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편에 속하는 나는 컨닝을 해본 적이 없다.
내 성격을 아는 터라 나보고 답안지를 보여달라고 했던 친구도 없었고.
하지만 나도 컨닝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 딱 한 번.


대학 시절 잡다한 욕심이 많았던 나는 문어발 생활을 했다.
과 연극부, 과 전공학회, 과 사회과학학회, 단대 사회과학학회, 동문회 연극부, 동문회 기장, 생협 학생이사 등.
게다가 전공과 필수교양은 뒷전이면서 사회학과 전공과 여성학 교양을 수강하러 다녔다.
또 4년내 학교 근로장학금은 물론 생협 근로장학금을 받아먹느라 근로시간 짜내는 것도 일이었다.
당연히 최대한 수업을 빼먹었고, 2학기만 되면 과, 단, 총 선거 때문에 수업을 들어가도 딴 짓 하기 일쑤였다.
학점은 엉망이었지만, '2.0만 넘으면 돼지' 라는 신조로 뻔뻔하게 지냈다. ㅎㅎㅎ
(대학원에 합격했을 때 교수님이 말씀해줬다. 역대 최저학점 합격자라고. 교양학점이 좋아 봐줬다고 *^^*)


그러다가 컨닝의 유혹에 빠진 건 2학년 2학기 교양선택 과목이었던 "환경과 인간" 때문.
생협 덕분에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터라 무척 기대했는데,
강사가 강의에 서툴었을 뿐 아니라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자기 책 선전에 할애했다.
그리하여 난 200명 대형강의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출석확인만 하고 몰래 뒷문으로 기어나가곤 했다.


레포트로 대체했던 중간고사에서 마감을 어겨 c-를 받은 상황에서 기말고사가 닥치자 불안에 휩싸였다.
부랴 부랴 선생님이 선전해대던 책을 읽어치웠지만(다행히 책은 강의보다 훨씬 나았다)
그래도 D를 받을 수 없다는 강박에 컨닝을 결심했다.


컨닝 준비를 위해 시험 시작 시간보다 1시간 먼저 교실에 들어간 나는
행여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초긴장 상태에서 예상답안을 책상에 옮겨적었다.
마침내 시험이 시작되고 시험지가 나눠질 때 난 쾌재를 불렀다.
내가 뽑은 예상문제들이 꽤 많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난 곧 낭패감을 느끼고 말았다.
내 딴엔 잘 보이는데 쓴다고 책상 정중앙을 골랐는데, 시험지와 답안지에 가려 볼 수가 없었던 거다.
그렇다고 차마 시험지와 답안지를 들추고 컨닝할 만큼 담이 크지는 않고.


결국 '그래, 내 주제에 뭔 컨닝이냐, 포기하자, 이게 더 잘 된 거야'라며 마음을 고쳐먹고 시험을 봤다.
그런데 이게 왠 일? 극도로 긴장했었기 때문일까?
컨닝을 위해 책상에 베낀 답안들을 난 거의 다 외우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생협 특강과 중복되는 내용도 꽤 있었고, 책 선전을 일삼았던 대로 책에서 그대로 베낀 문제도 많고.
덕분에 난 a-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고 평균 b-가 나왔다.


에헴, 그리하여 나의 교훈은? 컨닝할 정성으로 공부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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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2-0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sweetmagic 2004-12-0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님 저랑 확실히 뭐가 있어요!! 전 딱 한번 컨닝시도를 한적있는데 ...

예상문제 아홉개를 뽑아 고개 딱 돌리면 보이는 벽에다 적어 놨거든요

근데 거기서 여덞문제가 나와버렸죠 !! 아싸~~ 했는데 .....어떤 애가 와서 자리 바꿔달라고 떼쓰는 바람에 .....ㅎㅎㅎ 그 과목이 환경 윤리 였어요 !!

하지만 매직은 과톱이었답니다 ~ 호호호...같이 맨날 놀면서도 성적 잘 받은 덕에 한때 별명이 호박씨였다는 호호호호호호 ^^;;

꼬마요정 2004-12-0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학년 때 교양과목 하나 딱 한 번 컨닝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요.. 간이 작아서 보지도 못하고 결국 c를 받았지 뭐에요.. 세 명이서 같이 공부했는데, 저랑 친구 한 명은 컨닝 페이퍼 만들고, 다른 친구는 열심히 공부해서.. 공부한 친구는 a 받고, 저랑 같이 컨닝 시도하던 친구는 c 받고..ㅡ.ㅜ 컨닝은 나쁜거에요~~~^^;;

mannerist 2004-12-0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으로부터 1년 하고도 여러달 전, 복학생 매너는 재수강하는 모 과목 - 교수님 고견에 딴지걸다 미운털 박혀 매너 전공 유일의 C+을 맞아서 어쩔 수 없이 복학 후 재수강 - 중간고사 시험장 들어갔다 졸도할 뻔 했습니다. 칠십여 명의 수강생, 처음 전공과목 듣는 2학년, 재수강하는 3, 4학년, 그리고 복돌이들 너나 할 것 없이 절반 정도가 책상 위에 적고 벽에 적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이거 앞에 나가 갈아엎을까. 잠시 고민하다, 5층 대학원 연구실로 쓰레빠 직직 끌며 올라갔습니다. 역시나. 군대 가기 전 절친한 술친구였던 선배들이 시험지 나누고 있더군요.



ㅅ선배: 얌마, 나가. 어디 시험문제 돌리는데 학부생이 들어와서. 죽을려구.

매너: (뒷머리 북북 긁으며)거 말이유... 애들 책상위에 쓰고 벽 위에 쓰고 난리났는데... 교실 바꾸죠. 왠만하면 뭐 그냥 볼려했는데 쫌 심하네.

옆에 있던 ㅇ선배: 아 씨... 씨뻐꾸들이... 어디 교실 빈 데 있냐?

시니컬한 ㅎ선배: 야, 그냥 너도 책상위에 쓰고 봐. 뭘 귀찮게

순간 발끈ㅇ선배: ㅎ선배, 그게 뭔소리야! 내가 매너만할때 그거 얼마나 이갈았는지 몰라?

ㅎ선배: 에이, 원래 공부 하는 놈들은 옆에서 뭔 짓 해도 에이뿔맞는다.

순간 폭발 직전 ㅇ선배, ㅎ선배와 투닥투닥 개시. ㅅ선배 난처한 표정 짓다가: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 께.



그로부터 10분 후. ㅅ선배와 ㅇ, ㅎ씨 등장. "교통공학개론 수강생들 2XX호실로 옮겨주세요."



...



시험 후, 어느 몬생긴 인간 접근해서 매너에게 니가 올라가서 알랑방구꼈냐? 고 멱살잡고 지랄하덥디다. 매너는 대가리 나쁜 XX가 양심마저 없는 놈이 잘 논다고 치받았다가 그뒤로 과 사람들 절반과 척을 지고 산다죠. ㅎㅎㅎ

조선인 2004-12-0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매직님, 매너님 나빠. 나 공부 못했다고 흉보는 거죠. ㅠ.ㅠ

파란여우 2004-12-0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컨닝은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재미있잖아요..쿡^^

호랑녀 2004-12-0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좀 조숙했네요. 중학교 때, 어떤 친구가 보여달라고 해서, 그게 착한 일인 줄 알고 보여줬더랬죠. 그러다가 아주 해피하고 말랑한 분위기에서 서로서로 토의해가면서 답을 적었는데... 사실 저는 보여주는 쪽이었기 때문에 가책보다는 착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네가 그 아이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친구들에게 얼마나 피해가 가는지 생각해 봤느냐구...

그 후로 다시는 보여주지도 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대학 다닐 때 초치기하는 성격상 유혹이 참 많았죠. 그래두... 그냥 내 길이 아닌가부다... 생각했어요. 스릴보다는 맘이 편한 쪽을 택했죠, 뭐.

sweetmagic 2004-12-0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제가 강조 하고 픈 건 2학년 2학기 교양선택 과목이었던 "환경윤리" 시간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었던 컨닝에의 시도와 그 사건 전말이랑게요...호호호호

음 그리고...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 호호호 ~~ 호호호~~~ 쌩 =3=3=3=3

비로그인 2004-12-0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쿡쿡. 전 작은마음(-_-)의 소유자라서...;;

그리고 대학와선 공부와는 담쌓고 오로지 책으로만 손을 뻗었었는지라, 언젠가 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길고도 긴 글을 하나 썼더니 사람들이 다 경악하더군요. 그 글을 알라딘에 올리면 아마.. 바로 서재 퇴출당할듯 싶은-_-

ceylontea 2004-12-09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컨닝은 해 본적이 없어요..... 그냥... 그러기 싫어다고나 할까? 보여준 적이 있다고 하면.. 그것도 컨닝행위에 포함되나요? 영어단어의 의미처럼말입니다요..

세실 2004-12-1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 1학년때 교양일어 보는데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고등학교때 독어는 잘했는데.ㅋㅋ) 그래서 제 시험지를 가만히 들고 있다가, 공부잘하는 모범생 시험지랑 바꾸었어요. 덕분에 A. 무진장 떨리긴 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인 대범한 컨닝이었지요~ 헉~ 15년은 지난 이야기니 지금 알아도 구속되지는 않겠죠???
 

국보법 폐지안 손바닥 상정,野'날치기 무효'

[노컷뉴스 2004-12-06 17:01]


최재천 의원이 법안 상정후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노컷뉴스)

여야 관계가 끝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예고된대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6일 오후 단독으로 기습 상정했다. 한나라당은 '원인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여야간 대치 상황은 최악으로 번지고 있다.


최재천 의원,상정 선포후 손바닥으로 처리


6일 오후 4시 10분 국회 법사위는 한나라당 소속의 최연희 위원장이 법사위에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최재천 간사가 법사위원장석에 앉아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합니다"라고 선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회의 개회가 예정된 오후 4시가 지나도 최 위원장이 입장하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위원장석을 차지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최연희 위원장이 아직까지 불참한 것은 사실상 사회를 기피하는 것"이라며 " 회법 50조 5항에 따라 여당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히고 국보법 폐지안을 기습 상정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간사는 여야 위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위원장석을 차지한 후 방망이 대신 주먹으로 위원장석을 세번 '땅땅땅' 치며 "법안을 상정한다"고 선포했다. 기습 상정 직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폐지안이 정상적으로 상정됐다"며 전원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한나라당 위원장 사회 거부에 따라 여당 간사가 직무 대행"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그간 한나라당이 일관되게 법안 상정을 거부하고 기피해 왔기 때문에 국회법 50조 5항에 따라 여당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해 오늘 법안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다만 국민 여러분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국보법 폐지안의 상정만 했을 뿐이지 여당 안을 그대로 갖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안보와 인권에 대한 앞으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청문 절차를 통해 국민 우려를 해소해 나가겠다"며 "한나라당도 저지 전술로만 일관하지 말고 하루 속히 국보법 폐지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날치기 상정 무효"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연희(한나라당) 위원장은 4시 30분 회의장에 열린우리당 퇴장 후 늑장 참석해 "회의장을 내부 정리를 한다"며 "200여명이 넘는 취재진과 국회사무처 직원들을 회의장 밖으로 내보낸뒤 4시 40분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정식' 법사위 회의를 개회했다.


열린우리당 강수 선택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감에서 비롯


한편 열린우리당이 이날 기습 처리한 것은 더이상 늦출 경우 국가보안법 폐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결과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국민 지지여론이 다소 상승한데 고무된 것으로 분석된다.


즉 법사위를 통과하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불가능한 만큼 회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만약 국가보안법 폐지안이 상정될 경우 의원직 전원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자고 결의한 바 있어 실행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원직 사퇴'도 검토, 연말 정국 최대 회오리


이미 박근혜 대표는 "만약 국가보안법폐지안이 상정될 경우 한나라당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한나라당 역시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열린우리당이 손바닥으로 처리한 것이 과연 법적효력을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힘겨루기는 이제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CBS정치부 박종률기자



어느 날인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촛불집회를 하던 도중 어차피 날치기로 만든 법, 한나라당 눈치 보지 말고 날치기로 폐지하자는 발언이 있었다. 흐음, 딱 오늘 상황이네. 날치기든 뭐든 좋으니까 국보법이 폐지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서지만, 의사봉이 아닌 손바닥으로 상정된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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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0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안된다는 애들을 집어 넣는 법을 만들어야 겠다...에잇, 성질나...

숨은아이 2004-12-06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하고, 존재 이유 없어진 한나라당은 자진 소멸하면 좋겠네요.

2004-12-06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마녀 2004-12-06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용갑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되면 화병으로 죽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던데요. 제발 좀...

ceylontea 2004-12-09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파란여우님.. 동감입니다요.
 

환절기 감기가 걸려도 병원 출입 안 하고 극복하던 마로가 이상하게 지난달에는 병치레가 많았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11월 초에 있었던 구슬사건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사건발생일 저녁, 시어머니께 안부전화 드리고 있는데 마로가 머리띠에 달린 플라스틱 구슬을 빼달래요.
머리띠 망치는 게 싫어 엄마는 할 줄 모른다고 했더니, 그럼 지가 가위로 빼내겠다더군요.
나일론 천으로 단단히 감싸져있는 구슬이길래 '마로도 못할걸?' 했더니,
그때부터 가위로 구멍을 만든다고 용을 쓰더군요.


전 시어머니랑 수다떠느라 방심하고 있었는데, 허, 이 녀석 기어이 구슬을 빼낸 겁니다.
'내가 했다, 했다'하며 마로는 구슬을 손에 들고 신나게 자랑하고
전 어머님이랑 이야기하며 건성으로 맞장구쳐주는데,
헉... 하필 그 순간에 콧물이 나왔는지, 마로가 코를 들이켰고,
콧구멍 바로 앞에 손가락을 대고 있었기에... 그만...
7~8미리도 안되는 가볍고 작은 구슬이 코 속으로 딸려들어간 겁니다.


저는 숨 막히게 놀랐지만 내가 당황하면 애가 덩달아 놀라 경기일으킬까봐 얼른 전화끊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구슬이 숨바꼭질하자네, 어디 보자, 어디 있나' 이러며 들여다봤어요.
다행히 아주 깊이 들어간 건 아닌데 콧구멍 크기와 맞춤해서
섣부리 빼내려고 하면 더 안으로 들어가버릴 수도 있겠더라구요.


입으로 빨아내봤지만, 콧물만 잔뜩 빠지고.
할 수 없이 놀러가자고 꼬셔서 택시 타고 상계 백병원으로 갔지요. 
막상 응급실에 가보니 당시 폐렴과 장염이 유행이라서 그런지 어린 환자가 10명도 넘더라구요.
5-6개월도 안 되어 보이는 아기까지 링겔꽂는다고 용쓰는 거 보니 무척 안스러웠어요.


반면에 울지도 않는 마로는 경환자로 분류되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만,
이비인후과에서 코 빼내는 도구로 무사히 구슬을 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마로가 아직 어린 아기답지 않게 침착하다고,
만약 놀라거나 겁먹고 심하게 울었다면 뒤로 넘어가 일이 커졌을 수도 있었을 거라며 칭찬해줬어요.


다행히 구슬사건 자체는 큰 탈 없이 해결되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구슬을 빼내는 과정에서 코 안에 상처가 생겼는지, 툭 하면 코피를 흘리게 되었고,
덕택에 면역체계도 약해진 거 같습니다.
그 후 돌발진 증세를 보였던 것도 그렇고, 때 아닌 설사병도 그러했고, 눈병도 그렇구요.
다행히 어제부터 눈도 말끔해졌고, 지난주부터는 더 이상 코피를 흘리진 않지만,
아빠도 곁에 없는데 마로가 자꾸 아파 걱정입니다.
이번 달부터는 부디 마로가 건강하기를, 무탈하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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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12-0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걱정해줘서 고마와요. *^^*

로드무비 2004-12-0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고보니 그런 것 같네요.

왜 병원 갔다오면 없는 병도 생겨 온다잖아요.

그렇다고 병원을 안 데리고 갈 수도 없고......

주하는 코찔찔이예요.

아무리 병원을 가도 깨끗하게 안 나아요.

예쁜 우리 아이들이 아픈 것 보면 제일 속상해요.

마로 부디 건강하게 자라기를......조선인님도......

파란여우 2004-12-0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놀랬을까...미운 구슬..때찌...

chika 2004-12-06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는 제 마음도 그런데 조선인님 마음이 참 아프시겠어요.

건강하게, 행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드립니다.

水巖 2004-12-0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착하게 대처한 조선인님 칭찬하고 싶군요.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우. 공연히 딴 일과 연결해서 생각지는 말어요. 물론 혼자 힘드시겠지만. 마로 보고 싶네요.

2004-12-06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mji 2004-12-0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첫 코멘트가 아닌가 싶어요, 제가 참 무심도 하지요- )

아가가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요. 글을 읽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 들었습니다.

코피, 얘기가 나와서- 저는 어렸을 때 코피를 습관처럼 흘리던 아이었는데요, 잦은 출혈도 그랬지만, 흘리는 시간(양과도 비례했겠죠)도 길고 해서 부모님을 꽤나 애타게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중2,3 때부터는 그 증상이 사라지더군요. 갑자기 건강해졌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스스로의 면역체계가 조금 강화(?) 되기도 하니까, 많은 걱정 조금 덜어 두시라고-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요즘은 오염도 심한데다가, 등등 제 어렸을 때와 비교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

여하튼, 아가가 빨리 건강해지기를 기원할게요- ^>^

숨은아이 2004-12-0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거 극복하면서 튼튼하게 자랄 거예요.

코코죠 2004-12-07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마음으로. 마로야, 아프지 마. 그리고 구슬아, 마로 괴롭히지 마-

nugool 2004-12-0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어쨌거나 마로 참 대견합니다. 조선인님두요. ^^ 이제 아플 일 없었으면...

세실 2004-12-0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위험할 때가 참 많아요. 4~5세가 고비인것 같습니다. 무대뽀~

starrysky 2004-12-19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우리 예쁜 마로 사진 보려고 들렀는데 그새 마로가 아팠었군요. 에구에구, 감히 예쁜 마로 코로 들어간 구슬이라니, 나빠욧!! 그래도 이제는 많이 좋아졌으리라 믿으렵니다. 올 겨울, 그리고 앞으로도 쭈욱 잔병치레 없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마로야, 보고 싶다~ ^-^


아영엄마 2004-12-2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오늘에야 봤네요. 아이들이 의외로 이런 경우가 많군요. 전에 책읽는나무님네 아이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쓰셨던 것 같은데.. 우리 둘째아이도 길에서 주워 온 총알을 코에 넣는 바람에(이건 들어가는지 실험해보려는, 다분히 고의적인 의도로...) 얼마나 놀랐던지.... 다행히 코를 흥~흥~하고 풀 수 있는 나이라 그렇게 해서 빼내긴 했지만 그 뒤에 큰 일난다고 절대 그러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답니다. 휘유.. 그나저나 코피가 자주 난다니 그것도 걱정이시겠어요.(저도 마찬가지이지만...ㅜㅜ)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사실 지난 토요일에 받았는데, 이제서야 글을 올리네요.


마로가 눈병이 걸리는 바람에 놀이방에서 맡아주지 않아 할 수 없이 데리고 출근했더랬습니다.


과연 얌전히 있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마침 님의 책이 배달된 덕분에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퇴근 후 바로 친정에 가서 하루 자고 어제 돌아왔는데,


친정 조카들이 호시탐탐 모두 이 책을 노리는 바람에 아슬아슬했어요.


귀하게 두고 두고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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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6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07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08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08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이스카웃의 창시자 베이든 포우웰과 어네스트 탐손 시튼은 미국 인디언 문화의 수호자로 여겨진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온전히 떠받들만한 위인일까?



베이든 포우웰은 영국군 장교로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근무했다. 특히 제2차 보어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그 경험을 살려 보이스카웃을 창시하기에 이른다.



그럼 보어전쟁은 무엇일까? 19세기말 영국은 남아프리카의 보어인이 세운 트란스발공화국을 강제로 합병한다. 다행히 보어인은 제1차 보어전쟁을 봉기하여 트란스발공화국의 주권을 회복했다. 그러나 트란스발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영국은 끊임없이 재합병을 시도하며 내정간섭과 군사적 공격을 일삼았다. 트란스발공화국의 S.J.P 크리어대통령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양보를 거듭했지만 결국 제2차 보어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보어인들의 게릴라 전술을 차단하기 위해 영국군은 보어인의 집과 논밭을 모두 태워버리는 소탕작전을 실시한다. (영국식 소탕작전은 일본이 만주항일부대를 소탕하기 위한 작전으로 재탕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베이든 포우웰은 민간인을 징병 조치하는 것은 물론 소년들까지 징병하여 이들을 연락병 또는 척후병으로 활용하여 마침내 승리를 거머쥔다. 2002년이 되어서야 소년징집을 금지하는 유엔협약이 발효되긴 했지만, 베이든 포우웰이야말로 근대 전쟁에서 조직적으로 소년병을 활용한 첫번째 반인권사범이라 하겠다. 더욱이 포우웰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언제든 소년을 척후병으로 활용할 수 있게 훈련하는 '보이스카웃(소년 척후병)'를 창설했으니, 오늘날 위대한 미국정신의 하나라는 보이스카웃 정신은 제국주의 정신과 다를 바 없다. (물론 보이스카우트는 전세계적 조직이나,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곧잘 보이스카웃 출신으로 상정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마지막 보이스카웃이라는 영화도 있지 않은가!)



또 한 명의 창시자 어네스트 탐손 시튼을 비판하는 것은 상당히 난해하다. 시튼 동물기로 유명한 그는 "인디언의 복음"이라는 책으로 인디언의 삶과 철학을 문자로 보존시킨 공로자이기도 하다. 또한 자연주의자 시튼은 인디언을 예찬하며, 인디언 작가이자 의사인 오하이예의 도움을 받아 인디언의 생활방식을 보이스카웃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문제는 시튼이 인디언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야생동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만들듯이, 시튼은 인디언을 보호하기 위해 인디언 보호구역을 만들어 그 안에서만 인디언이 살기 희망했다. 물론 보호구역마저 없었다면 인디언들이 전멸당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광대한 아메리카 대륙을 누비며 들소사냥으로 살던 인디언들을 구석지고 척박한 땅에 몰아넣고 집단수용을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보호였을까? 사냥할 들소도 없고, 경작할만한 땅도 없는데? 영어만을 쓰도록 강요하는 학교와 기독교 개종을 강요하는 교회는 있지만, 자치의회도 병원도 없는 보호구역은 인디언들에게 감옥 혹은 무덤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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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4-12-0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랬대요? 아... 그랬구나...

내막을 알고 보면 참 놀라운 일이 많다니까요. 추천추천 ^^

숨은아이 2004-12-03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 미국인들의 "인디언 보호"는 보호가 아니라 감금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보이스카웃 창시자들에게 분명 선의는 있지 않았을까요.

水巖 2004-12-0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년병은 우리나라에도 있었답니다. 6.25때 남쪽에서는 학도병이라고 중학5,6학년(나중에 고등학교) 있어 지금도 6.25참전동지회에 가면 73,4세 되는 용사가 있죠.

북쪽에는, 목격한바로는 중학 1,2년 정도의 소년이 제 키보다 긴 총대를 메고 다니는걸 보았습니다. 그쪽 총은 우리나리 총(미국 총 이겠지만)보다 길고 뾰죽했었죠.

제 지인으로 전에 출판사에 같이 근무하던 분이 있었는데 지금 75세이고 이분도 중학 5학년때 군에 입대한 분이죠. 북쪽의 소년병이나 남쪽의 학도병이나 이들이 무슨 연락병 정도가 아니고 정규 군인 노릇을 했었죠.

조선인 2004-12-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시자들이 악질이었다는 뜻에서 정리한 건 아니구요, 이런 이면도 있었다, 마냥 추앙할 대상이 아니다 라는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그들을 유일무이한 성인군자라도 되는 듯 떠받드는 '보이스카웃의 역사'에 울컥했다고나 할까요. *^^*

수수께끼 2004-12-0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조선인님 참으세요....저는 학창시절을 6년간 보이스카웃 활동을 했기에 나름대로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며, 보이스카웃 활동을 통해서 많은것을 배우고 그것이 제 삶의 밑바탕이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왜 "내가 아는 모든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도 있잖아요? 다만, 창시자들의 이면은 그 시대 상황에서 그런 행동이 타당함으로 인정이 되었기 때문이며 정말 인디언 보호구역이 없었더라면 인디언들은 양코배기에 의하여 모조리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하는것이 아니라 보이스카웃의 취지 등등이 건전하기에 참여를 했던 것인데 조선인님이 그 글을 보시고 말씀대로 울컥 울화가 치밀으셨던 모양입니다. 참으세요...그런 일에 울컥 거리시면 어떻게 큰일을 하시려고요....안그래도 우리 대한민국....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울컥거림으로 시작해서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도 울컥거리는데 ...참으세요....우엣!!! 울컥~~~

조선인 2004-12-0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걱정했던 일이 사실로. 실은 주인장 중에 보이스카웃 출신이 있으면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을텐데 라며 조마조마했는데, 수수께끼님과 탁 마주쳐버렸군요. 그래도 제가 보이스카웃 그 자체를 마냥 비방하는 거 아님을 아시죠? 그렇죠? 헤헤헤헤

수수께끼 2004-12-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압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