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린아이가 이유없이 곤충을 불구로 만드는 느낌으로 잔인했으며, 학교 반장들에게 고개를수그리고 작은 주먹을 휘저으며 돌격하는 조그마한 소년과같이 겁이 없기도 했다.
- P84

대화는 자고로 저글링 같아야지. 공이랑 접시들이 위로 올라가고, 속이 실한 물체들이 위로 또 그 너머로 들락날락, 각광을받아 번들거리다가 놓치면 쿵 떨어져야지.  - P101

그것보다 내 상상 속에서 우려가 이스트처럼 작용하여 망상을 발효시키면서 커다랗게 뭉텅이진 더껑이 거품들 속에 재난의 그림을 담아 표면으로 떠올렸다.  - P129

마치 특정 책을 찾으려 서고를죽 훑던 중 가끔은 다른 책에 관심이 사로잡힐 때가 있어 그것을 꺼내 속표지를 흘긋 쳐다보며 "나중에 시간 나면 이것도 읽어야겠다."라고 말한 다음 제자리에 돌려놓고 탐색을 계속하듯이.  - P298

"삶이 발행한 차용 증서. 요청 시 지급한다는 약속 어음이랬지." - P423

"가끔 난 과거와 미래가 양쪽에서 너무 세게 죄어 와 현재가들어설 자리란 아예 없다는 느낌이 들어." 줄리아가 말했다.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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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돈에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돈이 아니다. 돈이라는것의 진정한 의미는, 캄캄한 밤 같은 그 무명성과, 숨이 삼켜질 만큼 놀랍고 압도적인 호환성에 있다.
- P46

청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윗도리 안주머니에서새하얀 봉투를 꺼내, 그 자리에 딱 맞는 형용사를 문장에 집어넣듯이 그것을 내 야구 점퍼의 안주머니에 쏙 집어넣었다. - P70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어요." 하고 나는 힘없이 덧붙였다.
"마치 여름날의 아침 이슬처럼." 또는 새벽 별처럼,
- P97

밤은 깊고 무겁고, 사방은 가슴이 따가울 정도로 고요했다. 하얀 천장은 방을 완전히 뒤덮은 두꺼운 얼음 뚜껑처럼보였다.
- P335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일 중의 하나였다. - P393

우리의 레닌은 마르크스의 논리 중에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 쏙골라냈고, 우리의 스탈린은 레닌의 논리 중에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 ㅡ 그게 아주 양이 적었지만 말이야 - 쏙골라서 주장했지. 그러니 이 나라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좁은 놈일수록 큰 권력을 쥐게 된 거야. 좁으면 좁을수록좋다니까. 알겠나, 마미야 중위,  - P411

좋은 뉴스는 언제나 조그만 소리로 말해진다. - P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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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유의 정보는 좋든 싫든, 원하는 원하지 않든 연기처럼 인간의 의식과눈으로 흘러든다.
- P49

누구나 상상이 가겠지만, 병원 대합실은 절대 마음 편한장소가 아니다. 소파의 비닐은 사후 경직된 시체처럼 딱딱했고, 공기는 숨을 쉬기만 해도 병에 걸릴 것처럼 탁했다. 텔레비전은 언제나 별 볼 일 없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고,
자동판매기의 커피는 신문지를 조린 듯한 맛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음산하고 침울한 표정이었다.  - P95

 "그러니까우리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죽음이란 게 반드시 필요한 거죠.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죽음이란 존재가 선명하고 거대하면할수록 더욱이 우리는 죽을힘을 다해 생각을 하는 거죠."

별거 아닌 일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 누가 봐도 알 수있고, 누가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정말 별거 아닌 일부터 시작하는 거야. 그리고 그 별거 아닌 일에 충분히 시간을 투자해.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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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는 건과연 가능한 일일까.
- P45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요. 구체적이어야 이목을 끌겠죠. 그러나 구체적이라고 하는 것들도 대개 미미한 현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불필요한 샛길 같은 것이죠. 멀리 보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여러가지가 점차 일반화되는 법이에요."
- P82

용기와 호기심은 비슷한 거 아닌가요?" 하고 가사하라 메이가 물었다. 용기가 있는 곳에 호기심도 있고, 호기심이 있는 곳에 용기도 있는 거 같은데." - P115

그 같은 부류의 여자가 흔히 그렇듯, 도저히 손쓸 수 없을 만큼 허세가 심한 것이었다. 자기만의 가치관이 없으니 타인의 잣대나 시점을 빌리지 않고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 P130

인간의 운명은그것이 지나간 다음에 돌아보는 것입니다. 앞서 보는 것이 아닙니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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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포함해)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무신론자보다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신론자는 하늘에 있는 위대한 스파이 카메라를 두려워할 필요가없다는 얘기이다. 이 논법에 따르면 무신론자는 단지 실제 카메라와 실제 경찰을 두려워하기만 하면 된다. 여러분은 아마
"양심은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다"라는 냉소적인 농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 P131

인생이 평균적으로 위험할수록 모든 곳에서 행위자를 보는 쪽으로, 그래서 때때로 거짓을믿는 쪽으로 균형이 옮겨가야 한다.
- P291

우리는 행위자를 보는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심지어 행위자가 없을 때에도 말이다. 그리고 종교는 우리 주위의 모든 곳에서 행위자를 보려는 경향이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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