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종이로 된 수납 박스. 나는 이상하게 어릴때 부터 박스를 좋아했었다. 특히나 외국 영화 같은 것을 보면 다락에 올라간 주인공이 멋지구리한 상자에서 옛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꺼낸다거나 아님 회사내에서 자리 이동을 할때 손잡이 구멍이 뚫린 박스에다 개인물품을 넣어서 지나가다 말고 누군가가 말을 걸어서 멈춰선 모습을 보면 그 상자들이 가지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저런 네모난 상자들은 찾아냈으나 회사에서 이동할때 개인 물품을 담는 박스는 아직 보질 못했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박스들을 왕창사서 내 기억들을 저장하고 또 회사에서 괜히 개인 물품을 넣고 왔다리 갔다리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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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1-0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말투를 조금 흉내내어) 멋지구리한 상자로군요. 저도 네모난 거에 환장하는 성질인지라 제 방 여기저기에 나무/종이/양철로 만들어진 각종 네모상자가 굴러다닌답니다. 책꽃이도 따로 사서 쓰는게 아니라 공간박스40개를 한 쪽 벽에 몰아서 쌓은데다 책 꽃아두고 삽니다. 구경 잘 했어요.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_^^_)

아, 부탁 하나. 지금처럼 열심히 so beautiful 업데이트 해주세요. 필 꽃히는 소품 보면 또 작업하게요. 완성된 작품도 좋지만 순두부 속으로 설계도 그려보고 만드는 과정 상상하다가 이런저런 손장난하는게 참 재미있거든요. 부탁드립니다.^_^o-
 

원래는 니모를 한 번 더 보려고 비디오 가계로 갔으나 니모가 없는 바람에 그냥 툼레이더를 빌렸다. TV에서 연말 시상식으로 지들끼리 상주고 받으며 잔치하지만 않았어도 나는 툼레이더를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방송사의 시상식들을 미워하게 되었다.

원래 툼레이더의 얘기가 뭐였는지도 모르겠다. 1편에서는 라라 크로포드라는 여자애가 아버지가 남긴 유물을 찾아내고 어쩌고 하면서 악의 무리와 맞서고 했던 내용인것 같은데 2편에서는 1편과 거의 상관없이 내용이 진행되었다.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1편을 보지 않아도 2편을 보는 것에는 무리가 없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달라진 점은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이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가슴은 매트릭스 3편에 나오는 빨간옷의 모니카 벨루치 만큼이나 빵빵했었는데 전사에게 있어 수박만한 가슴은 나름대로 부담이었는지 이번에는 그나마 인간 같은 가슴 사이즈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의 신체적 변화를 빼자면 조금 더 유치해져 버렸다는 것이다. 1편 역시 유치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아주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었다. 그런데 2편은 보다가 중간에 정지 스위치도 누르지 않고 담배를 피러 거실로 나가고 주방에서 핫쵸코를 만들 만큼 지루했다. 그래도 끝까지 본 것은 비디오 대여료 1,500원의 승리다.

예전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그 넓디 넓은 집구석에서 천정에 줄로 매달려 마치 발레같은 액션을 펼쳤던 씬이 가장 기억에 남았었는데 2편에서는 그런 기억에 남는 씬이 없다. 그냥 너무 오바하는 느낌 뿐이었다. 예를 들어 제트스키를 타면서 한번 뒤집지 않아도 될 장면에 뒤집어 주시고 봉을 타넘어야 하는 부분에서도 그냥 걸어가거나 기어가면 될 것을 굳이 덕수를 넘으며 가는 졸리를 보고 있자니 정말 졸릴 지경이었다. 감독이 바뀌었나? 예전의 졸리는 뭐 나름의 오바는 했지만 그래도 멋진 구석이 있었는데 지금 졸리의 오바는 그냥 웃길 뿐이다. 얼마전 레골라스의 코끼리 씬 만큼이나 어이가 없다.

툼레이더나 미녀 삼총사 그리고 킬빌을 봐 주는 이유는 다른것도 있겠지만 머리는 비었어도 근육만은 꽉찬 남정네들의 액션이 너무 지겹기 때문이다. 람보, 브루스 윌리스 그리고 장 끌로드 반담, 반 디젤로 이어지는 액션 계보가 지겨워도 너무 지겨웠다. 그래서 여자들이 액션 히어로로 나오는 것이 보고 싶었었다. 대리만족이냐 묻는다면 굳이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아무튼 가슴달린 여자들도 공기 저항을 받지 않으며 힘껏 내달리고 맨날 남자한테 따귀 한대만 제대로 맞아도 기절해 주시는 여자들이 아닌 남자랑 같이 때려패고 싸우는 여자들을 보고 싶었었다. 그렇게 따지자면 킬빌이 가장 충실했다. 미녀 삼총사는 그냥 액션만 했으면 될텐데 그녀들을 두두두 하는 소머즈로 바꿔놓았고 툼레이더는 액션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졸리는 그저 이리 저리 휙휙 매달려서 장소 옮기기에만 열중했지 우리가 원하는 액션을 보여주지 않았다.

스토리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길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해도 너무했다. 뭔가를 찾으려는 졸리. 그리고 그녀가 도움을 요청한 과거에 심상찮은 사이였던 사내. 그리고 악당. 이게 전부다. 무대를 중국으로 옮기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헐리우드의 시각에서 본 초라하고 시끄럽고 멍청한 중국일 뿐이라 이색적임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간에 아프리카로 배경이 옮겨 가기는 하지만 피어싱을 환장하게 많이 한 흑인들만 등장해서 아프리카라고 막 우긴다. 한마디로 액션이면 액션 볼거리면 볼거리 어떤 것도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하나 더 짚고 넘어가자면 안젤리나 졸리가 위기에 처해서 어떻게건 물 위로 가려고 상어를 이용하는 장면이다. 정말 감독이 무뇌아구나 싶은 장면인데 상어를 유인하기 위해 졸리가 팔에 상처를 내고 그 냄새를 맡고 상어가 온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웃기는건 졸리가 주먹으로 상어를 꽁 하고 때리자 상어는 실 방향을 바꾸고(이빨한번 쫙 벌려보지도 않음) 졸리는 그 꼬리를 타고 손쌀같이 올라가서 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다. 내가 알기로는 인간이 그렇게 빨리 물위로 올라오면 기압차인가 뭐시긴가 해서 고막이라도 뻥 터지는 것으로 아는데 말이다. 바다 저 밑바닥에서 위로 한번 숨 참을 동안 다 올라올 수 있다면 차라리 우리 제주도 해녀들을 시켜 탐사를 보내지 뭣하러 그 잘난 수중장비를 지고 이고 갔나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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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2003-12-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세히는 모르지만 2편도 게임 '툼레이더'의 스토리를 따른게 아닌가요? 원래 게임을 모태로 하다보니 좀 유치해 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보네요. 저는 1편을 보았는데 처음에 기계와 훈련인가 뭔가하면서 싸우는 신과 툼레이더의 OST만 기억에 남네요.

_ 2003-12-3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그게 집구석이였나요 -0- 오오...갑부 -_-b;;

마태우스 2004-01-0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영화평이었습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속이 후련해지지요. 잘 읽었습니다.
 

사진이 좀 거대하게 나왔는데 이건 빨래판이 아니다. 철재로 된 빨래판 모양의남비 받침대이다. 예전에는 빨래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빨래판이 없다. 손빨래를 그만큼 안한다는 소리이다. 거의 대부분은 세탁기로 직행하거나 아니면 손빨래를 하더라도 그냥 욕실 바닥에 대강대강 문지르고 만다. 얘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렀다. 아무튼 재밌는 모양의 남비 받침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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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2003-12-3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미지 설명해 놓으신 남비 받침대를 보고도, '응? 빨래판을 잘못 적어 놓으신거 구나' 생각했어요..;;; 아무런 설명이 없으면 정녕 그대는 빨래판...;;
 


늘 찧어놓은 마늘을 사기 때문에,  저런 마늘 찧게 같은건 사실상 필요가 없다. 그러나 몹시 아름답게 생긴 저런 것 들을 보면. 통 마늘을 사가지고 그야말로 사서 고생하고 싶어 진다. 얼마전 그런 이유로 돌절구를 몹시 사고 싶었었다. 아무래도 Jamie Oliver의 요리프로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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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3-12-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갑자기 우리집의 마늘 찧게가 떠오르는군요. 둘이 같은 목적으로 태어났다고 누가 믿어줄까요. 미학적인 면도 그렇지만, 손 안에 부드럽게 쏙 들어올 것 같은걸요. 우리집 놈은 한 번 쥐고 나면 손에 빨간 줄이 생기는데. TT

blackflower 2003-12-3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늘 찧게는 사용을 안 해 봤습니다. 다만, 절구로 찧지요. 한데 저것이 마늘을 잘 찧는다면 한 번 사용 해 보고 싶습니다.

zizizi 2004-01-08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늘 찧개 비강추입니다. 손아프고, 힘들고, 결정적으로 찧개 안에 마늘이 무진장 껴서 빼내려면 늠후 귀찮아요. 돌절구는 food 채널의 제이미가 잘 이용하더군요. 세상에서 제일 오래된 요리기구라면서.

플라시보 2004-01-0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실제로 사용하면 별로군요...쩝 아름다웠으나 실용성 면에서 제로군요. 제이미는 돌절구와 함께 지 손도 많이 사용하지요. 레몬짜는 기계를 가장 많이 선물로 받았다고 하더군요. 흐흐. 밤에 제이미의 요리프로를 보면 뭐든 만들고 싶어 집니다. 제 친구는 한때 장금이 보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나는 볼록한 유리 프레임의 벽시게를 몹시 좋아한다. (볼록한 유리 프레임의 벽시계는 대부분 아주 비싸다.) 소품이건 악세사리건 나는 기능이 있는 것들을 좋아한다.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시계라던가 신발, 안경 같은 걸 좋아한다. 집안에 뭔가를 덕지덕지 꾸미는 것을 싫어하지만 시계나 책장, 의자, 선반같은 기능이 분명한 인테리어 소품들은 언제나 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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