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 -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Philos Feminism 8
에리카 밀러 지음, 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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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에 관련된 일은 여성이 주체가 되어 결정해야 하는 것. 이 당연한 문제의 해답이 정치적으로 감정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국가의 존폐가 걸린 것이라고 엮어 버리는 과정들 속에서, 개인이 진정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일지? 정답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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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24 15: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꺅 >.<
다 읽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게다가 백자평도 책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잘 담아냈네요. 멋져요, 책나무 님!!

책읽는나무 2022-08-24 15:26   좋아요 3 | URL
그런가요??
책 읽고 나면 늘 뭐가 뭔지 빙글빙글 하면서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똑바로 적은 게 맞나? 🤔
생각하다가 아...몰라~~
그러면서 손 떼기 일쑤라!!!
암튼 숙제 검사 받고 참 잘했어요!! 칭찬 받은 기분입니다.ㅋㅋㅋ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8-24 15: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나무님께서 딱 말씀해주셨네요^^ 개인의 행복이 이런 정치적 수사에 밀려 여성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24 15:29   좋아요 3 | URL
여성들도 행복하고자 사는 세상일텐데...왜 제지를 당해야만 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마지막 단원에서 헐~~~
예상은 했지만 더 심오한 이유들이???
여성 개개인들도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해졌음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8-24 2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려요. 저도 다 읽었어요.^^
이 책의 주제가 완벽하게 압축된 100자평입니다. 훌륭하셔요. ^^

책읽는나무 2022-08-24 22:13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도 축하하고, 저도 축하받는 축제의 날입니다^^
늘 칭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 융합과 횡단의 글쓰기 정희진의 글쓰기 5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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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선생님의 사유는 조금 더 다르게(따뜻하게) 보려는 시선, 상황을 똑바로(차갑게) 직시하려는 시선이 느껴져 읽는 내내 배우는 자세를 갖추게 한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발이 묶여 답답함을 느낄 때, 정희진 선생님의 책을 펼쳐 읽는다면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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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23 0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나무님 이 책 벌써 다 읽으셨군요! 4권은 더 수월하게 읽히고 영화와 연결되어서 더 재밌어요^^*

책읽는나무 2022-08-23 17:50   좋아요 2 | URL
임신중지 덕분에 야금야금...되려 정희진쌤 책을 더 빨리 완독했네요?ㅋㅋㅋ
이제 미미님 표지 모델(올림머리?ㅋㅋ)인 4 권 읽으러 가야 하는데...임신중지부터 끝내놔야겠어서...ㅜㅜ

바람돌이 2022-08-23 0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책에 대한 최고의 찬사!!!
이제 임신중지 마저 읽으러 가셔야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08-23 17:48   좋아요 3 | URL
이런 종류의 에세이집 좋아하는데 온통 좋은 말들이 많았어요^^
예전에 황현산 선생님의 에세이집도 좋았었는데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네요.
이제 임신중지 읽어야 했는데 왜 이렇게 진도가 안나가는지 모르겠네요.
다시 커피 마시고!!!! 파워발산 해야겠습니다ㅋㅋ

mini74 2022-08-24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가 내 몸을~ 부터 읽었어요 나무님. 넘 좋아요. 황현산 에세이 저도 좋아해요 ㅎㅎ 나무님 파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24 15:02   좋아요 2 | URL
영화가...책도 좋나요??
이런.....
이렇게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 버리면 매일 매일 휘청거리면서 살게 되는 건가요?ㅋㅋ
미니님이 좋다고 하시니 황현산쌤 에세이집도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실은 한 권밖에 못 읽었거든요.ㅜㅜ
하지만 책 읽을 시간이 너무 부족하네요ㅜㅜ
일단 영화가~~정희진쌤 책부터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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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두 어 달동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첫 권을 읽었다. 예상은 했었지만 읽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구입한지는 5~6 년이 되어가는데 이렇게 책 속지가 누렇게 변색되어 가도록 계속 놔둘 수 없었고, 페넬로페 님이 읽으시니 자극을 받은 김에, 그 분을 길잡이로 삼아 조금씩 읽어나가면 되겠구나! 싶어 책장을 넘겨 읽긴 읽었다.

첫 시작이 어려운 법! 시작만 한다면 다음 번은 또 당연하게 읽어야 하나 보다~ 라고 읽게 되지 않겠는가! 라는 아둔하고도 거창한 계획을 세웠을 무렵, '나보코프 문학 강의'를 도서관에서 빌려 와 읽기 시작하였었다. 그 책에 프루스트의 '잃,시,찾'에 대한 평이 포함되어 있어 횡재한 기분이었다.

일단 잃.시.찾을 읽었으니 프루스트 편을 찾아 자신있게 읽어내려 갔는데 내가 놓친 부분들이 많아 '나, 혹시 다른 책을 읽었던 것인가?' 자괴감마저 들기도 했지만, 역시 작가는 위대한 독자!

일반인 독자들이 놓쳤던 부분들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주인공의 심리 흐름을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으니 나보코프 작가의 강의를 눈으로 읽게 되는 영광을 누렸다.

 

나보코프는 절대 등장인물들에게 독자인 나를 감정이입 시키지 말라고 강조한다.

문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예술적인 기지로 상상하길 권한다. 그것이 훌륭한 독자라고 누차 말하지만, 읽다 보면 이미 감정 이입되어 나만의 경험 세계로 고속 승차를 해 버리곤 하여 훌륭한 독자, 그저 말없이 내려 놓게 된다.

잃.시.찾 소설은 특히나 감각을 끌어들이는 문장들이 곳곳에서 튀어 나온다.

시각,후각,촉각,미각등 오감을 자극하는 문장들이 많아 감정이입 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맛'을 통해서 과거에 같은 맛을 느꼈던 때의 시각적인 기억을 또렷하게 떠올리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는 유명한 문장들이 있다.

 

 나는 켈트족의 신앙이 아주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신앙에 따르면 우리가 잃어버린 영혼은 어떤 열등한 존재나 동물, 식물 혹은 무생물 속에 갇혀 있어, 우리가 우연히 나무 곁을 지나가거나, 그 영혼의 감옥인 물건을 손에 넣는 날까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잃어버린 존재가 된다. 그러다 그날이 오면 영혼은 전율하고 우리를 부르며, 우리가 그것을 알아보는 순간 마법이 풀린다고 한다. 우리 덕분에 해방되니 영혼은 죽음을 정복하고, 우리와 더불어 살기 위해 돌아온다.

..............

이처럼 콩브레에서 내 잠자리의 비극과 무대 외에 다른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지도 오랜 어느 겨울 날, 집에 돌아온 내가 추워하는 걸 본 어머니께서는 평소 내 습관과는 달리 홍차를 마시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다. 처음에는 싫다고 했지만 왠지 마음이 바뀌었다. 어머니는 사람을 시켜 생자크라는 조가비 모양의, 가느다란 홈이 팬 틀에 넣어 만든 '프티트 마들렌'이라는 짧고 통통한 과자를 사 오게 하셨다.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은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는 그 기쁨이 홍차와 과자 맛과 관련 있으면서도 그 맛을 훨씬 넘어섰으므로 맛과는 같은 성질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어디서 그것을 포착해야 할까?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번째 모금이 가져다준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세 번째 모금은 두 번째보다 못했다. 멈춰야 할 때다. 차의 효력이 줄어든 것 같았다. 내가 찾는 진실은 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차가 내 속에 있는 진실을 일깨웠지만, 그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 채 점점 힘이 빠져 가면서 무한히 같은 증언만을 되풀이할 뿐이지만, 내가 지금은 이 증언을 해석할 줄 모르나 나중에 결정적인 해명을 위해 내가 요구하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적어도 온전한 상태로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권 85~87쪽)

 

그러다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다. 그 맛은 내가 콩브레에서 일요일 아침마다(일요일에는 미사 시간 전에 외출 할 수 없었다.) 레오니 아주머니 방으로 아침 인사를 하러 갈 때면, 아주머니가 곧잘 홍차나  보리수차에 적셔서 주던 마들렌 과자 조각의 맛이었다. 실제로 프티트 마들렌을 맛보기 전 눈으로 보기만 했을 때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빵집 진열창에서 자주 보면서도 먹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콩브레에서 보낸 나날과 멀리 떠어져 보다 최근 날들과 연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

그곳이 레오니 아주머니가 주던 보리수차에 적신 마들렌 조각의 맛이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그 추억이 왜 나를 그렇게 행복하게 했는지 당시에는 알지 못했고, 그 이유를 알아내는 일도 훨씬 뒤로 미루어야 했다.) 아주머니의 방이 있던, 길 쪽으로 난 오래된 회색 집이 무대장치처럼 다가와서는 우리 부모님을 위해 뒤편에 지은 정원 쪽 작은 별채로 이어졌다.(내가 지금까지 떠올린 것은 단지 그 잘린 벽면뿐이었다.) 그리고 그 집과 더불어 온갖 날씨의, 아침부터 저녁때까지의 마을 모습이 떠올랐다. 점심식사 전에 나를 보내던 광장이며, 심부름 하러 가던 거리며,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지나곤 하던 오솔길들이 떠올랐다. 일본사람들의 놀이에서처럼 물을 가득 담은 도자기 그릇에 작은 종잇조각들을 적시면, 그때까지 형체가 없던 종이들이 물속에 잠기자마자 곧 구겨지고  뒤틀리고 채색되고 구별되면서 꽃이 되고, 집이 되고, 단단하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이제 우리 집 정원의 모든 꽃들과 스완 씨 정원의 꽃들이 비본 냇가의 수련과 선량한 마을사람들이, 그들의 작은 집들과 성당이, 온 콩브레와 근방이, 마을과 정원이, 이 모든 것이 형태와 견고함을 갖추며 내 찻잔에서 솟아 나왔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89~91쪽)

 

레오니 아주머니가 주신 보리수 차에 적신 마들렌 한 조각을 입에 물자 어린시절 어머니가 준비해주신 홍차와 마들렌을 먹고 몸에서 일어나는 특별했던 기쁨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반가움을 느낀다.

나도 비슷한 경험들을 한 번씩 접하곤 하는데 나는 토마토를 한 입 베어물어 싱싱한 토마토 알갱이 과즙이 터지면서 토마토 특유의 신맛과 단맛이 느껴질 때면, 어린 시절 한 여름 마당 텃밭에서 토마토를 따 먹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름 오후 나절이 되면 배가 고파 엄마한테 배가 고프다고 징징거리면 엄마는 꼭 텃밭에서 토마토를 따 먹으라고 하셨다. 나는 몇 번 따먹어 봤기에 그 뜨뜻 미지근한 토마토가 먹기 싫어 못들은 척 하면 엄마는 직접 따다가 수돗가에서 씻어 기어코 한 입 베어물게 만드셨는데, 뜨뜻 미지근한 느낌 속에서도 탱탱하게 씹히는 신선한 식감과 그 토마토 향이 오랫동안 잊혀지질 않아, 지금도 한 번씩 싱싱한 토마토를 한 입 베어물어 그 식감과 향이 올라올 무렵이면 이미 내 눈 앞에는 어린 시절 마당 한 곁에 토마토가 심겨져 초록색, 빨간색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토마토 줄기 풍경과 마당 한 가운데 세워져 있는 큰 대나무 장대 왼쪽과 오른쪽 빨랫줄에 매달려 나폴거리는 여름 옷들과 저녁 준비하기 분주한 엄마가 수돗가로, 장독대로, 부엌으로 왔다 갔다 보였다, 안 보였다....상상하다 보니 나는 훌륭한 독자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마들렌 이야기에 이미 나는 어린 시절 앞마당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암튼, 프루스트 만연체 꽃밭(알라딘 미미님의 표현)에 빠져야 하는데, 나는야 그 만연체 미각에 빠지고, 후각에 빠져 마들렌을 사러 온 동네를 휘젓다가 홍차랑 마들렌을 사다가 잃시찾을 읽으면서 홀로 만족했다.

 

 

마들렌을 먹으며 잃어버린 시간들의 기억들을 떠올린 마르셸은 '그 기억이 왜 그토록 반가웠는지 그때 알지 못했으며, 그 답을 알아내는 일 또한 한참 뒤로 미루는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한다. 과거의 기억들은 계속해서 책에서 튀어나오곤 하여 마르셸에게 반가움과 기쁨을 안겨주곤 하는데, 그들의 의미는 놀랍게도 맨 마지막 권에서 화자의 감각과 기억을 연달아 강타하는 충격들이 융합되어 하나의 위대한 깨달음이 된 뒤에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고 한다. 화자는 자신의 경험이 지닌 예술적 중요성을 의기양양하게 깨닫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간다고 나보코프는 설명하고 있다.

 

프루스트는 1906 년 가을에 파리에서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해서 1912 년에 초고를 완성했습니다. 그러고는 원고를 대부분 다시 쓰다시피 하면서 1922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퇴고를 거듭했습니다.  작품 전체는 보물찾기와 같습니다. 보물은 시간이고, 보물이 감춰진 곳은 과거지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제목에 숨어 있는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감각이 감정으로 변환되는 것, 밀려왔다 밀려가는 기억, 욕망이나 질투나 예술적인 도취감 같은 감정의 파도, 이런 것들이 방대하면서도 유난히 가볍고 반투명한 이 작품의 소재입니다.

.......................................

프루스트는 프리즘입니다. 그의 , 또는 그것의 목적은 오로지 빛을 굴절시키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굴절을 통해 회상 속의 세계를 재창조하는 것입니다.(나보코픔의 문학강의 377~378쪽)

 

잃시찾은 어쩌면 제목처럼(잃어버린 시간을 찾는다.) 과거의 시간을 떠올려 그 감각으로 화자를 줄곧 예술적 감정을 증폭시킨다. 때로는 기쁨과 반가움일 수도 있고, 때로는 질투와 연민, 후회의 감정이 일 수도 있다.

인물의 세밀한 감정의 변화를 길게, 아주 길게 엿가락처럼 늘여 놓아 한 번씩 문장의 끝을 읽음과 동시에 문장의 첫 부분의 기억을 놓치게 되지만, 사물의 기억 만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도 예술적이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 준다.

내용들이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중후반부의 콩브레의 두 길, 스완의 집 쪽 메제글리즈 방향과,

게르망트의 시골 저택 방향의 두 길이 나오는데 그곳으로의 산책길에서 나타나는 흰색과 분홍의 산사나무꽃이며 비단향꽃무(스톡), 수련,수레 국화,쟈스민,제비꽃과 종소리와 첨탑의 모습등은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너무 아름다운 퐁경들이라 산사꽃나무를 네이버에 찾아보니 아름답긴 하더라.

특히 분홍색 산사꽃나무를 축제 분위기가 풍기는 것이 인공적 기교가 아닌 자연에 의해서라고 하여 어떤 꽃인가 싶어 살펴보니 대충 이런 꽃이다.

 

 

 

하얀 산사나무꽃 - 네이버

 

오솔길에는 산사나무 향기가 짙게 풍기고 있었다. 울타리는 임시 제단 위에 쌓아 놓은 산더미 같은 산사 꽃들로 칸막이가 보이지 않는, 쭉 늘어서 있는 노천 제단 같은 모습이었다. 그 제단 밑으로 햇빛은 방금 채색 유리를 통과한 듯, 바둑판무늬 빛을 땅바닥에 그렸다. 산사 꽃 향기는 마치 내가 성모마리아 제단 앞에 서 있기라도 한 듯이, 그 형태 안에 뚜렷이 드러나며 촉촉하게 내 주위를 감돌았고, 장식된 꽃들 역시 마치 성당의 붉은 복도 난간이나 채색 유리 창살 대에 투조 세공을 한 딸기 꽃의 하얀 살로 피어난 꽃들처럼, 저마다 방심한 표정으로 섬세하고도 눈부시게 빛나는 불꽃 양식 잎맥 무늬 수술 다발을 들고 있었다.

....................

산사 꽃은 무한히 고갈되지 않는 풍요로움과 더불어 똑같은 매력을 주기는 했지만, 마치 백 번이나 연이어 되풀이 연주되어도 더 이상 그 비밀에 접근하지 못하는 맬로디처럼, 내게 그 매력이 무엇인지 더 깊이 알도록 해 주지 않았다. 나는 보다 신선한 힘으로 산사나무에 접근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잃시찾 1권 243~244 쪽)

 

 분홍 산사나무꽃 - 네이버

 

그러나 흰색 산사 꽃보다 더 아름다운 분홍색이었다. 분홍색 산사 꽃 역시 축제 치장을 - 유일하게 진정한 축제라고 할 수있는 종교적인 축제로 치장했는데, 세속적인 축제란 것이 특별히 예정된 것도 아니고 본질적으로 축제적인 것도 전혀 없는, 그저 어떤 날에 우연히 일시적인 기분에 따라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 그보다 더 풍요롭게 치장하고 있었다. 가지에 매달린 꽃들은 마치 로코코식 올레트를 장식하는 명주 술처럼 장식되지 않은 빈틈이 하나도 없도록 겹겹이 포개져서는 '천연색' 꽃들을 연출했으며, 따라서 콩브레식 미학에 따라 값을 매기고 평가해 본다면 성당 앞 광장 '상점'이나 카뮈네 가게에서 분홍색 비스킷이 가장 비싼 것처럼, 가장 좋은 품질이었다.

(잃시찾 1권 245~246 쪽)

 

 

 

비단향꽃무(스톡) - 핀터레스트

 

울타리 사이로 정원에 있는 재스민,제비꽃,마편초로 둘러싸인 오솔길이 보였고, 꽃들 사이로 비단향꽃무가 오래된 코르도바산 가죽처럼 향기롭고 빛 바랜 산뜻한 분홍빛 지갑을 열고 있는가 하면, 조약돌 위에서는 둥그렇게 감겨 있던 긴 초록색 분무기 호스가 풀리면서, 그 호스 구멍 사이로 수직 무지갯빛 부채가 꽃 위로 솟아오르며 다채로운 물방울로 꽃 향기를 적셨다.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잃시찾 1 247~248쪽)

 

자연의 풍굥 묘사가 압권이다. 프루스트식 만연체의 꽃밭 속이 알맞다.

비록 문장의 귀결에서 문장의 첫머리를 잊게 만드는 신비함이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문체는 작가의 버릇, 즉 그를 다른 작가와 구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특정한 버릇이라고 나보코프는 말하고 있다. 아마도 잃시찾 독자들은 프루스트의 문체에 익숙하여 다른 작가들의 문체 속에서 금방 발견해 낼 수 있을만큼 독특한 문체이지만, 개인적으로 나 같은 경우엔 읽기에 쉽지 않은 문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섬세한 묘사만큼은 여러 작가들보다 압권이 아닐까 싶다.

 

프루스트는 인상의 세 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1. 의도적인 행동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기억.

2. 과거의 어떤 감각을 현재에 다시 느끼면서 살아난 옛 기억.

3. 간접적으로 획득한,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지식.

여기서 다시 지적할 것은 과거를 재현할 때 단순한 기억은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보고프 문학강의 422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읽고 나서, '나보코프 문학강의' 책을 읽게 된다면 아마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어야 될 듯 싶다. 책을 허투루 읽은 것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암튼 현재 읽은 책보다(이제 겨우 1 권 읽었으니) 남아 있는 책들이 너무 많기에 대충 읽더라도 일단은 앞으로 전진이다. 다 읽고 훗날 다시 읽어봐야겠다.

마들렌과 홍차를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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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8-18 01: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책나무님의 글로 다시 잃.시.찾 1권을 읽는 기분입니다. 저는 1권 읽기 엄청 힘들었는데 또 젤 좋았어요.^^

저도 마들렌 사서 먹었어요 ㅎㅎ
산사나무에 대한 서술도 넘 좋죠!
나보코프 작가의 말은 아직 저한테는 와닿지 않네요. 저는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에게 푹 빠져버리거든요~~
책나무님께서 저를 길잡이로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베르길리우스가 되면 좋겠지만 그 근처에도 못가고 그저 잃.시,찾 함께 읽는 도반이면 좋겠어요~~
2권도 화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7 17:35   좋아요 3 | URL
사실 1 권을 읽었대도 뭐가 뭔지 잘 몰라서 마침 나보코프 책을 읽고 있던 참이어서 어제 한 번 읽어봤는데...아!!! 좌절 좀 했네요ㅜㅜ
완전 다른 잃시찾 읽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나보코프는 문동의 김승욱 번역가가 번역한 잃시찾이다 보니 제가 읽은 민음사편을 찾아보니까 번역체가 다르더군요.
번역가가 다르니까 완전 다른 책으로 다가오더군요. 당연한 말이겠지만요ㅋㅋㅋ
근데 전 왠지 김승욱 번역가의 글이 좀 더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나보코프 작가가 더 쉽게 번역해서 강의했던 구술이어서 더 쉽게 느껴지나? 싶기도 했구요.
산사나무에 대한 묘사가 넘 아름답던데 도대체 어떤 나무길래? 찾아봤더니 지나다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 근데 지나가다가 보았다손 쳐도 저렇게 표현할 수가 있나요? 역시 프루스트는 프루스트했네요^^

근데 저는 인용한 요 구절들 말고는 아직까지는 전체 흐름을 잘 파악하기가 어렵더군요. 아직도 사람들 이름이 눈에 익질 않아 좀 헷갈리고, 특히 지명도 헷갈리고, 과거와 현재의 모습도 좀 헷갈리고 그렇네요. 꼭 <나는 고백한다> 책처럼 종횡무진 왔다리 갔다리입니다ㅜㅜ
암튼 제겐 페넬로페님이 먼저 읽고 계셔서 든든합니다^^
나보코프의 훌륭한 독자 운운론은 아마도 본인이 작가이기에 독자가 예술적 상상력을 갖춰서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그리 말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예술적 상상력을 품기에는 잃시찾도 제겐 좀 많이 버겁습니다. 많은 화가들과 그림이야기들...머리가 어질어질했어요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17 17: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나무님 엄지척!!! 멋지십니다. 나무님 리뷰를 보니 잃시찾 보기 전에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도 참고를 해야겠다 싶네요. 이리도 자세하고 훌륭한 리뷰라니! 나중에 읽게 된 후 글 찜했다가 참고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7 17:45   좋아요 2 | URL
저는 리뷰 쓰기가 무척 힘드네요.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구요ㅜㅜ
화가님은 특히나 어려운 역사책 리뷰를 척척 써 내시니 더 대단하십니다^^
부지런히 글 잘 쓰시는 분들 모두 다 위대하십니다ㅋㅋㅋ
문학 강의 책은 한 번쯤 읽어볼만 한 것 같아요. 예전에 로쟈님 내신 책들 고전문학 설명서 책을 읽었던 적 있었는데 그때도 꽤 도움이 되었었고, 안 읽은 책들은 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읽은 책들은 ‘이런 내용이었어??‘ 하면서 놀라기도 하구요ㅋㅋㅋ
나보코프도 그렇네요^^
잃시찾은 바로 전날 읽어서여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ㅋㅋㅋ
도대체 책을 어떻게 읽은 건지???
리뷰에 옮겨 쓰고픈 구절들이 많았는데 넘 길어서 인용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알찬 강의여서 언제 한 번 꼭 읽어보세요. 저는 ‘보바리 부인‘은 몆 년 전에 읽었었는데 나보코프 책 읽고 아.... 이런????? 했었어요ㅋㅋㅋ😵‍💫😵‍💫🥴🥴
이걸 어떻게 글로 표현하기엔 불가입니다ㅋㅋㅋ
그래도 큰 공부가 되었어요^^

mini74 2022-08-17 17: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너무 멋집니다!! ㅎㅎ 자연풍광의 묘사며 홍차와 마들렌 이야기까지...저는 이 책 읽으면서 아..내가 너무 줄거리를 찾으려 하는구나. 그냥 몸에 힘을 빼고 읽어도 될까? 이런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불안한 마음 ㅎㅎㅎ 나무님 정말 잘 읽었어요!!!

책읽는나무 2022-08-17 17:55   좋아요 2 | URL
줄거리를 찾으셨어요??
전 그 중요한 줄거리 찾기가 잘 안되더라구요. 특히나 ‘나는 고백한다‘랑 같이 읽으니까 와...이쪽 주인공이 저기 나오고, 저쪽 인물들이 여기 나오고....나중엔 이름들도 다 헷갈리고, 미술 음악을 아우르는 것도 비슷하고...자우메가 프루스트 같고, 문체 길이는 프루스트가 누군지 딱 알아보긴 하겠더군요^^
그래서 나중엔 그냥 포기하고, 문장을 읽었네요. 문장도 넘 길어서 문장 꼬리에 도달하면 다시 앞문장으로 가서 다시 읽구요. 흐름이 자꾸 끊겼어요.
그래서 읽고 나도 내가 제대로 읽은 건지??? 알쏭달쏭 했는데 나보코프 책 읽고 제가 완전 헛다리 짚었다는 걸 깨달았구요ㅋㅋㅋ
정말 읽는 게 쉽지 않은 책이었어요.ㅜㅜ
이래갖구선 마지막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두 달에 한 권이면 한 2 년은 넘어 걸리겠군요^^;;;;
2 권부터는 저도 몸에 아주 힘 빼고 연체동물처럼 읽어야 겠어요ㅋㅋㅋ
읽고 나면 페넬로페님이랑 미니님 리뷰 읽으러 가려구요^^
긴 글 읽어 주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8-17 17: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덕분에 아름다운 수필 한 편 읽었어요, 책나무 님. 토마토 에 대한 수필이요. 너무 아름답게 읽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7 18:07   좋아요 2 | URL
아름다운 눈을 가지신 분이다 보니 아름답게 읽으셨군요?^^
갑자기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들이 미각과 후각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 번씩 청각도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가끔 나무문이 삐이이이거억~ 약간 그런 소리를 듣거나 괘종시계 같은 시계 종소리를 들으면 꼭 어린시절 외갓집 마당이랑 마루가 펼쳐지곤 하더라구요.
토마토는 제겐 그리운 엄마인 것 같아요.음식에 들어가 있는 토마토를 먹으면 그닥 그렇지 않은데 생토마토를 한 입 베어물면 이상하게 어린 시절 딱 그 한 여름 오후 그 시절이 생각나고, 엄마가 생각이 나고...그렇네요.
가지랑 오이도 그렇구요. 맨날 엄마가 토마토가 덜 익었을 때는 그 옆에 가지랑 오이 따 먹으라고...ㅜㅜ
햇빛에 달구워진 오이랑 가지랑 토마토 먹기 싫다고 도망가면 한 번씩 빨간 고무대야에 찬 물 받아서 시원해지라고 담궈두던 풍경도 생각나네요^^

잠자냥 2022-08-17 22:36   좋아요 2 | URL
전 그냥 마들렌밖에 안 보였는데 말입니다…;

다락방 2022-08-17 22:38   좋아요 2 | URL
전 아름다운 눈을 가져서 어쩔 수 없었어요..
=3=3=3=3=3

잠자냥 2022-08-17 22:38   좋아요 2 | URL
이놈의 몹쓸 먹는눈….. 울며 달려간다…

책읽는나무 2022-08-17 23:3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눈은 아름다운 눈,
잠자냥님 눈은 미식가의 눈.
아름다운...-.-;;;
아...포장이 안되네요!!! 밤이라~ 머리가 안돌아가요😮😮

미미 2022-08-17 18: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나무님!! 프루스트가 나무님께 참 잘 맞는구나 느낍니다~💕 특히 토마토 이야기 뭉클했고요. 꽃 사진들 때문인지 나무님 리뷰 때문인지 페이퍼에 가득한 향기ㅎㅎㅎ <나보코프 문학강의>도 읽어보고 싶네요!!
모든 작품들이 다 그렇지만 프루스트는 독자로 하여금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마들렌을 찾게하는 힘이 있네요!!*^^*

책읽는나무 2022-08-17 23:40   좋아요 2 | URL
프루스트와 잘 맞다구요??
아...전 프루스트 꽤나 어려웠어요.ㅋㅋㅋ
딱 저런 부분들만 기억이 나고 좋았네요. 큰 줄기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어요ㅜㅜ
꽃사진 보니까 향이 전해지는 것 같죠??
봄꽃이던데 아...꽃놀이 가고 싶네요.
이 더운 한 여름에 저희 집 화분 애기들 다 죽어가고 있던 차, 이런 꽃사진은 보기만 해도 황홀했어요.
나보코프도 자꾸 읽다 보면 좀 세뇌당하는 것 같아요. 글 잘 쓰고, 자존감이 있다 보니...계속 훌륭한 독자에 신경 쓰며 읽다 보니 내가 뭘 읽었는지도 모르겠더라는...ㅋㅋㅋ
그래도 한 번은 꼭 찾아 읽어볼만한 것 같아요. 나보코프잖아요!!!^^
자기만의 마들렌을 찾게 하는 힘!!
미미님의 명언이 또 나왔습니다ㅋㅋㅋ

난티나무 2022-08-17 19: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들렌 이야기에 토마토 추억을 떠올린 책나무님은 훌륭한 독자가 맞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7 23:42   좋아요 2 | URL
앗!!!!
훌륭한 독자!!!!
그런가요??ㅋㅋㅋ
난티님은 훌륭한 눈을 가지셔서 또 훌륭하게 보아 주시는....
암튼 칭찬으로 받들겠나이다.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08-17 21: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잃시찾에 마들렌 나오는 장면 궁금했는데 이렇게 나무님덕분에 읽네요. 나보코프의 강의와 같이 읽는 잃시찾 침 좋네요. 그래도 읽을 엄두는 도저히.... 그래서 지금 열화당에서 나오는 잃시찾 만화 모으고 있어요. ㅎㅎ
저기 마들렌이랑 책이랑 홍차 그리고 접시와 모시컵받침까지 너무 어울려서ㅠ이 밤에 저도 냉장고를 뒤지고싶어진다는.....

책읽는나무 2022-08-17 23:48   좋아요 2 | URL
타타타~~오타 작렬하며 독수리 타법으로 마들렌 장면 옮겨 쓰길 잘했네요^^;;;
열화당의 잃시찾 만화가 있다굽쇼??
만화책 선행을 했었어야 하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읽는다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머리가 빙빙~~~😵‍💫😵‍💫
야식은 금물인데 잘 참으셨죠???^^
마들렌을 파는 빵집이 생각보다 없어서 서너 군데를 돌았답니다.
휘낭시에로 대체할까? 하다가 그날 마지막으로 찾아간 빵집에서 발견!!!
마침 홍차도 파는 거에요~
야~잃시찾 좀 읽어 보고 판매하는 빵집 같았어요.ㅋㅋㅋ

잠자냥 2022-08-17 2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책나무 님 글 읽으니 급 땡기네요. ㅋㅋㅋ 감옥 가기 전엔 읽을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책읽는나무 2022-08-17 23:52   좋아요 3 | URL
가....감....감옥이요?
감옥 들어갈 때는 토지 들고 들어가야하는??ㅋㅋㅋ
아...한 달에 한 권씩 읽는다면 잃시찾도 나쁘지 않겠네요^^
잠냥님의 잃시찾 리뷰는 더 멋질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되네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8 11:22   좋아요 1 | URL
어젯밤엔 머리가 아둔해져서 잘 몰랐었는데...감옥!!!!
이거 다시 읽으니까 굉장히 기발한 농담이었네요??ㅋㅋㅋㅋ
저는 아마도 토지를 들고 들어갈 듯 합니다. 그리고 읽지 못한 벽돌책들도 함께....(거기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도스토옙스키 장정본이랑 민음사 고전 시리즈랑!!)
너무 많아서 쫓겨 날지도..ㅜㅜ

희선 2022-08-18 0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 문학강의가 프루스트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데 도움을 주었군요 감정이입... 어떤 책이든 보다보면 감정이입하는데... 감정이입 안 되는 것도 있기도 하네요 저는 먹는 걸로는 기억이 없어서... 책읽는나무 님은 어릴 때 먹은 토마토를 떠올리셨군요 그런 기억이 있다는 거 좋을 것 같습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2-08-18 11:16   좋아요 0 | URL
기억은 시간과 관계가 깊은 것 같습니다.
갑자기 기억을 떠올려 과거의 시간을 찾아서 글을 쓴다는 마르셸 주인공에게 조금 빙의되는 것도 같구요^^
모든 게 감정이입인 것 같아요.
먹는 음식으로 감정이입이 된다는 건 아마도 그리움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엄마가 안계시니 토마토를 비롯하여 몇 가지 엄마가 해 주신 음식들이 그러한데 마르셸도 아마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레이스 2022-08-19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작하셨군요.
난 언제 시작하나?...하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ㅋㅋ
저도 나보코프 그 부분 읽었어요.
참고하려고,,,^^
정작 잃시찾은 안 읽어서 그냥 그렇구나 정도!

책읽는나무 2022-08-19 09:33   좋아요 1 | URL
먼저 읽으셨다면 잃시찾 읽기가 조금은 수월하실 수도 있으시겠어요^^
그레이스님은 한 번 시작하시면 쭉 직진이시니....곧!!!!!
전 이제 1 권 읽고 헥헥~~입니다ㅋㅋ
2 권 들어가야 하는데 여러 책들이 눈에 밟히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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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마다 예술에서 예술로 이어지는 프루스트의 작가의 사유는 어디서 숨을 골라야 할지 몰라 헤매기 일쑤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건 아직 잃.시.찾 초보 독자이기 때문일터. 어머니의 굿나잇 키스를 기다리는 소년의 심정으로 프루스트 만연체 문장에 젖어 든 그 기쁨의 시간을 애타게 기다려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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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8-16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은혜 받으시고 계신다는 게 느껴집니다. 완독을 향하여 홧팅!! 🤩

책읽는나무 2022-08-16 11:21   좋아요 1 | URL
은혜를 받는 책이었군요??^^
은혜 받아 전속력으로 달려야 하는데 어째 좀 천천히 서행 중입니다.
운전을 잘 못해서 그런가봐요ㅋㅋㅋ
읽다 보면 조금씩 속도가 붙겠죠?
응원 감사드려요^^😘

거리의화가 2022-08-16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나무님 1권 완독하셨군요~ 저도 잃찾 시작해야 하는데ㅠㅠ 토지를 시작해버렸고ㅋㅋㅋ 아무래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16 11:23   좋아요 1 | URL
화가님은 더 길고 긴 토지!!!!!
한국인이라면 토지 먼저 읽고 잃시찾 읽어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
전 일단 집에 모셔 둔 잃시찾 먼저 읽고 곧 토지 구입해서 뒤따라가겠습니다^^
따라간다고 했지만, 몇 년이 걸리겠죠??ㅋㅋㅋ
암튼 이렇든 저렇든 파이팅 해보자구요^^

독서괭 2022-08-16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백자평이네요~!!^^

책읽는나무 2022-08-16 11:25   좋아요 1 | URL
아!!!! 멋집니까??ㅋㅋㅋ
읽긴 읽었는데 이걸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몰라...한참 멍 때렸었는데 멍 때리길 잘했나 봅니다.
역시 멍 때리며 아무 생각 없이 써야?????
지금 댓글도 뭔소린지???ㅋㅋㅋ
어젯밤 돌체라떼 때문에 잠 설쳤더니 계속 비몽사몽이네요ㅜㅜ

페넬로페 2022-08-16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1권 완독하시느라 넘 수고 하셨어요. 조금 먼저 이 책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그 느낌 정말 공감합니다.
굿나잇 키스를 기다리는 소년의 심정으로👍👍
책나무님의 멋짐에 하트 뿅뿅💕💕💝💝

책읽는나무 2022-08-16 11:32   좋아요 2 | URL
아!!! 페넬로페님의 멋진 리뷰를 완독 후, 어젯밤 읽고 잤습니다^^
멋진 소감을 저렇게 정갈하게 쓰시다니....뽀인트 꼭 꼬집으시면서~^^
아... 부럽다, 나는 안되겠다. 그러면서 자고 일어났는데 내 꿈에 나오신 페넬로페님이 멋지다고 해주시니 계속 꿈에 젖어있는 듯 합니다ㅋㅋㅋ

먼저 읽고 설명해 주시는 페넬로페님이 계시니 확실히 내가 제대로 읽은 게 맞는지? 염려스러웠던 부분들과 또 내가 놓쳤던 부분들도 되짚을 수 있어서 좋네요~^^
문장을 읽으면서 자꾸 딴 생각을 해서 몇 번이나 다시 읽게 되는지 모르겠네요ㅜㅜ
자꾸 읽다 보면 익숙해지겠죠?^^
저는 고백한다 책이랑 섞어 읽으니까 자꾸 두 책이 겹쳐지게 상상되어 저 혼자 그게 힘드네요ㅋㅋㅋ

미미 2022-08-16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분명 프루스트의 만연체 꽃밭에 빠져드실겁니다~가장 힘들다는(심지어 작가들도 곧잘 포기한다는) 1권 클리어 감축드립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6 21:25   좋아요 1 | URL
작가님들도 포기하셨대요???
아니 왜???? 작가님이신데?????
싶다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로 바꿀랍니다ㅋㅋㅋㅋ
1 권 읽긴 했는데 뒷부분 가서는 비몽사몽으로 읽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 나보코프 문학 강의 잃시찾 편 다시 읽고 있어요. 저 부분 읽으니까 좀 이해가 되기도 하구요^^;;;
뭘 읽은 건지????
일단 인물들 이름부터가 헷갈려서 참~ㅜㅜ
총 200 명이 등장한다던데...아!!!
돌체라떼 엄청 마셔야겠어요!!
암튼 저도 미미님처럼 프루스트 만연체 꽃밭에 빠져 보길 고대합니다^^
아...저 몇 곳에 살짝 빠진 적 있었는데 특히 그 마들렌이랑 홍차 마시는 부분이요! 못참고 마들렌 사가지고 와서 먹었잖아요ㅋㅋㅋ
이렇게 빠지는 건 아니지 싶은데 말이죠^^;;;;
 

임신중지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이제사 알게 되었다. 그저 옛날 용어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도 눈에 띄거니와 책의 서문은 의미심장한 말이 많다.
밑줄을 긋다 보니 오늘도 밑줄 도배판이다.

임신중지의 합법화 이면에는 많은 사안들이 얽히고 설켜 합당한 여성들의 선택이 되기 위한 최종안이 되려면 아직도 험난함이 산재해 있다.
특히나 임신중지 반대론자들이 ‘태아적 모성‘이란 단어를 내세울 때는 임신한 여성 또는 임신하지 않은 여성들은 갑자기 할말을 잃게 만든다. 태아를 저버리는 또는 모성을 저버리는 무책임감을 나쁜 엄마로 몰아가니, 이것이 바로 ‘죄책감‘과 ‘수치심‘의 감정으로 교묘하게 규범의 굴레를 씌우는 것이다.
부정적인 단어의 굴레에 얽매일 필요 없이
‘아이를 갖지 않을‘ 권리는 곧, ‘아이를 가질 권리 그리고 출산을 조절할 권리, 낳은 아이를 잘 기를 권리‘로 고쳐 고려되어야 함을 지적한 문구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이를 셋 낳아 어느 정도 다 키워 가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 엄마인 나도 예전에 아이들이 많이 어렸을 때, 생리가 뜸하여 혹시 또 임신한 건가? 덜컥 겁이 났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이 셋 키우는 것도 아득한데 아이 넷을 키운다는 건 별개로 그저 눈 앞이 캄캄하였다. 다행히 아이 셋에 그쳐 낳은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솔직히 그때 네째를 임신 했었더라면 아마도 임신중지의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그 생각에 미치게 되면, 늘 뒤따라오는 약간의 죄책감이 일곤 하여 기분이 썩 좋질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주변에 그런 일을 겪어 슬픔을 느끼는 사람도 지켜본터라 더욱 기분이 가라앉게 되는데, 서문을 읽으면서 조금씩 그런 죄책감을 떨쳐 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란 기대감이 인다.
더 읽어봐야 할 책, 그래서 공부가 될 책,
이번 달에도 그러한 책이 분명하다.

임신중지의 범죄화는 정치적이고 입법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법은 임신중지의 실제 실행 여부를 결정짓는다.
앞서 말했듯이 임신중지 관련 법은 모성 이환율羅患率(병에 걸리는비율) 및 사망률과 직접적인 상관이 있다. 다른 한편, 임신중지 관련 법이 상대적으로 자유화된 국가에서는 법이나 그 법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여성이 임신중지에 접근하는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 대체로 임신중지 법은 약물에 의한 임신중지가 등장하기 전에 생겨났다. 약물에 의한 임신중지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막아 자궁벽을 허무는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과 자궁을 확장해 임신을 막는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을함께 사용한다. 두 약물은 임신 9주까지에 해당하는 초기 임신에 1~3일 간격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때 이뤄지는인공유산은 언뜻 생리혈이 많이 나올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론상으로 여성은 임신 초기, 약물을 통한 임신중지를 위해 일반의에게 처방전을 얻어 동네 약사에게 약을 받고 원할 때 복용할 수 있다. 예컨대 오스트레일리아 여성들은 차츰 이런 방식으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술을 통한 임신중지만 가능하거나 ‘뒷마당 임신중지‘(자가 임신중지를 일컬으며 암암리에 행해진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다 - 옮긴이)를 우려한 법적 제약이 있는 곳에서는 승인된 의사만 임신중지를 실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 P16

진정한 선택이 가능하려면 임신중지를 합당한 선택으로 인정하고, 임신한 여성이 더 이상 임신상태를 지속하고 싶지 않을때 일상에서 문제없이 행할 수 있어야 한다. 임신중지가 통계상 평범한 일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규범적인 일과는 거리가 멀다. - P18

임신중지의 문화는 관련법이 만들어지는 데 바탕이 되기도 한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단단히 매어 주는 도덕적·사회적 코드는 임신중지의 범죄화를 뒷받침한다. 모성과 결혼에 따라붙는 ‘정절‘이라는 엄격한 규범 내에서, 여성이 임신중지를 - P19

바란다는 것은 혼외 성관계나, 기혼 여성일 경우 모성에 대한 거부를 나타냈다. 임신중지에 대한 바람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실제로는 널리 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1970년대 전환기를 맞아 임신중지를 의료화한 나라들에서는 젠더화된 이런저런 권력관계 때문에, 임신중지 여부를 당사자 여성이 아닌 의사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에 힘이 실렸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법은 여성을 감정적이고 성급하고 나쁜 선택을 할 잠재성이 있는 존재로 여겨, 가부장적 가르침과 권위·지식 그리고 (남성의 속성인) 합리성을 갖춘 의사들의 관리 아래 두었다.  - P20

학자들은 임신중지에 가하는 ‘낙인‘과 이를 ‘끔찍한 일‘로 만드는 과정에 나타나는 규범적 제약을 연구하면서, 임신중지가
‘불쾌한‘부터 ‘혐오스러운‘에 이르는 부정적인 말로 표현될 때가 - P20

압도적으로 많다고 주장했다. 임신중지는 필요한 것으로 여겨질 때조차 피해야 할 것, 여성에게 불가피한 고통을 안기는 것으로 지목되기 일쑤다. 임신중지가 끔찍한 일로 낙인찍힐 때, 모성은 임신에서 문제없이 도출되는 유일한 산물로 그려지며, 다시금 임신중지는 비정상적이고 여성에게 해로운 선택이 되고 만다. 이와 관련한 감정의 목록이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의 경험이라고들 말하는 ‘괴로움‘과 ‘애통함‘ 같은 특정한 감정이 임신중지를끔찍한 일로 만들며 (2장과 3장 참고), ‘수치‘를 통해 낙인이 내면화된다(4장 참고).
- P21

내가 이 책에서 ‘태아적 모성‘을 말할 때 드는 도식은 이런 내용을 망라한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재생산과 결합하고, 모성은 여성의 기준점이 되며, 임신은 어머니가 독립적 개체로서의아이와 맺는 관계라는 것이다. 뒤에서 더 이야기하겠지만, 중요한 건 태아적 모성이 인종·계급 등을 축으로 해 여성을 ‘착하고 책임감 있는 어머니‘와 ‘나쁘고 무책임한 어머니‘로 구별한다는점이다. 그런데 임신중지 여성은 자신이 배태한 배아나 태아의 어머니가 되지 않기를 선택하며, 임신에 대해 주체로서 자기 위치를 주장한다. 따라서 임신중지라는 선택은 태아적 모성이라는규범과 그에 따른 숱한 문화적 산물에 균열을 내려 한다. 그렇기때문에 임신중지가 그토록 논쟁적인 사회문제가 된 것이다. - P28

 장애가 있는 태아에대한 선택적 임신중지는 여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될뿐더러 장애차별을 가중시킨다. 또한 어떤 아이가 장애를 면해야 한다는 믿음은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평가 절하할 수 있다. 하지만 태아보다 임신한 여성에게 초점을 두는 임신중지 모델에서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의 돌봄을 주로 맡은 이들이 엄마임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돌봄은 종종 비용이 많이 들고 평생 헌신해야 할 일일 수 있다. 우리는 장애인을 위한 더 나은 지원망을 만드는 일이, 장애가 있는 태아의 임신중지를 고려하는 여성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리라고 주장함으로써 여성의 선택을 지원할 수 있다. - P29

임신중지의 정당성은 단지 임신상태로만 판가름되는 게 아니다. 캐럴 생어가 지적하듯 "출생이라는 복잡한 사건 외에, 성인 여성의 삶을성인 남성의 삶과 구별짓는 육아의 의무, 즉 모성의 사회적 결과"
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책에서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을 담론적 열망이 투영된 존재로 바라보지만, 그는 물질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여성이 경제·사회적 조건상 양육을 할 수 있을 때라야 임신중지 역시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따라서 임신중지의 권리와 더불어 유급 양육 휴가나 국가 양육 보조금등의 조치를 얻기 위한 싸움이 함께 가야 한다.
- P32

임신중지에 대한 규제는 재생산과 관련해 여성의자유를 가로막는 여러 장애물 중 하나이며, "아이를 갖지 않을"
권리는 "아이를 가질 권리 그리고 출산을 조절할 권리, 낳은 아이를 기를 권리"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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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16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은 사랑입니다ㅎㅎㅎ
미국의 상황도 있어서 시기적절한 읽기인것 같아요. 어렵게 얻은 권리를 빼앗긴다는건 정말 화가날것 같은데...
반대자들의 시위모습, 인터뷰할때 험악한 표정보면 요즘 시기에
타인의 몸에 관해 이렇게나 당당하게 침해하는 사안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저도 오늘부터 이 책 읽기 속도를 내 봐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08-16 09:14   좋아요 1 | URL
밑줄은 사랑이 맞나요??ㅋㅋㅋ
완전 전 문장이 다 밑줄이어 어떤 밑줄을 골라야 할지 모를 서문이었습니다.
서문이 이렇다면 본 내용은????
밑줄 긋기가 두려워지네요??ㅋㅋㅋ

시위모습이나 기사는 찾아 보진 못했지만 간접적으로 종종 전해 듣는 소식만으로도 합법화를 위해 오랜 기간 분투해 왔을 그 시간들에는 충분히 공감되고, 많은 생각들을 가지게 됩니다.
여성이라 당연한 말이 되겠지만요^^

맘 잡고 읽기 시작한다면 모든 문장들이 공감되고,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되는 책이네요~
어제까지 휴일!
월요일 같은 화요일!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