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존경하는 선생님의 따님 결혼식에 가기 위해 춘천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 시간을 기다리느라 터미널 서점에 들렀는데 <헤세로 가는 길>이 눈에 띄었다.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산문집이자 작가의 삶에 깃든 헤세 문학의 애정고백서이기도 하다. 헤세의 고향 칼프를 시작으로, 헤세의 작품들을 개관하고(그냥 개관이 아닌 굉장히 전문적인 헤세 읽기이다)  헤세가 40년을 살았던 스위스 작은 마을 몬타뇰라에서 여정을 맺었다. 사진과 단상, 헤세의 책에서 발췌한 단문으로 엮인 사색적은 글들은 5월의 나무그늘 아래서 읽기에 아주 맞춤했다. 여행지에서 읽거나 선물하기도 좋은 그런 책.

이성이나 의지로 사랑을 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사람들은 그저 사랑을 견딜 뿐입니다. 자신을 다 바쳐 사랑을 견뎌낼수록 사랑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서간집]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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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5-10 12:37   좋아요 0 | URL
봄날 춘천행 길에, 그것도 결혼식에 가는 길에 참 고운 책과 동행하신 듯합니다. 담아가요. 저도 어제 친구의 예식에 갔어요. 이 나이에 새로 시작하는 커플이라 더 보기 좋더군요.
 

모처럼 한갓진 주말이다.

읽어야 할 책이 배송되지 않아 뭘 읽을까 두리번 거리다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빅 브러더>를 읽기로 한다.

 

195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태생. 본명은 마거릿 앤 슈라이버이나 이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15세 때 스스로 보다 중성적인 분위기의 '라이오넬'로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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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재치와 맹렬한 에너지가 가득한 그녀의 열두 번째 장편 소설 <빅 브러더>의 주제는 사회적인 문제인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인 '비만'이다.

 

영국의 빈민 구호 단체인 옥스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지식인으로서 다양한 방면에 활동 중인 라이오넬 슈라이버는 사회 문제에 대한 첨예한 시선과 뛰어난 문체로 소설을 집필...

 

라는 날개의 작가이력만 봐도 성향이 대충 짐작된다.

 

대담하며 진심으로 가득하다. 선데이 타임스

슈라이버 최고의 작품, 너무나 완벽하다. 뉴 리퍼블릭

설득력 있고, 인간적이며 코믹하다. 이브닝 스탠다드

슈라이버의 이 작품에는 독자를 압도하는 어떤 '근육'이 존재한다. 감동적인 '무게'의 어떤 소통의 한 자락 뉴욕 타임스

 

이런 글을 잔뜩 읽고 읽으면 기대에 못 미치려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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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달'의 책이 다 이쁘듯이 출판사 '나무 수'의 책들도 그렇다. 그 중의 최고봉이 <보통날의 파스타>가 아닐까 한다. 그냥 꽂아두고 책등만 보아도 맘이 환해 지는 책 <보통날의 파스타>.

'이탈리아에서 훔쳐 온 진짜 파스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박찬일 쉐프의 글을 처음 만난 것은 어느 미용실에서 였다. 잡지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읽은 칼럼이 마음이 쏙 들어왔다. 이 사람 글을 참 잘 쓰는구나 하고 기억해두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검색을 했더니 마침, 그는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를 막 출간하고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북토크를 앞두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북토크에 참석하고 책을 두 권 사왔다. 달달한 파스타 이야기나 듣지 않을까 하고 간 북토크에서 그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운영기라고나 할까 느린 음식을 지향하는 그가 그의 방식대로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망한 이야기였다. 입담이 걸죽했다.  새벽마다 시장에 간다는 그가 왠지 같은 종류의 인간일 것 같았다. 자고로 요리란 제철의 신선한 재료가 기본이 아니던가. 다시 가게를 오픈하게 되면 주점을 하겠노라던 그는, 얼마 후 이태원에 주점을 개업했다. 아니 개업한 줄 알았다.

 

 날을 고르고 별러 어느 비오는 월요일 아침, 나는 그 이태원 주점겸 파스타가게에 갔다. 주말의 번잡함을 씻어 버리기 위한 혼자 식사를 위해서였다. 첫 손님이었다. 혼잡한 것이 싫어 일부러 이른 시간을 택했다. 두 면이 유리로 된 쫍질한 건물이었고, 비는 오지게 내렸고, 나는 와인 까지 한 잔 시켰다. 그리고 주문한 고등어 파스타가 내 앞에 놓였는데, 플레이팅이 눈에 거슬렸다. 하얀 파스타 접시 가장자리에 작은 고등어 조각이 하나 튀어 있었다. 그 조각은 마치 파스타를 접시에 내팽개친 듯한 느낌을 주었고, 맘이 팍 상했다. 맘 같아선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나오고 싶은 걸 꾹 참았다.  본전 생각이 나서 파스타를 꾸역꾸역 먹다가 와인까지 쏟고 말았다. 피 같은 ...

 

 아마도 그 때 박찬일 쉐프는 고용 된 쉐프였고 월요일 이른 시간에 출근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영업시간이 시작되길 기다려 주문을 한...)너무 이른 시간에 찾아가 파스타를 주문했고, 그 때 주방에 있던 쉐프는 내키지 않은 요리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나는 박찬일 쉐프가 싫어졌다. 짝사랑만 하다가 하지도 않은 프로포즈를 거절 당한 느낌이랄까. 본인은 알지도 못했던 상황 때문에 나는 박찬일 쉐프에 대한 이미지가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부분도 그가 관리했어야 옳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없었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라니..짝사랑은 대책없이 무모하다.

 

그리고 소심한 복수를 시작했다. 모아 두었던 그의 책들, 실상은 박쉐프의 책이라 모은 것이라기 보다, 이탈리아 요리책이라서 모았다고 봐야 겠지만 아무튼 그의 책들을 기회가 될 때마다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그 때 그 접시의 고등어 한 조각처럼 내팽개친다는 심정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는 책이 <보통날의 파스타>다. 박찬일 쉐프에 대한 짝사랑은 멈췄지만, 고등어 파스타에 대한 미련은 계속 되고 있는 까닭이다.

 

 어느 좋은 날.

 제주 동문 시장에서 물 좋은 고등어를 살 것이다. 언제가 되었던 그 때 제주의 제철 채소들을 듬뿍 넣고 고등어 야채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것이다.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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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5-07 08:09   좋아요 0 | URL
보통날의 와인,도 있는데 이번엔 파스타군요. 맛깔난 글을 쓰는 쉐프 박찬일 ^^ 고등어파스타는 저도 그맛과 비주얼이 궁금해요.

2015-05-07 0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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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7 08:27   좋아요 0 | URL
몇년전 책이에요.고등어파스타는 언제 한 번 같이 먹을
기회가 되려나요? ㅎㅎ

2015-05-07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7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7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아침 일찍 가락시장에 갔다. 뭔가 북적북적 할 걸 예상하고 갔는데,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이제 하나 둘 가게 문을 열고 있었다. 사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다 해먹으려고 발버둥치는 내가 그려져서 참고 또 참았다.  꽃게와 두릅, 머위잎만 샀다. 꽃게탕을 끓이고 두릅과 머위잎을 데쳐서 두 끼를 실하게 먹었다. 여느 봄 같으면 서해안을 기웃거리고, 두릅 따러 강원도 산자락을 헤매 다녔을 시절이 가락시장으로 대체 되었음에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제 밤에 마저 읽은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사월>은 여운이 아주 길게 남는다. 순간순간 카프카나 쿤데라 느낌이 나기도 하면서, 전혀 상관 없었던 공간과 시간 속으로 나를 데려다놨다. 그런데 그것이 전혀 낯설지 않고 내가 그 세계의 사람이 된 듯한, 그리고 내가 사는 세계가 이해되는 듯한, 조금 오버하면 내 삶을 조금 용서 받는 기분이 되었다. 오늘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을 마저 완독하고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을 짬짬이 맛보는 걸로 고요한 하루보내기..봄바다와 봄산에서 느끼던 충족감이 책 속에도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 5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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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르던 시험을 봤다. 일단은.

오래 전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보던 때가 생각났는데, 그 때도 사람들 말만 믿다가 하루동안 혼이 난 기억이 있다. 그 땐 아마 '세 시간만 보면 붙어' 였던가. 넋 놓고 세 시간 전까지 있었다간 아마 떨어졌을 것이다. 다행히 하루전에 문제집을 들춰 보고 하루 정도는 열공해서 무난히 시험을 통과했던 기억이..

 

 이번엔 '세 번만 보면 붙어요' 라고 듣고 두 번만 보면 붙겠구나 했다가 혼이 났다. 두 번 보고 붙을 내용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한 번 볼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필 시험 날짜가 연휴 중간이라, 자칫 못 볼 뻔도. 어제 하루를 시험 공부 일정으로 잡았는데, 아침부터...

"연휴에 무슨 시험..그냥 한 번 더 봐, 나 파주가는데 따라 가자"

라는 남편을 시작으로, 일 년에 한 번 갈똥말똥한 아울렛에 가서 몇 시간을 돌아다니질 않았나. 집으로 오던 길엔 귀여운 친구 부부와 우연히 만나져서 11시까지 논 건 좋았는데, 각종? 술을 섭렵하는 바람에 집에 도착해선 곯아 떨어졌다.(상황이 어찌 될지 모르므로 뭐든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얻었다며.)

 

 음..교하도서관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3시간 남짓, 수요일 친구와 카페놀이하며 두 시간 남짓 책을 봤는데, 그래도 끝까지 한 번을 미처 못봐서, 양심에 무지 거리꼈다. 한 번 더 보지 뭐 하면서 놀았지만, 놀면서 계속 맘이 무거웠다. 끝나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이면수 굽고 얼갈이 겉절이 해서 점심을 양껏 먹고, 쉬었다. 지금 부터 휴일 동안은 방콕모드로 책만 읽고 싶다.

 

혹, 바쁘게 바리스타 시험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이렇다.

 

1.  커피학 개론, 커피 로스팅과 향미 평가, 커피 추출, 바리스타 2급 자격 시험, 우리 차

    이렇게 다섯 장으로 나뉘는데, 마지막 두 장에선 서너 문제 정도 나오므로 바쁘신 분들은

     앞의 세 장만 집중 공략하시라.

 

2.  배경지식에 개인 차가 있을 수 있어서,

    시험 준비에 필요한 시간도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다.

    자기 기준으로 준비시간을 산정하시라.

 

3. 신청은 (사)한국 커피 협회 홈피에서 시험 일정을 보고 신청한 후

    사진이 업로드 된 수험표를 개인이 출력해야 한다.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하고

    시험 당일 입장하면 된다.

     하루 전에 문자 안내가 온다.

 

3. 시험 시간은 한 시간, 50문제가 나오는데,

   30분 정도면 다 풀고, 40분엔 퇴실 가능하다.

 

4. 마킹펜 화이트는 시험장에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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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2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3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5-05-02 21:12   좋아요 0 | URL
수석 합격을 기원합니다.^^

2015-05-03 0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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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7 1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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