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죠 2004-04-29
먼 곳에서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먼 곳에서 선물이 왔습니다. 택배 아저씨가 삼십분 거리에서 전화를 하셨는데 저는 통화가 끝나자마자 부산하게 대문을 열어놓고 종종거리며 기다렸습니다. 아저씨가 '기다리셨나 봐요' 씩 웃으면서 저에게 박스를 건네주셨습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허겁지겁 테이프를 찌익 찍 뜯어냅니다. 제가 갖고 놀기 좋아라하는 뾱뾱이에 돌돌 쌓인 것을 꺼내기 전에,
편지를 읽었습니다. (^0^) <-요렇게 생긴 자필 사인(?)이 곁들여진 짧고 유쾌한 편지였습니다. 두번 읽고 나서야 선물을 꺼내듭니다. 아, 하늘에 비춰보니 보라색 렌즈입니다. 써보니까 저한테는 딱 저팔계 같기는 한데 살짝 볼살을 빼면 어울릴 것도 같습니다. 머리에 써봤다가 옷깃에 걸어봤다가 난리 부르스를 췄습니다. 그 모양을 지켜보던 엄마와 언니가 물었답니다.
- 누가 보내준건데?
순간 속으로 오만가지 대답이 교차했습니다. 아는 형님이? 장동건이? 삼송기업 사장이? 아니지 아니야...
- 흐흐, 멋있게 사는 사람이.
엄마랑 언니는 드디어 저것이 미쳤다고 다 들리게 속삭거리고 제 눈에는 온통 세상이 보랏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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