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니까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로 올리고 싶은데... 어째 올리고 보면 내 얘기는 죄다 코미디인 듯. 그래도 꿋꿋이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그림 이야기를 끄적여볼란다.

지지리도 미술을 못했던 나와 달리 작은오빠는 예술적 감성이 어려서부터 풍부했고 재능도 넘쳤다. 한때는 촉망받던 설치미술가이기도 했던 오빠는 갑작스런 집안 살림 악화로 어쩔 수 없이 입시전문 미술학원을 하게 되었다. 이 부분은 큰오빠나 나나 작은오빠에게 평생 갚아야 할 빚이다.

각설하고...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오빠가 고등학교 때 유독 좋아했던 화가가 뭉크였다. 그리하여 어느날 사들고 온 것이 "절규" 사진 액자. 한때 락에 미쳤던 큰오빠도 그 감성을 맘에 들어해 두 형제는 작당을 하고 이 그림을 어디 걸 것인가 이 벽에 대봤다가 저 벽에 대봤다가 불을 켜봤다가 껐다가 하며 한참을 의논해댔다. 그리하여 드디어 결정한 장소가 바로 x표한 곳.

큰오빠와 작은오빠가 함께 그림을 공유할 수 있는 중간 위치. 게다가 뭐 그런 그림이 다 있냐 질색하는 어머니 눈에 잘 안 띄는 장소. 그리고 빛과 어둠이 공존할 수 있는 장소... 화장실 앞 벽...

큰오빠 방이 막고 있는 그늘. 거실 베란다에서 햇볕이 달려와도 닿지 않는 곳. 원래는 조그만 미니전등이 있었지만, 별 쓸모가 없다 하여 필라멘트 끊어진 전등을 방치해둔 곳. 그 어두침침한 벽에 뭉크를 걸었다. 더욱 괴기스러운 건 밤에 화장실에서 나올 때. 시꺼먼 어둠 속에 잠겨있던 뭉크는 화장실 문을 열면 주홍빛 백열등에 노출되어 더욱 절규스러웠다. 게다가 작은오빠의 감각적 연출에 의해 액자는 천장 바로 밑에 걸렸는데, 그것도 윗부분은 15센티 대못을 이용해 벽에서 떨어져있었고 아래부분은 철사로 벽에 딱 고정시켜 놨었다. 즉 사람 머리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보며 절규하는 양상이었다.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는데(오빠들이랑 5살, 6살 차이), 자다가 비몽사몽간에 화장실을 가긴 갔는데, 일을 보고 나올라치면... 절규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칠까봐 겁이 나, 다른 식구들이 볼일보러 올 때까지 몇 시간씩 화장실에서 끙끙댄 적도 있다. 용기를 내서 화장실에서 나와도 그림속 인물이 다리에서 뛰어내려 내위로 떨어져내릴까봐 무서워, 눈도 못 뜨고 내방으로 뛰어들어가곤 했다. 내 친구들도 오빠들의 악취미에 학을 떼며 마루 화장실 이용하는 걸 싫어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애원해도 오빠들은 그 그림과 그 위치를 워낙 기꺼워했던 터라 떼내지도, 옮기지도 않으려 했고, 결국 내가 대학교를 졸업하던 해, 이사를 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덕분에 난 지금까지도 뭉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한다. 상상해보라. 화장실 앞벽의 비스듬한 절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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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6-1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으.. 정말 섬뜩하셨겠습니다..
저는 밤에 거울 앞에 지나갈 때가 제일 무섭던데... ^^;;

starrysky 2004-06-1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어린 시절에도 저를 늘 악몽에 빠뜨리던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도 모를 화가가 그린 풍경화인데, 그 즈음에 읽었던 무서운 이야기와 그 그림이 오버랩되어 정말 너무너무 끔찍했었죠. 엄마한테 아무리 그림 좀 치워달라고 부탁해도 나의 공포심을 전혀 이해해주지 않던.. ㅠㅠ
저도 밤에 거울 앞이랑 창문 앞 지나가는 거 너무너무 싫어요. 그래서 그런 게 있는 장소에 갈 때는 일단 눈을 꼭 감고 불을 환하게 켠 다음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총총총.. 아, 살기 힘듭니다.

반딧불,, 2004-06-16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줄이 올라온 새 글로..
이 페이퍼를 놓쳤군요..
그나저나 그 공포감이라니..저도 그런 것이 있었지요.
정말 무서우셨겠어요.
 


http://www.aladin.co.kr/foryou/mypaper/478377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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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6-14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정말 닮았네요~^^

밀키웨이 2004-06-1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모아놓으니 진짜 닮았네요 ^^

반딧불,, 2004-06-15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설정이라도 좋네요^^
 
 전출처 : 부리 > 3류소설: 변비의 역습

 

 

 

 

 

* 오랜만에 3류소설을 썼습니다. 수준이 낮더라도 이쁘게 봐주세요.

----------------------------------------------------------------------------------------------

"으으-- 나와야 하는데..."
플라시보는 변소 벽에 매달린 기둥을 붙잡고 힘을 주었다. "으--- 된다! 된다!" 하지만 "뚝" 소리와 함께 기둥이 벽에서 떨어졌고, 변기에 앉아 일을 보던 플라시보는 앞으로 나동그라졌다. "젠장!" 플라시보는 바닥에 그렇게 한참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나왔다.

지난 29년간 그녀가 대변 때문에 걱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너무 자주 나오는 게 걱정이었던 내가 이것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하루 세 번씩 팔뚝만한 변을 생산해 내곤 했지만, 벌써 보름이 다되도록 플라시보는 밤톨만한 변조차 보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속은 더부룩했고, 그에 비례해 식욕도 없어졌다.
"과장님, 다 드신 거예요?"
밀키웨이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그래, 그만 먹으련다"
"과장님 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통 식사를 못하시네"
"존재론적인 고민이 있다. 자세한 건 알려고 하지 마라"
옆에 있던 갈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안드실 거면 제가 남은 거 먹어도 되나요?"
플라시보가 고개를 끄덕이자 갈대는 잽싸게 남은 비빔밥을 빼앗아갔다.
'귀여운 녀석...' 플라시보는 그윽한 눈으로 갈대가 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순간, 갈대의 말이 플라시보의 가슴에 콕 박혔다. "식사는 잘 안하시는데, 왜 살은 안빠지죠?" 플라시보가 무섭게 갈대를 노려보는 찰나, 변의가 느껴졌다. 플라시보는 잽싸게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녀는 십분 후 땀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녀의 표정은 훨씬 더 어두워져 있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미모의 의사를 봤을 때, 바람구두는 진료실을 나가고 싶었다. '가을산 항문외과'라고 해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자에 미모라니.
"부끄러우실 거 없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이 다 그렇죠, 하하"
그녀가 짓는 맑고 티없는 웃음을 보니 더더욱 보이기가 민망했다.
"그, 그래도..."
결국 바람구두는 그냥 병원을 나왔고, 옆에 있는 병원으로 들어갔다. 머리가 하얗게 센 파란여우가 바람구두를 관찰했다.
"쯧쯧, 항문이 찢어졌군. 어쩌다 이랬나?"
"제가 요즘 변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무리해서 일을 보려다..." 바람구두가 울먹이자 파란여우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약을 발라줄테니까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변의가 있어도 일을 봐선 안되네"

"으으윽! 휴--- 또 실패다!" 검은비의 집에서 긴 한숨소리가 흘러나왔다.
"끼야야! 난 할수...있다, 있다, 있다.... 없다...." panda78의 집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실론티의 집에선 목탁소리와 함께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주여, 단 한번만 시원하게 변을 보게 해주소서. 지금 너무 힘듭니다"
마냐의 집에는 벌써 보름째 풀만 올라왔다. 아이들이 항의했다. "엄마, 우리가 염소야? 왜 맨날 시금치만 먹으라는 거야?"
마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엄마가 변비라서 섬유질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데, 니들 고집만 부릴 꺼야?" 마냐의 서슬에 아이들은 할수없이 시금치를 집었다.

변비를 고치러 변비 전문 기도원에 간 책울타리는 깜짝 놀랐다. 
"앤티크!"
수박을 먹으려던 앤티크는 놀라서 수박을 치마에 흘렸다. "책울님!!!! 여, 여긴 어떻게.."
앤티크로부터 사정을 들은 책울타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새우를 잡으러 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앤티크는 한달 이상 계속된 악성변비를 고치러 기도원에 간 것이었다.
"어때? 좀 나아졌어?"
"아니요, 여기 와서 억지로 변을 한번 보긴 했지만, 좋아졌다고 말하긴 좀 그러네요. 이리 오세요. 다른 분들 소개해 드릴께요"
앤티크는 이방 저방을 다니며 사람들을 소개했다.
"냉열사, 너 여기 있었구나!" 냉열사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제발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말아 주세요"
"책나무, 자네도? 아니, 쥴! 어디갔나 했더니..."
앤티크가 귀뜸했다. "메시지와 로렌초의 시종은 지금 삼일기도 중입니다. 내일이면 나와요"
최근 서재에서 잠적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다 변비 때문이었다. 책울타리는 사람들을 모았다. "변비라고 뭐 부끄러울 거 없네. 항문이 있으면 거기 걸맞는 질병이 생기기 마련이지 않는가. 우리는 누가 뭐래도 알라디너야. 힘을 모아 변비를 고치고 다시 알라딘에 복귀하세"

알라딘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온전하진 못했다. 변비 때문에 도무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페이퍼를 쓰거나 책을 읽는 것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게 아니던가. 주요 논객들이 모두 변비에 시달리는 판이니, 알라딘에 오르는 글의 숫자가 60% 이상 감소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혹자는 라이벌 교봉이나 그래스물넷의 음모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교봉 측에서는 펄쩍 뛰며 그 소문을 부정했다. 변비가 전염병도 아닌데, 그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다.

알라딘에 오르는 리뷰의 개수는 대폭 줄었지만, 마이리뷰에 대한 시상은 계속되었다.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보니 2주 연속, 3주 연속 5만원의 적립금을 타는 사람도 생겼다. 복돌이는 4주 연속, 연보라빛우주와 이파리는 3주 연속으로 상금을 탔다. 처음으로 이주의 마이리뷰에 당선된 폭스바겐은 다음과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가 운이 좋아서 이 상을 탔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변비가 있다고 리뷰를 못쓰는 것도 우스운 일이구요. 저도 사실은 치질인데, 참고 쓰는 겁니다. 남이 상을 타면 어떻게든지 폄하하려는 세력이 있는데, 그건 옳지 못합니다"

폭스바겐의 인터뷰를 보면서 조선인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 걸 느꼈다. 오십평생을 살아오면서 한번도 틀리지 않았던 육감이 그 안에 뭐가 있다는 걸 강력히 말해주고 있었다. 직감을 믿어라, 이 말은 스승인 물만두가 수없이 했던 얘기가 아닌가. 조선인은 최근 4주간의 리뷰 당선자를 한번 적어봤다.
5월 첫주: 비발샘, 소울키친, 두심이, 작은위로
    둘째주: 복돌이, 수니나라, 자몽상자, *^^*에너
    셋째주: 연보라빛우주. 이파리, 복돌이, 느림
    넷째주: 연보라빛우주, 이파리, 복돌이, 수니나라
6월 첫주:  연보라빛우주, 이파리, 복돌이, 머털이

'뭐가 이상한 거지?'
생각이 날 듯 날 듯 하면서도 나지 않았다. 그럴 때면 길을 걷는 게 조선인의 오래된 습관, 그녀는 외투를 챙겨입고 밖으로 나갔다. 6월 중순인데 벌써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도시를 강타하고 있었다.
"저 사람 좀 봐! 미쳤나봐!"
사람들이 조선인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조선인은 후회를 했다. "무스탕을 괜히 입고 나왔나..." 더운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무스탕을 입은 건 순전 자랑을 하기 위함이었는데. "자랑도 때가 있지, 내가 왜 이랬을까" 조선인은 무스탕을 벗어 팔에 감았다. 그때, 기합 소리가 들렸다. 위를 보니 '라일라 태권도장'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순간 조선인은 팔에 감고있던 무스탕을 떨어뜨렸다. 태권도장.....

집으로 달려온 조선인은 컴퓨터를 켰다. *^^*에너, 느림, 머털이를 제외하곤 최근 5주간 이주의 마이리뷰를 휩쓴 사람들은 모두 차력당 소속이었다. 알라디너 대부분이 변비에 신음하는데, 그들만 멀쩡한 것도 이상했다. 차력당 사이트에 가서 혐의점을 찾던 조선인은 다음과 같은 글에 주목했다.

                           공고

갈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는 저희 차력당이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하기 위해 현판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비큐 요리가 준비되오니 알라디너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일시: 4월 17일(토) 오후 다섯시
장소: 신라호텔 영빈관
복장: 티셔츠에 몸빼
* 축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회장 진우맘 배상

조선인은 그날 곗날이라 자신은 거기 가지 않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녀는 스텔라9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선인: 나야. 혹시 자네 변비 있나?
스텔라9호: 아이, 형님도... 어제도 변기를 막았수다.
조선인: 자네 지지난달 차력당 현판식 갔던가?
스텔라9호: 못갔시우. 그 전날 술을 코가 비뚤어지게 마셔서. 근데 왜유?
그녀는 여전히 왕성하게 글을 쓰는 starrysky에게도 전화를 걸었고, 독신자 클럽에 가느라 참석하지 못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랬다. 변비는, 그날 현판식에 간 사람만 걸렸다. 조선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에유, 더워라"
땀을 뻘뻘 흘리며 조선인은 계룡산을 올랐다. 계룡산에는 물만두의 친구인 아영엄마가 호밀밭을 갈면서 살고 있었는데, 세상일에 모르는 거라곤 없는 석학이었다.
"오셨어요"
안면이 있는 동자가 공손히 인사를 했다. "소승은 너굴이라고 합니다. 아영엄마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올 것을 어떻게 알고?" 역시 영험하단 생각을 하면서 조선인은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차력당이 의심스럽단 말이지?"
조선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아영엄마가 물었다.
"네, 하지만 변비란 게 인위적으로 걸리게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아영엄마는 말없이 서랍에서 뭔가를 꺼냈다. "읽어 보고, 뭐가 말이 안되는지 말해 보게나"
그것은 신문 쪼가리였다.
[금붕어 연구소 괴한침입, 없어진 건 없어...4월 10일 일요일 국내 굴지의 전염병 연구소인 물장구치는금붕어(주)에 괴한 넷이 난입, 경비를 서던 Smila를 둔기로 쳐서 기절시킨 뒤 유유히 사라졌다]
아무리 읽어도 이상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게...뭐가 이상하죠?"
아영엄마는 손으로 가느다란 턱을 쓰다듬었다. "기절시킨 뒤 유유히 사라졌다"란 대목이 좀 말이 안되지 않나? 자네같으면 어렵게 침입해서 그냥 나가겠나?"
듣고보니 그랬다. 조선인은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소승이 무지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영엄마는 껄걸 웃으며 손뼉을 마주쳤다. 문이 열리고 너굴이 접시에 뭔가를 담아왔다.
"자, 벌로 이걸 들게나"
"이, 이건..." 조선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너굴이 가져온 것은 만두였다. 도투락이라는 마크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억지로 만두 세 개를 먹고나자 아영엄마가 입을 열었다.
"내가 연구소에 알아본 결과 76년 자이레에서 유행했던 초강력 변비 바이러스 샘플이 도난당했다더군. 언론에서 그 사실을 발표하지 않은 건 혼란을 우려해서 엠바고를 설정한 때문이라네"
"변비가...바이러스로도 옮겨지나요?" 조선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변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네. 바이러스도 그중 하나야. 그러니까 그들은 바비큐에 바이러스를 넣어 손님들에게 대접한 거지"
그렇구나. 조선인의 머리속이 환해졌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아영엄마가 뭔가를 꺼내줬다. "이건 특별히 제작한 항체일세. 사흘 전에야 제조에 성공했지. 이걸 지금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주사하게. 효과가 있을 걸세"

조선인은 마음이 약한 수니나라를 납치, 사흘간 고문한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흑,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이주의 마이리뷰에 될 수 있게 해준다기에... 흐흑"
조선인은 경찰과 함께 차력당의 아지트를 급습, 범행에 쓰인 샘플병과 주사기 등을 찾아냈고, 주사기 안에서 바이러스의 잔해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비발샘과 진우맘을 필두로 차력당 당원들은 모두 연행되었다.
"기필코 난 다시 돌아올거야!" 기자들이 내민 마이크에 대고 진우맘이 말했다. "마이리뷰 일등 좀 하겠다는데 그게 나빠?"

조선인은 생각했다.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kimjiism(김지이즘)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어릴 적부터 공생과 화합정신을 길러줘야 해. 하지만 우리 교육은 오직 경쟁만을 강조하지. 이래선 안돼!!!"
그때, 지족초4년 박예진이 지난달 성적표를 가져왔다. 성적표를 보던 조선인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이런... 반에서 3등? 이리와! 종아리 걷어!! 이래가지고 대학 가겠어? 철썩! 윽! 철썩! 꽥!" 깊은 밤, 종아리 맞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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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6-1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용두사미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이 글을 꾸미시느라 상당히 애도 많이 쓰셨겠네요...제가 가보지 않은 서재라서 이곳에서 읽고 갑니다..

조선인 2004-06-15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수수께끼님 말씀 전해드리겠습니다. ^^
 


저녁준비하는데 딸이 숨넘어가게 부릅니다.

"엄마, 네모로 네모 네모 네모 네모 만들었어요!!!" "네모 네모 네모 네모~ㅅ!!"

사진으로는 잘 확인이 안되지만 낱말카드를 바닥에 깔고 네 벽을 만들고 지붕까지 올려놨더군요.

기특하다고 칭찬해줬더니, "엄마, 사진 찍어요"

V자를 그리며 증거사진을 남기는 딸 ^^ (저도 어쩔 수 없는 고슴도치 엄마인가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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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4-06-1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고슴도치가 아닌 누가봐도 다 이쁩니다. ^^

물만두 2004-06-1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알라딘 딸들은 왜 이리 모두 이쁜 것인지... 님들이 이렇게 미인들이란 말인가...

비로그인 2004-06-1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마로의 무릅에 붙인건 또 뭘까?? 아마도 일회용 대형 반창고 같은데..쯧쯧...성할 날이 없을 나이가 맞는것 같아요.. 롤러블레이드 탈 때 사용하는 무릅보호대를 아예 해 주시는것이...

조선인 2004-06-14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에 마로가 좀 아팠어요.
몸 상태가 안 좋다니 땡깡도 심했고.
외출하는데 샌달 말고 슬리퍼 신고 나가겠다고 고집을 피더니 와장창 넘어졌죠, 뭐.
보이진 않지만 손바닥에도 반창고를 붙였답니다.
ㅋㅋㅋ 그러나 실상은...
우리 딸은 아프면 무조건 반창고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나봐요.
넘어진 자국은 있지만 떼보면 멀쩡해요 ㅎㅎㅎ

비로그인 2004-06-1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요 알라딘 가족들의 고슴도치들은 왜 이렇게 이쁜겁니까?? 베개가 우리집꺼랑 똑같습니다. ^^

starrysky 2004-06-1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네요. 몇 주 전에 올려주신 사진에서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눈도 더 또록해졌고.. 아프지도 말고 다치지도 말아야 할 텐데요.. ^^

다연엉가 2004-06-14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암만 봐도 귀엽다니까^^^^
마로의 무릎은 부칠 정도이지만 민수의 무릎은 아예 빠꼼한 곳이 없습니다. 촌넘이 논다고 넘어져 피가 줄줄 흘려도 울지도 않더군요.^^^

파란여우 2004-06-1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닥에 놓여진 것보다 마로하고 저 베게에 눈이 더 가는군요....분홍색머리 리본도..
나두 저런 딸내미 하나 갖구 싶어요^^

조선인 2004-06-1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홍홍 역시 파란여우님.
리본 이쁘죠?
마로가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거랍니다.
그것도 형님께서 직접 만드신 거에요.
저거 말고도 핀이며, 머리띠며, 무지 많답니다.
재주 많은 형님 계셔서 행복한 나. ㅎㅎㅎ

水巖 2004-06-14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 참 너무 예쁘고 귀엽네요.

비로그인 2004-06-14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넘이뽀요..우리 신랑이 사진보면 또 딸타령 할텐데...

조선인 2004-06-14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겸이를 위해서 둘째 고민해보시죠.
실은 저도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주의였는데, 얼마전 전향했습니다.
난 오빠가 둘이나 있어 고마운데, 딸에게는 형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미안하더라구요.
내년을 계획중인데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반딧불,, 2004-06-1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쁩니다..
뽀샤시하고 눈땡글에^^*
의상과 악세사리의 완벽한 조화...
ㅎㅎㅎ
누가 도치맘이 아니겠습니까...꼭 성공하시길...

*^^*에너 2004-06-1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 ><
아이들은 넘넘 이뿌구 천사 같아용~
 

일요일에 마로가 좀 아팠습니다. 미열이 오락가락, 차멀미도 하고, 설사까지.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본 결과 냉방병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외할머니를 뵈러 가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뒹굴.

그런데 아파도 늘어지지 않는 딸이 너무 조용하더군요.

청소를 하다 말고 뭔일인가 싶어 찾아보니...


날이 갈수록 창고로 전락해가는 베란다 한켠...

마로 책상 아래엔 책장을 차지 못한 책들이 쌓여있고, 이제는 작아진 카시트가 그 위에 놓여 있었는데,

무슨 재주로 저 위에 올라가 앉아있는지.

게다가 글자도 모르는 녀석이 진지하게 "키다리 아저씨 그후 이야기"를 읽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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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6-14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워요-- 딸이 최고야-- >.< 예뻐요---

starrysky 2004-06-14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너무 귀엽습니다. 간만에 마로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마로 팬이야요~ ^^)
판다님도 얼릉 이뿐 딸 하나 낳으세요. ^-^

비로그인 2004-06-1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뿐딸 낳는 비법좀 전수해주세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