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도서가 찜찜해
늦은시간
무리해서
책반납하러

지금 이 시간
남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교하도서관기획 특강시리즈 -고전 다시 만나다

남편이 파주로 일하러가면서
여기다 떨궈주고 갔는데...
이런 안내문 발견~

교하도서관.
강연 준비
엄청 성의 있게 한다. .

이런 도서관 옆에 살고 싶네, 라고 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음은 늘 쑥밭이었다. 향그러운 쑥이 다북하게 돋아난 봄밭이 아니라, 흔히 쑥밭하면 떠올리는 헐크러진 뒤숭숭한 정신 없는 쑥대밭. 오늘도 마음은 여전했고, 증세가 좀 더 심한 날이었다. 일단 계속 먹었고, 잠을 잤고, 죽은 듯이 자고 일어나도 또 잠이 오는 것이 약간의 몸살기운도 있었나 보다고 하루가 다 지난 지금에야 알아진다.

 

<칼과 황홀>을 뒤적이며 좀 웃다보니, 그 옆에 있던 <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에도 손이 갔다. 서문만 읽고 두었는데, 읽자마자 마음에 들었으므로 조금 천천히 오래 가만히 읽을 요량으로 밀어 둔 책이었다.

 

 

 

 

와인 행사에서 한 패밀리의 와인을 샀다. 시칠리아의 대형 와이너리인 "플라네타"의 시라와 플룸바고와 알라스트로, 플룸바고는 커피와 초콜릿을 함께 넣은 듯한 레드와인이고, 알라스트로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바람 부는 저녁에 딱 맞는 청량한 화이트와인이다. 시칠리아 와인의 별답게 누가 마셔도 맛있는 화이트와인이다.

 

플라네타를 마시며 생각한다. 시칠리아를 여행할 때 플라네타를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야생화 플룸바고, 야생초 알라스트로처럼 더 씩씩하고 내내 맑았을 텐데, 아쉽고 또 아쉬웠다.

 

2004년 시칠리아에 갔다. 광고 인텔 센트리노의 '타오르미나 원형극장' 영화 <그랑블루>의 무대가 되었던 '타오르미나의 도메니코 팔레스' 영화 <대부>의 먹먹하다는 말로는 모자란 바람이 불던 '팔레르모'가 있던 시칠리아는 늘 꿈꾸던 여행지 중의 하나였다. p49

 

책장을 넘기다가 문득 와인 라벨지에 있는 꽃그림을 보고 눈길을 멈추었다. 얼마전 완도 수목원 온실에서 본 애니시타, 지금도 길가 화원의 화분에 흔히 심겨져 있는 노란 콩꽃을 닮은 꽃이다.

 

 셰익스피어 <템페스트>의 배경이 된 섬에 피어 있는 가시금작화, 동화 <백조왕자>에서 공주가 오빠들의 옷을 짜던 그 가시덩쿨과 같은 식물이다. 이탈리아어로 '알라스트로' 라고 하는 구나..발견이다. 지역에 따라 가시 금작화, 금작화, 애니시타, 알라스트로로 불리는 이 꽃은 봄부터 여름까지 지중해 연안의 들판을 노랗게 물들인다.

 

그런데 작가가 말한다. 알라스트로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바람 부는 저녁에 딱 맞는 청량한 화이트와인'이라고. 시칠리아 와인의 별이라고. 누가 마셔도 맛있는 화이트 와인이라고.

 

알라스트로를 구해서 마실 기회가 온다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와 베토벤 심포니 <템페스트>를 연주하는 빌헬름 켐프의 눈빛과 어릴 적 마르고 닳도록 보았던 하늘을 날던 백조왕자와 완도수목원과 지중해 연안의 들판과 <그랑블루>를 다 이야기할 것 같다. 누군가 같이 마시는 사람들이 싫증나도록 떠들어 댈 것 같다. 미리 자중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슬비 2015-04-23 23:01   좋아요 0 | URL
화창한 날씨에 싱그러운 나무 그늘에서 쉬원하게 마신다면 정말 좋을것 같아요...

2015-04-24 08:21   좋아요 0 | URL
네 화이트 와인은 봄과 여름 사이에 정말 어울리는 술이죠:)

붉은돼지 2015-04-24 08:07   좋아요 0 | URL
저는 쑥님의 리뷰 제목이 <쑥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인줄 알았어요 ㅎㅎㅎ
얼마전에는 ˝삼십살˝을 삼겹살로 읽기도 했어요...ㅜㅜ

2015-04-24 08:23   좋아요 0 | URL
공감가는 바입니다..ㅎㅎㅎ

하리 2015-04-25 18:08   좋아요 0 | URL
언젠가 알라스트로를 함께 마시고 싶어요:-)
 

공간이 주는 위로가 있다면,

그 위로는 낡고,

어두운 곳으로부터 온다.

 

알고 찾아 가지 않으면 단지 그냥 폐건물일 뿐

그 안에 커피향과 책과 달달한 케잌이 숨어 있다고

믿기 어려운 앤트러사이트 제주점.

 

 

 

앤트러사이트의 외관은 여느 낡은 공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투명하고 작은 출입구를 통해 엿볼 수 있는 내부의 시각적 요소들이 이곳을 여느 곳과는 다른 성격의 공간임을 짐작케 할 뿐입니다.
문을 열면 박물관에 있을 법한 1910년식 프로바트 로스터기를 만나게 되고 커피 향이 진하게 베어 든 공장 안에서는 the bad plus 와 pink floyd의 음악 위에 얹어진 사람들의 음성과 오픈된 바에서 배어나오는 정돈된 분주함이 또 하나의 공기를 만들어 냅니다.
 
신발 공장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된 이 건물은 공간재생을 통해 앤트러사이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나 구조적 아름다움을 되찾은 현재의 카페이자 커피 공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앤트러사이트의 매력은 공간이나 커피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앤트러사이트는 자유롭고 건강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과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천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토마스 만의 작품에 대해 그다지 의도적이지 않고, 허구적이지도 않으며,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어 마치 자연의 일부인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앤트러사이트는 커피를 통해 토마스 만의 작품처럼 당신의 삶에 연결되어 편안함과 긴장감의 절묘한 밸런스 안에서 함께 소통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혼자 여행을 갈 때면 챙기는 품목 중의 하나가 자수실과 천이다. 수틀이나 가위, 바늘을 사고 싶은 욕심을 누르느라 늘 힘이 든다. 예전엔 얼기설기 아이들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했고, 먼 도시의 천시장에 일부러 가서 천을 욕심껏 사던 시절도 있었다. 내가 입을 바지를 만들다가 완성하지 못한 경험 이후로 천에 대한 욕심을 자제하게 되었다. 비단실이 공단천을 통과하는 느낌이 좋아 동양자수 배우는 데를 기웃거리다가, 생활이 너무 번잡해지는 것을 경계하여 마음을 접었다. 금방 싫증을 내는 나를 믿지 못한 탓도 있었고...  

 

 <세계의 귀여운 자수>는 자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좋아할 책이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여느 기념품점에 가더라도 자수작품들은 꼭 있기 마련이니까.  <세계의 귀여운 자수>는 리더스 다이제스트보다 살짝 큰 사이즈이면서, 두께감은 한 손에 감기듯 잡히고,  설렁설렁 넘기며 보기 좋은 귀여움이 묻어 난다. 자수라 하면 당연히 프랑수 자수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은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자수들이 앞부분을 차지했다.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순서로  55개국 68종의 자수를 소개했는데, 사진 위주의 작은 그림책을 생각하면 맞다. 정작 자수를 그리워는 하지만 손에 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한 권 사서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그리움이 좀 가실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