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새로운 고전이 각 출판사별로 각개약진한 시기였다. 저번 포스팅에 민음사의 신작 두 권을 올렸고 이번에는 을유문화사, 열린책들, 창비, 시공사가 각각 한 권 씩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선보였다. 을유에서는 <오만과 편견>이 다소 뒤늦은 번역으로 나왔고, 열린책들에서는 장 라신의 희곡 <페드르와 이폴리트>, 창비에서는 클라이스트의 <미하엘 콜하스>, 시공사에서는 예이츠의 <비전>을 각각 내놨다. 을유를 제외한 다른 작품들은 국내에 번역이 다소 미진한 작품들이었는데 만나게 되어 기쁘다.
90년대 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 생각나는가? 이 요상한 제목이 달린 영화읙 각본을 썼던 장용민이 오랜만에 새로운 소설을 들고 나왔는데,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전의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그 공모전이 어떤 성격인지는 잘 모른다.) 미국 9.11 테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데 이야기의 힘이 느껴질 것 같다. 영화로 만들어 질 것 같은 느낌이 괜시리 들기도 하고.. <최인호의 인생>은 작가 당신의 암 선고 이후 쓴 수기들을 모은 책이다. 올해가 등단 50주년이기도 해서 기념할 만 하다. <조정래 초기작 대표작품, 전 10권>은 말 그대로 조정래의 초기작품을 예쁜 장정과 케이스에 담은 세트 상품이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만 파왔던 독자들에게 소장가치 있는 새로운 상품이 될 수 도 있을 듯 하다. 소식을 들어보니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의 개정판이 나온다고 한다. 개정판이라 해 봐야 표지를 새롭게 하는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을까 싶다. 그 동안의 세월에 오,탈자는 거의 바로잡혔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암보스 문도스> <아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꽤 호응을 얻은 일본의 여류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이 번역됐다. 이 작가의 작품, 굉장히 세다. 개인적으로 <아임 소리 마마>를 읽고 적잖은 묘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병원 고개의 목 매달아 죽은 이의 집>은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등장하는 인물인 '긴다이치 코스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추리소설이다. 사실 고스케가 나오는 작품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하다.
<노란 새>는 작가의 이력부터 흥미로운데, "이라크 참전 경험이 있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설명을 보니 출간 전 부터 22개국에서 판권 계약이 끝났다고 하니 대중적인 인기도 담보한 소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로맹가리의 <유럽의 교육>은 "2차 세계 대전시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소개하고 보니 둘 다 전쟁과 관련한 소설이 돼버렸다. 프랑스 소설인 <세 여인>은 세네갈에서 이주한 부부의 슬하에서 태어난 여류작가 마리 은디아이의 소설이다. 또한 이 작품은 영예의 콩쿠르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중국작가 옌렌커의 <물처럼 단단하게>는 불륜남녀가 문혁에 휩쓸린다는 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뭐야 이게?) 출판 직후 중국 당국의 심사에 걸려 곤욕을 치르기도 한 작품이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소설은 요즘들어 꽤 많이 보이는 듯 하다. <롤리타>가 드디어 양장으로 나왔다.
언어학자 하랄트 하르만이 추적한 '수의 문화사'를 담은 <숫자의 문화사>가 나왔다. 딱딱한 수학이 나오는 책이 아니라 인류가 수와 숫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근원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흥미롭다. <칼로리 코르셋>은 '다이어트, 2000년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인류가 살찌지 않기 위해 해온 온갖 방법들이 망라되어있다고 한다. <유신을 말하다>는 유신선포 40년을 맞아 각 학문 분과내에서 유신의 의미를 되짚어 본 책이다. 앞으로 이런 책이 더 나오리라고는 보장 못한다.. 유신을 몇 주년 하는 것도 꼴보기 싫어 40년이라고 표기해 둔다.
인문분야의 굵직하고 무거운 책 세 권이 나란히 나왔다.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와 <위대한 바다>. 그리고 개정판으로 나온 <총 균 쇠>다. 로마제국 몰락부터 근대가 출현하기까지의 문화사를 엮은 책과 기원전 2200년부터 현재까지의 지중해의 문화사를 훑는 두 책의 탁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내용도 복잡하고 책도 무거우니 주의(?)해야 할 듯. 개인적으로 <총 균 쇠>의 표지가 단순히 맘에 안들어 빌려 읽다 말다를 반복햇는데 이번에는 하나 구입해 둬야겠다.
역사적 인물에 관한 책이 나란히 세 권 나왔다. <에이브러햄 링컨>과 <니체 자서전> 그리고 <드골, 희망의 기억>이 그것이다. 드골 책은 넣을까 말까 고심하다가 넣은 책이고 <니체 자서전>은 전혀 나올 것을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않은 책이다. 요즘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니체>를 읽는 중이라 관심이 가기도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니체를 쓰다> <도스토옙스키를 쓰다> <톨스토이를 쓰다>가 나왔다. 작가이기 이전에 인물 평전으로도 유명한 그이기에 눈여겨 볼 만 하다.
문학동네에서 연세대학교 인문학 연구소와 손잡고 '위대한 순간' 시리즈를 출간했다. 1차분 세 권이 나왔고 10여권 정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1권과 3권이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크와 햄릿, 예술과 하이데거를 엮은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
인문분야의 다소 빡쎈(?) 책들로 국내 서양철학자 11인이 존재론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한 <세계 존재의 이해>. 기호학의 변천사를 실제사례로 연구한 <인문학, 기호학을 말하다>. 1991년에 서광사에서 나온 케케묵은 판본에서 드디어 3판 개정판으로 개역 출간된 피터싱어의 <실천 윤리학>이 나왔다.
<더러운 전쟁>은 미디어에서도 상당히 호평을 한 책으로 나와있는데, "러시아 유력지 노비야 가제타의 기자인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1998년 8월부터 2000년 4월까지 체첸 분쟁 현장을 취재한" 기사를 모아 엮은 책이라 한다. 분량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중요한 기사만 실었다고 하고 전쟁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회의하게 만드는 책이다. 은 2011년 빈라덴의 암살 작전에 참가한 한 네이비실 부대원의 회고록이다. 9.11에 대한, 빈 라덴에 대한, 알카에다에 대한 가장 미국적인 생각을 알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날 시계는 멈추었다>는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책이다. 왠지 이제 추억팔이 같기도 하다.

국내의 몇 안되는 막스베버 저작에 단비같은 새로운 저작이 나왔다. <현대 사회와 베버 패러다임> <막스 베버 사회학이> 그것인데, 알고보니 하나는 전성우 한양대 교수의 퇴임기념 논문집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자는 후학들이 바치는 헌정 논문집인 셈. 그래도 어떠랴, 척박한 베버 연구의 나라에서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이노베이터의 탄생>은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책인데, 처음 출간되는 책이더라.. 창의적 인재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그런 인재들이 나오는 사회를 지향하기 위한 책이다. 창조에는 어릴때부터 노는게 답인 것 같긴 한데.. 저자의 생각은 어떨지..^^
<파워 오브 아트>의 개정판이 나왔고, 11인의 철학의 언어로 미술을 해석한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 그리고 소명의로서의 음악과 직업으로서의 음악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는 인물사에 초점에 맞춰져 있어 인물을 조금 알고 있으면 더욱 읽기 수월하다. 어차피 소명과 직업은 독일어로 같은 단어이긴 하다..
과학분야에서 바이러스에 관한 책이 나란히 나왔다. <바이러스 행성> <바이러스 폭풍>. 그리고 저번 포스팅의 <수학 이야기>에 이어 <한 권으로 끝내는 수학>이라는 수학 교양서가 나왔다. 교과서 수학보다는 재미있지 싶다.
수필이나 에세이에서 뭐가 좀 있나 뒤져보다 찾은 책들이다. "스피릿은 정신이라는 뜻 외에 증류주나 알콜 도수가 강한 술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스피릿 로드>는 그런 술을 찾아가는 길을 그린 여행 에세이다. <완벽한 날들>은 1984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메리 올리버의 산문집으로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 중 한명이라고 한다. <어떤 날>은 통일성 없어보이는 사람들의 여행 떠나는 이유에 대해 묶은 책이다. 정말 뜬금없는 필진들이라 넣어봤다.
마지막으로 경제분야에는 굵직한 책이 없다. 그나마 니얼 퍼거슨의 <로스 차일드>가 나와있는데 평전과 역사서에 가깝다. 출간되서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경제 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전판이 100쇄나 찍었다고 하는데 1쇄당 몇 부인지는... 모르겠다. <경제 민주화 멘토 14인에게 묻다>는 국내 유력한 학자와 전문가들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썰을 풀어낸 책이다. 김종인, 김상조, 정운찬등의 이름이 보여 추가해봤다. 괜찮은 경제실용서로 <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꼽았다. 사실 언제 걸릴지도 모르는 병을 위해 몇 십년씩 보험금 붓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나로서는 한번 참고 할 만한 책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