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에는 이 책을 첫머리에 놓는다. 요새 추징금때문에 또 이슈에 오르내리고 있는 전두환에 대한 탐사전기 <전두환 아직 살아있는 자>가 나왔다. 한겨레21의 고나무 기자가 쓴 책인데, "전두환에 대해 알고있는 것 같지만 5공화국 정부의 자료랑이 역대 최저라는 점에서 우리는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같은 전두환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진짜, 우린 그에 대해 뭘 얼마나 알고있을까. 로컬리티 번역총서 최신간인 <공간적 사유>가 나왔다. 발터 벤야민부터 폴 비릴리오까지 자신의 철학에서 공간이론을 제시한 유수의 학자들에 대해 다뤘다. <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은 일본의 '섬'으로 인식되는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의 정치학이다.


이 주에 민주주의에 관한 책이 몇 권 나와서 사회과학서를 먼저 올린김에 같이 올려둔다. 최장집의 민주주의론에 대해 다른 학자들이 연구한 <최장집의 한국 민주주의론>과 한 정치학자의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서인 <한국 민주주의의 도전과 극복>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전망>이 나왔다. 한국 민주주의에 관한 식견을 넓혀보는 계기가 되자.
<분류의 원시적 형태들>은 얇지만 제목 때문에 쉽사리 다가서기 힘든 책이다. 뭔가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 뒤르켐과 마르셀 모스의 글이 들어가있는 사회학 책이다. <음란과 혁명>은 '풍기문란에 대한 한국 문화사'다. 다만 목차와 글의 순서가 조금 맞지 않는 느낌이다. 내용은 이제까지 내가 접해보지 못한 내용이라 재미있다. <역사가 사라져 갈 때>는 '역사적 진실'인 '팩트'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설파하는 책이다. 서양의 저명한 사학자 세 명이 뭉쳤는데 모르는 사람들이다. 허허.
몇 년 전까지 임마누엘 윌러스틴이라고 불렸을 저자의 책 2판이 나왔다. 이매뉴얼 윌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가 그것이다. 도서관에 꽂혀있을때는 그냥 표지가 너무 딱딱해보이고 내용도 어려울 것 같아 손도 대지 못했었다. 새로 나온 책을 접해보니 이걸 왜 여태까지 안보고 멍청하게 도서관에서 뽑아보지도 않았는지 참.. 이것과 함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세계>도 읽으며 좋을 것 같다.
근래 아시아사나 아시아 정치사를 다룬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이번에는 중국과 한국전쟁에 대해 다룬 <신중국과 한국전쟁>이라는 책이 나왔다. 한국과 중국의 학자들이 뭉쳤다. <대원제국>은 원나라 다들 알거다. 그거에 관한 책이다. 몽고를 넘어 저 멀리 중앙아시아까지 노략질했던 그들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역사상 대단한 제국을 형성했던 민족임엔 틀림없다. <현실주의자를 위한 변명>은 '사람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다. 역대 역사의 현실주의자를 모아놓은 것 같다.
고대 서양 인물서주에 재밌는 책이 하나 나왔다. <두 정치연설가의 생애>는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플루타르코스. 고대인이 쓴 고대인이라고 하면 되려나. <지식의 반전: 거짓말 주의보>는 전에 나왔던 시리즈의 연속작이다. 막상 펼쳐보면 별로 사고 싶지는 않은데 괜히 갖고 싶은 책 중 하나다. 잡지식 키우려면 구매해라. <왜 호찌민인가>는 베트남과 한국을 엮어 본 책이다. 베트남의 통일사례에서 한국이 배울 점을 찾는다는 것 같은데, 뭐 우리보다 못산다고 무시하면 안되지. 미국도 이긴 나란데.
인류학자, 역사학자, 철학자가 만나 쓴 <인문학, 여성을 말하다>는 원시 시대 이래로의 인간사회에서 '여성'을 탐구하며, 여성을 철학적, 공시적, 통시적, 문화적으로 융합해서 다룬다. 남성에게 억압된 여성을 중심으로 한다. <그 남자는 도대체 왜 그럴까>는 여성에게 폭력이나 억압을 행하는 남성의 사례를 들며 남성성과 남성심리를 분석한다. 좀 더 소프트한 내용인 줄 알았으나 폭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조금은 하드하다. <동양의 생각지도>는 서양학자가 바라본 동양학이다. 한자 배우기도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하다. 판형은 다른 책보다 조금 컸다.


인문비평서가 몇 권 나와서 같이 추려봤는데 이순예의 <예술과 비판, 근원의 빛>이 단연 눈에 띈다. 예술을 비판한 유명 철학자들의 이론을 파헤치면서 예술의 의미를 탐구하는 책인데 느낌에 2013년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나 학술원 우수도서가 될 것 같다. 그냥 보면 느낌이 그렇다. 그 밖에 <미와 비평>도 이 책과 함께 같이 보면 좋겠다. 같은 주에 나왔다. 그리고 <인문학과 법의 정신>도 여러 학자들이 모여 인문학과 법의 굴레에 관해 다룬다.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이 괜찮은 책을 많이 냈다.
한국소설은 박완서의 <그리움을 위하여> 재출간밖에 눈에 띠는것이 없다. 오쿠다 히데오의 저번 주 소개 작품에 이어 <쥰페이, 다시 생각해!>도 출간되고 오누마 노리코의 <다마요 하숙집의 선물>도 눈여겨 볼 만하다.
황금가지에서 오랜만에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신간을 냈다. 65권부터 69권까지 펴냈는데 완결이 몇 권인지, 명탐정 코난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좀 더 분발해서 완간 끝내고 세트로 반값 후려치길.
얼마 전 울프에 대한 연구서와 관련 작품을 소개한 포스팅을 하기도 했는데 열린책들 세계문학판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가 나왔다. 나오리라 생각지 못했던 작품을 불쑥 세계문학전집으로 내곤 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도 시공사판으로 나왔다. 의외의 작품인데 다자이 오사무 독파하고 다니자키로 갈아 탈 셈이어서 잘 된 듯 싶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사랑의 도피>도 나왔다. 번역이 됐었는지는 모르겠다.
미국작가 로저 젤라즈니의 <체인질링>과 <매드완드>가 나왔다. SF소설 분야에서 알아주는 작가라고 하는데 SF소설 자체를 그다지 즐겨읽는 편이 아니라 잘 모르고 있었다. <가벼운 나날>은 표지가 꽤 관능적인데, 역시 미국작가 제임스 설터의 작품이다. 주제는 결혼과 욕망이라고 한다. 표지랑 잘 맞는 듯.
종교와 인문학에 관한 책 두권을 골랐다.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과 에리히 프롬의 <너희도 시처럼 되리라>다. 전자는 참된 믿음과 신앙을 기반으로 한국 기독교 문화를 비판한 책이고, 후자는 에리히 프롬의 구약강의정도로 보면 되겠다. <언어의 배반>은 지지난주 <B급언어>와 같이 묶이면 좋을 책이다. 따로 포스팅을 할 셈이다.
수 많은 예술철학 책이 있는데 미술문화에서 <예술철학>이라는 제목의 책을 또 펴냈다. 프랑스의 학자 시릴 모라나의 책인데, 플라톤 부터 들뢰즈까지 12명 사상가의 예술철학을 다룬다. <제이슨 브룩스의 파리 스케치북>은 패션 일러스트레이트 제이슨 브룩스가 파리를 거닐며 그린 스케치다. 꼭 패션에 한정되어있지 않으니 볼 맛이 있다. <음악가의 생활사>는 정말 음악가의 '현실'을 그린 책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돈때문에 글을 썼다는데 음악가는 어떤 생활상을 보여줬을까 궁금하다.
<바나나 리포트>는 예술비평 책인데, 목차를 보다 마음에 들어 골랐고, 디테이북스를 번역한 <그레이트 빌딩스>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옛날의 고건축을 다룬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정신>도 한국 건축에 대해 더 알아 볼 기회를 제공한다.
올리버 색스의 <마음의 눈>은 사람의 시각에 대한 장애에 대해 연구한 책으로 시력이 약하거나 색을 구분 못하거나 시력을 완전히 잃어도 사람의 감각과 인지상태에 따라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연구한 책이다. 그래서 '마음의 눈'이라 칭한 것 같다. <우주의 의미를 찾아서>는 과학과 신학 모두를 파고들며 무신론적 시각이 과학에 대답할 수 있는 것을 추린것이다. 뭐 좀 어려울 것 같다. <본성과 양육이라는 신기루>는 저 위의 <인문학 여성을 말하다>와 같이 묶어으면 좋을 책인데, 페미니스트인 저자가 환경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의 적절한 병합을 주장한다. 사람은 길러지는 것인가 타고나는 것인가. 그 중간이라는 얘기.


<미루는 습관 버리기>는 말 그대로 일 미루는 사람들이 한번 쯤 봐야 할 책이다. 나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하는 편인데, 요즘 좀 나태해 진 듯 해서 눈에 확 띠었다. <투자와 비이성적 마인드>는 좀 어려워 보이는 제목인데, '감정은 어떻게 객관적 데이터를 왜곡하는가' 란 부제를 보고 고르게 됐다. 투자에는 '이성'이 중요한게로구나, 감성에 휘둘리면 안되는구나.. 라는 교훈을 주는 책. <관찰의 힘>은 FROG 의 책임연구원인 얀 칩체이스가 '관찰'의 힘에 대해 설파한 책이다. 언제나 기업 혁신과 개발의 최고 성취는 일상생활의 관찰에서 나타난다고 하는 지론의 흥미롭다. 하긴, 사람사는 건데 다른 사람과 내가 어떻게 사는지 알아야 더 나은것을 생각하고 만들 수 있는 것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