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날 나는 나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받은 선물이 이 책이었다.
이제 나는 작은나무와 보니비와 웨일비와 함께 많은 사람을 기억한다.
"우린 동정 따위는 받지 않아... 아무한테도...특히나 이교도 야만인들한테는!"이라고 모질게도 모카신을 내던지고 딸아이에게 매질을 했던 소작농을. 그리고 통신판매회사의 카달로그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두 딸에게 회초리질을 하고 카달로그를 불태우고 혼자 울던 소작인 역시.
"좋은 땅입니다"를 되뇌이던 하사도, "그래요, 좋은 땅이지요."를 맞장구치던 외다리 남자도. "제가 지금껏 길러본 중에서 가장 좋은 옥수수예요."를 거들던 늙은 흑인도. "일년만 기다려보세요. 저 사과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그렇게 멋진 광경은 두번 다시 보기 힘들 겁니다."를 말하던 병사도. 그의 이야기에 따라웃던 어린 여자아이들도.
유대인이 절약을 하는 건 인색해서가 아니라는 사실도 배웠다. 돈을 낭비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그 다음엔 생각을 허술히 낭비하게 되며, 결국 나중에 가서는 모든 걸 낭비하게 되며, 정치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허술해지면 권력을 쥐게 되고, 느슨한 사람들 위에 군림한 정치가는 얼마 안 가 독재가가 된다는 사실을 와인씨는 가르쳐줬다. 그래서 나는 와인씨도 기억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윌로 존을 기억하게 되었다. 제로니모와 같은 눈동자를 가진 그는 더 이상 "인디언 연방 따위는 없다"라는 한 마디만을 전했지만, 난 이미 작은나무와 함께 눈물의 여로를 들은 바 있기 때문이다. 체로키인들에게는 죽음의 행렬이었을 뿐인 그 과거를 나도 알아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내 하늘 위의 늑대별을 찾아볼 것이다. 그리고 문상비둘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귀기울여볼 것이다. 나는 작은나무와 그렇게 약속을 한 것이다.
덧붙임)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동을 후회하진 않는다.
하지만 작가에 대해 알고 난 지금, 다시는 이 책을 곱씹지 않기로 했다.
아래 페이퍼를 읽어보시길.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