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어보라고 주니, 교과서에서 봤다고 하면서 반가워하다니 아주 깔깔대며 웃어댑니다. 제가 봐도 은근 재미있는 책이더라구요. 빔보가 원했던 것은 새 한마리인데 부모님들은 무슨 큰일이 난 양, 호들갑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안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빔보는 나름 타당한 이유를 대며 새를 요구합니다. 결국 새를 사게 되지만 이번엔 백조라서 부모님은 반대하고 빔보는 집을 나가서 작은 모험을 하고 돌아옵니다. 아이들은 빔보의 심정을 공감하며 통쾌하고 재미있게 읽겠지만, 저는 부모로써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정리하게 되네요. 어릇의 잣대로 무조건 안된다고 협박성 설득을 하면 안된다는.. ^^;;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사윗감 찾아 나선 두더지" 이야기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산뜻한 그림체로 다시 찾아 왔네요. 책의 마지막에 이 책은 "자아찾기"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된다는 거지요. 그러고 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남과 비교하고, 남을 부러워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나만의 좋은 점도 분명 있을 테고, 충분히 개발할 만한 좋은 소질도 있을 텐데 말이지요. 아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책입니다.
이호백, 이억배님의 찰떡궁합이 된 책이네요. 전통미가 물씬 묻어나는 그림을 보고 아이가 너무 좋아하면서 따라 그려댑니다. 젊은 시절 힘이 쎄거나 술을 잘 마셔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수탉은 나이가 들어 가면서 일종의 박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현명한 암탉에 의해 많은 자손이 번창한 현재의 자신의 모습도 사랑하게 됩니다.
오랫만에 이런 책 보니 괜히 반갑네요. 내 몸 중 남과 다른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괜찮아" 라고 하며 오히려 장점을 발견해 하는 동물을 보면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울 것 같습니다. 아기들이 보는 책일 줄 알았는 데 초등 교과서에 실린 이유를 이제 알것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에 동물들이 "그럼 너는?" 하고 물어 보니 여자 아이가 "괜찮아, 나는 크게 웃을 수 있어"라고 하길래 제가 "엄마는 괜찮아, 내 머리는 커서 망치 대신 쓸 수 있어."라고 했더니 울 아들 책의 여자아이보다 더 크게 웃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시리즈 입니다. 이번 떡보먹보 호랑이는 지금껏 본 호랑이 중 가장 귀엽게 그려져 있네요. 호랑이가 떡을 혼자 먹으려고 꾀를 부리다 두꺼비에게 매번 당하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전혀 밉지가 않아요. 마지막에 두꺼비가 먹고 남은 팥고물을 호랑이가 두꺼비에게 냅다 던지면서 "너나 실컷 먹어라" 라고 합니다. 두꺼비의 우둘두툴한 등껍질은 그렇게 해서 생긴 거라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