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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평점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가 있다고? 정말 있다. 1981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발견된 <코덱스 로마노프>가 원제이며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소개가 되었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가 다빈치의 저작을 사들였는데 그 목록에 들어 있었던 책이라고 해서 코덱스 로마노프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이 책의 1부는 이 책에 대한 이야기와 다빈치의 출생과 생애에 대한 이야기와 한평생 요리에 지극히 관심이 많았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다빈치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1452년에 피렌체에서 가까운 빈치라는 곳에서 태어난 다빈치는 우리가 그림과 벽화를 그린 위대한 예술가로만 알고 있지만 정작 그는 그림도 그리다 만 미완성작이 많았고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피렌체에 가보면 유명한 베키오 다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정말 아름답다. 그 베키오 다리옆 '세마리 달팽이' 라는 술집에서 일하다 1473년에 주방 사람들이 어쩐일인지 다 사망하자 주방을 맡아서 하기도 했고 그만의 너무나 독특한 요리를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나오게 되었다. 그때 일했던 경험으로 주방에서 사람손을 어떻게 하면 덜 가게 할 수 있을지 또한 어떤 요리법을 쓰면 좋을지 남다른 고민을 하고는 이 요리노트를 틈틈이 쓰게 된 것 같은데 이 요리노트는 그야말로 기발하고 엽기 발랄하다. 실제로 다빈치는 요즘과 비슷한 후추를 가는 도구를 고안했고 스파게티와 비슷한 이름의 국수를 만들었다.
1478년 세마리 달팽이 술집이 홀랑 타버리자 보티첼리와 함께 그 자리에 술집을 차렸는데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마리 개구리 깃발'이라고 불리웠단다. 정말 영화화해도 재미있을 이야기들이 아닌가. 이 책에서만도 정말 희한한 사건도 많이 일어나고 레오나르도의 모험이라고 불리워도 될만큼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다. 그가 만든 거대한 기계들 하며 그 기계들이 얼마나 스포르차성의 부엌을 초토화시켰는지.. 이 밀라노의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휘하에 들어가서 일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당시 밀라노에서는 스포르차 성에 가봤는데 다빈치가 살았던 곳을 두 군데나 갔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 성 주변엔 바로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이 있는데 마침 간 날 표가 없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이 최후의 만찬을 그리라고 파견 보내놓았더니 3년 동안 진척되는 일이 없어서 성당사람이 고자질을 하기도 했는데 다빈치는 끈질기게 먹고 마시며 이 최후의 만찬 벽화에 그려질 요리를 생각하느라 그랬단다.
다빈치의 요리노트는 정말 지금 시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여러가지 재료와 요리들이 등장하는데 양머리로 만든 케이크라던가 개구리 발 요리라던가 각종 발가락을 모아 만든 요리 등 상상을 초월한 요리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리고 당시에는 감자, 토마토, 커피 등은 아직 없었다는 사실. 소금, 후추, 향신료는 있었다. 각종 허브들이 요리에 많이 쓰였는데 그래서 우리가 잘 모르는 서양의 허브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니스, 회향, 박하, 카민, 쿨란트로, 백리향, 샐비어, 로제타, 마조람, 쥐오줌풀, 파슬리, 네덜란드 겨자,미나리 등등 더 많이 등장한다. 여기에서 파슬리, 미나리, 박하만 아는 재료다. 꽃튀김, 양배추 잼, 소고기 파이, 빵(우리가 흔히 아는 빵이 아닌 당시의 빵) , 그리고 희한한 요리들.. 이 책은 마치 중세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마녀의 단지같은 느낌도 받을 만큼 신기하고 기발하고 엽기적인 요리도 많이 있었다. 노트에 그려진 삽화나 내용을 보면 정말 천재인으로서의 다빈치를 느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