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징한 자신과의 싸움"
 군대표와 윤나의 빠샤! 국보법폐지 순례기
   
이윤나(민족통일애국청년회 회원)

다음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전국 도보순례에 3일간 함께 한 이윤나씨의 참가기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한청 소속 민족통일애국청년회 회원인 이윤나씨는 동 단체 회원 최군철씨와 함께 도보순례를 한 뒤 "길을 걷는 내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국토순례는 단지 사람의 물리적인 힘만으로는 못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걸음에 대한 확신과 옆에서 어려움을 함께 하며 힘을 주는 동지에 대한 믿음과 사랑, 무엇보다 국보법 폐지의 그 날을 기쁘고 즐겁게 맞이할 우리들의 신명으로 가는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청년단체연합(한청) 국가보안법 폐지 도보순례단이 전국을 돌며 도보 순례를
하고 있다. 오늘로(3일) 14일째를 맞았다. [사진제공 - 도보순례단]

<첫날> "정말 징한 자신과의 싸움"

순례단 결합 첫날이라 힘들게 느껴진 것도 있지만 오늘은 수원역에서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에 맞추기 위해 초반부터 빡세게 걸은 탓에 마지막 오산을 앞두고 다리가 땡땡하게 굳어서 지금도 그 고통이 심합니다. 그렇지만 어제부터 걷기 시작한 분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그분들은 벌써 발바닥에 왕물집이 잡히셔서 바늘로 물집을 터트려 냈거든요.

오늘 저희는 7시 30분 안양역을 출발하여 9시간동안 정말 징한 자신과의 싸움 끝에 오산에 도착했습니다. 이놈의 국보법 땜에 편안히 살수가 없다고 궁시렁거리면서 말이에요. 오늘 저희가 걸은 총 길이는 35키로가 좀 넘는다고 하네요. 이렇게 하루도 힘든 싸움을 40일을 꾸준히 걸어가실 두 분의 뒷모습을 보며 한 켠에는 분노가 한 켠에는 찡한 마음이 마구 밀려옵니다.

<둘째날>  "어떤 것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느끼게 될 것"

별로 잔 것 같지 않은데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벌써 5시 15분입니다.
기상시간은 6시지만 모두들 일찍 일어나 짐 챙기기를 서두릅니다. 식사는 기본적으로 해먹는 것이 원칙이라 진행하는 분들은 짐 챙기랴 아침 준비하랴 더욱 분주합니다
발을 보니 엄지발가락 옆으로 물집이 잡혀 있습니다. 군대표(최군철씨를 지칭)는 3켤레 챙겨온 두터운 국방부표 양말 덕에 물집은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방부표 카키색 양말을 신은 군대표를 보는 사람마다 특히, 예비역 남성동지들은 정말로 반가워하면서 한마디씩 합니다. '제대한지 얼마 안 되셨나봐요?' 그럴 때마다 군대표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입니다.

오늘 걸어야 하는 길은 오산을 출발하여 평택을 지나 천안 근처의 성환이라는 지역까지입니다. 아침을 먹고 짐을 정리해서 차에 다 싣고 나니 8시 출발시간입니다.
깃발을 든 군대표를 선두로 다시 걷는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하루 한 덕분으로 걷는 것에 대한 감은 좋은데 신경이 자꾸만 물집 잡힌 곳의 통증으로 갑니다. 의장님도 집행위원장님도 물집 덕분에 그리 편한 걸음은 아닙니다. 군대표가 개중 쌩쌩하여 아직 군기가 살아있다(?) 등의 칭찬 비스무리한 말을 들었지만요.

행진의 방법은 어제 총화시간에 40분 걷고 10분 쉬기로 정했습니다. 순례단의 걷는 속도는 평균시속 3.5키로에서 3.8키로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속보에 조금 못 미친 빠른 걸음이라 그 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발 통증도 잊고 머리에도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오로지 걷고 또 걷고... 바람이 불어주면 고맙고, 시원한 굴다리 아래를 지나면 감사하고, 신호등에라도 걸려 잠시라도 발을 멈추면 땡잡은 느낌이 듭니다.

12시가 되니 평택에 도착하여 평택 청년회에서 점심을 해먹었습니다. 평택 청년회에서 얼린 물수건과 아이스크림 등을 미리 준비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지요. 점심식사 후 1시간 정도 오침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한 시간이 2시 반... 4시간은 꼬박 걸어야 오늘 목적지인 성환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내일 비 소식이 있어서 그런지 구름도 많고 바람도 많이 불어 어제보다 한결 수월한 날씨입니다.

▶길가의 가로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도보순례단]
좁은 국도에서는 1줄로 걷고, 걷기 좋은 곳에선 2줄로 걷고, 진행차는 걷는 사람들의 뒤를 천천히 따르며 지나가는 차로부터 순례단을 보호합니다. 첨에 많이 힘드니까 우리는 걷고 이분들은 차안에서 이동하는 것에 약이 올랐지만 이동경로안내, 이동거리 계산, 이동시간, 쉬는 시간 체크와 순례단 건강 챙기기와 식사해결, 숙소 해결, 지역행사 확인, 중앙과의 연결, 영상, 사진촬영, 빨래, 일일기록 남기기  등의 순례와 관련된 엄청난 일을 잠도 잘 못 자며 헌신적으로 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저의 철딱서니 없는 생각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숙소 운이 따르는 날입니다. 도착 예정지인 성환이란 곳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관계로 학교 운동장 같은데서 야영을 하던지 점심 때 신세를 졌던 평택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장님이 충청도로 들어온 이상 경기도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고 하시고 밤에 비가 오면 야영도 어려워서 서둘러 현지의 여러 장소를 알아본 결과 한 교회에서 허락을 해주셨는데요, 그 교회의 목사님이 한총련 1기 대의원이셨다고 합니다.

7시가 다 되어 교회에서 짐을 풉니다. 어제는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법당에서 잠을 자고 오늘은 하느님의 크신 사랑으로 교회 처마 밑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으니 국보법철폐의 바른 뜻은 하느님도 부처님도 적극 밀어주시나 봅니다. 목사님이 반갑다면서 성환에서 제일 오래된 뼈다귀집에서 맛난 저녁까지 사 주셨습니다.

오후에 서우가 결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저녁식사 하는 곳으로 도착했습니다. 서우는 어제 신입교육을 참석하고 청년회에서 밤새 달린 뒤 아침에 일어나 군남매의 글과 사진을 보고 바로 결의했다고 합니다. 정말 칫솔 하나, 팬티 한 장 없이 양말만 사들고 온 서우를 보니 걱정도 되고 반갑기도 했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인 서우가 참 자랑스럽고 고마웠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서우랑 이야기를 좀 나누었습니다. 군대표랑 저는 내일이 마지막이니까요. 물집 잡히고 부르튼 발도 보여주며 겁도 팍팍 주고, 우리처럼 게시판에 글 남겨서 다른 사람도 내려오게 만들라는 부담도 팍팍 주고요.

어제는 그냥 몸이 힘들고 지친 하루였다면 오늘은 정말 발이 아파서 너무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렇지만 몸이 고통스러운 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큰 재미와 감동이 예상치 못한 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군대표랑 나름 정리한 국보법폐지 도보순례의 느낌은요. '어떤 것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느끼게 될 것이다'입니다. 어떤 고통을 상상하든.. 어떤 경험을 상상하든... 어떤 감동을 상상하든지요.

오늘도 효식이 오빠를 비롯한 무지하게 많은 분들이 전화와 문자를 보내주셔서 너무 힘이 났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리고요, 그 사랑 서우군한테도 계속 보여 주셔용∼.

<셋째날> "국토순례는 단지 사람의 물리적인 힘만으로는 못 간다"

오늘도 우리는 걸었습니다.
순례단의 발 상태를 점검해보니 의장님과 집행위원장님의 왕 물집은 여전하셨고, 두 분은 그저 새살이 돋을 때까지 물집의 존재를 애써 잊으시려 노력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의장님은 시간 날 때마다 빨간약과 새살이 돋는 연고를 부지런히 바르십니다. 이승호 집장님은 틈 날 때마다 베이비파우더를 엄청 바르십니다. 온 몸에 파우더를 뿌리시면서 파우더의 용도를 실험중이라고 하십니다. 근데 바닥에 흘리는 게 더 많습니다. ㅋㅋ...

저는 뭉친 다리의 근육은 다 풀려서 좋아졌는데 발 오른쪽으로 물집이 추가되었고 군대표는 국방부 양말의 압박인지 새끼발가락이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모두들 엉거주춤 치질환자 걸음으로 발을 옮기는데 첫 날인 서우만 사뿐사뿐 신나게 걷습니다.

11시가 다되어 예정대로 천안터미널에 도착했구요. 휴식과 점심식사를 위해 천안전교조와 사무실을 같이 쓰는 범 단체인 '통일로 가는 길' 사무실로 이동했습니다. 모두들 지칠 대로 지쳐 언제, 어디서라도 휴식시간이 주어지면 신발과 양발을 벗고 드러눕는 것은 시키지 않아도 자동입니다. 전교조 사무실 바닥과 소파, 책상 위에서 사람들도 저도 코를 골며 잠이 듭니다.

2시부터는 천안터미널에서 천안의 여러 시민단체들과 함께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간단한 규탄대회를 가졌고요. 이후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도보순례'라고 해서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걷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깃돌이를 앞서려고 얼굴이 벌개져서 뛸 듯이 걷던 아이들이 하나둘 뒤로 쳐집니다. 힘들어서 뒤로 쳐지는 아이들은 뒤에서 따라오던 진행차량에 태워지는데 어찌나 부럽던지요.   

▶천안에 도착해서. [사진제공 - 도보순례단]
어느 마을 굴다리 밑에서 쉬는데 트럭이 서더니만 농부차림의 아저씨가 아이스크림 보따리를 건네 주십니다. 깃발보고 사왔다며 '국가보안법철폐'를 외치고 가십니다. 걷다보면 욕하는 할아버지들도 많이 만나고 이렇게 힘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다 쳐지고 이제 어른만 남아서 속도를 제대로 내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걸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고통이 생생히 느껴져서 힘들었고요, 차라리 빨리 걷는 게 고통을 잊는데는 훨 나았습니다. 4시간 가까이를 걸었는데 아직도 2시간은 가야한다고 단장님이 전해주시는데 정말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온몸의 뼈 마디마디가 쑤시고 안 아픈 데가 없어서 이제는 걸음을 멈추고 쉬는 게 더 두려워졌습니다. 한발 한발을 내딛기가 힘들어 뒤뚱거리는 제 뒷모습이 정말 볼만하다며 의장님은 계속 껄껄대며 놀리다가 흉내내기까지 하시는데, 보니까 정말로 흉했습니다.

▶틈나는대로 달콤한 단잠을 자기도 했다. [사진제공 - 도보순례단]
마지막으로 휴식을 가지고 다시 걷기 시작한 길...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힘을 내보려 하지만 입이 바싹 마르면서 머리도 아프고 오바이트도 나오려고 합니다. 심호흡을 해보지만 자꾸 얕은 숨만 쉬어집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순례단도 마찬가지라서 의장님도 군대표도 입에서 신음소리가 절로 새어 나옵니다.

진행팀이 순례단을 독려하기 위해 '1키로 밖에 안 남았어요!'라고 소리 치길래, 2키로 정도 남았겠거니 생각하며 걷는데 정작 3키로를 가도 도착할 마을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중입니다. 쓰러지지는 않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다리에 점점 힘이 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고갯마루를 이를 악물고 넘으니 멀리서 풍물 소리가 들립니다. 전의청년회 회원들이 마을입구에서 풍물을 치면서 순례단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드디어 다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주책스런 눈물과 콧물이 납니다. 더 이상은 한 발자국도 못 뗄 것 같았는데 풍물소리를 듣자 새로운 기운이 솟습니다. 풍물패가 앞장을 서고 마을회관으로 들어가는데 마을사람들이 신기한지 다 나와서 순례단을 구경합니다. 마을회관에 들어서니 삼계탕이 준비 되어있고 꼭 농활 갔을 때 마을잔치 분위기입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집에 갈 준비를 서둘러 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돌아가며 총화도 하고 짐도 챙기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서우를 혼자 두고 오는 것이 마음이 걸렸지만 그나마 서우가 남아서 순례단과 함께 한다는 것이 떠나는 저희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한 일정이고 2박 3일 동안 미운 정, 고운 정이 들다보니 40일을 계속 가야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장님은 태연하게 계속 같이 가자고 말씀하시고요. ㅋㅋ...

길을 걷는 내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국토순례는 단지 사람의 물리적인 힘만으로는 못 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걸음에 대한 확신, 옆에서 어려움을 함께 하며 힘을 주는 동지에 대한 믿음과 사랑, 무엇보다 국보법 폐지의 그 날을 기쁘고 즐겁게 맞이할 우리들의 신명으로 가는 길이란 생각이 드네요.

2박 3일의 짧은 일정동안 군대표와 제가 느낀 감동들을 글 몇 줄로 전달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네요. 다만 쓴 것보다 훨씬 더 깊은 경험과 감동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여건이 되는 대로 꼭 참석하셔서 부디 저희가 느꼈던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찐~하고 짠~한 감동 직접 느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뜨거운 7, 8월! 그렇지만 여름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꼭 이기는 싸움, 국보법철폐 싸움에서 우리 함께 승리해 BOA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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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8-1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상봉 의장 마누라는 지금 임신중이다.
(따우님이 뭐라 할라. 근데요, 전 마누라가 입에 붙었답니다. 저와 몇몇 일당은 마누라 살리기를 하는지라)
아직 만삭은 아니지만, '삼복더위에 큰애키우며 직장다니는 배부른 마누라' 두고 1달여에 걸친 전국 도보순례를 떠난 형의 마음은 어떠할까? 또 그의 등을 떠다민 마누라의 마음은 어떠할까?

이 기사에서야 우르르 꽤 많은 이들이 함께 했지만, 직장인이 많은 청년단체의 특성상 주중에는 정말 소수의 인원만이 도보행진을 해야 할 때가 있다. 특히 대둔산 버티재를 넘는 이틀 동안 상봉 선배와 승호 선배 단 둘뿐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발바닥은 온통 물집이요, 발목과 종아리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퉁퉁 부어 있는 상태라고 한다. 부디 올해로 더 이상 국보철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있기를...

 

마로에게 전달했음을 증명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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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sta 2004-08-1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아악... 저 눈. 넘 이뻐요.. 팔찌도 영롱히 빛나는군요.!

털짱 2004-08-1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마로의 미모에 걸맞는 팔찌라고 인정!

비로그인 2004-08-1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마로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보면 광분 모드로 돌입합니다... +_+
결혼할 때가 된건 아닌거 같은데...(할 사람도 없고 하고픈 마음도 없고-_-;;) 아.. 이러다가 어느 순간 훽- 마로 보쌈하러 노원구 일대에 제가 뜨는 일이 생길지도...--;;;

조선인 2004-08-12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홍홍 타스타님, 털짱님, 고마와요.
글고 여대생님? 님이 뜨면 제가 님을 보쌈해오지요. 캬햐햐

panda78 2004-08-1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에게 무지무지 잘 어울리는 팔찌- 역시 너굴님. 역시 마로.
조선인님, 부러워요... ㅠ_ㅠ

sweetmagic 2004-08-1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반칙 중에 테크니컬 파울 아니 아니 레드카드 급 반칙이예요.
저으 주홍빛 크리스털이 그리고 풀잎 색깔 크리스털이 마로 눈빛에 빛이 바래 버렸자나요.
알고 그러셨다구요ㅡ 그래서 일부로 회심의 미소 스마일 티셔츠를 입히셨다구요 ~~
흐흑 미워요 ^^

panda78 2004-08-1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해요, 스윗매직님... 너굴님 건줄 알고.. ;;;;
역시 스윗매직님으로 정정. ^^;;

sooninara 2004-08-13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내가 빼앗아서 하고 싶어라,,,,

starrysky 2004-08-13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의 저 앞머리는 언제, 어느 각도에서 봐도 귀여워요. ^^ 저 나이에만 어울릴 수 있는 머리모양.
팔찌도 정말 예뻐요~ ^^

반딧불,, 2004-08-13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당~~

마로 뽀샤시하고 넘 이뻐요..

마냐 2004-08-13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잘 키우세요...(흐흐. 군침...질질.)
 

* 숨은아이님과 따우님의 글을 읽고서 끄적끄적 (참, 일찍도 쓴다. 허허허)

기억을 더듬어보면 여성학 수업의 첫 강의가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였다.

선생님께서는 '여권운동론'  '여성해방론' '여성운동론' 등 페미니즘을 어떻게 '번역'해왔는가의 역사와 페미니즘의 '정의'를 함께 설명하셨다. 즉 남성과 똑같은 시민권적 평등을 주장하며 여권운동을 전개했던 자유주의적 흐름, 성해방과 레즈비언운동을 포함하는 급진주의적 여성해방운동, 가족/법제도/성/노동 등 구체적 영역과제를 설정한 여성운동의 성숙 등.

그리고 맨 마지막에 설명한 것이 바로 '여성주의'이다. '여성주의'는 페미니즘을 그대로 해석한 것일 수도 있고, 최근의 페미니즘 경향을 설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성의 경험을 통해 세계가 재해석되어져야 하며, 더 나아가 여성적 가치관에 의해 전지구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 특히 여성주의로 표현되어진다. 하기에 당시 선생님은 페미니즘을 하나의 단어로 '번역'하기 보다 다양한 운동과 입장을 포괄하는 단어로 '정의'하시길 희망하였다.

당시 나는 선생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으나, 지금은 페미니즘이라는 표현보다 여성주의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이는 나의 입장이 '여성주의'에 더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번역'과 '개념의 조작적 정의'가 보다 적극적이어야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 때문이다.

서구의 이론이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너무 쉽게 번역을 포기하곤 한다. '포스트 모더니즘'도 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로선 새로운 이론이나 개념을 어떻게 번역 혹은 정의할 것인가 사전에 합의되는게 힘든 탓이라고 변명되어지는 게 좀 아쉽다.

국내에 다양한 연구집단이 활성화되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학파들이 우대받고, 이들이 서구의 이론과 개념을 끌어쓰기에 지나치게 급급한 학계풍토가 더 문제인 것은 아닐까? 누가 더 빨리 서구의 이론을 소개하느냐가 학문적 성취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하기에 내가 왜 페미니즘을 여성주의로 '번역'하는지, 그 '정의'에 적극 매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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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8-1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계속 무슨 말을 썼다가 지웠다 했습니다. 여운을 남기는 코멘트죠?

숨은아이 2004-08-1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경험을 통해 재해석한다", 아, 그렇군요. 이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낯설다는 건, 그저 익숙하지 않다는 말이죠.
 

이미 리뷰가 많이 달린 책의 경우, 굳이 리뷰를 달지 않게 된다. 나의 경우 책을 사기 전에 알라딘 리뷰를 모두 읽어보기 때문에,  비슷한 리뷰를 달면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는 기분이 들기 때문. 그래도 몇 자라도 끄적이고 싶은 책이 있기에 냉열사님 흉내를 내본다.

비발님의 글자없는 그림책에 덥석 응모했다가 받은 책. 무신론자인 나로선 조금 난감했다. 하지만... 그리고 노아는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에 반해버렸다.

 

마냐님의 너그러움에 받게 된 책. 어제 하루 회사 업무 땡땡이치며 다 읽어치웠다. 누군가의 리뷰처럼 엔더는 버거와 전쟁을 했다기 보다 자기 자신과 전쟁을 해야 했다. 로우틴도 안 되는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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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8-1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엔더의 게임 너무 재밌죠! 말이나 행동을 그 나이의 아이에게 대입해 보면 이 무슨 터무니없는...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서 더욱 비참한 느낌.
사자의 대변인도 참 좋았답니다. 제노사이드는...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
마지막 편은 아직 못 읽었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

마냐 2004-08-1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맞다, 기억났다. 제가 젤 좋아했던 건 '사자의 대변인' 이었군요...그래서 엔더를 찾아 읽었구...제노사이드는 매우 심오해요, 또다른 맛이 있죠. ^^;;;
 
다섯 개의 풍선 - 유태 동화 베스트 시리즈 3
오라 아얄 그림, 미리암 로트 글, 박미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9년 1월
평점 :
절판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인데,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3가지 꼽으라면 바퀴벌레, 풍선, 밑에 얼음이 숨어있을 지도 모르는 눈길이다. 그 사연이야 다 말할 수 없지만,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달동네 어린이 여름캠프를 돕게 되었는데, 하필 선생님께서 풍선장식을 지시하신 것이다. 난 겁에 질려 풍선을 불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고, 그 일로 두고 두고 놀림을 받아야 했다. 이러니 난 길을 가다 아이에게 풍선을 나누어주는 홍보행사라도 발견하면 애돌아 피하는 한편, 딸아이는 31개월이 되도록 엄마가 주는 풍선을 가지고 놀아본 적이 없었다.

하여 책읽는나무님께서 마로에게 이 책을 선물해줬을 때 고마움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아이가 책을 보고 풍선을 달라하면 어쩌나 하는 지레걱정에...

그러나 "펑! 풍선이 터졌어요"를 반복해 읽어주며 내 담이 커진 것일까. 아니면 "괜찮아, 울지마, 원래 풍선은 터지는 거야"를 읽으며 내 공포심이 위로를 받은 것일까. 이번 여름휴가에 난 처음으로 딸아이에게 풍선을 주어 놀게 했고, 사진도 찍어줬다. 비록 아이가 신나서 풍선을 들고 내게 달려왔을 때 비명을 지르고 도망치긴 했지만, 이만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내 어린 시절에 이 책을 벗할 수 있었다면, 애시당초 풍선에 대한 공포는 안 생겼을지도 모른다. 겁많은 우리 딸이 풍선 터지는 소리에는 오히려 깔깔 웃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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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8-12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를 읽으면서 같이 치유가 되고, 새삼스레 깨닫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 ..그래서 동화를 사랑하게 됩니다.

내 속의 너무나 아이 같은 감성이 만나서 어른으로의 발아를 준비하는 듯합니다.

책읽는나무 2004-08-2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이들은 대부분 풍선을 좋아하더군요!!
요즘 어딜 가면 풍선없는 파티가 없잖아요...아이들은 쉽게 접할수 있으니 좋아하지만..

우리네들은 안그런것 같습니다...어릴때 풍선을 자주 접해본 기억이 별로 없는것 같아요..
이런책들....상상도 못했죠..^^
저도 풍선 엄청 무서워해요!!...불다가 터질것같아 그렇게 크게 못불거든요!!
그리고 불어놓은 풍선에 손가락으로 찍찍 긋는 소리도 엄청 소름끼쳐하거든요!!

민이는 내약점을 알고서 풍선을 들고 내귀에대고 손가락으로 찍찍 긋고 있어요!!
내가 싫다고 하지 말라고 하면 저는 더 신이나서 더해댑니다..
영락없는 개구쟁이더군요!!..ㅠ.ㅠ

이그림책 볼수록 괜찮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덕분에 민이는 지나다가 풍선을 보면 무조건 사줘야하지만요!!
아예 풍선을 색깔별로 불어서 거실에 놔두고 몇달을 산적도 있었어요..^^

설박사 2004-08-3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존재가 '바퀴벌레'입니다.
바퀴벌레... 정말 악몽같은 놈들이죠. ㅋㅋㅋ
풍선은 별로.. ^^
이상하게 의겸이는 풍선을 무서워하던데요. 전혀 아픈 추억이 없을텐데...

로드무비 2004-09-1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연이야 다 말할 수 없지만...하는 함축적인 설명으로
바퀴벌레와 얼음 깔렸을지도 모르는 눈길에 대한 공포의 원인은
넘어가시는군요.^^
헤헤, 아침부터 딴지 거는 건 아니고요.
최근 즐찾했으니 리뷰도 한 개씩 슬금슬금 꺼내어보는 중이에요.^^

프레이야 2004-12-3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풍선을 무서워하는 사람을 본적이 있어요. 님도 그러네요. 마로의 주먹이 엄마못지않게 대단해보입니다. 님, 마음으로 힘을 부어드리고 싶어요. 새해에도 좋은 글, 의미있는 삶, 종종 들여다보고 갈게요. 올해 마지막 날 잘 마무리하시고 내내 건강하세요.

울보 2005-01-16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도 이겨보셔야죠, 재미 있잖아요, 아이들이랑 풍선불기 우리딸아이는 풍선을 요즘 작개나마 혼자 부는 데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요즘은 작은 풍선이 아니라 그림있는 풍선을 원해서 마트에 갈때마다 하나씩 그 수소풍선을 터지지는 않는데 쉽게 바람이 빠지지를 않아서 거실에 풍선이 몇개씩 매달려 있는것이.....치우면 야단납니다.
님의 글을 읽고 옆집 아줌마가 떠올랐습니다. 그엄마가 풍선만 불면 도망가거든요,,,,,,,딸아이는 풍선을 얼마나 잘 부는데...한번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