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보낸 메일 문학과지성 시인선 580
김광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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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김광규.

나랑 또래이거나 두어 살에서 여덟 살까지 어린 시인들 시를 읽다가, 나보다 사십 살도 넘게 훌쩍 어르신인 노인 시인의 시집을 샀다.
사회화 단원을 가르칠 때마다 ‘살펴보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 나의 아들의 아버지이고…‘하는 시인의 ‘나’라는 시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곤 했다. 내가 직접 안 읽고 예전의 어색했던 TTS프로그램 돌려서 읽어주면 ‘그렇다면 나는/ 아들이고/ 아버지고/ 동생이고/ 형이고/ 남편이고/ 오빠고/ 조카고/ 아저씨고/ 제자고/ 선생이고 /납세자고 /예비군이고/ 친구고/ 적이고/ 환자고/ 손님이고/ 주인이고/ 가장이지 /오직 하나뿐인 /나는 아니다‘ 하는 부분에서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숨도 안 쉬고 기계 목소리가 그렇게 읽어주면 웃기긴 하다. 그러다가 ‘과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가’ 하면서 진지 빨고 나면 숙연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웃던 아이들과 시험장에서 마주칠 지도 모르는데, 그런 걱정 하면서도 수능 국어 공부하다보니 김광규 시인 시를 가끔 만났다. 시인이 옮긴 브레히트 시집도 갖춰 놨는데 몇 년 째 묵고 있다.

시집을 한참 보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못되처먹은 마음으로 역시, 사랑 받는 시인은 일찍 죽은(혹은 일찍 절필한) 시인이다, 이러고 몇 안 되는 아는 젊어 죽은 시인들의 연보를 훑었다.

윤동주(1917-1945) 27세 사망
이상(1910-1937) 26세 사망
김소월(1902-1934) 33세 사망
백석(1912-1996) <사슴> (1936) 23세 발표

그런데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생각보다 나이 들어서 출간한 시집이라 더 찾기를 그만두었다. 못되처먹은 나새끼…

80세 넘은 연세에도, 가슴 속에 기계장치 넣고도 떨리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적은 시일 건데, 시는 온통 달궈진 숯덩이 같은 줄만 알던 어린 놈의 새끼는 타고 남은 재에 손을 넣고 이게 남은 온기인가 아닌가 긴가민가 하고 있었다. 그래도 시집의 후반부 4부에 실린 시들은 조금 좋았다. 아프거나 죽는 이야기인데 그게 뭔가 날것처럼 와닿아서 이런 건 역시 으르신 아니면 못할 말들…하고…

자신은 없지만 80세가 되면 이 시집 다시 읽으면 어떨까 궁금했다. 40년 전 젊은 나새끼를 욕하면서 그무렵이면 절절하게 와닿는 시어들을 다시 읽어내려갈지, 아님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불덩이 내놔, 하고 젊을 적에 쓴 시들만 찾아 읽고 다닐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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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재란 때도 살아남은
조선 닭입니다
“늙은 수탉 같으니라구!”
왜 자꾸만 꾸벅꾸벅 조느냐고 구박하지 마세요
아시겠지만 요즘은 병아리들이
채 자라기도 전에
달걀을 낳기도 전에 모두
프라이드 치킨이 되잖아요
플러스 아니면 마이너스
1 아니면 0 사이에서
성숙할 틈도 없이 깜빡거리다
꺼져버리는 디지털 시대에 느닷없이
조류독감으로 가금 3천만 마리 매몰되었지요
역겨운 악취 참기 힘든 2017년
붉은 닭의 해에도
산 채로 땅속에 묻히지 않고
통닭구이로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끈질기게 살아남은
장닭을 본 적 있나요?
-꼬끼오 꼬오 꼬!
들리지 않아요?
새벽 뒤뜰에서 수탉 우는 소리
(‘조선 닭’ 전문)
수능 국어 기출 풀다보면 ‘털보네 대장간’에 낫인지 호미인지로 걸리고 싶다는 시가 나오는데, 이 시에서는 희미하게나마 그 시 비슷한 느낌이 남아 있어서 옮겨 적었다. 한 편으로는 불길하게도 읽히는 시이다. 우리 꼰대 푸르게 푸르게-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노병은 죽지 않는다- 뭐 그렇게도 읽히는 시여서…수탉이라 그럴지도…ㅋㅋㅋㅋㅋ 프라이드치킨 맛있잖아요.

-코펜하겐 해변 호텔 식당에서
여권을 잃어버린 날
도심의 성 페트리 교회에서
예술원 회원들의 박수 받던 날
그러니까 15년 전 5월 중순
초저녁에 시상식을 독점 촬영한
사진사는 약속한 필름을 보내주지 않았다
몇 년 뒤 라이프치히 도서관에서
작품 낭독회 끝난 뒤 우연히
저녁 뷔페 자리에서 마주쳤을 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
와인 잔 뒤집어엎고 얼굴 붉히며
다시 한번 사진 보내주겠다
약속하고 십수 년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시상식 사진 대신 나에게
자기 이름을 남겨준
문학 전담 여류 사진사
언젠가 또 만나면 어떻게 하나
(‘그녀 생각’ 전문)
ㅋㅋㅋ제목만 보면 은은할 거 같은데 사진사님 필름 어쨌어… 남류 시인 화나서 여류 사진사 찾잖아… 옛날 사람의 옛날 생각하는 옛날 시이다…(이제 여류- 소리하면 삼류랍니다) 아니 근데 뒤끝 쩔만 하다. 코펜하겐에서 라이프치히까지 갔는데 여태 사진 안 주고…소용 없을 자기 이름만 남겨주고…시 한 편도 남겨주고…

-수술을 며칠 앞두고 환자를
격려하며 찾아온 중학교 때 친구들과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졌다
안국역에서 3호선 전철을 타고 떠나가는
늙은 친구들 배웅하고 돌아서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그들을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아
슬퍼진 것이 아니었다 내가
혹시 앞서가게 되더라도 제각기
살아남아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에 시달리며
지저분한 잔반을 치워야 할 그들이
문득 불쌍해져서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었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 전문)
ㅋㅋㅋㅋㅋ끝까지 읽어야 웃든 울든 하는 시. 문득 몇 살부터 먼저 죽는 게 승자인 나이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건강보험료를 낸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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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07-09 2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Tts로 읽어주는 거 너무 혹합니다. 사회화란 대체 어떤 단원인 것인지도 귱금.. 사십년 후 저도 궁금해요. 적어주시는 거 제가 오래 볼 수 있길ㅋㅋ 사심 가득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10 11:39   좋아요 3 | URL
일단 내 전공도 아닌 지리를 한 학기 주절주절…가르치다가요…인간이 어떻게 사회적 존재로 자라나는지에 관해 사회화, 자아정체성, 뭐 이런걸로 주절주절하다가 지위와 역할, 역할갈등, 집단, 사회구조 이런 거 겉핥기 하고서 자 다음엔 문화가 뭔지 알아보자 이러고 다음 단원 넘어가요 ㅋㅋㅋ 중학교에 오래 있으면 내 머리도 중학생에 머무른다… 감사한 사심인데 내 거기에 보답할 수 있을지는 장담을 못하여 송구합니다…가는 데 순서 없다잖아요…ㅋㅋㅋㅋㅋ

유수 2023-07-10 11:49   좋아요 2 | URL
그뤃죠. 제가 먼저 갈 수 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뭐 소망은 가질 수 있자나요! 집에 오래 머무르는 자로 뜨악스럽네요.
중학교 사회 때문에 문과 못간 저는… 시 읽어주는(들려주는!) 사회 선생님 크으.. 반님에.. 또 취함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10 11:53   좋아요 2 | URL
아 그런데 나 몇 년 전에 선거 끊어(?)가지고 진로 고민 심합니다… 탈정치 하기로 했는데 정치 가르쳐야 되고… 사드 읽는 인간이 애들한테 규칙 준수 품행방정 이런 거 강요해야 되서 힘듦…

유수 2023-07-10 11:56   좋아요 2 | URL
통재로다. 반님한테 저 쥬시한거.. 멋보다 솔직함을 못 배우는 애들이여.. 덕분에 제가 신나서 배우고 있는듯.. 무엇을 배웠노?는 묻지 마시고..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7-10 12:01   좋아요 2 | URL
그거 제가 가르친 거 아니고 (나 누구 가르치는 게 제일 시르다 ㅋㅋㅋㅋ) 원래 유수님 맴 속 있던 거 내 핑계대고 끄집어 내는 거라고 외쳐봅니다 ㅋㅋㅋㅋㅋ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네 맘 속에 다 있어 (오글오글오글)

반유행열반인 2023-07-10 12:06   좋아요 2 | URL
아니 이건 상관 없는 이야긴데 유수님 이름 착 누르면 프로필 메인에 마니아 챡-뜨는데 그거 진짜 개간지인 거 아십니까? 언니들 사진만 촥- 깔리는데 뭔가 일관되니 멋있음…나는 막 꾸질꾸질 이거저거 내가 저 시리즈 왜 매니안데 ㅋㅋ하는 거 막 뜨는데…ㅋㅋㅋㅋ

유수 2023-07-10 12:21   좋아요 2 | URL
빈수레 아니에요? 저처럼 시른책 싫다 쓰지도 못하고.. 오프로 이빨은 많이 깝니다만ㅋㅋ 편독..뿐 아니라 편향이 넘 심해서 사회적응 어렵고(필요성도 모름) 그래요. 반님 리스트가 훨 좋음

반유행열반인 2023-07-10 12:55   좋아요 2 | URL
아니 근데 저는 거의 제대로 읽지도 못한 분들인데 (막 너무 오래 전에 한 권 혹은 0권? ㅋㅋ) 저렇게 주르륵 모아놓으니까 예쁘네요…ㅋㅋㅋㅋㅋ

Yeagene 2023-07-10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김광규 시인 예전에 많이 좋아했었네요 ㅎㅎ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도 좋고 상행도 좋고 또 무슨 시가 있더라 가물가물...

반유행열반인 2023-07-11 14:09   좋아요 1 | URL
역시 시집 많이 보신 예진님 ㅎㅎ김광규 시인 오래 전 시들은 좋은 게 많나 보네요. 열 몇 권 내신 거 보면 그건 그거대로 대단한 듯싶고…

얄라알라 2023-07-10 2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ㅋㅋ못되*먹*은 나*끼...ㅋㅋㅋ열반인님이 이리 말씀하시면 왜일케 귀여우신(그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ㅎ)건지...ㅋ

‘털보네 대장간’에 낫인지 호미인지로 걸리고 싶다
우리꼰대 푸르게 푸르게...저 그런 언어유희 한참 있어야 이해합니다. 저는 ㄲㄷ인가봐요. ^^
도서관을 그렇게 드나들어도 일 년에 시집 하나 안 빼들어본 저는 이렇게 소개해주시니 읽고 공부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7-11 14:10   좋아요 1 | URL
병든 사자가 풀을 뜯지 건강한 사자는 고기를 먹는대요 ㅋㅋㅋ(이것은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이었나…) 얄님께 필요한 피 되고 살 되는 책 잘 찾아보고 계시지 싶습니다 ㅎㅎㅎ 철없고 버릇없는 못된 새끼를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희선 2023-07-12 0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광규 시인 여든이 넘었군요 젊어서 죽은 시인에 기형도 시인도 있군요 오래 시를 쓰는 거 쉽지 않을 듯합니다 비슷한 나이가 됐을 때 읽으면 어떨지... 나이를 먹어도 생각은 예전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예전에 쓴 게 훨씬 나은 것 같기도 해요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3-07-12 10:58   좋아요 0 | URL
기형도 시인도 좋아하시나 보네요!!! 저는 아주아주 어릴 때 입 속의 검은 잎 읽었던 것 같은데 좋았다 말고 기억은 잘 안 나요 빈 집에 갇혔네? ㅎㅎㅎ 다른 이웃분도 나이 먹어도 아마 취향은 안 변할 거라 하시던데 희선님께도 같은 말씀 들으니 그렇구만 ㅋㅋㅋ (그럼 시집 팔까..) 싶어요. 젊어서 쓴 게 낫다니 시인이 젊으실 때 옮긴 브레히트 시집도 있으니까 읽어보려구요 ㅎㅎ
 
패배의 신호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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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7 프랑수아즈 사강.

소설을 읽다 보면, 생각을 한다. 내 삶은 어쩌면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의 복제판이 아닐까. 이미 남들이 살고 간대로 나도 모르게 서투르게 흉내낸 모방작. 아류작. 완전 판박이는 못 되겠지만 여기저기서 조금씩 훔쳐내 누덕누덕 기워 놓은 해적판. 똑같이 살지 않겠다는 몸부림은, 어느새 사는 거 똑같지 뭐, 하는 체념으로, 청기 올리지 말고 백기 올려(황인찬, ‘청기가 오르지 않고’에는 안 나오는 말), 손들어라 광복된 것처럼(놀랍지만 이 비슷한 건 나옴, 태양, ‘링가링가’에도 나옴), 나는 손을 들고 처음 사강을 읽었다.

녹색광선 책은 사진 찍으면 참 예쁘게 나오게 생겼는데 나는 인스타그램은 하지 않고,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읽었을 때는 책이 겉만 번드르르 하고 별로네…했었다. 같은 번역가가 옮긴 ‘세로토닌’도 아 안 맞네 문장이…특히 반복을 막기 위한 지시대명사 이, 그, 저, 쓰임새랑, 하여간에 나라면 한국어 문장 저렇게 안 쓸 건데…하고 그러다가 생각보다 같은 번역가가 옮긴 프랑스 소설 좀 사놨다 어쩌지… 망설이다 이 책을 들였다. 처음에 조금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우왕 읽다보니 다 잊어버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옛날 영화 본 건 별로 없는데 사강은 영화를 아주아주 많이 봤을 것 같고, 신통하게도 소설을 옛날 영화 보는 기분으로 읽게 만드는 집요한 표현력이 있었다.

기생충에서 충숙이 “돈이 다리미여” 하는 말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너무 뼛속까지 와 닿아가지고, 이 책에서도 돈다리미로 빳빳하게 편 듯한 샤를의 관대함, 여유로움, 나는 기다리는 거 잘 하고 결국 내가 이기지, 그게 조금 슬펐다. 문득 관대함을 모르고 가난하고 집착이 강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젊음과 열정(곧 유효기간 만료)을 가진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랑, 이제 치졸할 짓은 할 만큼 다 하고 세월과 경험을 통해 냉소하고 삐딱해지는 대신 다 허허 하고 넘길만한 너그러운 마음과 두둑한 주머니를 갖추고 다만 더는 예쁘게 보기 힘든 육체를 가진 늙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랑(써 놓고 보니 늙은 쪽이 너무 많이 더 가졌네? 불균형 기우뚱) 우열을 가릴 수가 있을까? 싶었다. 아니 왜 양자택일일까… 셋이 사이좋게 지내면 안 되는 거니…
이 소설은 하여간에 제목부터, 주머니 사정부터, 연령대부터, 봄, 여름, 가을 밖에 없는 차례부터, 결말 다 까고 시작하는 데도 읽는 내내 지루함이 없었다. 통속적이더라도 우리 독자들에게 교양을 갖춰줘야죠? 하고 틈틈이 기욤 아폴리네르,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윌리엄 포크너, 랭보, 골고루 나온다. 깔게 없다. 내가 졌다. 루실처럼 독서랑 사랑 만으로 살 수 있는 사람, 온 하루를 빈둥대며 지내고 싶은 사람 많지 않나? 그거 너무 쉬운 일 아닌가? 그치만 이미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은 물욕을 가졌고 모아둔 책들을 담는 공간을 유지하는 데만도 돈이 드니까, 내 사랑은 샤를도 앙투안도 닮지 않았으니까, 제네바에 가지 않았으니까, ‘레베이’에 적응해야 한다… 제롬을 잘 보살펴야 한다…ㅋㅋㅋㅋㅋ

+밑줄 긋기
-서로 간에 불꽃이 일어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그들에게 일어났다. 순식간에, 그들은 예전에 알았던 쾌락을 더는 기억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육체의 한계를 잊었다. 수치심이라든지 담대함이라든지 하는 단어들이 그만그만하게 추상적이 되었다. 이제 한두 시간 뒤에는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이 부도덕하게 여겨졌다. 그들은 이미 상대의 어떤 동작도 결코 불쾌할 수 없으리라는 걸 알았고, 육체적 사랑에 관해 서툴고 유치한 날것이 언어들을 재발견하며 소곤거렸다. 그들은 주거나 받은 쾌락에 대한 자랑과 감사를 끊임없이 서로에게 돌렸다. 또한 이 순간이 특별하다는 걸, 한 인간에게 자신의 반쪽을 찾는 것보다 더 멋진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다. 예기치 않았으나 이제는 필수적이 되어버린 육체적 열정이- 하마터면 그들 사이에서 스치고 지나갈 뻔했던-진정한 이야기를 만들려하고 있었다.
하늘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시계를 보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고개를 젖히고서 담배를 피웠고, 녹초가 된 두 전사처럼, 두 정복자처럼 함께 발산한 땀과 난투와 사랑의 냄새를 고스란히 간직했다. 이불이 바닥에 나뒹굴었고, 앙투안의 손은 루실의 엉덩이에 놓였다. 루실은 말했다.
”난 이제 얼굴을 붉히지 않고는 널 볼 수 없어, 마음이 아프지 않고는 네가 떠나는 걸 볼 수 없고, 시선을 돌리지 않고는 다른 사람 앞에서 너한테 얘기할 수 없을 거야.“
(70-71, 국밥이나 얼음맥주 같은 걸로 기만하는 놈들한테 마, 이게 섹스지! 하고 훅들어오는 문단들 ㅋㅋㅋ)

-그들은 점차로 서로의 몸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그것으로 거의 학술을 정립할 수 있을 정도였으나 오류가 많은 학술이었다. 상대의 쾌락을 배려하는 데 기반을 두었으면서도 자신의 쾌락 앞에서 무력하고 허술해지며 흐지부지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엔 두 사람은 자신들이 지난 30년간 서로를 모른 채 살아올 수 있었다는 걸 믿기지 않아했다. 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니며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을, 몇 번이고 서로에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3, 이렇게 길게 생생하게 풀어 놓는 것이 작가의 일, 존나 좋군! 네 음절로 외칠 일을 말이야…)

-그가 “집에서”라고 장소를 말했을 때, 루실은 푸아티에 가의 원룸은 단 한순간이라도 떠올리지 않았다. 푸아티에 가에 있는 건 방이었다. 그건 집이 아니었고, 집이었던 적도 없었다. 설령 그곳이 지옥이 뒤얽힌 천국이었을지라도.
(248, 와…돈이 아프고 가난이 아픈 장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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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7-07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열반인님의 리뷰로 사강의 이 소설을 다시 마주하니 주구장창 떡볶이 데이트만으로도 행복했던 가난한 연인이었던(왜 이리 문장이 길어지...)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ㅎㅎㅎ 사강 참 잘쓰죠! 일기장에만 남기더라도 나도 사강처럼 한 번 써보고 싶다 하하하

반유행열반인 2023-07-07 18:47   좋아요 1 | URL
저도 가난한(?)연애 밖에 기억이 없네요 ㅎㅎㅎ 사강처럼 잘 쓰면 일기장에 남기면 안 되고 저도 보여주셔야 되요 ㅎㅎㅎㅎㅎㅎㅎ

책식동물 2023-07-07 1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강 안 읽어봤는데 열반인님 리뷰 읽으니까 제 취향일 것 같네요^-^ 찜!! 찜해둡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7-07 18:48   좋아요 1 | URL
기묘한고라니님!!! 소설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저는 처음 읽는 사강이었는데 나는 사강 좋아하겠구나 싶었습니다. ㅎㅎㅎ

책식동물 2023-07-07 21:44   좋아요 1 | URL
넵. 현재의 독서는 영프러소설읽기로 시작해섴ㅋㅋㅋㅋㅋㅋ 11년 됐는데 사강을 단.한.번.도. 읽지 않았어요. 반성하고... 읽어야겠습니다...^^ 또 어떤 소설가 좋아하시나요!!?? 저는 오스틴 톨스토이 나보코프 졸라 좋아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7-08 19:05   좋아요 0 | URL
오래오래 읽으셨군요 ㅋㅋㅋ그게 뭐 반성 거리인가요 좋은 소설 너무너무 많은데 온갖 작가를 어찌 다 읽겠어요 ㅋㅋㅋ 어떤 소설가를 좋아하시나 물으시면…그게 그리 단순하지 않은 것 같아 제가 뭘 좋아하나 함께 차차 알아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ㅋㅋ

책식동물 2023-07-09 23:51   좋아요 1 | URL
.......아니!!!!!!!!!!!!!!!!!!!!!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앞으로 열반인님 리뷰 꼼꼼히 읽으면서 뭘 좋아하시는지 차차 알아가는 시간 갖겠습니다. 저도 글을 열심히 많이많이 올릴 테니 기다려주세용!!!

은오 2023-07-08 0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놨는데 어서 읽겠습니다. 하 근데 읽을책이 너무많네.... 녹색광선 책 예뻐서 하나씩 모으다보니 4권이네요 언젠간 다모으게될거같음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08 19:06   좋아요 1 | URL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 사랑하고 수집하는데 저는 그걸 잘 이해 못허구 ㅋㅋㅋ그 시리즈 첫 책 뒤라스가 저한테는 땡탈락이어가지고 심지어 그거 어디다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책꽂이에서 민트민트 발견하고 화들짝 ㅋㅋㅋ

새파랑 2023-07-08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루실처럼 책만 읽으면서 살아봤으면 좋겠네요 ㅜㅜ 역시 문제는 돈인가요 ㅎㅎ

열반인님과 사강은 좀 안어울리긴 하는데 🤔

근데 이책 정말 재미있습니다. 사강이 그리는 사랑이야기는 낯설면서도 좋더라구요.

전 녹색광선 다 모았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7-08 19:08   좋아요 1 | URL
루실처럼 살려면 디안이나 샤를을 만나지 않으면 그냥 (주)레베이에서 존버해야 하는 삶입니다 ㅜㅜ 안 그래도 미미님과 새파랑님이 작년의 우수도서(?)로 선정해주신 덕에 사강과 첫 단추 잘 끼웠어요. 녹색광선은 제가 첫 책에서 너무 단호박 별로 이래가지고 이 책들일 때도 고민 많았는데 다행히 괜찮았습니다 ㅎㅎㅎ

Yeagene 2023-07-08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엔 사강 책 좀 읽었는데 어느날부터 안읽게 되더라구요...왜 그런지...;;;;;

반유행열반인 2023-07-08 19:10   좋아요 1 | URL
어쩌면 읽다보면 고만고만 되바라진 젊은 여자가 주변 인물과 펼치는 막장 드라마와 부유층 한량들 띵가띵가하다 사랑타령하다 어이규 왜저러고 사냐 이게 반복되서 읽다 보면 으으 지리멸렬… 아닐지 한 권 읽어놓고 지레짐작 해 봅니다 ㅋㅋㅋ

2023-07-1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1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6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6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6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 피터에서 피터 2.0으로
피터 스콧-모건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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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6 피터 스콧 모건.

‘미덕의 불운’의 자매작인 ‘악덕의 번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 그런데 책의 앞머리에 예상 못한 새로운 만남(?) 서문(?) 하여간에 위대한 석학(?)이 사악한 세계의 어두운 면으로 바로 입문하지 않게 완충작용을 해 주는 중이었다. 그래서 아직 본문 못 보고 서문 읽는 중…누구의 글인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야지.

“나는 그저 살아남고 싶은 게 아니야. 번영을 누리며 잘 살고 싶어!”
나를 너무 혹사시키지 말자, 영혼이 없대도 어느 구석은 가련하게 떨고 있는 나를 위로할 책을 찾자…하다가 책 뒷표지에서 번영을 말하는 또 다른 책을 보았다. 이쪽은 표지도 하얀 게 더 희망적으로 보여서 야, 힐링엔 과학책이야, 하고 펼쳤다.

별 생각 없이, 미리 알아봄 없이 제목이나 저자 대충 보고 책을 모으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좋아할 만한 책들이 내게 온다. 이번 책도 그랬다. 원제 피터 2.0, 과학책 같고 뭔가 열심히 분투하는 사람이 나올 것 같았는데, 예상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다. 책 후반부에서 한 9분의 1쯤 남았는데 이제 막 후두절제술 받는 시점이라 마음은 서늘하고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 안타깝고 막판엔 그러긴 했지만…

피터의 경우도 오른발이 시작이었다. (나는 오른발목 인대…이젠 나아가지만 피터는…) 마비는 무릎을 타고 올라가다 대칭이 되고, 그렇게 하나하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하고, 컨설팅 회사에서 기관의 암묵적 규칙을 해독하는 알고리즘 연구하는 일을 하고, 사랑하는 프랜시스와 가고 싶은 어디든 여행을 다니던 피터의 삶의 새 버전이 그렇게 시작된다.
피터는 병증에 대해 대략 예감했고, 관련 논문 뒤지면서 공부했고, 의사들은 이런 저런 검사를 통해 한참 뒤에 진단을 내렸다.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및 기타 운동 뉴런 질환(MND), 루게릭병이라고 잘 알려진 질환.

몸의 많은 부분이 하나하나 기능을 상실하고 눈과 뇌의 감각만 남아 있다가 호흡 부전이나 섭식 곤란으로 대부분 사망하는 이 병에 대해 피터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로 여긴다. 기능 마비가 오기 전에 미리 호흡, 식사, 배설을 도울 인공 기관을 넣는 수술을 하고, 이동을 도울 휠체어 기능을 점차 높이고, 움직임의 부자유와 상관 없이 소통하고 세상을 접할 수 있도록 아바타 제작, 인공 음성 기술 개발, 최대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기꺼이 자기 몸을 실험도구로 활용하고, 또 협력하여 함께 MND가 일상을 파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번영’을 꿈꾸는 비전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동료들을 모으고 재단과 모임을 조직한다.

투병과 과학 기술, 이렇게 엮으면 책이 딱딱하고 슬플 것 같은데 책의 시작부터 피터는 너무도 활기 넘치고 자신만만한 인물이었다. 자신이 창조한 판타지 속을 넘나들고, 나 답게 살기 위해 자신의 퀴어 정체성에 등을 돌리는 세상 보란 듯이 내내 함께 할 사랑 프랜시스를 만나 피터 2.0의 세상과 그 이후의 다른 세계에서까지 함께한다. 책 자체는 재미있었다. 이렇게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이고, 기술을 세상이 더 나아지고 힘든 사람들이 더 낫게 살 수 있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열의를 다한 사람을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건 좋은 경험이었다.

이런 책 읽고 항상 두려운 건 수십년까지 생존을 내다본 피터가 2022년 생물학적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 것, 더 걱정한 건 책에 나온 스콧 모건 재단 쳤을 때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연구가 흐지부지되고 뭐 그런 것이었는데, 홈페이지를 찾아가보니 재단은 그의 연인 프랜시스와 프랜시스의 조카인 앤드류, 그리고 책에도 언급되었던 동료들, 또 새로운 사람들 등등이 여전히 사진을 올린 채로 기금도 모으고 연구도 하고 피터의 업적을 알리면서 존재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가상 세계 살라니아에서 영생에 가까운 존재로 남는 상상을 피터는 판타지 소설처럼 적어 놓기도 했다. 소설은 아니고 비전이라고 할까. 끝까지 끝난 게 아냐, 하는 낙천성, 카메라를 향해 하얀 이가 드러나게 미소지을 수 있는 여유, 사랑에 대한 믿음, 놀랍기도 하고, 스스로 위대해지는 사람들이 항상 내가 싫어하는 모습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밑줄 긋기
-“앞으로는 불공평한 현실을 참지 않기로 했어. 그것을 바꿀 거야. 얻어맞고 복종하는 것도, 선택지를 빼앗기고 다수에 맞춰 사는 것도 하지 않아. 내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서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 거야. 그리고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거야. 그자가 아무리 큰 권력을 가졌다 해도. 앞으로는 기성세력이 나를 괴롭히려고 할 때마다 반격하고, 반격하고, 또 반격할 작정이야. 결국 놈들이 굴복할 때까지.”
“그리고 네가 평화협정을 얻어낼 때까지!”
“아니! 무조건적 항복을 받아낼 때까지.”
(98, 교장실에서 쳐맞는 친구들 소리 듣고, 자신은 학교생활의 모든 즐거움과 권리 다 털린 열여섯 어린 피터의 다짐. 귀엽다. 그리고 이 마음이 생애 말미까지 이어진 게 놀라워…)

-“그렇고말고. 네가 옳아. 넌 진심으로 오페라를 사랑하지 . 변호사가 돼도 물론 잘하겠지만, 무대감독이 되면 정말 잘할 거야. 네가 ‘더 현실적인’ 다른 일보다 오페라를 선택하는 건 필연이야. 내가 최근에 생각한 ‘논리와 사랑의 법칙Law of Logic and Love’에 따르면 그래.”
“운이 척척 맞는군. 그건 인정하지. 그런데 그 법칙은 뭐에 대한 거야?”
“우주의 이치를 설명하는 법칙이야. 우리들 각자가 인생을 바꾸는 결정을 내릴 때마다 어김없이 작동하는 암묵적 규칙이 있다고 생각해. 어느 선까지는 논리가 우리를 이끈다 해도, 결정적 순간이 오면 언제나 사랑이 논리를 이겨.” (115)

-“음! 사립학교 출신이라…에로틱해!” 그들은 내게 직접 말을 걸기보다는 나 들으라는 듯 말했다. “사립학교 출신의 유일한 문제는 고학력 등신이 된다는 거지.”
나는 이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 속눈썹이 너무 진해서 마스카라를 칠한 줄 알았던, 약간 고상을 떠는 게이 남성이 요들풍으로 말했다. “쟤는 외모도 훌륭하고 뇌도 훌륭해!” 그는 프랜시스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손으로는 나를 가리켰다. “나라면 쟤를 꽉 붙잡겠어.” 그가 모의라도 하듯 속삭였다.
“꽉 붙잡을 거예요.” (173, 낭만적 사랑을 믿건 안 믿건, 피터는 운도 좋다. 첫사랑이 괜찮은 게이이고 그게 마지막까지 간다는 거… 자기가 쓴 판타지 소설 속 인물처럼 그렇게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는 거… 이 책은 이렇게 기대하지 않은 달달이도 보여준다. ㅋㅋㅋㅋ)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잖아.”
이제 프랜시스도 흐느끼기 시작했다.
‘네가 강해져야 해. 안 그러면 나는 버틸 수 없어.“
우리는 적대적인 행성에 단둘이 버려진 추방자처럼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온 세상이 영원히 우리의 적이었다. 잔인한 결말이었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하나가 되어 몸을 들썩이며 흐느꼈다. 불행에 무너진 두 늙은 남자에게 싸움의 투지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는 마침내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서로에게 매달렸다.
”이봐. 정신을 차려야 해.“
프랜시스가 먼저 그 블랙홀을 빠져나왔다.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나는 대답하려 했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늦기 전에 내가 쓸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설명할 적절한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357, 스콧-모건 커플의 위기. 피터의 개조와 연구를 돕기로 하던 기업과 협회, 협력자들이 일순간에 등을 돌려 좌절에 빠진 순간.)

-희망이 없어서 죽음에 내몰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나는 슬플 뿐 아니라 견딜 수가 없다. 그들에게는 고려해볼만한 대안, 현실적인 선택지가 전혀 없다. 나는 그들에게 희망, 대안, 선택지를 제시하고 싶다.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그것을 알고 나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완전히 그들 몫이라고 생각한다. 즉, 나는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지지한다. 하지만 삶을 선택할 권리도 그것만큼 강력하게 지지한다.
선택은 진지하게 견주어볼 만한 대안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선택의 허울을 쓴 기정사실에 불과하다. 결정이 이미 되어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는 절차를 밟는 것일 뿐이다. 그들이 진정한 의미의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384)

-다행히 우주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세 가지밖에 없다. 나머지 규칙은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첫째, 과학은 마법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다.
둘째, 인간이 중요한 존재인 것은 규칙을 깨기 때문이다.
셋째, 사랑은 최종적으로 모든 것을 이긴다.
‘논리와 사랑의 법칙’에 따르면, 세 번째 법칙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강력하다. 이 법칙이 나머지 모든 법칙을 지배한다.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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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7-06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희석 하셨군요ㅋㅋㅋㅋ
피터 대단한데요? 저는 누가 맞는 소릴 옆에서 들었을땐
얼어버려서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저항의식이 생겼어요.
저는 싸드 잠시 옆에 두고 스릴러로 희석중이에요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06 17:28   좋아요 2 | URL
희석을 넘어 투석 수준이었어요 ㅎㅎㅎ 그런데 또 글로 쓰여진 것들 사실 나중에 좀 미화와 정당화 되는 경향이 있잖아요 ㅋㅋㅋ누가 옆에서 맞을 기미일 때 제가 선빵 날려본 경험은 있습니다… 싸드 새 책 여니까 누가 나왔냐면….보부아르가 튀어나왔습니다 ㅋㅋㅋ 우와 똑똑한 사람이 나한테 사드를 이해시켜줄지도 몰라!!했는데 저한테는 사드보다 보부아르가 더 어렵구나 하는 중입니다 ㅋㅋ니가 더하다 더해…

얄라알라 2023-07-06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잠수종과 나비]를 매우 긴 시차를 두고 다시 읽었을 땐, 저자의 글에서 점차 혼란스러움 모호함 의지가 약해짐...그런 느낌을 받아서 슬펐어요. 피터는 낙천성을 독자들에게 선물해 주셨나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7-06 22:27   좋아요 1 | URL
낙천성을 가져라!!! 이게 아니고 인간 자체가 긍정긍정 야 우리가 21세기인데 못 할 게 뭐야!!! 이러고 용감한 걸 보여주더라구요 ㅎㅎㅎ난 근데 그런 거 보면 왜 안쓰러움 ㅋㅋ(긍정 잘 안 옮는 부정쟁이…)

Yeagene 2023-07-07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꽤 낙관적으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열반인님 힐링이 되셨겠는데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7-07 15:34   좋아요 1 | URL
책 자체는 열린 결말인데, 픽션도 아니고, 현실 결말은 정해져 있다보니 읽는 동안은 좋았는데 읽고 나니 조금 입이 쓰기도 했어요. 미덕의 번영은 역시 꿈인가 싸드 이새끼 1승 ㅋㅋ이러고 지옥에서 웃고 있을 것 같고…
 

미미님이 악보대를 모셔와 서서 책 보는 시스템 구축하신 것을 보고, 으악 나도 요즘 경추성 두통과 견갑골부터 어깨 목 머리로 이어지는 통증이…앉아서 책을 너무 봤어… 저거 멋있어…나도 갖고 싶어… 마구 검색 욕구 치솟는 것을 누르고,

곧장 마개조에 돌입했다. 여러분, 집에 멋진 옷걸이로도 쓰이는 실내 자전거가 있으시면, 멋진 스탠딩 독서대를 손에 넣으실 수 있습니다!!!! 벽돌책 이용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순간의 기지(너절함으)로 구매욕 눌러 죽인 나를 칭찬한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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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7-05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괜찮네요!!!ㅋㅋㅋㅋ
열반인님 역시 센스쟁이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05 19:25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제게 스탠딩 독서대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사강책도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3-07-05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창의성!!! 공간 활용의 지덕체 완전 정복 이런건가요?!

반유행열반인 2023-07-05 20:12   좋아요 2 | URL
코어 콤플렉스 플레이스 (CCP)를 구축 완료하였습니다!!! 저래도 안 떨어지는데 안정성을 위해 리본으로 독서대를 쫌맸습니다. 그래도 자전거 운동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마주보며(?)

우끼 2023-07-05 21:07   좋아요 1 | URL
마주보며 자전거 운동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럼 한 사람은 자전거운동 한 사람은 자전거 없이 자전거운동..?

우끼 2023-07-05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주보며 자전거운동이면 자전거를 마주보며 걷기운동인가요?

반유행열반인 2023-07-05 21:27   좋아요 1 | URL
한 명은 그냥 평범하게 자전거 타면서 티비 보고 한 명은 독서대에 책 놓고 보면서 저 초록초록한게 밸런스 보드인데 거기에 서서 코어근육강화(? 그냥 서서 균형 잡는 것 ㅋㅋㅋ) 를 하는 것입니다만 대개 자전거 타기도 보드 운동도 제가 하는 일이라 분신술 쓰지 않는 한 마주 볼 일이 적겠습니다…(시무룩)

우끼 2023-07-05 21:29   좋아요 1 | URL
앜 하나 지운줄알았는데 ㅋㅋㅋ 한개 지워도 될까요?(허락을 먼저 받겠습니다) 오호 이제 분신술까지 연마하시는 열반님 진정한 열반의 길로…(….아냐)

반유행열반인 2023-07-05 21:29   좋아요 1 | URL
둘다 그냥 두셔도 괜찮지 싶습니다 ㅋㅋㅋ(무삭제 완역판 좋아하는 사람)

은오 2023-07-06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열님께 눕서대를 추천합니다!! 정자세로 누워서 읽을 수 있어요. 스탠딩 독서대 만드신거보니까 고딩때 공부 잘하는 애들 졸리면 자발적으로 뒤에 있는 스탠딩 책상 가서 수업듣던거 ㅋㅋㅋㅋ 생각나네욬ㅋㅋㅋㅋ 전 졸리면 그냥 앉아서 졸았지 그런 적이 없음 ㅠㅠ

반유행열반인 2023-07-06 09:24   좋아요 2 | URL
1.누워서 책이나 스마트 기기를
보고 팔 뻗어 책장 넘기기나 작동을 하면 근육에 긴장이 많이 감
2. 눕는 거 안 좋아함ㅋㅋㅋ밤에 잘 때랑 에로틱(?)할 때 말고는 잘 안 누움 그리고 옆으로 누워잠
3. 침대 없이 라텍스 매트 깔고 자서 프레임이 없음
4.나도 은오님 눕서대 소문(?)듣고 오래 전에 엄청 검색하다 위의 세 가지 이유로 ㅋㅋㅋ단념했어요 ㅋㅋㅋㅋ
이상입니다 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3-07-09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독서대가 두 개가 있는데- 알라딘에서 샀죠.- 그중 나무로 된 것 애용합니다.
운동하면서 사용하는 독서대인가요?

반유행열반인 2023-07-09 17:37   좋아요 1 | URL
독서만 하기 뭐할 때 사용할까 하고 매달아놨는데 역시나 책상머리 엘레베이터 독서대 앞에만 묶여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미덕의 불운 열린책들 세계문학 159
싸드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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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4 싸드.

제목 치다 오타 나서 미더덕의 불운…해 버렸는데 차라리 미더덕이었으면 좋겠다… 아닌가 미더덕도 뜨겁게 끓여지고 톡 터지면 아프겠지… 미더덕 안 좋아함…

소돔120일, 밀실에서나 하는 철학에 이은 세 번째 사드 읽기였다. 이번 책이 오히려 시기적으로는 앞선 책이라 일부 서사 전개나 설파하는 철학은 여기에서 더 발전, 심화시켜서 다음 시리즈에 재사용한 느낌이, 이미 읽은지 오래 되었지만 워낙 타격감이 센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하여간에 싸드는 일관된 놈이 분명했다…

싸드의 세계에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나 봤더니, 욕망과 쾌락을 채우기 위한 앞뒤 가림 없는 인간은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사랑이라 할 만한 건 거의 멸종되고 증발하고 그런 느낌이었다. 나도 우리 엄마가 애기 때 안아주거나 뽀뽀해 준 기억이 하나도 없는데 말야…사드 너는 더 했나 보다…


조실 부모하고 세상에 떨궈진 자매 쥘리에뜨, 쥐스띤느, 작정하고 난 어둠의 세계를 맡을게! 하는 언니 쥘리에뜨 앞에 쥐스띤느는 거의 내내, 흔들림 없이 독실하고, 경건하고, 옳음, 선, 순결, 그 모든 virtue (프랑스어로는 vertu네? 배추?)를 수호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이 세상은, 타인은 지옥이다. 으악. 점입가경으로 불행, 두 글자로 축약할 수도 없을 만큼 잔혹한 상황과 고통을 겪던 그녀는… 에효…

솔직히 이런 인물과 세계를 즐기자고 쓰는 사람도, 쾌감으로 읽을 사람도 매우매우 드물 것 같다. 뭐 싸드 새끼 이렇게 참신해, 하는 즐거움 정도는 있겠지만 그 참신 발랄함 즐기겠다고 읽기에는 고난이 더 크다… 진짜 오랜만에 타격이 큰 책읽기였다…그런데 앞부분과 마지막에 언뜻 예고편처럼 스쳐지나가는 언니 쥘리에뜨의 이야기는…제가 전자책 ‘악덕의 번영’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궁금해서 또 내가 나를 괴롭힐 예정이다… 아…책 자체는 이전 읽은 두 권 보다 그렇게 노골적이고 자세하고 더럽고 끔찍한 건 아닌데 오히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면서도 다 상상되게 써 놔가지고, 근데 이게 뭔가 허무맹랑 판타지 이런 게 아니라 되게 핍진해가지고 (막 뉴스에 책에 성노예 엔번방 성직자 성범죄 돈 노리고 저지르는 온갖 추악한 범죄들 다 쓰까 놓은 거 보는 기분) 읽는 중에도 읽은 뒤에도 한참 심장이 무리가 가는 기분… 일단 좀 예쁘고 잔잔한 걸 찾아 읽어야겠다…

+밑줄 긋기
-새로 들어오는 여자들에게 이곳을 떠난 여자들의 소식을 묻곤 했지만, 아직 그 소식을 알고 있는 여자는 하나도 없었어요. 그 가련한 여자들이 도대체 어찌 되었단 말일까요? 쏘피, 우리들을 괴롭히는 것은 바로 그 점이에요. 내가 이 집에 온 지 14년, 그동안 쉰 명 이상의 여자가 이곳을 떠났는데…모두 어디에들 있다는 말일까요? 모두들 한결같이 우리들을 돕겠노라 굳은 언약을 하고서, 도대체 왜 아무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말일까요?(122, 더 잔혹하고 끔찍스러운 악행의 묘사들이 많지만, 보여주지 않고 들려주는 편이 훨씬 혹독하기도 하다. 특히 이 부분이 그랬다. 이게 미친 수도사들의 감금 수도원에서 만난 희생자의 말이 아니라 뭐 다른 상황에다 붙여도 적확한 범죄들이 현실 세계에 많다 보니…하아…)


-제 천성이 동정심 많고 또 은혜 베풀기를 그 무엇보다도 좋아하던 터라, 저는 즉시 지갑을 꺼내 주화 몇 닢을 노파에게 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늙고 몹시 지친 듯하던 그 천박한 위인은, 오히려 저보다 민첩하여, 제 지갑을 탈취하더니, 저의 복부를 주먹으로 세차게 후려쳐 저를 땅바닥에 쓰러뜨렸습니다. 제가 다시 일어섰을 때 그녀는 이미 1백 보 이상 멀리 달아나 있었고, 불량배 넷이 그녀를 호위하며, 접근하지 말라는 위협적인 몸짓을 저에게 해 보였습니다. 저는 쓰디쓰게 탄식하였습니다. “오! 하늘이시여, 저에게서는 어떠한 선행도 나와서는 아니 됩니까! 그것을 베푸는 순간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불행으로 그 보상을 받아야 합니까!” 그 끔찍한 순간, 모든 용기가 저를 떠나는 듯했습니다. (162, 진짜 이 새끼는…숨 쉴 틈을 안 주고 주인공과 독자를 괴롭힌다… 진성 새디스트 새끼…아 사드가 그 사드지…휴…)

-인간에게 전쟁과 흑사병, 기근을 보내 주며, 어느 구석 예외 없이 사악한 우주를 만들었는데, 당신의 눈에는 그 섭리가 미덕에 대한 극도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여요? 섭리의 행위 자체가 사악함 뿐이고, 모든 것이 악과 부패뿐이며, 그의 의도나 이루어 놓은 일들이 온통 죄악과 무질서투성이인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사악한 사람들이 그의 마음에 거슬린다고 생각해요? (189, 오우 아야…듣고 계세요? 듣고 계시면 얘한테 뭐라고 반박 좀 해 줘요…천둥이라도 한 번 쳐 주든가…는 으악 씨발 몇 십 쪽 더 읽고 나서 나는 이 코멘트를 후회하게 된다…진짜 싸드는 끝까지 방심하면 안 돼…)

-“…따라서 법이라는 것이 모든 악당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에요. 왜냐하면, 세력이 강한 자에게는 법의 손이 미치지 못하고, 운이 좋은 자는 법망을 빠져나가기 때문이며, 칼 이외에 다른 그 어떤 재산도 소유하지 못한 가련한 자에게는 법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194-195, 아무래도 사드는 그 원숭이 실험에서 헝겁인형 아니고 철로 된 먹이 주는 인형한테 길러진 경우인 듯 하다. 가장 가난한 이조차 마지막으로 사랑을 잃는 걸 두려워할 수도 있는데, 사드의 세계관에서는 이 부분은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나 역시, 어떤 신이 존재한다면 이 세상의 악도 훨씬 적을 것이라 믿어요. 그러나, 이 지상에 악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모든 무질서가 그 신의 필요에 의해 생겼거나, 아니면 악을 막는 것이 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무력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심술 사나운 그러한 신을 나는 전혀 경외하지 않으며, 아무 두려움 없이 그를 무시하고, 그가 내리친다는 벼락도 비웃어요.” (195, 모든 무신론자들의 방패가 뒤부와의 입을 빌린 사드로부터 비롯되었구만…쏘피가 여기다 대고 좀 반박을 했으면 좋겠는데 궤변! 신성모독! 자리 박차고 나옴- 너무 약하게 응대해서 사드가 좀 불공평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14-215, 쏘피의 입으로 친절하게 200여페이지를 요약해 줌…숨도 못 쉬겠음…)

-오!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독자 제위께서도, 허영에 빠졌다가 스스로를 추스른 이 여인처럼 우리의 이야기에서 얻은 바가 있기를 바라노라. 그녀와 마찬가지로 여러분 역시, 진정한 행복은 미덕 속에 있으며, 또 미덕이 지상에서 박해당함을 하느님께서 용인하심은, 하늘에서 그에게 더 기쁜 보상을 준비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확신하시기 바라노라. (224, 이 무슨 ㅋㅋㅋㅋㅋ놀부가 깨진 박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주고 제비 다리 깁스해주는 소리야 ㅋㅋㅋㅋㅋ이와중에 나 이 소설 보름 만에 썼지롱 하고 자랑하는 놈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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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7-04 1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디즘의 원형인데 정작 독자는 마조히즘 성향도 어느정도 있어야 읽을 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예쁘고 잔잔한 ㅋㅋㅋ열반인님 대체 어떤 책으로 희석하실지 궁금해요!!
저도 공포영화 보고 그냥은 잠들지 못해 코믹이나 액션으로 물타기 하는 편

반유행열반인 2023-07-04 19:00   좋아요 2 | URL
아 미미님 그런데 뭔가 오랜만에 호기심 가득 즐겁게 독서하는 듯 보이신다 ㅋㅋㅋ저 착각이죠? ㅋㅋㅋ 저는 굳이 세 권 중에 딱 하나만 읽겠다면 그래도 오늘 읽은 미덕의 불운이 제일 소설다운 것 같긴 합니다. 저 소설을 좋아하긴 하는데 제일 몰입해버려가지고 이렇게 타격도 세서 좋아하면서도 자주 안 읽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오전에 읽은 시집이랑 반대로 읽을 걸 그랬어요 ㅋㅋㅋㅋ 뭐 그냥 잔잔한 과학책(?)이나 하나 골라볼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7-05 0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사드 읽을 바에 핵불닭볶음면만 세끼를 먹겠어요 소돔도 읽으셨다고요? 🫢 유열님 저번에 소립자 야하다고 하셨던 거 보면 즐기는게야 약간 이런 취향임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05 07:56   좋아요 1 | URL
역겹지만 똑똑한 애들을 직접 겪거나 엮이면 절대 안 될 거고 궁금은 하니까 책으로 겪는게 이거도 내상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이상한 놈을 알아야 백전백승(?) 사실 저보다 더 이상한 놈들 보고 난 저정도는 아니지?? 저기까진 가지 말자…하는 걱정많은 불안쟁이의 예방주사 같기도 합니다…

Yeagene 2023-07-05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도 열린책들이고 역자도 보면 사드는 꽤 읽어볼만한 흥미로운 작가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7-05 15:34   좋아요 2 | URL
번역은 여태 본 세 권 중에 제일 괜찮았어요. 인물들 대화투 너무 과하지 않구요. ㅎㅎㅎ

미미 2023-07-05 21:10   좋아요 1 | URL
존경하는 열반인님 무려 세 권째!!ㅋㅋㅋ 글의 내용은 끔찍하지만 문체는 담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