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매혹적인 숫자 이야기
리여우화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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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명 수포자(당연히 문과생이었습니다)로 어렵사리 대학을 나왔지만 여태 살아오면서 수포자로서의 특별한 삶의 피팍을 받은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략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지만, 지금도 수학이라면 떠오르는 것은 ∛,∑,≄,+-×÷,∫,π 이런 기호들 그리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아니 솔직하게 싫은) 당신이라는 사실밖에는요. 감가승제(+-×÷)와 구구셈을 마치 수학으로 확신하면서 뭐 지금이야 아주 간단한 셈조차도 계산기라는 충실한 하녀와 엑셀이라는 동변상련을 같이한 친구놈을 대신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지는 삶에서 리여우화의 <이처럼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라는 책은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게 솔직한 표현이라면 맞는 말이겠죠. 아니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해서(왜 그럴 나이도 충분히 지났고 이 나이에 수학에 대한 표현을 대놓고 하지 못할 것도 없겠지만요) 뭐 이런 파렴치한 책을 봤나!!! 라고 느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아마도 많으신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에 공감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에 공감하지 않고 와~~~ 정말 수학은 재미있는 학문이야라고 외치시는 분들도 더러 있겠죠. 뭐 다양한 사람들과 다변적인 사유들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굳이 그런 분들을 탓하지 않겠지만 제 입장에 보면 달나라의 토끼를 보는 듯하게 느껴지는 것을 굳이 겉으로 자제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완독했던 이유는 오직 하나 수포자라는 자책감과 더불어 일종의 오기라고 해야 할까요. 이십여년전에 <수학귀신> 이라는 책을 마지못해 읽었던 암울한 기억도 나고 해서 어디 한번 수학이라는 놈에 대해 겁먹지 말고 들이대보자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정말 아무생각없이 눈에 들어오는 각종 공식과 기호들...) 얼른 덮어버리고 몇일을 뭉게버렸습니다. 사실 또 다시 망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첫 장부터가 아니라 목차를 보고 그나마 마음에 들어온 파트2 “우주는 어떤 수로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장부터 그냥 읽어 보기로 했고, 나아가서 완독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완독이라는 의미를 석가처럼 어느 날 보리수 나무 밑에 앉아 있다가 무언가를 깨닫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님을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글자 그대로 토시하나 빼놓지 않고 다 읽어다는 뜻으로 그나마 수학 관련해서 처음으로 완독한 책이라는 일종의 자부심도 묻어나 있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머리속에 남아 있는 개념들이랄까, 아니면 저자가 대중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사유에 대해 살펴보자면,아마도 수학이라는 학문이 우리의 일상과 크게 이격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 

 

      예를들어, TREE(1), TREE(2) 에 비해 TREE(3)라는 개념은 마치 우리에게 태양과 우리의 행성을 포함한 태양계라는 인지하기 쉬운 범위에서 우리 은하계 나아가 전 우주를 망라하는 무한의 개념으로 확장시킨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무한한 것 같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TREE(3) 수는 유한한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수학적인 개념이 우주를 표현할 수 있는 보기 좋은 실례가 된다는 것이죠. 또한 충분히 큰’, ‘임의의 큰의 개념으로 소수의 수를 증명하는 방법들이 우리가 우주라는 개념을 정의하면서 다양하게 떠올리는 숫자의 개념과 비슷하게 그 정확한 개념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학이라는 창을 통해서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나마 가장 근접하게 우주에게 다가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는 것이죠.

한번 예를 들어서 정말 수학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면 저자의 표현처럼 ‘TREE(3)만큼 너를 사랑해라고 연인에게 프로포즈 해보시길 그 후폭풍은 장담할 수 없지만요... ㅋㅋㅋ

 

     우주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굉장히 매크로한 개념의 무한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주는 매개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상당히 마이크로한 세상에 갇혀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죠. 여기에는 우리의 직감이라는 기제가 발동하게 되는데요. 직감이라는 의식 역시 두 개의 편지봉투 역설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사실 정말 수학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만큼 수학이라는 존재가 우리 인류에게 내재되어 있는 마이크로한 세상과 더불어 우주로 나아가려하는 매크로한 이상을 모두 다 품고 있는 도그마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60갑자와 오행등 극히 동양의 사유물이라고 생각되었던 철학적인 문제들조차 수학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인류가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유라는 점에서 그 동안 몰랐던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부지불식간에 수학이라는 영역은 우리와 밀접한 거리에 존재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죠. 책에서 저자가 실례를 들어 보여주는 사례들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반사하게 접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정말 쉽게 근접하기에 너무나 뭔 영역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글쎄요 일단 일독을 하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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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종교, 신화, 미신에 속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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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론자나 지적설계론자들이 가장 싫어하고 아니 증오의 화신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겠죠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왜 신이 저런 배은망덕한 인간을 잡아가지 않을까라고 그리고 매일 잡아가소서라고 신에게 기도하는 인간이 바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일것입니다. 이렇듯 리처드 도킨스는 한쪽에서는 없어져야 할 사악한 존재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학과 진화론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설파하는 전사라는 점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학자입니다. 얼마전 영국 프로스팩스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사상가로도 선정된 그는 그동안 진화론에 반하여 신과 창조론을 설파했던 사이비과학에 정면으로 맞서 과학적 사실을 다른 어떤 이보다 강하게 일반대중에게 전파했던 투사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반대편에서 보기엔 상당히 과격하고 거침없는 그의 행보가 눈에 가시정도를 넘어서 종파를 뒤흔들수있는 위협적인 존재였기에 많은 이번 저서는 <지상최대의 쇼> 이후 오랫만에 만나게 되는 책이지만 그동안 저자의 저서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에 한번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번 저서는 그 동안 저서들과 비교해 볼때 과연 도킨스의 저서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온하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는 무슨 참고서 같이 재미있는 삽화들이 도배를 하고 있고 논거의 논조가 아주 온화하고 부드러워서(각 민족이나 종교적인 신화들과 기적같은 이야기들로 시작하죠) 약간은 어리둥절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동안 리처드 도킨스의 성향을 잘알고 있는 독자들에겐 더욱더 그렇구요. 하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막상 저서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만나보게 된다는 점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수 있다는 점이 색다르게 다가오네요.

 

   사실 그동안 진화론관련 서적들이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봇물 터지듯이 많은 분야에서 출간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과학적영역에서 바라보는 대중적인 이해도를 감안한 저서들은 그렇게 찾기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해 나가는데는 아무래도 문외한인 독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봐야 맞는 말이겠죠(사실 그 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이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리처드 도킨스의 업적은 상당하다고 생각되어지네요. 일부 전문가들 속에 있었던 담론을 일반 대중에게 이해하기 쉽고 설들력있게 알리는 메신저의 역활을 톡톡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작심하고 집필한 저서로 보일정도로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과 현실 그리고 진화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입니다. 전작인 <만들어진 신> 에서 도킨스는 현재 가장 무섭고 안타까운것이 의사결정의 판단 능력이 없는 아이들(유년,청소년)이 무작정 부모의 의지에 따라 종교라는 마법의 세계에 빠져든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에서 이번 저서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이번 저서는 언급하는 용어나 과학적 현실에 대한 설명(상당히 코믹하면서도 흥미진진해서 마치 할머니품에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킵니다) 들이 참으로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집필되었다는 점입니다. 실례로 '화석' 을 설명하는 부분은 초등학생을 앉혀놓고 강의하는 선생님같은 뉘양스와 용어의 선택등으로 정말 친철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 오히려 어슬프게 알고 있는 성인독자들에겐 더 도움이 되리라 여겨질 정도로 소상하게 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그 학문적인 격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상당히 난해한 논거들이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이해도를 높히는 쪽으로 포커스가 맞쳐져 있다는 것이 장점중에 하나이죠.

 

   또한 이번 저서가 주목되는 점은 다름 아닌 과학적 분야의 다양성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단 진화생물학이 주 전공이지만 리터드 도킨스는 지구과학,천문학,기상학,질병학,언어학 등 다양한 분양의 과학적 성질과 인문학적 교양을 초보자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서사로 현실(과학적 현실) 의 사실을 논거하고 있으면서 진화라는 개념이 별도의 특출한 장르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치 진화론에 대한 일방적인 서사로 인해 전체적인 숲을 보지 못했던 경향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저서는 그야말로 과학과 현실이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한 저서라는 점에서 돋보이기 때문입니다(특히 공통조상에 대한 서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인간종외의 생명체에 대한 경외감과 더불어 같이 살아가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심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사유는 자연과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살아야가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패러다임을 어리나이에서 부터 일깨워 줌으로써 무분별한 자연파괴행위를 사전예방하는 효과도 있을것으로 보이네요). 일방통행적인 신이나 창조자의 설계에 의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하늘에서 어느날 뚝딱하고 떨어진게 아니라 무수한 연관고리에 의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역자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는 과학적 이론들을 유머스럽게 서사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엄청난 양의 삽화와 도판을 수록하여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그동안 출간된 그 어떤 저서보다 뛰어난 진화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진화론이라는 과학적 논거가 일부분같지만 지구에서 벌어지는 과학적인 현상들과의 연관고리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는 보여주는 사례들을 소상하게 논거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각장 모두가 신화(신화라는 자체가 우리에게 친숙하고 또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입니까) 에서 출발하여 자연현상과 비교 분석 그리고 그 신화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물론 여기에 심도깊은 과학적 설명과 논리적인 설명이 곁들어져서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수긍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2장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 에서 히브리 부족의 기원신화인 성경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의 탄생과정과 사악한 뱀으로 인해 원죄를 뒤집어쓰는 내용 뭐 누구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죠. 하지만 여기서 도킨스의 철촌살인같은 풍자가 한 몫을 더하여 한층 코믹하게 만들어 버리죠. 꼭 특정종교에 대한 적대감(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이 많겠지만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은 이 장 전체에 다양한 부족들의 기원신화를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감을 잃었다고는 보여지지 않습니다) 보다는 대전제인 마법의 아이너리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서술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키득키득 많이도 웃었습니다.

 

   그리고 11장의 '왜 나쁜일이 벌어질까' 부정적인 측면이나 운,확률, 이유등에 있어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를 '과거의 원인' 이 아닌 전혀 다른뜻으로 '목적' 과 비슷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는 유년기의 잔재, 우주나 자연은 사람들의 선호에 하등의 관계없이 '일'이 벌어지고 그게 좋다 나쁘다는 언제나 우리들의 자의적인 판단 즉 일종의 피해망상적인 증세이지 과학적으로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음을 보여지고 있구요. 12장의 '기적이란 무엇일까' 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기적이라 일컫는 일들에 대한 정확한 지적과 반증의 논거가 확실히 서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도킨스는 이번 저서를 통해서 다소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게 여겨졌던 그 동안의 논거의 방법을 대폭 개선하여 좀더 일반대중독자들에게 쉽고 자연스럽게 다가갈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여실히 보이고 있네요.

 

   전반적으로 <현실, 그 가슴뛰는 마법> 은 그 동안 출간되어지 진화론관련 서적의 한계(여기에는 저자 자신인 리처드 도키슨의 저서들로 포함된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를 벗어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저서라고 보는 것이 일견 타탕성이 있을 보이네요. 사실 그동안 진환론 관련 서적들의 공통된 점 중 하나가 다소 과격하고(물론 과학적 사실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창조론자나 지적설계론자들에겐 상당히 과격한 일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부작용의 반발로 궤도를 이탈한 기관차처럼 폭주성을 덧대는 현상마저 불러왔구요) 협소한 구간을 바라보게 하는 경향이 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부메랑 효과로 창조론자들에게 반박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이번 저서는 그동안의 논의에 대해서 잠재울수 있는 힘을 지닌 저서로 파악됩니다. 우선 진화생물학이라는 협소한 분야에서 탈피하여 지구 전체의 역사를 관통할 수 있는 시각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의 현상들을 정말 알기쉽게 서술하고 있어 왜 진화가 事實인지를 절로 알게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반향이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윽박대거나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방법(뭐 하긴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죠. 얼마나 어뚱한 소리를 해대면 그랬을까라는 생각 충분히 이해가니까요) 이 아닌 어린애들 달래듯이 적확한 논리와 합리적인 접근방법을 통해서 찬찬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네요.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결국 점진적으로 진화라는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像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지금도 이러한 진화는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고 온건하게(저자는 신화와 기적등 많은 독자들이 친근하게 접할수있는 사례에 빗대어 논거하고 있죠)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번 저서가 기존의 저서에 비해서 학문적인 격이 떨어지거나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인텃넷서점등에서 광고하듯이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저서는 아니라고 보여질 정도로 그 내면의 깊이는 만만치 않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출간된 진화관련 서적중에서 가장 쉽고 이해하기 빠른 저서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네요.

 

   우리가 두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벌어지는 현상들과 진화가 어떠한 연관고리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처럼 친절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서술된 보기 드물정도로 소상하면서도 부드럽게 사유를 끌어가고 있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고 바로 이번 저서의 핵심적인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진화니 과학이니 하면 다소 딱딱하고 근접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학문의 분야로 인식하고, 진화와 과학현상, 심리현상등은 별개의 관계라고 알고 있었던 곡해된 부분들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지구상에서 존재하고 존재했고 그리고 존재할 모든 생명체와 현상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가장 매력적인 마법이라는 사실,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 엄청난 지상최대의 쇼를 객석 한복판에서 감상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기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기적은 사이비과학과 종교등이 만들어 놓은 기적보다 더 설들력있고 아름다운 그 자체인 것이죠. 물론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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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김명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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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를 오가고 태양계를 벗어나 지구에서 더 먼 우주를 향해 우주선을 보내고(물론 이러한 일련의 혁명도 이제 다소 진부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분명하게 획기적인 사건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원격교육, 원격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사실 휴대폰 하나로 삶의 컨트롤이 가능한 유비커터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그러니까 인류 역사상 가장 단시간에 가장 혁명적인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씩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들이 왕왕 벌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과학적 진보에 대한 종교의 간섭(내지는 월권행위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은 여러가지로 충돌과 마찰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아마도 진화론에 대한 종교계의 물타기 수법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것입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고등교육을 받아 왔던 사람들 역시 진화론과 창조론 혹은 창조론의 아류인 지적설계론에 대한 명확한 구분 내지는 정확한 실상에 대해선 구체적 못한 모호한 경계선상에 자리잡고 있고 이 빈틈을 과학이라는 묘한 장치로 둔갑한 지적설계론이 비집고 들어오는데 그 다지 거부반응이 없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수차례 확인 되어 왔고 종교는 서서히 중세의 화려한 영예를 되찾기 위해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종교는 왜 과학이 되려하는가>  200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중부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판결로 지적설계론이 과학이 아니며 따라서 학교 교육에서 지적설계론을 가르칠 수 없다는 판결을 바탕으로 지적설계론(창조론포함)에 대한 세계적인 석학 16人의 구체적인 반론을 에세이형식으로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리처드 도킨스, 스티브 핑거등을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권위있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한데 모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번 책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옮긴이의 표현처럼 산해진미가 가득한 진수성찬을 받은 느낌처럼 우주,언어,교육,도덕,종교적 믿음등 그야말로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설명가능한 모든 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자체가 상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의 부제인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에서 알 수 있듯이 창조론과 그 아류인 지적설계론에 대한 16인의 과학자들의 생각과 설득력있는 사실에 근거한 반박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왠만한 진화론 서적을 보는 것 보다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돋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창조론과 지적설계론에 대한 과학적 반증이나 그 대상들의 허구성과 비과학성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맞대응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앞으로 진화론의 인식과 교육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담론들에 대한 고찰이라는 측면이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사실 이 책에 마지막에 수록된 펜실네이니아 중부 미국연방지방법원의 판결문 자체로 왠만한 독자들은 창조론과 지적설계론의 비과학적이고 허구적인 내용들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지고요, 굳이 세계적으로 명성이 뛰어난 과학들이 그것도 16인이나 나서서 이에 대한 반론을 제시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로 비쳐질만큼 판결문의 내용은 명확 그 자체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쯤되면 종교계에서도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계속 진부하게 '신'을 운운하며 지적설계론을 밀어 붙인다면 공동체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의미론적 존재가치가 없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형국이지 않을까요 

 

지적설계론(창조론)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지금 세상에서 왜 이런 사이비 이론들이 종교적 가면을 쓰고 등장하게 되고 왜 알면서도 이런한 이론에 마음이 혹하게 된는 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그 해결방안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레너드 서스킨드나 스콧 D 샘슨의 에세이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과학과 과학자들이 반과학에 대처하는 자세부터 새로이 수정되어야 한다는 점, 진화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부족은 전적으로 과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분획화(세분화)에 의한 이해부족이라는 점 그리고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를 다루지 못하여 이해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들 담고 있고 이에 대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는 종교가 해야할 일이 따로 있고 과학은 과학이 해야할 일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굳이 과학이 원래 하기로 되어 있는 질문들을 할 권리 인정하지 않는가하는 것이 작금의 분쟁의 발단의 단초입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역활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과학 역시 그동안 자신들만의 성역을 쌓고 유지 하는 것보다 일반대중의 이해의 폭을 넓혀나갈 방안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보다 쉽고 이해하기 편한 형태로 다가가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과학과 사이비 과학의 경계를 이번 처럼 법원의 판결 결과라는 수치로 남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인간의 의식에서 부터 우주의 탄생과 확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론이 과학적 사실일 수 밖에는 없는 진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자체가 비록 에세이 형태로 작은 책자에 불과하지만 의미있는 저서로 남을 것이라고 믿어집니다. 여기에 미래지향적인 과학의 나아갈 바를 과학자 스스로의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부분 역시 향후 진화론을 비롯한 과학영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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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종말
폴 R. 에얼릭 & 앤 H. 에얼릭 지음, 하윤숙 옮김 / 부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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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전 역사를 통틀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생명종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라면 누구나 우리 인류 자신을 첫손에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증에는 기후나 환경적인 요인은 배제하는 말이지만. 지구가 생성되고 첫 생명체가 탄생하고 이어서 무수한 시간과 환경 변화에 자연선택되어 온 지구상의 모든 생명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 자신 만큼이나 나름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말의 의미는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호모사피엔스나 아메바나 별반 큰 차이가 없다는 말과도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인류를 제외한 그 어떠한 생명체와 비교 대상선에 오른다는 자체가 어불성설로 여기고 있으며 우리를 제외한 여타 생명종을 당연히 지배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지구라는 행성 자체 역시 그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진화의 종말>는 지구(환경)와 이 행성속에 살고 있는 생명종를 지배하고 있는 인류에게 진화의 종말 끝에 무엇이 존재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서술이다. 진화생물학자인 에얼릭 부부는 현재 인류라는 종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구환경계와 타 생명종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 왔으며 향후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 된다면 어떠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유전학,진화,생태학,기후학,경제학,국제정치학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고찰하는 보고서로 상당한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보이는 책이다.

 

그동안 지구상에 수 없이 많은 생명종이 탄생했고 이와 반대로 수 없이 많은 종이 멸종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진화는 한 종 내지는 개체군에 한정돈 범위를 지칭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진화는 지구환경이라는 변수(어감상 통제 가능한 말처럼 느껴지지만 지구환경이라는 변수는 그 어떠한 종도 통제할 수 없는 불변의 변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에 의해 자연선택되기 마련이고 지구환경과 어떻게 조화롭게 협상(혹은 순응)하느냐에 따라 종과 개체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한 표현일 것이다. 이러한 실례는 진화론적으로 굳이 일일이 열거할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인류를 비롯한 현존 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지구환경과 적절한 형태의 교감을 이루고 있기에 종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지구 역사상 5차례의 커다란 협상 결렬(멸종)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폐름기의 대멸종과 6500만년전 백악기때의 대멸종은 바로 지구환경이라는 변수가 생명체의 진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받고 있다. 어떤면에서 보면 생명체는 환경이라는 변수를 거슬를 수 없고 단지 자신의 몸을 환경에 맞추어서 진화하게끔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지도 모른다. 이러한 굴곡의 과정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물론 우리 조상들도 지구환경에 철저하게 비위를 맞추었기에 생존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법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여타의 종과는 사뭇 다르게 진화의 방향을 설정했고 거기에 대해서 단 한 차례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성장해왔다. 인류 만큼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종도 없을 것이다.(지구역사상 생존해온 시기를 비교해 보면 그 성장속도는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아메리카 대륙과 오세아니아 대륙을 비롯하여 인류가 대약진(고향인 아프리카에서 전대륙으로 이동하는 시기) 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어떻한 방해도 없이 자신의 영역을 지켜왔던 대형포유류가 순식간에 인류에 의해 멸종했고 수많은 종들이 인류의 출현과 더불어 지구상에서 그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물론 혹자는 이러한 현상도 진화의 큰줄기속에 해당될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도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게 되면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명멸했던 종들중에 지구환경의 급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경우외 타 종의 출현으로 멸종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그 심각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물론 인류의 생존(의식주)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멸종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생존의 차원을 넘어서서 고상한 삶의 질을 위해 희생되는 종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타 종의 멸종을 불러 일으키는 지구환경이라는 대싸이클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무분별한 개발으로 인한 지구환경의 파괴는 결국 인류를 감싸고 있는 보호막의 해체와도 같은 것이지만 아직도 이에 대해서 우리는 그 심각성을 피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절대변수인 지구환경도 우리의 뜻대로 조절 통제 가능하다는 착각이라도 하는양 그때 그때 땜빵질 같은 임시방편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라는 표현을 많이 써왔지만 저자들은 이 말은 이제 용도 폐기해야 하는다고 한다. 이제는 온난화의 단계를 넘어서 가열화의 단계로 접어들었고 조만간(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를 겪게 된다고 보고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인류뿐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순환과정을 거쳐 폐름기이후의 대멸절을 가져올 개연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다름 아닌 우리 인류라는 종이 화려하게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인류탄생과 더불어 진행되어온 인류의 진화와 그에 따르는 여타 종들의 변천 그리고 지구환경의 변화를 고찰하면서 인류가 지구환경과 여타 생명종(자연자본과 용역으로 저자는 표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중요한 보고서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는 지구환경의 현주소와 미래의 예측은 가히 대재앙을 방불케할 정도로 암담하기도 하다. 지구온난화를 넘어서 지구과열화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심각해지는 지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그동안 환경이나 진화론적인 견지에서 바라보았던 문제들을 경제학,국제정치학,사회학의 분야를 총동원하여 종합적인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는 점이 기존 환경관련 서적과는 차별화된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동안 환경운동이라면 대표적으로 NGO를 연상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개념을 뛰어 넘어서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이슈집단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실천방안등을 담고 있어 실천적인 문제에서도 상당하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지구 역사상 가장 우수하게 진화되었다고 자부해왔지만 실상 가장 우수한 종이 지구내의 여타 종을 멸종시키고 더 나아가 지구라는 행성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태에 놓여있다. 결자해지라고 우수한 종인 인류가 풀어야할 숙제는 지금부터 상생하고 공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 길만이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서 두발 뻗고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표현자체도 우리만을 위한 극히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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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가정용 곤충에 관한 은밀한 에세이 1881 함께 읽는 교양 9
조슈아 아바바넬.제프 스위머 지음, 유자화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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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Oh, My God!!!를 외치게 하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좋게 표현해서 이런말이고 실상은 상당히 그로데스크한 과학 에세이를 보면서 여러가지 상념에 잠기게 하는 책이다. 물론 저자들은 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이쁘다고 하지만 왠만한 독자들에겐 그저 두번 다시 보고싶지 않고 기억에 담고 싶지 않는 불편한 존재들이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파리, 개미, 이, 바퀴벌레등과 인간의 눈으론 그 존재감 조차도 확인하기 힘든 진드기와 해충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생태와 더불어 인간과의 관계를 되집어 보는 의도에서 출간된 책이라고 해야겠다.  

사실 우리가 이들 벌레들(정확히 곤충류라고 해야하나)를 보는 시각은 혐오감 그 자체이다. 오죽하면 "벌레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표현을 쓰듯이 우리 인간이라는 종은 벌레들을 엄청나게 싫어하고 혐오하는게 대체적으로 인간 뇌가 진화되면서 각인된 하나의 표상중에 하나이다. 여기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지배자인 인간의 우월적인 관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러한 벌레들은 그야말로 지구상에서 몰아내고 싶은 1순위에 그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러면 이처럼 혐오스럽고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인(인간의 시각에서) 생명체에 대해서 그것도 증명사진을 처다보듯이 리얼하게 확대한 사진을 수록해가면서 이것도 부족해 각종 미사여구와 왠지 그들을 옹호하는 언어의 선택을 사용해 가면서 만인의 지탄을 받을거라는 예측이 절로 드는 에세이를 저자들은 왜 그리도 집착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들만도 하다. 뭔가 달리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는... 

이 책에 소개되는 벌레들은 인간인 우리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종들이다. 이 말은 이들 종을 지구상에서 박멸한다고 해서(과연 그들을 지구밖으로 퇴출시킬수나 있을까) 인간의 삶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지금보다 풍요로워진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그 역효과가 일어나면 일어나지 긍정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 이도 저도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손자가 말했듯이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상대를 알고 나을 알면 그들과의 슬기로운 조화와 더불어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확대된 담론으로 들여다 보아 종차별적인 편견을 불식시킨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에세이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저자들이 전하는 메세지는 지구상에 인간만이 유일하게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하는 듯 우리 주변 지금 리뷰를 적고 있는 의자속에 그리고 약간 떨어진 분리수거함속에 그리고 우리의 침대속에 존재하는 그들과의 현명한 동거가 종에 대한 숭고한 경의 정도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종외에도 수많은 종들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들 나름대로의 삶의 목적과 의미가 있다는 점만 인식한다면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는 것이다. 

외견한 흉칙하게 보이고 소름돋게 생긴 이들의 정체(이들을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할 것이다)는 인간인 우리의 힘에 의해 확정되지도 않고 그저 인간과 더불어 자연선택이라는 치열한 전장에서 승자로 살아남은 이들이라는 사실에서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와 같이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에세이로 인해서 벌레들과의 교류나 그 친분의 급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없으나 이 한편의 짧막한 에세이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서 만큼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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