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됨과 정치 - 서구 정치 이론에 대한 페미니즘적 독해 메두사의 시선 2
웬디 브라운 지음, 황미요조 옮김, 정희진 기획 / 나무연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치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가 쓴 책이다 보니, 정치와 철학 두 분야를 무시로 넘나들며 밝히는 작가만의 해석에 절로 공감되는 책이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 한나 아렌트, 마키아벨리, 베버의 사상책들을 읽지 않아 그들의 사상과 전문 용어가 나열될 때는 나의 좁은 소견이 따라가기 힘들어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다.
책을 읽기 전, 이쪽 관련 책들의 선행 독서가 준비되어 있었다면 아마도 좀 더 폭넓게 사유할 수 있었을텐데, 읽는동안 그 부분이 많이 아쉽고, 안타까웠었다. 나의 게으른 독서가 원인이었으니 누굴 탓하겠느냐만, 이젠 좀 독서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단어는 아무래도 ‘정치‘ 라는 단어가 가장 유력했었고, 그 뒤를 잇는 단어를 나열하면 권력, 투쟁, 노예, 여성, 남성화, 형상이 훼손 된 남성, 명예, 정복, 분투, 비르투, 포르투나, 질료, 명령, 주정주의, 폭행이란 단어들이었다.

그 중 ‘폭행‘ 이란 단어를 접하니, 특히나 가정에서 가부장으로 군림하기 위한 폭행으로 자주 읽히어 계속 옆길로 새기 바빴다.
실은 우리 집의 아래층 집인지, 윗층 집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 번씩 부부싸움을 엄청 크게 하는 집이 있다. 부부싸움은 어떤 부부라도 할 수 있다. 나 또한 밖에 나가서 남들과는 한 번도 싸워본 적은 없어도 내가 즐겨하는 싸움이 바로 남편과의 부부싸움이다. 그런데 부부싸움의 방법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이것을 듣고, 보는 사람의 관점이 달라지게 된다. 아!! 나쁘다! 라는 평을 듣게 되고, 너무 싫다! 왜저래?라는 평을 듣게 된다면 좀 문제가 있지 싶다. 왜냐하면 대부분 남성들의 폭력으로 끌고 갈 소지가 다분한 걱정이 늘 앞서기 때문이다.
암튼 우리 집의 아래층인지, 윗층인지 알 수 없는 부부싸움은 소음처리가 부실한 우리 아파트에선 너무나 적나라하게 들려 실로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아마도 우리 집이 평일엔 티비를 켜지 않고, 조용히 있다 보니 생활 소음이 너무나 정확하게 들리는 것이 문제인 점도 있긴 할 것이다.(그러니 부부싸움을 하거나, 소리를 지를 적엔 반드시 욕실 문과 거실 창문을 닫고 하시길!! 욕실을 통해, 거실 창문을 통해 다 들려요.특히 욕실!!!ㅜㅜ)
남편의 욕설 섞인 고함소리는 둘째 치고라도 문을 쾅쾅 거려 바닥이 울리는 진동을 느낄 때면 매번 폭력이 생길까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붙잡게 된다. 헌데 어느 집인 줄 당최 알 수가 없고, 며칠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주고 받다 보면, 좀 헷갈려 남의 부부 문제에 관여한다는 것이 너무 주제넘어 보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곤 했다.
그러다가 한 번은, 맞벌이 하는 윗층 부부의 유치원생 딸을 돌봐주러 할머니가 자주 오시는 듯 하던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또 그렇게 나를 뚫어져라 쳐다 보는 시선이 느껴져 뒷통수가 은근 뜨거웠다.
왜 그러실까?? 어느 날, 불현듯 스치고 지나는 생각!! 혹시 나를 의심하는 건가? 싶더라.
아!!!!
˝저 아니에요!!!˝ 라고 외치고 싶지만, 의심하고 계셔 그런 건지 그것조차 알 수가 없으니, 그냥 오해 아닌 오해를 줄곧 받고 있어 답답할 노릇이다.
(아...빨리 이사가고 싶다!!!)
암튼, 그렇다면 윗층은 아니고, 아랫층 남자가 그렇게 고함을 질러댄다는 말인가? 아니 왜??
한 번 시작되면 30분이 기본이고, 세 시간까지도 욕을 하고, 고성을 지르고, 쿵쾅거리기 일쑤인데, 도대체 어떤 울분이 쌓여서 그런 것이더란 말인가?
아내도 얌전하고, 아이들도 너무나 어리던데....왜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나는 늘 그 시간이 되면 부부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또 블랙홀에 빠져 좀 우울해지곤 한다.
윗층인지, 아래층인지 알길은 없으나, 어떤 폭력이나 힘으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남성들이 밖에 나가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그런 사회는 너무 싫어진다. 그들이 투표하는 당이 이끄는 사회에서 사는 것도 진저리가 처질 정도로 싫다.
부부관계의 속 깊은 사정이야 알 수가 없지만, 한 번씩 들려오는 폭력적인 언행들이 늘 우울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겐 오랜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 지인이 세 분 있다.
(부산 해운대에서 발에 땀 나게 같이 뛰었던 그 분들 맞다.)
정말 친자매처럼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이 샘솟는 언니들이지만 정치 얘기만 나오면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지고, 서로 눈치를 보곤 한다. 꼴찌로 뛰었던 그 언니와는 다행히 같은 당을 지지하고 있어 개인적인 만남에서도 정치 얘기를 한 번씩 할 수는 있어도, 나머지 두 분의 언니들은 아쉽게도 반대쪽 당을 지지하시어 정치 얘기를 꺼낼 수가 없다. 답답할 노릇이어 혼자 애태워 하니 꼴찌 언니가 우리 갑분싸는 만들지 말자고 충고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불의를 보면 너무나도 잘 참는 성격인 나로선, 정치 얘기는 일절 하지 않게 되었다. 대화를 나누고 집에 돌아오면 답답하고, 서운하여 밤새 끙끙 앓게 되는 형국이라 그냥 그 어떤 것도 듣고, 보고, 말 하지 않는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말들을 하지만, 나는 그리 생각하진 않지만,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너무 답답하면 꼴찌 언니를 찾아가 하소연 한다. 아니 왜 뽑을 사람이 없어? 왜 사람을 보고 뽑아? 정당을 보고 뽑아야지?? @;.;//?~%,_?/;:%; 그럼 그 언닌 흥분한 나를 누그려뜨려 준다. 나는 언니들을 만나 인격을 형성해 가고 있음을 많이 깨닫는다. 고마운 일이지만, 정치적인 면에선 지인들이나, 가족이나, 친정 아버지와는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본인의 가치관에 의해 결정하는 정치관이니 뭘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저 한 발 물러서 바라볼 수밖에.....
정치에 유치한 감정을 앞세우는 이런 것이 바로 주정주의가 아닐까 싶어 그래서 여성성의 한계인가? 생각하게 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국민이기에 앞서 나는 여성이자 엄마이기에 나는 자식들이 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끔 복지를 마련해 줄 수 있고, 여성들이 더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으로 투표를 하려고 노력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부와 권력을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통치하는 세상이 될까봐 실로 두렵다. 그것이 폭력이 당연시 되는 세상이라면 어찌되는 것인가? 생각하면 우울하다.
이런 저런 개인적인 생각들이 겹치니 사실은 이 책에 올곧게 집중해서 읽지 못했고, 많은 문장들을 놓쳤다.
인용해보려 다시 책을 펼쳐 보았건만, 솔직히 모든 문장들이 새롭게 읽힌다. 아.. 책을 읽었던 내가 맞았던가? 이중성의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 분명 달라진 내가 존재해야 하건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앉아 있다. 이것도 달라진‘나‘ 일 수도 있겠다.
세상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해도 아마 계속 깨닫지 못하는 부분들은 더 많을 것이라고 알게 된 것! 그럼에도 계속 읽어 보고, 깨달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황미요조 번역하신 옮긴이의 말 중, 제일 마지막 문장인 ‘곧 책을 만날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393쪽)
에 대한 독자들로서의 무수한 반응 중, 나 개인의 어줍잖은 반응이 될 것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2-01-31 09: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어요. 영접해야 할 책 중 하나이네요. ^^ 몇 가지 떠오르는 말들이 있는데 숙성을 좀 해야겠어요. 올바르고 씩씩한 독서 계속 응원합니다 아쟈!!

책읽는나무 2022-01-31 09:49   좋아요 6 | URL
감사합니다^^ 정치 얘기는 삼가야할 말인데, 주제넘게 발설을 했네요!!!
책이 계속 정치에 대한 생각쪽으로 흐르게 만들다 보니~~생뚱맞은 예를 들게 되었네요?ㅜㅜ
서로의 의견이 분분한 속에 저도 이런 개인적인 속마음을 얘기해도 되나? 싶었지만, 에라~모르겠다!!!
명절 앞두고 불손하게^^;;;;
암튼 더 많이 배우고, 사고를 넓혀갈 문제이긴 합니다. 감사해요♡

mini74 2022-01-31 13: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도 성역같은 곳이라 ㅎㅎ 좀 오래 사귄 분이 넘 세련되고 쿨한데 정의롭기까지 해서 별생각없이 정치 이야기했다가 빨갱이 된 적이 있어서 ㅠㅠ 정말 사리가 쌓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ㅎㅎ 그래서 나무님 글이 너무나 와닿아요. ~~

책읽는나무 2022-02-01 21:52   좋아요 2 | URL
명절 연휴 즐겁게 보내고 계신 거죠?^^
성역과 같은 곳!!! 우리 동네도 그래요ㅋㅋ
빨간 색은 그쪽들이 더 좋아하던데 왜 울 미니님을 빨갱이라 캅니까????
나중에 또 그러면 절 부르세욧!!!!
내 비록 싸움을 못해 부부싸움밖에 못하지만, 갈고 닦은 부부쌈 내공으로 미니님을 막아드리겠습니다!!
라고 큰소리 쳐놓곤 쭈뼛쭈뻣~ 말도 못하고 얼굴 뻘개져 있겠죠?ㅋㅋㅋ
아....저도 이런 제 자신이 싫네요ㅜㅜ
하지만, 이젠 힘을 키울껍니다. 거대해지면 저 당장 달려가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페넬로페 2022-01-31 17: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치와 철학이 어려운 분야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도 넘 흥미로워요~~
그리고 책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명절을 맞이하여 정치성향이 맞지 않은 친척들과 만난다는게 고역이예요 ㅠㅠ
그저 침묵하며 저의 소신을 지키는 수밖에 없어요.
지금은 무조건 교체라는 명분이 너무 강해 제가 말하더라도 전혀 먹히지 않더라고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2-01 22:04   좋아요 3 | URL
아...페넬로페님도!!!!ㅜㅜ
정말 답답한 상황!!!
그래도 찍소리 못하는 상황!!!
지방이라 그런지 온통 정치적인 의견이 갈리는데요...저흰 부부끼리도 많이 갈리더라구요? 그래도 우리 부부는 지지하는 당이 같아서 그런 의견 대립은 없는데 그 꼴찌 언닌 남편이 보수라 부부끼리도 정치 이야기 시작하면 참....ㅜㅜ
이 책은 어렵지만 또 의외로 재밌어요. 왜 그럴까요???
ㅋㅋㅋ
내일도 즐거운 연휴 마지막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즐깁시다^^

그레이스 2022-01-31 1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시고 리뷰까지 쓰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요즘은 정치라는 말을 붙이기에도 부끄러운 상황이죠.
철학이 없으니...
책읽는 나무님 명절 잘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2-01 22:08   좋아요 2 | URL
리뷰가 제대로 된 리뷰가 아니네요!!
온통 남들 험담으로만 점철된??ㅋㅋㅋ
써놓고 아!! 좀 심했나?? 괜스레 소심해지고 있습니다^^
암튼 나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언제 올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 과연 올까요?^^
암튼 그레이스님도 내일까지도 편안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scott 2022-01-31 1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책 완독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중적인 자아들의 모습 명절날엔 정치보다 먹는데 집중해야 하능^ㅅ^

책읽는나무 2022-02-01 22:12   좋아요 2 | URL
제겐 여러 개의 자아가 있답니다!!ㅋㅋㅋ
그 중 먹는 것에 집중하는 자아는 현재 뱃살이 자꾸 쪄서 좀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네요ㅜㅜ 아~~입던 바지가 작아서 바지를 다시 샀는데도 허리가???ㅜㅜ
이번 달 부터 뭔가!!!!! 반드시!!!!!!
변화가 있어야겠군요!!!!!!ㅜㅜ
스콧님도 내일까지는 열심히 명절 연휴 즐기시길요♡

가필드 2022-02-01 1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리뷰보니 저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책읽는나무 2022-02-01 22:14   좋아요 2 | URL
책이 어렵지만 도움도 많이 되고, 생각거리도 많아 읽고 나니 뿌듯하고 좋네요.^^
가필드님도 기회 되시면 한 번 읽어 보세요.
아울러 명절 연휴 끝까지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psyche 2022-02-03 0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외국에 살다보니 만나는 사람의 수가 무척 한정될 수 밖에 없어요. 교회를 다닌다면 사람을 많이 만날 수도 있겠지만 교회, 성당을 안 다니니 사람을 만날 기회도 적고요.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나랑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만 왕래를 하게 되니까요. 정치 이야기를 할 때 쿵짝이 잘 받아서 속이 부글부글 끓을 일은 없습니다만...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속이 너무 답답해서... ㅜㅜ

책읽는나무 2022-02-03 05:20   좋아요 2 | URL
그죠?? 답답하죠???
저는 뉴스 보다, 말다 반복중입니다.ㅋㅋㅋ
보면 잠 못자게 되고ㅜㅜ
성격이 비슷해서 잘 맞다! 싶은데 아~~정치적 견해가 함정이 될 줄은 몰랐어요!! 학교 때 친구들은 성인이 되고 보니 나와 성격이 완전 다른 애들이었단 걸 알게 되어 놀랐었는데 한 명 빼곤 정치적 성향이 같아서 또 놀랐구요!!ㅋㅋㅋ
그 한 명이 지지하는 당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아니 왜? 넌 왜?? 따진 적도 있었죠ㅋㅋㅋ
이젠 정치 견해가 다른 사람과는 그냥 그 부분은 피하며 이야기하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제가 사는 지역이 경상도라 저쪽 텃밭이거든요.^^;;) 어느 순간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지 않는 게 몸에 익어버렸어요.^^
처세가 빨라졌죠ㅋㅋㅋ
 

고대 그리스 부분은 다 읽었는데, 심오하다.
한나 아렌트와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연구다.
아렌트는 아직 다른 책의 서문만 읽어 진전된 내용이 없다.
대신 아리스토텔레스는 혹시나 싶어 다른 관련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와 짤막하게나마 읽어 보았다.
아..나 학창시절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었더라면 나, 서울대 갔을지도?(서울대 학생님들 미안. 함부로 가네, 마네 할 학교가 아닌데...)

암튼,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 한 사람인데 17 살 때 아테네로 가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에서 20 년간 공부를 했다고 한다. 청춘을 바쳐 공부한 셈이다. 그후 마케도니아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가정교사로 7 년간 일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가 즉위한 뒤 아테네로 돌아와 ‘리케이온‘ 학원을 세웠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나무가 우거진 가로수 길을 산책 즉 소요하며 강론하기를 즐겼는데, 이 때문에 그의 학파는 ‘소요학파‘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 유명한 소요학파!!!
아리스토텔레스는 천상의 세계에서 이데아를 추구한 플라톤의 이상주의와 반대로, 현실에서 본질을 추구하는 현실주의 철학을 주장한 사람이다. 플라톤은 현실 세계에 있는 것은 전부 이데아의 모조품이라고 했으나,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 세계에서의 말이나 꽃, 새 등을 도저히 모조품으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이나 생물의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데아가 아니라 각각의 개체 안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사물이나 생물의 본질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형태에 있디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형상(에이도스, eidos)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한 그 개체의 소재를 질료(힐레, hyle)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만물은 ‘형상‘과 ‘질료‘ 2 가지로 이뤄진다고 생각했으며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달리 현실주의적인 사상을 펼쳤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질료와 형상의 관계를 ‘가능태(디나미스, dynamis)‘와 ‘현실태(에네르게이아, energeia)‘로 설명했다.
그는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4가지 요인 (형상인, 질료인, 목적인, 작용인)으로 이뤄진다고 하였으며 이것을 ‘사원인설‘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가 쓴 <형이상학>에서 형이상학이란 뜻도 궁금했었는데 책에선 자연학은 예를 들어 사슴의 뿔을 보고 판단한다고 했을 때, ‘사슴의 뿔은 어떤 역할을 할까?‘ 나 ‘뿔은 무엇으로 이뤄졌을까?‘를 조사하는 것이 자연학이라면, 형이상학은 ‘뿔은 무엇인가?‘, ‘뿔을 포함한 세계는 왜 존재하나?‘,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등을 생각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성‘이 인간 고유의 기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성을 움직여 사물을 탐구할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이 상태를 테오리아(theoria)라고 한다고!!

그리고 <니코마코스 윤리학> 이 문헌에서 반박하는 내용이 이 책에 많이 나오는 듯한 느낌인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덕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덕을 지성적 덕과 윤리적 덕으로 나눠 고찰했는데 지성적 덕은 사물을 이해하는 지혜(소피아, sophia), 판단하는 사려(프로네시스, phronesis), 만드는 기술(테크네, techne)이다. 윤리적 덕은 용기와 절제를 말한다. 그는 윤리적 덕을 갖추기 위해서 중용을 선택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공동체(폴리스, polis)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의 이상으로 필리아(우애)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고.
‘인간은 공동체(폴리스,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했는데, 공동체를 위해서는 정의(공정)를 유지해야 하며, 그는 정의를 크게 전체적 정의와 부분적 정의로 나누고 부분적 정의를 배분의 정의와 조정(교정)의 정의로 나눴다.
전체적인 정의는 일반적인 정의의며,
부분적 정의에서 배분의 정의는 말 그대로 능력이나 노동량에 따라 보수를 나누는 것이다.
반면, 조정의 정의는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피해자에게는 보상을 주는 것도 정의라고 여기고 있다.
찾아 본 책에서 다룬 아리스토텔레스의 업적이나 문헌을 보았을 때 그의 이론은 무척 합당하고 획기적인, 그야말로 이상적인 사회가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주체는 남성에게만 포함된 말이었다는 것을 웬디 브라운이 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는데, 밑줄을 긋다 보니 문해력과 지식이 딸리다 보니 모든 페이지에 밑줄을 그어 놓은 상태라 도저히 모두 다 올릴 수 없더란 말이지!
그 중 몇 개만 밑줄 긋기로 올려 본다.
아마도 자극적인 밑줄 긋기일지도!!

남성은 여성을 인간 종의 일부로 여기는 만큼 자신의 동물적 · 자연적‘ 측면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성이 인간의 지위를 아예 거부당해 존재의 하위요소들이 모인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저장고에 계속 머물렀을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형상이 훼손된 남성‘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악명 높은 여성 묘사는 우발적인 여성 혐오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의 일반적인 열등함만 상정한 것이 아니라 여성을 ‘미완의 존재‘로, 여성의 생각을 두서없는 것으로, 여성의 전반적 상태를 형상적 결함과 약함‘의 조건으로 묘사했다. 또한 여성은 오직 남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형상‘이 필요한 질료‘로 묘사되기도 한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보다 못한 인간일 뿐만 아니라 인간보다 못하고, 형상이 훼손되었고, 인간의 기획에서 준비가 덜 된 존재로 짐승과 남성 사이의 회색 지대에 자리한 생물이다.
- P131


댓글(5)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2-01-20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지 않았지만, 클래식 클라우드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나온 거 생각납니다 그걸 본다고 다 알기 어렵겠지만 다른 책보다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 보면서 다른 책도 찾아서 보시는군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2-01-21 08:04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아까 클래식 클라우드 찾아봤는데요...우와!!! 굉장한 책이네요??
재밌을 것 같아요.사진도 많구요^^
보관함에 담아뒀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책들을 찾아 보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책이네요. 이 책은 말이죠ㅜㅜ

다락방 2022-01-25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형이상학.. 어렵네요 ㅜㅜ

책읽는나무 2022-01-25 11:32   좋아요 0 | URL
다시 읽어 보니 또 어렵네요?ㅋㅋ
철학책 그림으로 같이 읽었을 땐 이해했었는데?? 아...ㅜㅜ
그리고 빨리 이 책 읽어야 하는데 지금 제가 콘서트 후 우울증을 앓고 있어? 도무지 책에 집중을 할 수가 없어 큰일입니다ㅜㅜ
빨리 분위기 쇄신이 시급하네요^^
마키아벨리가 어려워서 우울한 건지도 모르겠군요?ㅋㅋㅋ

다락방 2022-01-25 12:23   좋아요 1 | URL
저도 계속 마키아벨리.. 아직도 마키아벨리에요 ㅠㅜ
 

사강을 소개하고,
사강이 했던 말들을 소개하고, 해석하고, 음미하는 책이다.
중반부까지 읽었는데, 읽다 보니 꼭 사강 탈무드를 읽는 듯하다.
사강에 대한 선입견이 벗겨진데다, 사강의 소설을 읽을 때, 이제 좀 다른 시선으로 보아질 듯 하다-.

※사강의 눈빛
굉장한 미인은 아니었지만 사강을 만난 사람들은 물론, 만난 적 없는 독자들까지도 그녀의 강한 매력에 이끌렸습니다.
두뇌 회전이 빨라서 어떤 인터뷰를 하건 상대가 원하는 것을 재빠르게 파악해 재치 있는 답변을 했습니다.
눈빛도 휙휙 바뀌었습니다. 상대를 깊이 응시하다가 장난스러운 아이의 눈빛이 되기도 하고, 멜랑콜리한 성인 여성이되었다가 온 세상 심각한 일을 혼자 짊어진 눈빛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빙글빙글 돌던 눈빛이 마침내는 너그러운 분위기로 자리 잡곤 했습니다.
꾸미지 않은 쇼트커트 머리와 살짝 긴 앞머리 아래로 그런눈빛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매료되는 것도 당연하죠. 참 매력적입니다.

※절대 지성을 지닌 사람
사강의 눈빛 속에는 지성, 절대 지성이라 할 만한 것이 있었습니다사강을 아는 사람들은 그녀를 말할 때 ‘지성‘이라는 단어 - P19

를 자주 썼습니다. "그녀만큼 지성적인 사람은 없다. "그녀는 진정한 의미에서 지성 있는 사람이다", "순식간에 그 지성의 포로가 되었다".…...
지성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 답은 사강이 말년에 쓴 작품 『지나가는 슬픔』에 있습니다.

당신에게 지성이란 무엇입니까?
한 가지 문제를 다양한 시점에서 생각하는 능력, 시점을 바꾸어 배울 줄 아는 능력입니다.

지성이라고 하면 어딘가 서늘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사강은 그 반대입니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면서, 마치 누군가가 포옹을 해주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합니다.
지성이란 무엇인가.
사강이 작품 속에서 말했듯, 그것은 사물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일 것입니다.
지성 있는 사람이란,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점에서 고찰하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꿀 줄도 아는 유연성 있는 사람이겠죠. 자유롭기를 갈망하고,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존중하며, 늘 자기 자신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의심하는 사람 말입니다. 사강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 P20

※나약한 사람
하지만 ‘지성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사강에게는 지성과 함께 ‘나약함‘이 더해집니다.
나약함.
이는 ‘지성‘과 비슷한 강도로 사강의 눈빛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섬세하고 상처받기 쉬운 성격의 사강은 늘 깊은 불안에 시달렸고 고독을 두려워했습니다.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사강이 ‘강인한 사람‘인지 ‘나약한 사람‘인지 묻는다면 후자 쪽일 것입니다.
도박은 취미였다고 해도, 술과 마약에까지 의존했다는 것은 사강이 얼마나 나약한 사람이었는지를 말해줍니다.
사강은 인간의 나약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몸소 겪어 아는 것이었기에, 인간의 나약함을 얕보기보다는 인간이 본디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빛나는 ‘지성‘에 이런 나약함이 더해졌을 때, 그토록 매력적으로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깊고 부드러운 ‘관용‘의 눈빛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요.
- P22

※인생의 테마는 ‘고독‘과 ‘사랑‘ 
사강은 사람을 좋아했습니다.
한 사람이 가진 사회적 지위나 소속된 단체 등에는 관심이 없었고, 언제나 그 사람, ‘개인‘으로서 상대를 보았습니다.
만약 사강이 이력서 양식을 만든다면,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떤 경력이 있는지 기입하는 칸은 필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신에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사랑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무슨 일 때문에 마음이 갈가리 찢기는지, 어떨 때 고독을 느끼는지, 그런 걸 적는 칸을 만들었겠죠.
"저는 인간과 고독, 인간과 사랑의 관계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기반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사강이 평생에 걸쳐 추구한 것은 ‘인간 본모습이며, 이를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고독‘과 ‘사랑‘이었습니다.
사강은 이것을 멀리서 바라만 본 것이 아니라, 온몸을 던져 받아들이고 만신창이가 되어도 똑바로 응시하며 글을 썼습니다.
사강에게 ‘고독‘은 ‘인간 존재‘와 동의어인 동시에 ‘늘 자기자신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필연적으로 고독합니다.
- P23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 말고 다른 누군가가 곁에 없으면 외로워서 어쩔 줄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 외로움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도 사강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문학, 그리고 인생
시인 랭보의 『일뤼미나시옹』이라는 책을 우연히 바닷가에서 펼쳐 읽고, 번개를 맞은 사람처럼 정신이 번쩍 든 사강은확신했습니다.
"문학이야말로 모든 것이다. 그 사실을 안 이상, 달리 해야할 일을 찾을 수 없다."
사강은 이 말 그대로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날 이후 사강은 글을 쓰기 위해 살았습니다. 글쓰기가 삶을 버티게 하는 유일한 지지대였습니다. 살기 위한 버팀목이자 살고 싶다는 의욕이 들게 만드는, 열정 그 자체였습니다.
문학을 향한 사랑. 문학에 인생을 바친 삶의 방식에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은 세상과 충돌할 때가 많았고, 그리하여 세상으로부터 받지 않아도 될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결핍‘보다는 ‘과잉‘을 사랑하여 실제로 자기 몸에 상처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관철했습니다. 남자를 사랑하고, 여자를 사랑했으며, 고독에 몸부림치면서도 - P24

고독을 응시하고, 인간의 진실을 추구하며 글을 썼습니다.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에 충실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하며 살았습니다. 그러한 모습은 역시 사랑스럽고 아름다웠습니다.

※교과서에는 담을 수 없는 우아함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이는 마약 소지로 체포되었을 때 사강이 한 말입니다.
설령 이 말이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 본 진실이라 한들 교과서에는 실을 수 없는 말입니다. 사강의 삶은 ‘착한 어린이를 위한 교본‘으로는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아니 그러하기에 사강의 말은 더할 나위 없는 진실이었습니다.
사강의 말은 연애관이나 행복관 측면에서도 세간에 떠도는 말들과 달랐습니다.
전혀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말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흠칫 놀라지만 시간을 두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마음에 깊이 남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설교 투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사강 본인이 설교, 도덕률, 관습을 싫어했으므로 당연한 일이었고, 누구보다 자유분방한 인생을 살았기에 설교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이래라저래라 하는 설교 없이 사강은 참으로 우아하게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습니다.
- P25

 그렇게 뛰어난 문학적 재등으로 인간의 전설을, 미세한 마음의 움직임을, 날카롭고 섬세하게 아름다운 언어로 묘사했습니다.
사강의 언어에는 거짓이 없었고,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내면적으로 흔들리는 사람
늘 자문하는 사람
자유롭기를 열망하는 사람
인간은 결국 고독한 존재라고, 깊은 밤 외로움에 전율하는사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거라고 괴로워하는 사람.
행동의 이유를 많이 생각하는 사람,
선악의 기준이 모호한 사람.
텔레비전을 싫어하는 사람.
한창 열애 중에도 언젠가는 끝날 거라고 객관화하는 사람.
편견을 싫어하는 사람.
덮어놓고 관례를 따르는 사람을 보면 화가 치미는 사람.
집단 광기를 경계하는 사람.
그늘이 있는 사람.
물질보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기 바라는 사람.
사강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 P26

여기에 사강의 말을 모았습니다.
"인간은 고독하게 태어나, 고독 속에 죽습니다. 그렇기에 사는 동안에는 되도록 고독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독자분들의 고독이 사강의 고독과 공명하여, 그녀의 흔들리는 눈빛에 위로받을 수 있다면, 저는 무척 기쁘겠습니다.
- P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병원의 밥 : 미음의 마음 띵 시리즈 12
정의석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정하는 ‘띵‘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한 가지의 음식을 주제로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그 음식이, 작가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야기 형식이건만, 이 책은 특이하게도 ‘병원에서 먹는 밥‘이 주제다. 환자, 보호자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좀 꺼려질 법한 병원에서 먹는 밥!! 그래서 솔직히 처음엔 내키지 않았었건만, 웬걸? 가장 재밌고, 가장 감동적으로 읽었다. 이리되면 다른 음식 이야기 책을 어떻게 읽으라고...ㅜㅜ
정의석 의사 선생님 너무 하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2-01-13 17: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명한 의학드라마 많이 참여하셨던 의사선생님이 쓰신 책이군요. 근데 수술보다 병원 밥이라니. 전문분야보다는 음식이야기라서 읽는 사람은 더 좋을 것 같긴 해요.
잘읽었습니다. 책읽는나무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1-13 18:44   좋아요 2 | URL
슬의생은 너무나 애정했던 드라마라 제법 작가님의 에피소드랑 비슷한 부분들이 좀 보였달까요?
병원에서 먹는 밥들은 치유의 힘을 가진 음식이겠죠?
그래서 더 가슴 따뜻하게 읽혔네요~^^
저녁이군요?
편안한 저녁, 밤 되시구요^^

mini74 2022-01-13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병원빕하면 ㅠㅠ제가 보름 전 날에 아이를 낳았어요. 저는 아픈데 엄마가 사위 먹일거라거 그 병원에 보름나물에 보름 밥에 부럼 해서 들고 오신거예여. 딸은 널부러져 있는데 엄마랑 남편이랑 둘이 부럼 야무지게 깨물며 밥 먹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재미있고 감동적이라니 솔깃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1-14 07:27   좋아요 1 | URL
아~~~어머니!!!
사위사랑이 너무 넘치셨어요!!!ㅋㅋㅋ
저는 큰애 낳을 그 무렵은 남편이 없었는데 둥이들 낳을 땐 곁에 있었거든요. 마취 깨서 보이길래 배 고플텐데 밥 먹고 오라고 했는데..먹고 왔다.라는 그 말이 섭섭한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 남편은 절대 그런 말 한 적 없다는데....내가 너무 배가 고프니까 헛것을 들었던 건가??싶기도 하구요...암튼 애 낳고 정말 배가 고파 죽는 줄 알았어요.제왕절개라 밥을 하루 늦게 먹잖아요ㅜㅜ
암튼 미니님은 곁에서 보름밥을 맛나게 드시는 식구들 정말 부러웠겠습니다ㅋㅋㅋ
책 정말 재밌어요.
강추 강추입니다ㅋㅋㅋ
눈물도 찔끔!!ㅜㅜ
저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병원 생활을 오래 하셔서 더 크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년의 삶에서 노년의 삶이 포개어진 올리브의 삶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그곳에 닿아 있을 내 삶을, 자주 의식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두려워 하고 있는 노년의 외로움을, 작가는 너무나 유려한 문장으로 담아낸다. 하지만, 올리브는 다르다. 괴팍하면서도 나약한 할머니다.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척!! 동네에서 많이 보아 온 듯한 자존심 강한 할머니다.
읽는 내내 두 사람의 에너지가(주인공 올리브 키터리지와,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올리브의 노년을 응원하는 것이, 곧 나의 노년을 응원하는 마음인 것 같아, 썩 기쁘지만도 않고,씁쓸하기도 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으로 2022-01-13 0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늙어가기가 우리 나이대의 화두인것 같아요.
사실은 현재 관통중인 중년도 잘 살아내지 못하면서 노년의 걱정만 미리 차용하고.ㅠㅠ
외롭지 않은 노년, 우울하지 않은 노년을 위한 고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지요.
우리 잘 살아아보야요.ㅎㅎ
그나저나 나무님 책 무진장 읽어내십니다. 뭐 다른 알라디너분들도 그러하시구요.
전 뭐하나 몰라요~~

책읽는나무 2022-01-13 10:57   좋아요 1 | URL
네...잘 살아보아요.정말!!!😭😭😭
저는 그냥 노년은 생각만 해도 막 두려워져요ㅜㅜ
그래서 읽고 나니 책이 참 좋으면서도 왜그리 심란하던지???^^;;;
그런데 희망님의 중년도 잘 살아내지 못한다는 그 말씀!! 아차~머리가 띵!!! 할 정도로 뼈 때리는 말씀이시네요?
아...맞아요! 지금도 제대로 못하면서 10, 20 년 후의 일을 미리 걱정하고 있으니 말입니다.ㅋㅋ
그때 내가 노년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죠ㅋㅋㅋ
지금부터라도 우리 잘 살도록 해봅시다^^
그리고 노년되기 전에 우리 한 번 만나야죠?ㅋㅋㅋ
관리 잘하고 있겠습니다^^

요즘 그냥 하루종일 밥 차리고, 책 읽고, 걸으러 나가고...그냥 애들 방학 하면 그게 일상이네요? 그래서 전 통계적으로 한 여름, 한 겨울에 책을 많이 읽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크써클도 덤으로 우중충하게 내려와 있구요ㅜㅜ
근데 눈도 계속 안좋아지긴한데요~책이 재미가 있네요? 코로나가 이럴 땐 좀 좋은 것 같아요ㅋㅋㅋ

희선 2022-01-14 0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올리브보다 나이가 적을 때 이 소설을 썼네요 지금은 비슷할지도... 이런 소설도 있어야겠지요 사람은 어리고 젊을 때도 있지만 나이도 먹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을 때도 있으니...


희선

책읽는나무 2022-01-14 07:33   좋아요 2 | URL
지금은 올리브랑 비슷한 연배가 되었을라나요?
1956년생이라니까...올리브보다 조금 더 젊겠네요? ㅋㅋㅋ
김혜자 배우가 연기한 <눈이 부시게>도 생각났고, <디어 마이 프렌드> 드라마 생각이 많이 났네요.
노년의 삶!!!
조금씩 우리도 준비해야지 않을까,싶기도 하구요.
몸가짐이나,마음가짐 모두 다 말이죠.
노후 설계도 좀 해야겠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