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가자, 남극으로
장순근 지음 / 창비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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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점점 과학에 관심이 많아지며 관련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창작동화는 너무 이야기 위주여서 아이의 궁금증은 물론 내가 미리 공부해 둘만한 내용도 아니었고 백과서전에서도 채워지지가 않는다. 남극과 북극은 어떻게 다른지, 남극에 세종기지가 있다는 것 말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찾아낸 <야! 가자, 남극으로>는 숨어있던 보물을 발견한 것 같다. 이런 고마운 책이 있었다니 주변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중이다. 연령분류가 초등 5,6학년으로 되어 있고 서평도 별로 없어 망설이다 도서관에서 보고 가슴이 뛰기까지 했었다. '남극'에 대해서는 이제 든든하다. <야! 가자, 남극으로>가 책장에 자리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막연하게 '남극'하면 얼음과 펭귄정도만 떠오르던 나에게 시야를 넓혀준 책이다.

표지에서 '세종기지 지킴이 장순근 지음'이라는 소개가 믿음직하더니 내용을 살피며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궁금하고 신기해하는 '남극'에 대한 경험담을 들려주는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더구나 딱딱한 문체가 아니라서 더욱 친밀감이 느껴진다. 흔히 말하는 남극은 어디인지부터 남극과 북극의 차이, 남극의 기후와 얼음, 신비한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남극의 하늘, 남극에 사는 동물과 식물의 자세한 설명을 사진과 함께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페이지마다 사진과 그림이 있다.)

얼음으로 덮인 남극도 대륙이므로 다른 대륙에 있는 지질학적 현상이 일어난단다. 활화산과 온천도 있고 또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여있으나 맨 땅과 암석이 드러나는 메마른 골짜기라는 '드라이 밸리'라는 지역도 있단다. 화석과 지하자원에 대해서도 또 각 나라에서 기지를 짓고 연구활동이 활발해지게 되어 사람들도 늘어나게 되니 환경을 보호해야된다는 이야기까지 사실만 전달해주는 과학책이 아니라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그 해답을 찾아보게 하는 점이 더욱 좋다.

세종기지가 처음 세워진 과정에서부터 세 차례나 월동대장을 지낸 저자의 남다른 책임감과 남극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뒤에는 '찾아보기'도 있으니 궁금할 때마다 직접 찾아 볼 수 있어 과학책의 조건을 다 갖춘 책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과학책도 전문가가 쓴 이렇게 쉽고, 딱딱하지만은 않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들이 많이 나와주길 바란다. 또 하나 책 속에 소개된 세종기지 홈 'sejong.kordi.re.kr - 눈나라 얼음나라'에서도 생생한 남극소식을 볼 수 있다. 아이가 더 자라 월동대원 아저씨랑 이메일 주고받는 그림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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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야 헤엄쳐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
앤 턴불 지음, 에마 치체스터 클락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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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나무늘보가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듯이 제목에서도 '헤엄쳐'가 거꾸로 되어있어 벌써부터 재미있어 한다. 한 장 넘기면 먹구름 사이로 비가 퍼붓는다. 제목 만으론 상상이 되지 않더니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새롭게 꾸민 것이다. 그 긴박한 시간에 나무늘보의 등장으로 오히려 웃음과 여유를 갖게 한다. 아이는 '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에서 이미 나무늘보의 느림보 행동을 알고 있었으므로 나무늘보가 나오자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더니 그것보란 듯이 웃는다.

<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에선 아침인사를 하다가 너무 느린 탓에 금세 밤이 되어 밤 인사를 해야 한다고 나왔었기 때문이다. 노아와 동물들 모두가 나무늘보만 바라보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배에 태우려 하는 것이나 코끼리가 코를 늘어뜨렸는데 닿지 않자 모두들 배 끝 쪽으로 몰려오는 바람에 오히려 코끼리 코가 나무늘보에게 닿게된다는 이야기가 따스한 웃음을 준다. 마지막 장면 배에 올라탄 나무늘보는 노아가 동물들을 확인하는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벌써 잠 속에 빠져있어 아이는 나무늘보는 못 말린다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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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방망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
정차준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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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그림책이나 전래동화를 전집이 아닌 하나하나 모아 가는 재미가 더 솔솔 하다. 간단하며 하나로 이어질 이야기를 앞뒤로 펼쳐보게 하여 마치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 듯 흥미롭다. 아이는 편집의 작은 변화에 신기해하며 몇 번이고 앞뒤로 돌려가며 들여다본다. 어떨 땐 <도깨비 방망이1>이 아니라 2부터 읽으라고도 한다. 방송에서 구수한 목소리의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들려주던 입말이 살아나는 글이라 저절로 리듬을 타게 된다. 그림도 적당히 해학적이라 웃음을 준다. 따옴표 안의 대사는 아이보고 읽으라며 같이 읽곤 하는데 제법 감정을 살려서 읽는다.

한 번은 나무를 하려고 산으로 올라갔다는 이야기에 의문을 갖기에 옛날엔 아궁이가 있어서... 하며 열심히 <팥죽할머니와 호랑이>까지 펼치며 아궁이 그림을 보여주었는데... 정작 아이의 입에선 '산에 나무가 없으면~, 산에 나무가 없으면~, 그 산 무너지겠네~.'하며 지난 식목일에 부르던 노래를 불러 재낀다.^^ 이젠 좀 컸다고 책을 읽어주면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것들이 많아지나 보다. 질문이 많아져 힘들기도 하지만 쌓였던 피로가 한번에 풀리는 청량제 같은 아이의 한 마디에 책 읽어주는 수고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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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채인선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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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제일 좋았던 점은 페이퍼 백이라 책꽂이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 좋고, 값도 저렴하다는 것이다. 한글그림책도 페이퍼 백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겨울이면 빼놓을 수 없고, 집집마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냉동실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만두. 그래서인지 그림책으로 보는 만두이야기에 기대가 되었다. 옛것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힘주어 정작 아이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책들이 의외로 많은데 놀랐었다.

그에 비해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는 이름 그대로 손 한 번 엄~청 큰 할머니와 동물가족들이 한바탕 놀이를 하듯 이어지는 이야기에 저절로 흥이 나는 매력이 있다. 읽을 때 운율이 살아있어 리듬을 타게 되는데 아이도 귓가에 맴도는지 혼자 놀면서도 흥얼흥얼 따라한다. 어릴 때 만두 빚는 날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처음엔 조그맣고 예쁘게 빚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만두소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투덜대기 시작하다 어느새 처음 것들보다 크게 빚게 되던 추억에 웃음이 절로 난다. 손 큰 할머니처럼 마지막에 전부 모아 가장 큰 만두를 빚을 생각을 못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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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 문화마당 4-004 문지 스펙트럼 4
최윤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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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에서 아동문학과 관련된 전문가 6명이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책 10권씩 추천했는데 그 중 두 권만이 겹치더라고 했다. 그 동안 아이 책 고르기가 쉽지 않았던 게 설명되는 이야기 같다. 물론 엄마와 아이의 취향도 다 다르고 생각도 다르겠지만 말이다. 처음 아이 책을 선택하며 느꼈던 느낌이 이 책에서 그대로 되살아난다. 아이가 아직 어려 쉽진 않았지만 아이의 컨디션이 좋을 때 서점에 나들이 가는 꿈을 꾸기도 했으니까... 지갑만 두둑하다면 책을 한아름 안고 오리라는 생각은 언제나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그러다 이유식 시작할 때가 생각났다. 모유를 먹이느라 그 나름대로 자유롭지 못했던 터라 이유식은 좀 편하게 해보고 싶었다. 시판되는 이유식을 타서 먹이니 아이는 작은 혀로 밀어낼 뿐 삼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직접 맛을 보고는 단맛이 너무 강한 것에 얼마나 놀랐던지... 밋밋한 모유만 먹던 아기에게 그 맛은 너무 강할 것이란 생각에 미안함마저 들었다. 그 후로 갈고, 빻고, 삶아서 엄마표 이유식을 정성껏 만들어 먹였었다.

아이의 책을 선택하며 드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엄마표 책꽂이를 얼마나 정성껏 갖추어 주느냐에 책을 좋아하느냐 아니냐가 결정될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의 책에 대한 비평이 모두 나와 같진 않았어도 엄마가 아이의 책에 관심을 가지며 느끼게 되는 심정은 너무나 닮아 있었다. 작가의 책임감과 열정이 전염되어 작은 문고판이긴 하지만 단숨에 읽어나갔다.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엄마들의 말과 작은 몸짓이 아이들의 책 만드는 이들에게 책임감을 갖게 할 수 있다면 앞으로는 책 고르기가 점점 수월해지지 않을까... 아이책을 읽으며 서평으로라도 목소리를 내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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