 나는 봄에 머위 한 이파리가 그렇게 귀할 수가 없다. 보드랍고 거칠고를 따질 것도 없이 머위 이파리 하나를 손 바닥에 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봄이 늦어 머위가 어린애키만큼 자랐어도 나는 머위잎으로 쌈을 싸서 밥을 먹는다. 세어 졌으면 데치는게 아니라 좀 푹 삶으면 될 일이다. 여름이 시작되어 머위들이 잔뜩 자라 성가셔지는 시절이 오면 아버지는 낫으로 머위들을 슥슥 베어 머윗대는 대대로 이파리는 이파리대로 큰 솥을 걸어 삶아 주신다. 머위라면 환장을 하는 나에게 주기 위해서다. 이파리들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꺼내 먹고, 나 만큼은 머위를 좋아하지 않는 자매들에게 주기 위해 머윗대는 들깨가루를 넣고 들기름에 볶는다. 억세진 머윗대를 데쳐서 껍질을 까는 일은 성가시고 힘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자매들이 모여 앉아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노동도 노동 같지가 않다. 껍질을 다 벗기고 나면 손톱 밑과 손가락이 새카매져서 한동안 씻어도 지워지지 않지만 그 것 또한 머위의 추억이다. 나는 머위의 쓴 맛이 된장에 가려 지는 걸 싫어한다. 맑은 젓국에 대파를 굵게 썰어넣고 고추가루 깨 들기름을 넣은 양념장을 만들어 큰 이파리를 두어 장 겹쳐 놓고, 잡곡밥은 조금만 얹는다. 파가 들어가게 양념장을 끼얹어 쓴 맛을 좀 더 돋우면서 머구쌈을 먹는다. 와구와구. 완도 5일장에서도 쪽파랑 부추, 머위 앞을 그냥 지나가기가 가장 힘들었는데 결국은 작은 베낭에 머위와 쪽파를 구겨 넣어 왔다. 처음부터 안주거리를 생각하며 사온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혼자 '밥'을 먹게 되지는 않기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슬비 2015-04-06 00:00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진 안주네요. 저녁밥을 먹었는데도 맥주와 함께 먹고 싶어요.
저도 머위나물은 들깨에 볶는것만 알았는데, 살짝 데쳐서 먹는것도 맛있을것 같아요.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 벨라루나 한뼘여행 시리즈 1
이원근 지음 / 벨라루나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가고 싶었던 오지마을 완벽 가이드북, 여행자라면 필지참, 선물용으로도 강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 나는 카라의 에니시테다. 처음에는 카라의 어머니가 그에게 나를 `에니시테 에펜디`라고 부르도록 가르쳤는데, 나중에는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에니시테라고 부르게 됐다. 카라가 우리 집에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우리가 약사라이 동 뒤편, 밤나무와 보리수가 우거진 어둡고 눅눅한 골목에 살던 시절부터였다. 1-48

나는 지금 세밀화의 여러 가지 기본 지식을 충실하게 습득할 카라를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만약 당신들이 세밀화를 그리거나 예술 창작을 하면서 실망감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신들이 타고난 재주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몰라도, 부와 명예는 다른 곳에서 찾는 게 좋을 것이다. 재능과 노고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술에 등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1-50

37 나는 여러분의 에니시테요
내 장례식은 내가 원한대로 아주 훌륭했다. 와주기 바랐던 사람들이 다 왔고, 그래서 자랑스러웠다. 이스탄불에 머무는 대신들 중 키프로스 출신의 하즈 후세인 파샤와 절름발이 바키 파샤는 내가 한때 자신들에게 봉사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조문을 와서 의리를 지켰다. 2-47

이 멋진 승천 중에 보았던 색들을 무슨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모든 세계가 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것이 색임을 나는 보았다. 나를 다른 모든 것들과 구별하는 힘이 색에서 나온 것이고 지금 나를 사랑으로 껴안고 세계와 연결해 주는 것도 색이란 걸 깨달았다. 2-49

베르자흐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보이고 공간의 경계도 없다. 그러나 삶이 꽉 끼는 셔츠와 같다는 것은 오직 시간과 공간의 감옥에서 벗어나야만 깨달을 수 있다. 죽은 자들의 왕국에서 진정한 행복은 육신이 없는 영혼이라면, 산 자들의 영토에서 가장 큰 행복은 영혼 없는 육신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죽은 다음이 아니면 알 수가 없다. 2-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