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출간됐다. 매체에 알려졌다시피 편혜영의 '몬순'이 대상을 거머줬고 자선작으로는 '저녁의 구애'를 선정했다. 대상작은 서점에서 독파가 가능할 정도로 짧다. 박솔뫼의 <그럼 무얼 부르지>가 자음과모음에서 나온다. 작년에 이름이 특이해서 알게 된 작가인데 작품세계가 꽤 독특하더라. 표명희의 소설집 <내 이웃의 안녕>도 나온다. 이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다. 문학계간지까지는 볼 여력이 없다보니 놓치는 작가가 많다.

  

 

 

 

 

 

 

 

 

 

 

 

 

 

<제2회 EBS 라디오문학상 작품집>이 나왔다. 1회차에는 발간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유순하의 '바보아재'다. 표지의 그림체가 웃음을 자아낸다. 문학과지성사에서는 한국문학전집을 오랜만에 내놨다. 작품은 채만식의 <탁류>다. 문학동네 한국현대문학전집을 살짝 견제하기 위함으로 보이기도 한다. <21세기 T.S. 앨리엇>은 앨리엇학회가 엮은 앨리엇분석서다. 다른 앨리엇총서가 나온지 얼마 안되어 바로 이어나왔다.

 

 

 

 

 

 

 

 

 

 

 

 

 

 

 

시공사 세계문학전집으로는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와 미국작가 카슨 매컬러스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이 번역됐따. 카슨 매컬러스의 경우 처음듣는 작가라 생소하기도 하다.

 

 

 

 

 

 

 

 

 

 

 

 

 

 

이매진에선 왠일로 소설이 번역됐다. "아동 성폭력, 계급, 빈곤, 모성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다룬"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는 미국의 도로시 앨리슨이다. <디센던트>는 영화개봉 한지가 언젠데 지금 소설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큰 감흥이 없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작은 도릿>은 찰스디킨스의 작품이다. 도릿? 이름이 특이하다.

 

 

 

 

 

 

 

 

 

 

 

 

 

 

일본소설로는 아사카 코타로의 <가솔린 생활>과 장르소설인 <납치당하고 싶은여자> <열세 번째 배심원>을 골라봤다. 올해도 장르소설이 풍성할 것으로 예견되는 해이기이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골라야 할 것 같다. 우타노 쇼고야 이런 쪽 작품으로 워낙 작품이 많으니 믿고 보는게지.

 

 

 

 

 

 

 

 

 

 

 

 

 

 

스페인어권 소설을 세 권 동시에 소개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일단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라는 강렬한 제목의 소설이다. 다른 외국저자들의 평가 또한 후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일요일의 카페>라는 여유가 느껴지는 이 소설은 프란세스크 미랄례스와 카레 산토스가 함께 쓴 소설이다. 길모퉁이 카페에서 일어나는 소박한 일상속에서 삶의의미를 찾아간다는 내용인 듯. <일백 개의 산을 넘어>는 레이나 그란데라는 작가의 소설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멕시코 작가다.

 

 

 

 

 

 

 

 

 

 

 

 

 

 

독일소설에서는 안드레아스 알트만의 <개같은 시절>이 유일하게 나온 이 주의 소설이다. 비정상적인 독일의 가정을 잘 그려낸 듯 보인다. <클레오파트라의 딸>은 1권만 나와있다고 표시돼 있으므로 2권까지는 나올 것이 분명한 소설이다. 작가는 프랑스의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다. (이름이 너무 어렵고 소설도 고대시대 배경이라니..) 생소한 이탈리아 소설인 <내가 원하는 시간>도 발간됐다. 작가는 파비오 볼로. 이 소설도 가족이 배경이다.

 

 

 

 

 

 

 

 

 

 

 

 

 

 

앤서니케니의 서양철학사 시리즈가 드디어 완간됐다. 이번에 나온 <근대철학>을 끝으로 네 권이 모두 나왔다. 합쳐놓으면 엄청난 분량이 될 것 같다. <리추얼>은 멍때리고 넘겨보다 짬짬이 읽기 좋아 보이는 책이라 추가했다. 철학자들이나 작가, 명사들의 리추얼한 순간은 어떤 때인지 인물별로 나열했다. 빨리빨리 읽히고 인물에 대한 주석도 다 달려있어 여기 나온 사람들을 굳이 다 알지 못하더라도 읽을 수 있다. <모성애의 발명>은 인간의 '모성'을 인문학으로 연구한 것이다. 얼마 전 번역된 <모권>과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어머니의 탄생>이 생각난다.

 

 

 

 

 

 

 

 

 

 

 

 

 

 

<지금 시작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넣을까 말까하다 넣긴했는데 그다지 체계가 잘 잡힌 그리스로마 관련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도 다소 흠이 있지만 또 망작은 아니다. <문화와 양의성>은 이미 한 번 나온 적 있는 책인데 다시 출판사를 바꿔 나왔다. 일본학자 야마구치 마사오의 문화양의론이다. <신들의 모국어>는 <니체의 문장>을 썼던 하인츠 슐라퍼의 책이다. 작가의 이름을 보고 추가했지만 아직 실물은 못봤다.

 

  

 

 

 

 

 

 

 

 

 

 

 

 

필로소픽은 비트겐슈타인 전문 출판사인가? 사장님이 비트겐슈타인 빠는 아닌가? 생각해보게된다. 저번책에 이어 이번 책도 <비트겐슈타인 침묵의 시절>이라는 비트겐슈타인의 10년 활약상(?)을 소개하는 책이다.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과 <왜 책을 만드는가?>는 책을 위한 책으로 골라본 책이다. 고흐책의 경우 철학자 박홍규가 쓴 책이라 믿음이 간다. 미메시스의 책은 출판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들의 출판기를 다룬 책이다. 외국의 잡지를 번역한 것 같은데 그 나름의 맛이 있다. 책 디자인도 좋고.

 

 

 

 

 

 

 

 

 

 

 

 

 

 

<콜디스트 윈터>를 쓴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최고의 인재들>이 번역됐다. 역시나 장난이 아닌 분량이다. 이번에는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어떻게 빠져서 발을 못때고 전전긍긍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역사를 쭉 그린다. 가격이 비싸지만 개인적으로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마이너리티 세계사>는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역사서 같아서 골라봤다. 이른바 아웃사이더들의 세계사인데 나름의 재미가 있어 보인다. <과학의 순교자>는 과학사에 관한 책이다. 20명의 내가 잘 모르는 과학자들의 연대기가 나열 되어있다.

 

 

 

 

 

 

 

 

 

 

 

 

 

 

학부모는 아니지만 교육과 사회에 관한 날카로운 일침과 조언을 하는 책이라면 학부모가 아닌들 뭔 대수인가. 머리에 구겨넣고 보는거다. <교육은 혁명의 미래다>와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는 그런 의미에서 골라 본 책이다. 전자는 죽은 공교육의 부활을 후자는 미국이 배워야 할 세계의 교육에 대해 쓴 것이다. 걔중에 한국이 껴있는게 불만이다. 작금의 한국의 교육에서 배울게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라도 봐야할 듯.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는 한국의 실정에 딱 맞는 제목의 책인 것 같다. 미국의 저명한 로스쿨 교수가 그냥 막 자기필드를 까는 얘기다. 이런책이 많아야 사회가 건강한 것! 그렇다면 미국사회는 건강한가? 답을 못하겠네..

 

 

 

 

 

 

 

 

 

 

 

 

 

 

<그 섬, 파고다>는 노인문제를 다룬 책이다. 탑골공원이 정식명칭이긴 하지만 어르신들은 '파고다'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사회의 노인문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나를 위한 최소한의 정치상식>이라고 해서 서점에서 좀 봤는데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도 꽤 많았다. 정치전문 기자가 썼다니 시사교양에는 짱일듯. <살아아겠다>는 고병권이 만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의 생각을 엮은 책이다. 역시 우리사회의 아픈 부분이 많이 담겨있다.

 

 

 

 

 

 

 

 

 

 

 

 

 

 

<연금술사들>은 금융위기에 따른 중앙은행의 역할론과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장들의 행보를 살펴보면서 어떻게 통화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교훈을 준다. 까다롭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이기에 경제사 책으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또한 재미있는 경제서다. 부제가 말하듯이 세계 50개 기업에 별점으로 윤리지수를 매기고 평가했다. <메타생각>은 자신이 생각하는것을 생각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내용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말을 괜히 어렵게 써놨다.

 

 

 

 

 

 

 

 

 

 

 

 

 

 

자기계발서 별로 안좋아하긴 한다.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그래도 걔중에 아주 가끔 참고 해 볼 만한 말을 써놓은 책도 있다. <근성 같은 운명, 다른 태도>가 딱 그 짝이다. 마케팅 분야에서 많은 일을 이룬 저자가 펼쳐내는 인생론이다. 이런 삶을 산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참고해보자. <PR의 신>은 역시 PR분야에서 나름의 성과를 이룬 저자의 책이다. 한창 자기PR시대라는 말이 홍수처럼 번졌던 것이 기억난다. <처음 20시간의 법칙>은 무엇을 배우거나 시작할때 처음 20시간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면 더 쉽게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음을 설파하는 책이다.

 

 

 

 

 

 

 

 

 

 

 

 

 

 

과학분야에서는 세 일단 <문명과 수학>과 <생물학 명강>이 눈에 띈다. <한없이 작은 한없이 위대한>은 미생물에 관한 책이다. <생물학 명강>의 경우 1권이 이미 나와있어서 2권을 손에 집게 된다. 저자들의 구성도 좋고 과학교양서로 읽기는 딱이다.

 

 

 

 

 

 

 

 

 

 

 

 

 

예술분야에서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자서전 비슷한 것>이 단연 눈에 띈다. 일본영화의 거장으로 통하는 그의 자서전 비슷한 얘기는 무엇인가 궁금하다. <비밀기지 만들기>는 정말 일본스런 책이다. 우리가 어릴적 숨어있던, 혹은 아지트로 대충 얼기설기 만들어 놀았던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책이다. 다시금 동심으로 돌아가 한번 만들어보고싶다. <페이퍼로드 : 지적 상상의 길>은 종이전문브랜드 두성종이에 대한 얘기와 종이에 관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담은 책이다. 홍대주차장거리 끝에 두성종이가 자리하고 있는데 가본 적은 없다.

 

 

 

 

 

 

 

 

 

 

 

 

 

 

에세이에서는 <나의 클래식 카메라 탐닉>,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가 전하는 그림읽기인 <댄디, 오늘을 살다>, 그리고 영화개봉이 된 <노예12년>이 책으로 나왔다. 당사자인 솔로몬 노섭이 직접 지은책이다. 어떻게 자유인인데 납치되어 12년 노예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얘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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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조지오웰의 <1984>가 특별판으로 나왔다. 탄생 100주년 기념판이라나? 여튼 <보바리 부인>에 이어 상큼한 오렌지색 표지가 눈길을 끌고 구매의욕도 당긴다. <1984>의 주제의식을 감안해 제목과 작가이름에 검열(?)을 가했다. 인상깊은 2014년의 표지가 될 것 같다. 더불어 프루스트의 <읽어버린 시절을 찾아서>의 표지도 펭귄클래식코링아에서는 특별히 만든 장정이다. 앞으로 책이 더 나올 예정인데 비슷한 패턴에 색이 다르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물건너 미국처럼 새로운 시도를 많이 보여주는 표지로 독자를 즐겁게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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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의 <유신>이 나왔다. 표지도 맘에들고 내용도 맘에든다. 암울한 그 시대의 그림을 그려 볼 일만 남았다. <덩샤오핑 평전>이 한국에 번역됐는데 덩샤오핑 후손들은 페이퍼 컴퍼니 문제로 중국에서 시끄럽다. <과학의 민중사>는 소수의 천재들이 일궈낸 과학사가 아닌 다수의 민중들이 창출해낸 과학을 지향한다. 한 이론가가 뭘 발견하곤 우와아!! 하면 과학이 뚝딱 발전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역사분야에서는 <다시읽는 삼국사>가 주목된다. 저자가 전문사가는 아니지만 국제관계속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작업들을 꽤 많이 해 온 것으로 보인다. 세 권으로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내용에 자신감이 있어서일 터. 펼쳐보기로 한다.

 

 

 

 

 

 

 

 

 

 

 

 

 

 

예전에도 코카콜라의 비밀을 밝히는 책은 더러 있어던 것으로 기억한다. <욕망의 코카콜라>또한 이러한 궤도에 위치한 책이다. 다만 한국저자가 썼다는 면이 새롭다. 지호 출판사에서 보는 간만의 책이기도 하고. <질병의 탄생>은 인간의 질병에 관한 추적기다. 왜 우리는 질병을 앓고 질병은 어디서 연유했는가! 아프지 말자. <일본 군비확장의 역사>는 지금 읽기 적절한 책이다. 날로 아시아가 지네 영역인양 야욕을 부리는 원숭이들을 타도하자.

 

 

 

 

 

 

 

 

 

 

 

 

 

 

<사랑을 읽다>를 에세이로 집어넣을지 인문으로 집어넣을지 고민하다 인문으로 넣었다. 사랑이란 주제가 깊이 천착된 문학작품 15편을 선정해 사랑의 맨 얼굴을 보여준다고 한다. <작가란 무엇인가>는 12명의 세계적 작가들이 미국의 파리리뷰라는 잡지와 가진 인터뷰를 엮은 것이다. 작가들의 면면이 너무도 굉장해서 이런책이 나올 수는 있는 책인가 의심하게 된다. <데카르트처럼 생각하기>는 생각이라는 주제로 생각을 해보는 책이다. 저자는 대중철학서를 다수 집필한 마틴 코헨. 오며가며 많이 들어 본 이름이다.

 

 

 

 

 

 

 

 

 

 

 

 

 

 

장정일의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3>이 나왔다. 벌써 3이라니. 남의 독서일기는 참고용으로만 보는 것. 내 독서에 윤활유를 뿌린다 생각하고... <땡스 북>는 무크지 개념의 책 관련 잡지다. 창간호라고 한다. 니체가 또 번역됐다. 이번에는 <안티크리스트>다. 책세상 판본과는 또 다른 판본이 세상에 나온 셈. 니체 읽기가 한결 더 쉬워졌다.

 

 

 

 

 

 

 

 

 

 

 

 

 

 

<편의점 사회학>은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편의점을 사회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한 가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쳐다보면 늘 재밌는 해답이 나오곤 했는데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다. <헨리 키신저의 회복된 세계>는 1812년부터 10년동안 벌어진 유럽의 정치사에 관한 책이다. 왠지 외국의 역사교재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디플로마시나 번역됐으면 좋겠다. <사회인문학과의 대화>는 국내외 학자 일곱 팀의 사유를 모아놓은 책이다. 각각의 관심분야가 달라 좀 너저분한 목차구성으로 보였지만 '사회인문학'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걱정은 안해도 된다.

 

 

 

 

 

 

 

 

 

 

 

 

 

예술분야에서는 <반 고흐와 고갱의 유토피아>가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문화평론가 이택광이다. 두 화가를 인문학으로 조지는 책인줄 알았는데 그냥 차마시면서 그림읽는 이야기다. 괜시리 평온함이 밀려온다. <툴루즈로트레크>라는 발음하기도 힘든 제목의 이 책은 19세기 말 파리의 예술가 이름이라고 한다. 역시 나는 무식했다. <빨간도시>는 효형출판에서 간만에 나온 책이다. 건축가 서현의 건축비평서다. 군데군데 넣어놓은 사진들이 너무좋다.

 

 

 

 

 

 

 

 

김병종의 <화첩기행>의 개정판이 나왔다. 독서력이 길지 못한 나는 알지도 못했던 책의 개정판인데, 그림이며 내용이 너무 갖고 싶게 만들어놨다. 그간 문학동네가 껍데기 갈아서 낸 책중 가장 사고싶은 책. 연내에 한 질을 구비 해둬야겠다.

 

 

 

 

 

 

 

 

 

 

 

 

 

 

소설분야에서는 건질게 별로 없었다. <붓다의 십자가>와 신춘문예 소설집인 <한국문단의 샛별>정도? 붓다의 십자가라니.. 대체 무슨 내용일까. <숙명의 트라이앵글>이라는 촘스키의 책이 생각나기도..

 

 

 

 

 

 

 

 

 

 

 

 

 

 

일본소설은 에로틱 소설 세 권을 골라봤다. 표지도 예쁜데다 제목도 농염하여 고르지 아니할 수 없었다. <당신이 그만두라고 조를 때까지>, <당신 안에서 스러질 때까지>, <당신이 애원해도 마지막까지>.. 191919금.

 

 

 

 

 

 

 

 

 

 

 

 

 

 

<12.21 종말의날>은 고대 마야 문서 속에 숨겨진 종말의 비밀을 밝히는 작품이라고 한다. 미국작가 더스틴 토머슨의 작품이다. <이매지너리 프렌드>는 미국의 신진작가 매튜 딕스의 작품인데 청소년 소설로 읽히는 듯 하다. 벌써 읽은 분들이 코멘트를 여럿 달아 주셨다. <슈트케이스 속 소년>은 제목에서부터 섬뜩한 기운이 올라오는데, 주인공 니나 보르를 내세운 시리즈 작품이다. 영미권에서 많이 팔린 북유럽 스릴러라고.

 

 

 

 

 

 

 

 

 

 

 

 

 

 

<위험한 패밀리>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책이다. 이탈리아계 프랑스인인 토니노 베나키스타의 소설이며 최근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보다는 소설이 더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3권이 나왔다. 4권까지 나온다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마무리가 되가는 듯. <문콜드 3>은 지난 권과 시간차를 많이 두고 나왔다. 현지에서도 그렇게 나온 탓일까. 머시 톰슨 시리즈를 반기는 사람이라면 구입을.

 

 

 

 

 

 

 

 

 

 

 

 

 

 

 

바야흐로 평전의 해가 될 것인가. 정초부터 굵직한 평전이 또 나왔다.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를 다룬 <샐린저 평전>이 그것이다. <레이먼드 카버>도 제대로 못 본 마당에 이걸 펼칠 여력이나 있을 줄 모르겠으나 인지도가 인지도인지라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신경림의 새 시집 <사진관집 이층>이 나왔다. 본래 시는 잘 읽지 않는 편이라 시집소개가 항상 허술하기 짝이 없는데 그래도 신경림정도는 나도 안다. 안다고.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은 나희덕의 시집이다. 처음듣는 시인이다. 이렇게 포스팅 하면서 하나씩 알아간다.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라는 멋진 제목의 책은 '세월'을 주제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있는 20여명의 펜잡이들의 글을 모은것이다. 면면을 보니 모두 메인스트림에 있는 사람들이다. 비주류는 세월가는거 볼 틈도 없지싶다. 폴 오스터의 신작 <겨울일기>는 소설의 성격이 별로 없다. 차라리 자전적 에세이라 부르는게 나을 듯. 그럼에도 역시 첫문장에 걸리고 만다. <실비아 플라스 드로잉집>은 시집으로 한번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간 그녀의 드로잉을 모은 것이다. 마음산책의 이 마니아적 성향의 책은 그 공을 높이 사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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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로 가는 길

레오는 첫 장 서두에서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간다.’ 는 말을 통해 자신이 현재 누리고 있는 삶을 다 짊어지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 하는 것 같다. 이후 레오는 수용소행 열차를 기쁨 반 두려움 반으로 오르게 되는데 여기서 오는 기쁨은 자신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욕망과 독립심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이후에 레오는 랑데부를 떠올리게 되는데 독일어로 ‘랑데부’라는 표현은 남녀가 데이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랑데부는 동성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레오가 랑데부를 가졌던 남자들을 익명으로 표기하는데 이것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폐쇄적인 시대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후에 레오의 할머니는 ‘너는 돌아올 거야’ 라고 말한다. 이 말은 앞으로 전개될 사건들의 결말을 암시하기도 하는데, 레오가 수용소 생활을 견디게 한 주요한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수용소로 가는 열차는 몇날몇일이고 멈추지 않고 갔다. 그 안에서는 많은 얘기가 오고갔는데 이른바 ‘눈의 배신’ 이라는 이야기로써 눈 때문에 숨어있던 토굴에서 발각되어 수용소에 오게 되었다고 하는데, 눈을 러시아의 종노릇을 했다고 빗대어 표현하는 것에서 이 ‘눈’이 단순한 자연물을 떠나서 혹독함과 추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했다. 열차를 타고 가다 잠시 내려 집단으로 용변을 해결하는 모습에서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잔혹성과 인권이라는 가치의 유린, 이미 수용자들을 사람으로 생각지 않았다는 러시아인의 무자비함을 읽을 수 있다.

 

-수용소와의 만남

이제 수용소에 도착한 레오는 본격적인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되는데 먹을 것이 없어 수용자들은 명아주를 먹는다. ‘명아주를 먹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배고픈 천사다.’ (p.28)에서는 의지와는 다르게 욕망이 몸을 지배하는 수용소 생활을 그리고 있다. 명아주를 먹는 것은 자신도 자신의 입도 손도 아닌 배고픔이라는 기본적인 욕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본적 욕구도 채우지 못하는 수용소에서 사람들은 용기를 내어 시흐트반요노브에게 언제 돌아갈 수 있냐고 묻는다. 하지만 ‘곧’ 이라는 말만 되풀이 해 듣고 마는데, 이 ‘곧’이라는 말은 수용자들에게 희망고문을 주어 인간의 기대심리를 부추기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곧’이라는 시간은 5년을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수용자들은 번호로 인식이 되는데 여기서는 개인이 아닌 집단 ‘나’가 아닌 ‘번호’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도 또는 드러내서도 안 되는 팍팍하고 폭압적인 삶을 의미한다고 본다.

 

-숨그네

'숨그네가 공중을 한바퀴 돌고, 나는 헉헉거린다.‘(p.37)에서 책의 제목인 숨그네라는 단어가 처음 나오는데, 고된 노동으로 인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들숨과 날숨이 입안에서 맴도는 상태를 이런 멋진 합성어로 표현 한 것 같다. 이외에도 작품에는 조금은 생소한 합성어들이 등장하게 된다.

 

-시멘트

이렇게 숨그네가 생길정도로 힘든 강제노동에서의 필수 재료인 시멘트에 대한 작가의 시선도 날카로운데, 시멘트는 회색빛의 무미건조한 수용소 생활과 굳어버린 시멘트 같은 딱딱한 수용소의 삶을 나타낸다고 본다. 흩어지는 시멘트 가루같이 수용자들의 정신상태도 산란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문화 공동체와 호텔

이 다문화 공동체는 다양한 지역에서 수용소로 온 사람들의 단순한 집합을 의미한다. 거의 독일인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양한 지역에서 왔다는 의미로 불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문화 공동체와는 사용범주가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호텔에서 함께 사는 것이다.(p.52)라는 부분은 수용소 생활과는 상반되는 단어를 나열함으로써 자기위안을 삼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차를 타는 것

차를 탄다는 것은 곧 차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말의 이런 작은 기대감이 수용소 생활을 견디게 하는 힘이다. 차를 타고 외부에서 일을 하고 오면 수용소에 들어오는 시각이 늦어지게 된다. 늦어지면 식사를 늦게 하게 되면 멀건 국물 밑의 건더기를 먹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만 너무 늦어지면 그마저도 없어져 배고픈 천사를 끌어안고 잠들어야만 한다. 여기서는 인간의 절박함을 드러냈다고 본다. 그 시각 얼마차이로 국물과 건더기를 먹는게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방울 넘치는 행복

수용자인 이르마파이퍼가 회반죽에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르마파이퍼의 옷가지들에 더 관심이 많다. 궁지에 몰리면 발휘되는 인간의 단순한 생존본능이지만 사람을 위한다기보다 물질적 가치를 쫓는다는 것을 볼 때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고발하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죽은 사람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면 전리품만 보인다.(p.168)는 구절에서도 수용자들의 철저한 이기주의와 생존본능을 현실사회도 사람은 뒷전이고 돈이 우선인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장은 현실과 참 닮아있다.

 

-손수건과 쥐

방문판매를 나간 레오는 한 여인의 집에 들어가서 수프를 얻어먹게 되고 콧물을 흘리는 레오를 측은하게 느낀 여인은 레오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여기서 이 손수건은 정(情)의 매개체이고 여인의 아들에 대한 감정의 이입이며 레오에게 손수건은 수용소 생활에서 자신을 살펴준 단 하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방문판매를 끝내고 수용소에 돌아왔을 때 레오의 침상 밑에 취가 새끼를 낳았는데 불쌍하지만 쥐들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간이화장실에 쥐들을 손수건으로 싸고 가서 털어버린다. 하지만 쥐들에겐 연민을 느낀 반면 전에 레오가 죽인 고양이에 대해서는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데, 이는 자신의 손을 물어뜯는 고양이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존재로 인식했기 때문에 목을 조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따라서 여기선 쥐의 탄생과 고양의 죽음을 대비시켜 생과 사의 의미를 대비시켰다고 생각한다.

 

-심장삽과 배고픈 천사

여기에선 땅을 파는 삽을 심장삽 이라고 표현했지만, 일반 공사현장에서 쓰는 삽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삽질1회=빵1그램‘(p.96) 이라는 나름의 공식을 통해 삽질의 고됨을 순화시키고 삽질에 집중하는 동안은 배고픈 천사와 멀어질 수 있다. 이 공식은 레오가 고향으로 돌아간뒤에 상자공장에 취직해서도 ’못1개=빵1그램’(p.317)라고 표현된다. 배고픈 천사는 작품 전체에서 수용자들을 좌지우지하는 주요한 표현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배고프기 때문에 일해서 빵을 얻어야하는 처참한 생활을 미화시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고픈 악마보다는 배고픈 천사로 받아들이는 편이 수용소 생활의 고됨을 줄이는데 더 낫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배고픔이라는 소재는 작품 내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되는데 ’배고픔과 함께 물건을 칼로리로 바꾸러간다.(p.156)의 표현에서도 이제 더 이상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물건이 아니고 칼로리로만 생각되는 즉, 식욕과 배고픔이라는 본성이 자신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후에 레오는 수용소에서 나와 밥을 먹을 때 ‘모든 구멍을 열어젖히고 먹는다’(p.276)고 표현하는데서 배고팠을 시절의 심정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수용소 말년에 수용자들은 임금을 지급받게 되고 배고픔이라는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고도 돈이 남자 잘 보이기 위해 서로 겉치장에 급급한다.(p.280) 이것은 인간의 허영심과 끝없는 욕심이 낳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사람의 욕심이니 말이다.

 

-수용소의 일상

‘고양이 결혼식’ 이라고 불리는 남녀 간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아무리 수용소라도 인간의 기본적 욕구는 다 일어나고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체펠린이라고 불리는 큰 관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 행위는 감시가 심한 수용소에서도 ‘일상’적인 행위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작품에서는 ‘뻐꾸기시계’가 등장하는데 이 시계는 시간도 맞지 않고 울음소리도 괴상하다. 이는 수용소에서는 이런 시계가 불필요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노동을 하는 수용자들에게 작업을 끝내는 나팔소리 외엔 막사 안에서 보는 이러한 보통의 시계는 ‘환지통’(p.112)처럼 잊고 있었던 수용소에 오기 전 일상들을 다시금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경비원 카티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장애가 있는 카티를 경비원으로 세운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날 때부터 천치였고 오년 내내 여기가 어딘지 몰랐다.'(p.116) 는 부분이 나온다. 이는 비정상적인 한 인간을 통해 러시아인의 잔인성을 더욱 부각시키게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카티는 후에 머리카락이 잘리고 그것을 붙여보려 수프에 찍어 민머리에 갖다 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수용소 내에서 새로이 재생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부분인 것 같다. 카티는 방문판매도 하지 않고 수용소 안의 식물과 파수견의 언 똥을 먹으며 살아남는데, 이것은 이성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본성만이 존재하는 수용소내의 생활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짧은 장이지만 카티의 등장은 작품 내에서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빵(Brot)

작품에서 ‘빵’이라는 소재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열량으로 인식된다. 우선 <빵 도난 사건>(p,120~128)에서는 빵을 나눠주는 펜야라는 여자와 동료의 빵을 훔쳐먹은 카를리 할멘이 주요한 인물로 등장하게 되는데 이 펜야는 400일이 넘는 시간동안 한결 같이 수용자들을 처음 보는듯한 눈으로 바라본다.(p.123) 이것은 인간적인 감정의 부재와 매마른 인간상을 드러낸다고 본다. 이후 카를리 할멘이 동료들의 빵을 먹고 발각되어 무참히 짓밟히는 데 여기선 ‘빵의 법정에서는 일반도덕이 들어설 수 없다.’(p.127)는 말을 통해 수용소 밖에서 통하던 일반도덕관념을 넘어서 오로지 생존을 위한 각자의 몸부림만 있는 참담한 현실을 빗댄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볼빵>(p.134~137)의 개념이 나오는데 볼빵은 죽어가는 사람의 볼이 푹 꺼지는 것에 빗대어 곧 죽을 사람이 지닌 빵을 의미한다. 이 빵들은 저녁 시간이 되면 서로 바꾸기 시작하는데 ‘착시를 또 다른 착시’(p.136)와 바꾸는 행위를 통해 인간본성의 간사함과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 본연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빵을 바꿔 봐야 몇 그램이나 더 늘어나겠으며 몇 입이나 더 먹을 수 있겠는가? 이는 모두 덧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조베

하조베는 Hase(토끼)+Weh(아픔)+Heimweh(향수)를 합쳐 작가가 만든 가상의 단어다. 여기서 생각해본 것은 토끼는 죽어가는 사람을 뜻하고 아픔은 배고픔과 노동의 고됨을 뜻하며 향수는 고향의 그리움을 뜻한다고 가정할 때, 하조베라는 단어는 이 모든 것을 응집시키는 비극과 한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발음이 비슷하고 의미가 다른 말들이 나오는데 독일어의 Kuschen(복종)과 러시아어의 Kuschet(음식)의 아주 상반되는 단어를 통해 수용소에서의 복종은 곧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의미를 의도했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와 독일

작품에선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표현은 없지만 우회적으로 나타내는 표현들이 종종 보인다. ‘지도자한테 전보를 치지 그러냐. 그전에 수염부터 깎으시라고’(p.106)에서는 독일 본국의 지도자 때문에 핍박받는 독일계 가정에서의 자조 섞인 목소리들이 표현되고 있고, <검은 개들>(p.243~244)에서는 망루위의 보초병을 ‘검은 개’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내에서의 개는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사람을 뜯어먹는 들개나 수용자들을 감시하는 개로써의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검은 개들이라는 표현은 자신을 가둔 소련에 대한 반감을 비유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검정이라는 색을 통해 초반부에 등장했던 ‘흰색 아마포 손수건’ 과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고도 본다.

 

-슬래그 벽돌

슬래그 벽돌은 다루기가 참 어려운 물건이다. 힘 조절을 하지 않으면 부서져 버리고 옮길 때도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슬래그 벽돌을 ‘애벌레 무더기를 네모나게 찍은 것이고, 거기서 나방이 나온 것 같다’(p.175)고 표현하는데, 이런 차가운 슬래그 벽돌에도 생명력을 부여하여 수용소 생활을 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한다. 이 ‘벽돌’에 대한 시선은 전에 나왔던 ‘시멘트’보다 긍정적인데 ‘벽돌가루는 시멘트 가루처럼 사람을 미치게 만들지 않고, 석탄 가루처럼 눌어붙지 않는다.’(p.69)는 구절에서도 시멘트나 석탄가루보다 벽돌가루가 그나마 긍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중적 속성

작품에선 하나의 대상을 가지고 의미를 다르게 인식하여 오해가 생기는 일이 있는데 <믿음이 담긴 병과 의심이 담긴 병>(p.177~184)에서 레오가 세면도구 가방에 숨겨놓은 양배추 수프 병을 시흐트반요노브가 발견하고 이에 대해 추궁한다. 하지만 그 병에 담긴 것은 레오 자신이 먹을 것이며 생존과 관계된 물건이다. 허나 시프트반요노브의 눈에는 그것은 소비에트 인민을 고발하는 도구로써 사용될 것이며 그런 레오에게 벌을 내려야만 한다. 여기서 귀향과 수용소라는 단어가 대비되어 나오는데 ‘희망이 좌절될 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p.183)아예 집으로 가고 싶은 ‘귀향’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기로 한다. 덧붙여, 레오가 귀향한 뒤 마을사람인 카르프씨와 대화(p.302)에서도 할아버지에게 했던 말과 레오에게 했던 말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볼때 상반된 단어들과 하나의 사물에 대한 다른 시각은 인간의 서로 다른 생각과 이중적인 잣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본다. ‘바깥세상의 소식을 오래도록 듣지못하면 기억이 그리움이 된다.’(p.290)에서도 기억과 그리움이라는 단어를 대비시켜 그리움이라는 생각을 기억에 묻는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냄새 또는 향기

<슬래그에 대하여>(p.194~200),<화학성분에 대하여>(p.205~211)에서 냄새나 향기라는 단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슬래그의 냄새는 무엇보다 작업 시간이 곧 끝남을 의미했다.’(p.197)에서 냄새는 곧 시간이요 수프요 휴식이다. 그 슬래그 냄새 하나로 레오 자신이 일이 끝나고 하게 될 다른 용무들을 연쇄적으로 떠올리는 감각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다행스러운 건 배고픔의 단어와 먹는 단어처럼 화학성분으로 이루어진 도망침의 단어도 있다.’(p.206)는 부분에선 유해한 화학성분 냄새에 맡서는 다른 향기들을 떠올리면서 독한 화학냄새에 기분 좋게 중독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일들이 생각되고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스카프와 감자

레오가 가진 붉은 포도주색 스카프를 투어 프리쿨리치가 맘대로 가져가는 일이 생긴다. 이에 투어는 스카프 값으로 감자를 원하는 대로 주기 위해 하루만 작업장을 바꿔준다. 하지만 레오는 그 사실도 모르고 자신이 오늘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죽음의 그림자는 감자를 가지고 돌아가는 기쁨으로 바뀌지만 기쁨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수용소 생활의 매마름을 보여준다. 여기서 볼 때, 투어는 그래도 어느정도 양심은 있는 인물이며 스카프를그냥 가져간것에 대한 미안함을 레오가 가져간 273개의 감자로 갚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양철키스와 권태

 

권태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이나 같은 사람이나 사물에서 새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작품내에서 권태라는 단어가 후반부에 주로 쓰이는데, ‘눈의 권태’(p.230),'권태로운 봄‘(p.228), '권태는 불안을 견디는 것이다’(p.232)로 찾아볼 수 있다. 레오가 돌아가고픈 권태는 추측해보기에 그냥 평범한 일상인 것 같다. 권태로운 봄을 꿈꾸지만 현실은 고된 노동뿐인 수용소에서는 평범한 일상 자체가 권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권태와 사람에게서 느끼는 권태와는 또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양철키스>(p.252~255)에서 파울 가스트와 하이드룬 가스트 부부가 서로 외도를 한 것을 빗대어 ‘오래된 부부는 공복을 느끼게 하며 외도는 허기를 달래준다.’(p.253)고 표현했다. 여기서 공복과 허기는 권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권태가 결국 수프안에서 숟가락만 부딪히는 의미없는 양철키스(p.246,p.254)를 의미한다고도 생각한다.

 

 

-고향으로 돌아와서

5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마친 레오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죽은 줄만 알았던 레오가 돌아왔지만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대리형제인 로베르트와 부모님과 할머니가 계신다. 하지만대리형제인 로베르트에게만은 놀랍도록 무덤덤하고 차갑게 대한다. 이것은 자신이 느끼는 직접적인 정감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후에 상자공장에 취직하고 콘크리트기사 양성과정에 등록하며 기술학교에 다니다 그곳 회계사 과정의 에마라는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 11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레오는 다시 혼자가 되는데, 합의 이혼이 아닌 일방적 통보로 결혼생활을 끝낸다. 여기서 레오는 뭔가 세상과의 소통이 부재된 인물로 비쳐진다. 이러한 습성은 수용소에서 자신만 살기위해 보낸 나날들이 투영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남의 배려는 하지 않는 살아남기 위한 이기심 말이다.

 

-보물

마지막 장 <보물에 대하여>(p.327~331)에서는 가장 무거운 보물은 ‘노동강박’이라고 하는 것으로 비춰 볼 때 여기서 표현하는 보물이란 단어는 수용소 생활에서의 추억으로 해석된다. 추억일지 기억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내가 견디지도 놓아주지도 못하는 나의 보물들처럼 나를 손아귀에 쥐고 있다.’(p.329)는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유추 할 수 있었다.

 

이 <숨그네>는 전형적인 수용소 문학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과 함께 타데우쉬 보로프스키의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라는 작품을 같이 읽어보았다. 폴란드 작가가 쓴 유대인 수용소 이야기를 단편소설로 쓴 것인데, <숨그네>에서의 수용자들이 힘든 수용소 생활에도 불구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했던 반변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에서는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죽음 맞이하는 유대인을 볼 수 있다.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 <숨그네>도 자잘한 단편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소설이기 때문에 사람이 중심이 아닌 사건과 사물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숨그네>는 완전한 허구가 아닌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한 Faction이기 때문에 Fiction 보다는 사실적이라는 관점에서 작가의 의도를 추려내기가 까다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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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3 1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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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3 17: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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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 벽두부터 문학동네의 야심찬 한국문학 시리즈가 소개됐다. 이름하야 '한국문학전집' 시리즈다. 넘버링을 보니 100권이상 발간할 장기계획을 세워 둔 것으로 보이는데, 민음사나 창비가 세계문학에 치중할 때 한국현대문학 중심으로 전집을 꾸려나가는 것은 좋은 시도로 보인다. 일단 1차분이 20권 나왔는데 표지만 갈아서 낸 것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거물급 작가의 의미있는 작품들을 구성했다는 것으로 일단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디자인면에서도 한국문학전집 답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차후 추가 될 작품이 기대된다.

 

001 김승옥 - 생명연습

002 황석영 - 개밥바라기별

003 박완서 - 대범한 밥상

004 이문구 - 공산토월

005 김주영 - 홍어

006 최인호 - 견습환자

007 이승우 - 식물들의 사생활

008 안도현 - 연어·연어 이야기

009 신경숙 - 외딴방

010 성석제 - 왕을 찾아서

011 윤대녕 - 반달

012 김소진 - 열린 사회와 그 적들

013 김연수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014 김훈 - 칼의 노래

015 은희경 - 새의 선물

016 전경린 -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017 김영하 - 검은 꽃

018 박현욱 - 아내가 결혼했다

019 천명관 - 고래

020 박민규 - 카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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