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이 태어나고 키운 시간이.. 딱 3년 반이다. 그 기간 중 특히 올해 부모로서 어떻게 아이를 키울지를 참으로 많이 고민했다. 혼자 생각도 많이 하고.. 몇권 안되는 육아서를 보면서도 느끼는 점도 있고.. 또 주변의 엄마, 아이들을 보며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다.
그러다 2,3달 전 블러그를 시작하며 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사실.. 한 분 한 분 참으로 대단하신거 같다. 공통적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은 다들 깊으나 표현법이나 키우는 과정은 각자의 소신대로 잘 키우고 계신다. 보고 있자면, 나 자신도 참 겸손해 지기도 한다...
이 책은.. 블러그에 오시던 분 중.. 한 분이.. 고맙게도 선물하고 싶다고 보내준 2권의 육아서 중 한 권이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 오니.. 2권의 책이 집에 도착해 있었는데, 제목만 보자면 아마도 3,4년은 지나야 읽으려고 하지 않았을 까 싶다. 아니 어쩌면 읽으려고도 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 왜냐면.. 제목에 "공부"자가 들어 가서, 이건 공부를 잘하게 하거나,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책이라고 단정을 지어버릴거 같아서..
그런데, 정말로 오늘 오전.. 이 책을 단숨에 다 읽었다..
그리고.. 나에게 고맙다고 이 책을 선물을 해 준 그 분에게 진정으로,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이런 책을 왜 이제야 읽었던가.. 그동안 읽은 육아서와 같으면서도 틀린 이야기를 나에게 해 주었고 내가 올해 고민했던 아이 키우기에 또 다른 해답을 안겨 준거 같다.
요 몇년 사이.. 독서의 중요성은 상당히 강조되어 그 여파가.. 사실.. 갖 태어난 아기에게까지 미치게 되었다. 책을 일찍 접하고 그 즐거움을 미리 알고 자라는 우리의 아이들이 참 행복하겠다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고.. 대부분 육아서 들이..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많은 부모들이 상당히 노력을 많이 해서 확실히.. 우리가 자라는 세대보다 더 많은 대화가 부모와 자식간에 오가는 거 같다..
그래도.. 나도 부모이다 보니.. 아무리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아이를 위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해 주려고 해도.. 의도적인 부분은 있고, 이 부분은.. 귀신같이 아이들이 알아챈다.
얼마전.. 자판기를 좋아 하는 성현이다 보니.. 자판기를 종이로 만들어 동전을 넣고 빼며 셈을 익히게 해 주려고 했다. 그 당시 참으로 재미있어 했는데, 어제 주유소를 그와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어 주며 셈놀이를 위한 계산대까지 간단히 만들어 줬는데..
성현이가 하는 말이.."이 계산대는 버리자" 라고 한다.
내가 "응? 왜? 재미있잖아.. 기름 넣고 돈 받고 놀이 하면.." 이랬더니.. 성현이가 하는 말이.."그게 귀찮아서..."라고 한다..
처음.. 자판기를 만들고 주유소를 만들때는 분명히 우리 아이가 만들어 달라고 졸랐었다..
거기다 부모 욕심인 "셈놀이"를 가미 했었는데, 노는 과정에서 적어도 나는 재미있게 했다고 생각했으나, 자판기나 주유소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엄마와의 "셈놀이"가 좀 부담스러웠나 보다.
놀이 뿐 아니라.. 책읽기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무수히 많았을 것이고.. 아마 나는 그걸 간과하고 지내지 않았을 까 싶다.
이 책은.. 책읽기의 기초에 대해 많이 언급한다.
그리고 온 가족이 정말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책읽기를 하도록 권장한다.
예로 등장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부터 6학년까지의 책읽기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초등학생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나 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오히려 읽어야 하는 책으로 바른 독서가 무언지 정신이 번뜩 들게 해 준다..
책일기에는 다독과 정독이 있다.. 난 2가지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독을 하다 보면.. 중복도 많고 영역 확장도 되고 동일한 주제, 내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서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어린아이의 경우 그림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다양한 소재, 화풍으로 그린 그림은 상상력을 더 증폭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사실 미술관에 안가도.. 그림 동화책을 보다 보면 감탄스러운 그림이 한두점이 아니다. 구름빵 같은 경우는 톡특하고 귀여운 그림 뿐 아니라 구도가 너무 멋져 감탄한 책이다. 구름빵을 먹고 날아가는 장면에서 위에서 찍은 듯한 그 구도는 내 눈엔 감동 그 차체였다.
즉, 책을 읽다 보면 그림체, 글씨체 까지.. 책을 읽다 보면.. 그 모든 것이 잘 맞는 옷같은 느낌이 들고.. 아무래도 그런 궁합이 잘 맞는 책들은.. 다독, 정독에 이어 지는 거 같다.
그이 책은.. 그 중 정독의 중요성도 일깨워 준다.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어야 그게 정말로 감성과 인성에 있어 양분이 된다고 알려주는데 요즘 내가 느끼는 바와 똑같아서 참으로 공감이 간다.
성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며, 특별히 기억나는 2권의 책이 있다.
"이슬이의 첫 심부름"과 "성냥팔이 소녀"가 그것인데 "이슬이"의 경우. 상당히 어릴 때 읽어 줬음에도 불구하고 성현이가 손에 땀을 쥐며 읽었다. 마지막 심부름에 성공했을 때 어찌나 안도를 아던지.. 아직도 기억이 나고.. 성냥팔이 소녀는 어찌나 몰입했던지 함께 펑펑 울어서 끝까지 읽지를 못했다. 이 책들은..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눈것으로 기억한다. 책을 한 권 읽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은 기분이다.
그리고 솔거나라 시리즈.. 성현이에게 이 책은.. 상당히 어릴때인 29개월에 사줬다. 물론 그때도 재미있게 보고 성현이 혼자서도 꽤 보고 있다..
하지만.. 43개월인 지금.. 이 책들을 한 권 한 권 활용을 해 가며 그 진가를 다시 느끼고 있다.
며칠전 서해에 놀러 갔을 때 "갯벌이 좋아요"를 가져갔는데, 솔거나라 책 중 제일 안 봤던 이 책을.. 이 날 이후 몇번을 또 보고 또 보던지.. 정말 흐뭇할 정도였다.
그런데 "갯벌이~~"에 나오는 내용이 초등학교 교과서 내에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이 책 뿐 만이 아니라 "심심해서 그랬어, 무지개 물고기, 방귀에 날아간 절굿공이,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신기한 스쿨버스" 등이 초등학교 권장 도서에 있었다..
올 해 더 이상 책을 안사리라 결심을 하면서 내심.. 우리집엔 4,5살 수준까지의 책만 잔뜩 있지 않았나 했는데.. 결코 그것이 아니었다.
글이 없는 그림책일지라도..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이해도와 공감, 느끼는 바가 다 틀리고 더 깊어진다는 걸 확연히 느끼게 되었다..
얼마전 부터 도서관에 가끔씩 간다.
앞으로는 서점 나들이도 갈 생각이다. 멀긴 해도 한 달 한번.. 도서관에서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책을 서점에서 고르게 해 줄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꾸준히 하려는 건.. 성현이 책을 읽어 주고 나면.. 리뷰를 간혹 적는데.. 그 리뷰를 성현이와 다시 읽어 보려고 한다.
동일한 책을 함께 읽고 나서 엄마의 생각을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이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엄마인 내 생각부터 먼저 알려주고 아이 생각을 더 유도해 보려는 시도이다.
아마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 지금은 해 본다..
책읽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초등공부 독서가 전부다"..
정말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