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도서관이 생겼다.

하기야 바른샘도서관도, 슬기샘도서관도, 선경도서관도, 녹양도서관도 걸어다니긴 하지만,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갔다올 수 있는 거리라는 게 뽀인트다.


국경일인 한글날에는 비록 헛탕을 쳤지만,

토요일에는 점심 먹자마자 일찌감치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다.

새로 생긴 도서관 답게 모든 책이 다 새 거라는 감동에 사무쳐

대여한 책을 그 자리에서 홀랑 다 읽어버리고,

다시 내 책 1권, 마로 책 1권, 해람이 책 3권을 빌려온 덕분에

일요일엔 느긋하게 빈둥거릴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책 보유량은 적지만 부지런히 비치희망도서를 신청하면 될 터이고,

미취학 아이들을 키우는 회사동료들에게 도서관에 가보라고, 장난감도서관도 있다고 꾀고 있다.

한때 직장이 남산도서관 코앞이라 행복했는데,

내 인생에서 가장 염세적으로 보낸 올 봄과 여름을 견뎌내니,

이 가을 두 번째 선물을 받았다고 자축하고 있다.

이제 열심히 책을 읽으며 더 살아갈 용기를 얻어봐야겠다.


빌리자마자 읽고 반납한 책.

















새로 대출한 책















로가 빌린 책














해람이가 빌린 책














비치희망도서로 신청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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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0-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운 곳, 걸어서 다닐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면 복받았으셨네요~ ^^
가까운 곳에 있어도, 같은 골목에 있어도 이용하지 않는 내 이웃은 안타깝지만...

조선인 2014-10-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잘 지내시죠? 정말 제가 어쩌다 이런 복을 받게 되었는지. 꽤나 흐뭇합니다.
 


한글날의 계획은 단순했다.

오전에는 집에서 느긋히 쉬다가 점심 먹은 뒤

10월 4일에 오픈했다는 창룡도서관에 딸, 아들이랑 가서 책 몇 권 빌려오는 것.

국가공휴일에는 도서관도 쉰다는 걸 깜박한 게 실수일 뿐이다.


도서관을 헛탕친 뒤 바로 집에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작은아이가 화장실을 가야 한다고 동동거렸다.

할 수 없이 길 건너의 동공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랴.

화장실을 나온 아이들은 좋다고 동공원 정산 퉁소바위까지 올랐고,

약수터로 내려가는 길은 자연스레 수원천변으로 향했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수원천변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니 어느새 화홍문에 다다랐고,

그러다보니 수원화성축제의 각종 행사를 기웃거리게 됐다.


가을 땡볕에 쉬고 싶다는 마음은 대안공간 숨으로 향하게 됐고,

이러저러한 전시를 구경하다가 운이 좋아 전시중인 작가님과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은 뒤

커피가루로 한참을 장난치다가 한참만에야 커피 한 잔과 한과를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원기를 회복한 뒤에는 벽화거리를 마저 산책했는데 어느새 저녁 시간.

아예 저녁까지 해결하자 싶어 장안문까지 내처 걸어가서

늘 그렇듯 보영만두냐 보용만두냐 근원적인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몰려드는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보용만두에서 군만두와 쫄면을 사들고 귀가하였다.


예정했던 건 딸랑 1시간이 안 되는 외출이었는데,

오후 내내 책 읽으며 빈둥거릴 계획이었는데,

6시간짜리 산책이 되다니 나름 즐거운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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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0-10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수원에서 살고 수원에서 직장다닐때 수원 화성을 얼마나 자주 갔던지. 성을 따라 걷다 보면 화성, 화홍문, 장안문, 방화수류정 등을 다 거치곤 했어요. 그 빨간 용 모양의 열차 아직도 다니나요? ^^
그러나저러나 조선인님 생일이셨어요? 축하드립니다!!

Mephistopheles 2014-10-1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때문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S상고에서 매일 마주쳤던게 빨간용 열차였는데...

조선인 2014-10-1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축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빨간 용 모양의 열차는 아직도 다닙니다.
메피스토님, 열차를 타는 것보다는 짚신 신고 화성 돌기에 도전해보세요. ㅋㅋ

Mephistopheles 2014-10-13 13:01   좋아요 0 | URL
장작패는 머슴과 싱크로율이 400% 날 것 같아 피할랍니다.
 




3주된 새끼고양이입니다. 
입양하실 분 찾는 중이에요. 
어미길고양이가 버리고 간 아기인데, 관심 있으신 분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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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바닥만하던 길냥이는 아리가 되었습니다.
    from 마로, 해람, 그리고 조선인 2015-06-15 20:46 
    후배가 구조했던 손바닥만한 길냥이는 엄마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후배의 건강을 우려하여 모두 반대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후배가 기르고 있는데,이번에 후배가 합숙교육 과정이 있어 일주일간 우리 집에 와 있기로 했습니다.어제만 해도 책장 안에 콕 박혀 나오지도 않고 먹지도 않더니,오늘은 활개치며 돌아다니며 먹기도 잘 먹고, 싸기도 잘 하고, 잘 놉니다.이 친구 아리 덕에 후배가 오히려 더 빨리 나았으면 좋겠습니다.요만하던 애가요롱이가 되었습니다.
 
 
하이드 2014-10-0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오스냥이다! 복들어오는 이쁜냥이!!

조선인 2014-10-0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역시 하이드님. 맞아요. 카오스에요. 애기라 확실하지 않지만 암컷으로 추정입니다.
 
마도공자 1
전기수 지음 / 청어람 / 201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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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의 손에서 자라난 바른 생활 소년. 유쾌하게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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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4-09-2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설정을 좋아하신다면 제3혈옥도 한번 읽어 보시길. 만약 진지한 것을 찾으신다면 용대운의 책들도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선인 2014-09-3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 감사합니다. 요새 스트레스 만땅이라 무협지랑 판타지만 읽는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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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09-3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마 맛나겠네요 냠냠냠

조선인 2014-09-30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휘모리님. 조암밤고구마라... 동치미랑 같이 먹으면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