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 강의
왕리췬 지음, 홍순도.홍광훈 옮김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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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가 역사를 상고하다보면 수 많은 영웅들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한 영우들중 우리의 기억속에는 항상 성공한 영웅들 그리고 그 영웅들이 만들어 낸 역사만을 기억하고 있기도 하죠.(물론 역사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물이기 때문에 그런 경향이 존재하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영웅들은 실상 모래밭에 바늘찾기처럼 아주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어쩌면 성공한 영웅들은 이런 실패한(이 표현 역시 후대의 우리가 일방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기준일 뿐이겠지만요) 영웅들을 반면교사로 탄생한 인물들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역사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물평은 거의 대동소이한 상태로 남아있지만 이들의 후광에 가려진 영웅들의 진모습은 과연 어떤것 일까요? 또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중국 <사기>연구의 대가 왕리친의 <항우 강의>가 바로 그 해답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최초로 탄생한 제국 '진'나라가 혼돈에 휩쌓이면서 중국은 다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혼돈의 시대를 맞이 하게 됩니다. 영웅의 탄생은 바로 이런 혼돈의 시점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이 시기 중국 대륙은 항우와 유방이라는 두명의 걸출한 영웅을 배출했고 한 사람은 제국의 수장으로 또 다른 한 사람은 만고의 역적으로 자리 매김을 합니다. 우리는 바로 성공한 인물 유방이 아닌 실패한 인물 '항우' 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항우의 인재병용 그리고 국가경영의 비전등을 살펴보면서 항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항우 강의> 는 사마천의 <사기>에 관한 독보적인 대가인 왕리친 선생이 집필했으면 중국전역에 방송된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뒷부분의 에필로그를 추가해서 그야말로 항우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다가 옵니다. 항우의 탄생에서 성장과정 그리고 서초패왕에 오르고 마지막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기본적으로 <사기>라는 역사서를 근저에 두고 다양한 사서와 그 해석 그리고 저자만의 특유한 역사적 관점이 가미되어 있어 역사평설이지만 평전처럼 쉽게 이해될 수 있게 서술되었다는 점이 눈에 돋보입니다. 흔히 독자들에게 특히 국내 독자들에게 항우라는 이미지는 소설 '초한지' 에서 많은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처럼 초한지 역시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한 역사소설이지 정사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다소 아둔하고 포악한 힘만 천하장사이지 머리는 그야말로 텅빈 그래서 유방하고는 게임도 안되는 그런 인물로 기억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위나라의 조조를 간웅으로 알고 있듯이 말입니다. 물론 초한지의 이미지처럼 실재로 항우가 지혜가 뛰어나고 임기응변에 달인은 아니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이러한 겉모습으로 항우 자체를 판단해서는 안되겠죠.

 

이번 저서는 항우라는 인물에 대해서 본인 뿐 아니라 그의 참모진들 그리고 그가 참모진들을 이끌고 서초패왕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과 멸망의 길로 접어드는 과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고찰하고 있습니다. 뭐 그러다보니 자연히 유방과 그의 주변인물들과도 상대비교가 아닌 비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고 이러한 과정속에서 항우의 본모습을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평가한다면 항우는 분명 불세출의 영웅이었습니다. 특히 거록전투와 팽성전투등에서 보여준 군사전략과 용기는 라이벌인 유방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뛰어난 군사전략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패권싸움이라는 것이 군사적 지략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음을 항우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고 결국 승자의 자리를 유방에게 빼앗기게 된 것이죠. 항우는 군사분야외에서는 그다지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액면(출신성분이나 인적자원등)자체에서 유방과는 비교도 되질 않을 많큼 우세에서 출발했지만 항우는 인재의 등용에서 적재적소의 배분등 인용술과 더불어 전체적인 숲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유방의 경우 자신의 취약점을 참모들의 직언을 통해서 보완했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전략으로 최후의 승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항우는 상당히 자신감만 강한 매러니즘에 빠져 대사를 놓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보게 합니다.

 

전반적으로 <항우 강의>는 항우라는 역사적 인물(사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유방보다 항우를 더 좋게 평가했죠)에 대한 시각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 현대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담고 있는 자기개발서적인 측면도 강하게 보입니다. 전술적인 처세술의 범위를 뛰어넘어 삶을 살아가는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수 없이 많은 뛰어난 인물들이 항우를 배신하는 과정을 지켜볼때 과연 배신자의 잘못이 큰것인지 아니면 배신할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항우의 잘못이 큰것인지 한번쯤 깊게 생각해볼만한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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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8-2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리아님의 소개로 구매해 놓고 아직 읽지는 않았는데 서향님의 글이 제 구미를 자꾸 당기네요. 조선 왕을 말하다 2권을 읽고 있는데 이책을 다 읽으면 바로 항우강의로 넘어가야겠네요.
 
연애와 결혼의 과학 - 지금까지 당신이 몰랐던 사랑의 진짜 얼굴
타라 파커포프 지음, 홍지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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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이 울려퍼지면서 신랑.신부는 화려한 삶을 꿈꾸는 첫발을 내딛습니다(물론 일가친척, 지인들의 축복을 한몸에 받게 되죠). 누구는 이렇듯 화려한 상상의 날개를 펼 것이고 어떤 누구는 지나간 옛감정에 사로잡힐 것이고 또 다른 어떤이는 정말 한여름밤의 꿈처럼 애잔한 느낌에 사로 잡히게 합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이러한 상념들은 정말이지 한여름밤의 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역시 안그러는 분들도 많겠죠만). 남편과 아내가 팔짱을 끼고 세상밖으로 나오는 순간 세상은 이들 둘 사이를 뜻대로 두지 않는다는 거죠. 뭐 경험해본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결혼 생활이라는게 부부간의 내적인 변수말고도 외적인 변수들(특히 대한민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요)이 너무나 많이 산재해 있고 이러한 위험요소들이 시시각각 부부사이를 뒤흔들고 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거이라 사료됩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슬기롭게 연애를 통해서 결혼하고 이 결혼생활을 검은머리 팟뿌리될때 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요?(모든 여성과 남성들의 로망이자 현실적인 고민거리이기도 한 양면의 칼입니다) 100% 정답은 아니지만 타라 파커포프의 <연애와 결혼의 과학>을 통해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되어지네요.

 

<연애와 결혼의 과학> 라는 신간은 연애와 결혼 특히 결혼생활에 대한 생물학적 및 사회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왜 결혼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게 만만치 않으며 그리고 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게 더 이로운 점이 많은가에 대해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흥미있게 다가오는 내용들입니다. 수많은 표본자료와 인터뷰를 통한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근거로 갈수록 결혼생활이 힘든 이유와 그리고 힘들더라도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독특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는 사회심리학적 저서라고 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MHC ;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을 도입하여 아내와 남편의 생물학적 심리와 '이혼의 위험을 낮추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교훈' 1) 25세 이후에 결혼한다. 2) 대학 중퇴자와 결혼하지 않는다. 3)적어도 10년은 버틴다. 4) 관심사와 성장 배경이 비슷한 사람과 결혼한다. 5) 부모가 이혼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 는 어드바이스(물론 우리와는 사회문화적인 차이도 있는것이 사실입니다)을 통해서 독자들과 상당부분 공감을 이루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재정립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분이든 향후 결혼계획을 잡고 있는 분이든 행여나 재혼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정답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결혼'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좀더 구체화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물학적, 사회심리학적으로 상이할 수 밖에 없는 남녀관계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보너스로 책에 수록된 많은 설문자료들 심심풀이로 읽어보게 되지만 이 또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갈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단지 저자의 목적이 결혼생활의 유지에 무게감이 실리다 보니 생물학적인 평가부분(일편단심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일부일처제에 대한 맹목적인 도덕적 평가부분을 과대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일처제를 반대한다는 소리는 결코 아닙니다. 단지 생물학적인 접근에서 곡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죠)에서 다소 억측스러운 부분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뭐 이정도야 크게 문제시 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참으로 결혼생활은 힘든 과정의 연속임에 틀림없습니다(그냥 단순하게 B.O.P.라는 블랙포인트라도 있으면 그럭저럭 견ㄷ뎌 나가겠지만 결혼 생활엔 손익분기점이나 변곡점자체가 없는 그야말로 항상 리스크를 테이킹해야 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생활의 연속이죠 뭐 동의하시는 분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요) . 오죽하면 결혼은 미친짓이라는 노래까지 나올까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러니까 수많은 리스크를 테이킹하고 살아가야 하는 환경은 그야말로 미치지 않은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남편과 아내가 서로 상대방에게 미쳐서 같이 사는 것이 바로 결혼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서로에게 미치기 위해서는 우리에 무엇이 필요할까요? 너무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아마도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그 이해를 바탕으로한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면에서 <연애와 결혼의 과학>은 작으나마 상대방에게 미칠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것 같아 미혼,기혼자들에게 결혼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다가올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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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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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참으로 묘하디 묘한 추리스릴러(딱히 장르에 정의를 내리기 조차도 묘합니다만 내러티브의 큰 줄기를 봐서는 추리스릴러라 해야할 것 같아서요)를 만나게 되었네요. 음 그리고 1843년에 실재로 발생한 키니어와 몽고메리의 살인 사건을 차용한 팩션이라는 점과 내러티브를 이해하기 위해서 캐나다의 전반적인 역사와 문화(대이민의 시대, 정치, 사법, 여성에 대한 시각등)을 동시 아우러야 하는 역사성까지 가미된 복합적인 뉘양스를 풍겨주는 작품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마거릿 애트우드여사의 전작이었던 <눈먼 암살자>를 리뷰하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그레이스>가 독자들에게 주목받는 것은 아마도 가장 여성스러운 필체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앞서네요. 물론 <도둑신부>을 통해서 막간의 여운을 남겼지만 팜프파탈적인 면을 강조하다보니 부더러운 맛은 덜했던 것이 사실이죠. 뭐 이번 작품도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1인칭 형식의 독백으로 표현되는 부분들에서 다소 강하디 강한 맛을 풍기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상당히 여성적인 필체가 강하다는 거죠. 그동안 작가의 여타 작품을 접했던 독자들이라면 다소 싱겁고 유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존했던 역사적 사건과 이를 픽션으로 담아낸 공간 그리고 이 둘을 조화롭게 믹싱해나가는 내러티브의 힘은 역시 마거릿 애트우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할 만큼 강인하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레이스> 읽는 독자에 따라 그레이스의 범행을 미필적 고의(중간 중간 그녀의 독백속에서 그런 유혹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로 볼 것이냐 적극 가담자 혹은 방조자로 볼 것이냐등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이중인격신드롬등 정신의학적인 측면이 대두되고 심령술등의 사이비 과학 그리고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등이 첨부되면서 실상 그레이스의 범행에 대한 가부적인 측면보다는 당시 캐나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오히려 더 부각을 받고 있는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작가의 의도된 스트럭쳐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그동안 작품속에 반영된 역사관으로 보았을때 충분한 개연성이 있지 않나 생각되어 지고요, 그래서 달리 보면 약간은 지루한 느낌도 배제할 수 없는게 사실이죠(특히 '홍수' 나 '인간종말리포트'를 먼저 대했던 독자라면 더욱더 그런 느낌 강하게 듭니다). 대이민의 시대부터 캐나다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선 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애트우드여사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단언하고 싶어지는 부분이 바로 상기의 불편한 진실을 참 교묘하게 엮어 놓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한쪽으로만 치우칠 수 있는 사안들을 상호 보완적으로(뭐 정확히 말하자면 필요악적인 단어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없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한쪽은 슬그머니 억누르고 한쪽을 부각할 수도 있었지만 작가는 이 둘의 요소를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작품을 끌어가고 있죠. 그래서 추리 스릴러와 역사성이 서로 부합되고 독자들로 하여금 팩트라는 기시감을 초장부터 부여해 버리지 않았나, 뭐 그런 느낌 강하게 들게 합니다)엮어가는 내러티브가 바로 애트우드여사의 매력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전체적으로 엔터테이먼트 장르나 정통 추리스릴러 장르에 익숙해져 있는 독자들이라면 내러티브의 속도감이나 클라이막스 부분의 반전등 스토리 전개에 다소 실망감을 감출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1인칭과 3인칭이 혼합되어 주인공 그레이스의 독배과 그레이스를 관찰하는 조던박사의 관찰일지 그리고 수없이 주고 받는 서간문등이 혼재되어 있어 다소 지루한 전개감을 맛보게 하기 때문에 충분한 인내심을 가져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부분들이 이 작품을 빛나게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지루하지만 왠지 화자들간의 미묘한 심리게임(어떻게 보면 뻔한 결론에 이르겠지만 그 결론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들이 상당히 흥미진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에 나래를 나름대로 펼쳐나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다 읽고 독자 저마다 유죄 혹은 무죄에 대한 나름을 판단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 같네요. 단순한 살인사건을 캐나다의 전반적인 역사와 런칭하여 대서사시를 엮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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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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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9일자 신문지상에 이런 기사가 떳습니다 "성인 35%가 작년 한해(2010년)동안 책 한권도 않 읽어...독서 안하는 '대한민국'" 라는 제하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독서량을 주제로 기사가 났더랬습니다. 그러면서 여가시간을 가장 많이 보는 친구는 단연 TV시청과 인터넷서핑이 압도적인 순위다툼을 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 리뷰를 보시는 분이라면 다소 의아해 하리라 여겨 집니다. 특히 포탈사이트나 인터넷서점 블로그를 통해서 블로깅하시는 독자들은 이러한 통계에 갸웅뚱 하리라 생각되네요 저 역시 믿기지 않느니까요. 그런데 이게 현실속의 이야기인것은 맞는것 같습니다. 저는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합니다. 비단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토막시간을 이용해서 소설류 같은 책을 읽는데 저를 제외한 지하철 풍경을 잠시 엿보면 정말 스마트폰이지 뭔지에 푹빠져 있는 남녀노소를 보게 됩니다. 그래도 스마트폰 등장전에는 활자 매체인 신문 쪼가리라도 보는 이용객들이 종종 눈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활자화 되고 물리적 질량을 지닌 정보매체를 보고 있으면 그저 시대의 낙오자 내지는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하는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싶네요.

 

오죽했으면 의도적으로 책읽기를 조장(?)하기 위하여 별별 이벤트를 벌여 보지만 언발에 오줌누기식 밖에 되지 않고 언제 그랬냐 듯이 책이라는 존재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그나마 인테리어 소품으로라도 활용하고 있는 분들은 좀 나은 편이지만 눈을 씻고 봐도 책한권 없는 집도 허다하니까요) 뭐 e-book이라는 신개념으로 독서를 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그런 분 열에 하나 보기 힘든게 주변의 현실이기도 하죠.

 

정혜윤의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라는 신간을 접하면서 이런 잡념들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주절거리게 되었네요. 정혜윤씨야 독서 마이나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인물이고 책 읽기 저변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리고 있다는 점, 독서 강국 대한민국을 위해서 책 읽기의 영역을 의무적이고 공적인 영역(우리나라에서는 마치 독서를 국민교육헌장에 버금가는 무게감과 압박감을 부여하고 있기도 하니까요)에서 뭔가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에세이로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베스터셀러 작가입니다. 이번 신간 역시 삶속에서 절실하고 당연히 막딱 뜨려지는 소재를 바탕으로 책 읽기에 대한 작가의 상념들을 풀어놓고 있습니다. 매 챕터의 주제마다 공감 120%할 정도로 실감나고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고 가슴 한켠을 움직일 수 있는 많은 책 들이 소개되어 있어 책을 꾸준히 읽어 온 분들이나 혹은 이제라도 작심하고 책과 친해져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안겨다 주는 길라잡이 역활을 충실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작가의 사유가 전적으로 옳다는 말은 아니지만 한번 쯤 방향타를 재수정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책은 언제 읽냐요? 로 시작되는 8가지 문제가 주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작가 나름의 논리와 이와 함께 등장하는 책들을 리스트업 해서 읽어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 같고, 독자 나름의 생각과 비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8가지 주제자체가 책과 현실의 삶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솔직 담백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책 읽기 전도사 정혜윤의 <삶을 바꾸는 책 읽기>를 통해서 책과 내 삶이 별개의 존재가 아닌 삶속에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책을 통해서 삶의 질을 보다 윤택하게 향유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두고 두고 읽고 보게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비록 파토소적인 울림은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마음속 호수가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단지 오죽하면 이러한 책들을 보게 될까라는 씁쓸한 마음을 누를 수 없게 하는 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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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한국고대사 해외 유적
신형식 지음 / 주류성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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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참으로 요상한 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현재 중국인민주의공화국 영토내에서 벌어진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의 모든 사건들(우리는 이를 흔히 역사라고 지칭하죠)을 자국사로 인식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뭐 어떻게 보면 일리있는 이바구라고 생각도 들겠지만 이런 논리의 잣대를 세계사에 접목시켜보면 상당히 황당한 경우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북미대륙에서 번창했던 체로키나 이로쿼이 역사를 미국사로 편입시켜야 하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로마사 역시 영국, 프랑스, 터키 역사로 새롭게 단장해야 한다는 논리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계사에서 이런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학자나 대중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중국은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두고 자국사 확대 재생산에 나아가는 것일까요 아마도 작금의 중국 정세와 맞물려 있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됩니다. 흔히들 우리는 미국을 대표적인 다민족 다인종 국가라고 생각하고 중국을 우리와 비슷한 단일민족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중국 역시 다양한 민족과 인종들을 뭉쳐놓은 국가라는 것죠. 오히려 미국이나 서방보다 그 연결고리가 아슬아슬하다보니 권력 통치적인 문제에서 많은 애로점이 있고 이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요상한 사관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중국의 의도적인 역사 왜곡이 상당한 문제이기 하지만 이 보다 더 문제는 중국의 역사왜곡을 강넘어 불경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있다는 것이 더욱더 큰 문제일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가만히 우리 학계나 정부의 대응논리 그리고 이들 펼쳐 나가고 있는 방향을 보면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는 것입니다. 단지 이러한 역사적 문제들이 불거질때 마다 접대성(대중 여론몰이 형식)멘트나 한 두번 날릴 뿐이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대책 강구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네요. 혹자는 이런 자학적인 목소리도 있을 것입니다. 자국내에 수 많은 문화유산도 제대로 발굴하지 못하고 관리하지 못하는데 해외에 널려 있는 문화유산에 어떻게 신경이나 쓸 수 있는 능력이 있겠느냐고요. 전혀 틀린말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대중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해서 진진하게 접근한 적이 없으니까요. 경제개발논리에 묻혀 이러한 정신문화 강화에는 등한시 하였고 결국 이러한 결과는 어찌보면 자명한 이치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이번 <다시 찾는 한국고대사 해외 유적>은 그런면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많은 생각과 고민거리를 던져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상고사인 고구려,백제,신라,발해를 상징하는 고대사(부여가 빠진 부분이 좀 아쉽기는 합니다)는 사실 한반도내 보다는 한반도 밖(지금의 중국영토와 일본영토)에 더 많은 유적들이 산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도국가라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 고대사는 광활한 영토를 기반으로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아우르는 지금의 우리가 상상치 못할 만큼의 방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구려사나 백제사의 경우 현존하고 있는 기록물이 적기때문에 고증에 대한 어려움은 있지만 고대사 부분에서 동북아시아의 맹주였음은 틀림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고구려 역사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인지된 상태이지만 백제의 경우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반도 한구텅이에서 고구려와 신라틈에 끼여 눈치만 보던 기껏해야 문화적인 발달(그것도 좋은 표현이지 않을까 싶네요)이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발달했고 일부 문물을 일본에 전수했다는 정도의 선에서 문화강국정도로 인식하고 있는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해양강국의 백제의 면모 그리고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백제의 강한 면모를 고찰하고 있어 백제사에 대한 인식제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실질적으로 삼국을 통일했지만 외세를 끌어들여 통일한 죄로 그동안 찬밥 대우를 받았던 신라사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해외 고대사 유적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고대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더불어 적극적인 역사 인식 그리고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대응논리를 대중들 스스로가 펼칠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련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자국사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인식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을 경우 역사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향후 중국대륙과 섬나라 일본에 산재되어 있는 우리의 고대 유적에 대한 관심이 멀어질수록 우리 고대사 역시 하나 둘씩 우리의 역사에서 사라지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다시 찾는 한국고대사 해외 유적> 은 상기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딱딱한 역사서 형식을 탈피해서 다양한 화보와 현장감 있는 사진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시각적으로 각인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각 챕터 끝에 더 알아보기라는 코너를 통해서 세세한 부분의 역사적 흐름을 리뷰해 주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 깊이 또한 떨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발해사를 대충이라도 한번 집고 넘어갈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물론 저자의 발행멸망 원인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는 독자들도 많겠지만요, 물론 이러한 시각은 곳곳에 보이기도 하지만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전체를 리뷰할 수 있는 뷰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과 부록편의 역사적 이슈는 고대사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가 제기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시각으로 고대사를 통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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