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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8년 5월
평점 :
몇 년 전 내가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 온 친구는 운동 마니아(?)다.내기준으로 봤을때 마니아 수준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볼때면 약간 수긍이 가긴 한다.체육시간에 늘 칭찬받던, 공부도 잘하고,체육도 잘하던 친구였었다.(그점이 나를 늘 자랑스럽게 만드는 점이기도 하다?!)
‘어릴때 체육을 잘하면,어른이 되어도 운동을 잘한다!!‘
이것이 진리겠거니....생각한게,
뭐해?라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면 늘 ‘운동 간다, 운동 하고 있었다, 운동하고 와서 손이 덜덜 떨린다‘등등 참 생소한 문장을 읊어대는데..
신기했지만,
친구는 어릴적 체육 잘하던 아이였고,선생님의 칭찬 세례를 받던 체육소녀였으니까!!하고 대수롭지 않았고,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생각을 조금 달리하게 된게...
친구와 나의 삶의 질이 좀 다르다는 것이 비교가 되었다.친구보다 몸집이 큰 나는 늘 비실비실 골골거리며 우짜든동 집안에 머물러 꼼짝않길 원한다면,몸집 작은 친구는 웬만해선 드러눕는 일이 별로 없고,늘 바지런하게 일을 찾아 나설뿐 아니라 늘 호기심있게 사회현상을 바라보며 질문하고,재미있어 하고,계획을 세워 늘 메모하고 실천하는등 생동감있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고 또한 같은 동시간대,같은 장소에 살아가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게 참 신기했었다.
주변에 나와 반대되는 성격을 지닌 사람이 없어서 더 신기했던건지? 동갑인데도 완전 다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신기했던건지? 동기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유심히 관찰한 결과,그녀와 나의 삶의 질을 바꾼 계기는 바로 운동이 아니었나??!! 싶었다.(물론 선천적인 성격탓도 있겠지만ㅜ)
친구가 수영을 등록하던 초반에 같이 하자고 권유할때, 깜짝 놀라 나는 물이 무섭다고 바로 거절하였다.그래도 주변에 수영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하고 멋있어 보여 잘돼가냐고 묻곤 했었는데 친구가 죽을동 살동 발차기를 하고 와서 손발이 기운이 빠진다는 소리에 ‘나이 40이 넘어 왜 죽을동 살동 기운을 빼고 웬 난리? 대회 나갈 것도 아니면서? 쉬엄쉬엄 해라‘고 말했었는데 친구는 대회에 종종 나가곤 했었다.그후로 입을 꾹 다물었다.
탁구를 같이 치자고 했을때는 강습 받으러 가는 시간대가 좀 애매하다고 거절했다.(실은 공 주우러 사방팔방 뛸걸 생각하니 벌써 지쳤었다.)
자전거를 타자고 했을땐 실은 나는 자전거를 못탄다고 고백했다.운전도 못해,자전거도 못타,나는 정말 부끄럽게도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었다.ㅜ
아~~이런인생???? 재미없는 인생!!!!!!
그래서 재미난 인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란 무엇인가? 고민했고,
그리고 죽을동 살동 움직인다는 의미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보기 시작했었다.
그후, 친구따라 수영장이나 탁구장,자전거를 타고,여름엔 부산 바닷가에 보드 타러 따라나서보진 못했지만,나름 친구의 영향으로 걷기 시작했다.걷기 시작한게 한 이 년은 되어 가는 듯한데 하루에 만보 채우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요가도 몇 달 배워보기도 했었다.이사를 오면서 요가는 잠시중단, 대신 아파트 지하에 있는 헬쓰장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다.올 여름까지는 열심히 하다가 날씨 좋은 가을,단풍 구경하듯 야외 산책 위주로 걷느라 헬쓰장을 잠시 쉰다는게 겨울까지 쉬고 있긴 하다만ㅜㅜ
다시 헬쓰장을 내려가야겠다는 조바심은 늘 갖고 있다.
이 책은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든다.
이렇게 운동이라곤 담 쌓고 살던 나였건만,운동하지 않는 나날이 늘어나면 조바심을 내고 있는 나로 바뀐건 실로 큰 변화다.
이건 나이 탓도 있겠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몸이 중년으로 돌입하기 전부터 아야 아야 곡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상해서 병원 달려가 보면 죄다 노화현상이란다.
그동안 운동 안하고 살아온 세월에 대한 벌을 받고 사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우울하게 살순 없지 않은가?
친구는 늘 활기차게 잘도 살고 있는데!
나도 늘 밝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친구들이랑 같이 어린시절처럼 건강하게 웃고 싶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때면 자극이 되어 나도 요즘엔 ‘죽을동 살동‘이란 문구의 깨달음을 얻곤 한다.
‘죽을동 살동‘의 강도를 살짝 넘어서면 몸이 며칠동안 개운한 것도 같다.
이런 느낌 때문에 얘가 죽을동 살동 운동 하는구나!!
이 좋은걸 지 혼자서??
아니구나! 맨날 운동하라고,같이 하자고,
잔소리를 읊어댔는데 내가 못들은척 한거지!!~~
혼자 씩 웃곤 한다.
아직은 마녀체력까지 도달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도 마녀체력으로 가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니 큰 발전이다.건강한 50대를 위해 마녀체력을 키우고 싶다.
일자목과 노안으로 책 읽기가 너무 괴롭다.
그래서 운동을 적게나마 꾸준하고 끈기있게 병행하여 늙어서도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게 소원이다.
내가 운동하는 주된 목적은 독서 때문이고,
주변사람들과 가족들에게 폐 끼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기에,늙어서도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자주적인 삶을 살고 싶어
운동을 시작한 목적도 있다.
지금은 가벼운 걷기와 간단한 스트레칭부터 시작중이지만,언젠간 나도 좀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있을 내모습을 상상중이다.
그 죽을동 살동의 강도가 어느 수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씩 종목들이 바뀔테고,레벨은 올라갈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잔근육들이 팔 다리에 불끈 불끈 생긴, 건강하고 탄력있는 50대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음 좋겠다.
머리는 허옇지만 강단 있는 할머니로 늙어 있을 노년의 모습을 미리 상상하면 늙는다는게 두렵지 않게 여겨져 그리 우울스럽지 않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