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 핀두스의 네번째 특별한 이야기 핀두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4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핀두스의 첫번째 특별한 이야기에서 페데르손 할아버지의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미쳤다고 말했어.
할아버지는 그저 핀두스에게 아주 특별한 생일케이크를 구워주려고 했던 거 뿐인데 말이지.
당연히 할아버지의 이웃들에 대해 나 역시 안 좋은 선입관을 가지게 됐지.
어린 고양이 핀두스하고 단둘이 사는 페데르손 할아버지의 외로운 처지를 몰라주는 사람들이라고 말야.

그런데 네번째 특별한 이야기를 읽고 생각을 바꿨어.
표지부터 전혀 다르잖아?
핀두스와 할아버지가 사이좋게 후추 과자를 만드는 모습을 창 밖에서 들여다보는 얼굴들 봐.
얼마나 따뜻하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지, 절로 흐뭇해진다니깐.
발이 다친 할아버지를 위해 저마다 음식바구니를 들고 몰려오다니 요새 이런 이웃은 드물다구.

하지만 말이야. 한편으론 참 쓸쓸했어.
할아버지네 집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정말 오랜만이래.
할아버지 예순 번째 생일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나? 벌써 한참 전 일이라는 거야.
게다가 이웃들이 모두 자기의 가족들과 집으로 돌아간 뒤에는 또 다시 핀두스와 할아버지 둘 뿐이야.
아무리 식탁 위가 맛난 음식과 따뜻한 촛불로 가득차고,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가 함께 있다 해도,
떠들썩했기에 더 조용하게 여겨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인걸.
어쩌면 먼훗날 나나 옆지기도 그런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게 될까?
오늘은 왜 따뜻한 그림책을 봐도 자꾸 외로운 느낌이 드는 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행나무처럼 0100 갤러리 6
김선남 그림, 김소연 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머리 앤 시리즈 중 "노변장(잉글사이드)의 앤" 편을 보면
큰아들 젬을 잃어버린 줄 알았다가 다시 찾은 뒤 앤이 감사기도를 드리는 장면이 나온다.
마침 길버트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마을아이를 응급조치하여 큰 병원으로 옮기느라 집을 비운 상황.

"주여, 길버트를 돕고 그 어머니를 도와주소서. 모든 곳의 어머니들을 도와주소서. 사랑과 이해와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민감하고 섬세한 사랑의 마음과 생각을 지닌 아이들을 거느린 우리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은지 꽤 되었지만, 이 고풍스러운 기도문을 볼 때마다 가슴 한 켠이 아파오는 건,
이제는 나 역시 아이를 가진 어미이기 때문일 거고,
"은행나무처럼"을 딸아이에게 읽어줄 때마다 흑흑 흐느끼게 되는 것 역시
지금은 부모의 사랑과 이해와 인도만을 바라는 우리의 아이들이 언젠가는 넓은 세상을 향해 떠날 것이고,
그때 우리는 애써 허전함과 쓸쓸함을 감추고 늙은 부모의 현명함으로 아이를 배웅해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 날이 오면 옆지기와 나는 둘이 오롯이 서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까?
우리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세상을 위해 충분히 열심히 살았다고,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지켰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새삼스럽게 기도든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마음이 되는 것이다.

"부디 모든 곳의 아버지들을 도와주소서. 모든 곳의 어머니들을 도와주소서. 우리의 아이들보다 우리는 겨우 한뼘 더 클 뿐입니다. 그 한뼘 만큼만이라도 비바람과 뙤약볕으로부터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지붕이 되고 그늘이 될 수 있게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아이들이 우리보다 웃자라는 그날, 두 손 마주잡고 우리가 우리의 최선을 다했음을 깨닫고 서로 마주보고 웃게하여 주소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더지와 굴착기 자연과 닮은 과학원리 3
와타나베 마사타카 감수 / 베틀북 / 200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살 마로에겐 이른 감이 있었지만, 재고정리로 나오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라 집 앞 서점 세일 기간에 샀다.
5살인 지금 보기엔 그럭저럭한 난이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두고 두고 볼 책이라 생각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 늘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이 책에 나온 예는 위대한 자연을 모방한 인간의 창조성을 보여준다.

호리병벌의 집과 진흙으로 만드는 호리병.
두더지의 발톱과 굴삭기의 칼날.
꿀벌의 벌집 샌드위치 구조를 본딴 비행기의 날개 등.
(더 많은 예를 열거하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책을 뺐어갔다. -.-;;)

알라딘엔 이 책 외에 모두 품절로 나오는데, 시리즈의 다른 책도 마찬가지 구성이고, 역시 강추할 책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마천 2006-07-2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이야기는 맞습니다. 우리는 모두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탄 난장이라는 표현도 있죠 ^^

조선인 2006-07-2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구석구석 재미있는 세상 2 - 사람과 장소 편
사라 해리슨 지음, 서남희 옮김, 피터 데니스 그림 / 책그릇 / 2006년 3월
절판


도시에 꼭 있다, 소매치기. ^^;;

이런, 교통사고가 났네?

학교 안 풍경. 자연스럽게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그려진 모습이 부럽다.

어머? 대체 어느 병원이야? 환상적인 어린이 병실

아앗, 돼지가 도망간다!!! 잡아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탄 한자 A단계 3집 - 유아 6세~초등 1학년 기탄한자 시리즈 3
기탄교육연구소 엮음 / 기탄교육 / 200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 전 아버님, 어머님이 집으로 놀러오셨더랬다.
막달이 된 며느리에게 약 안 치고 손수 기른 오이며, 가지며, 토마토를 한아름 안겨주셨는데,
나는 몸이 무겁다는 이유로 집 앞의 안동닭찜에서 대접하는 것으로 땡. ^^;;

그나마 위안은 마로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보여준 재롱.
할아버지, 할머니를 무척 좋아하고 따르면서도
내향적인 성격 탓인지 아무리 내가 부추겨도 그 앞에서 노래 한 번 불러본 적 없는데,
아빠가 기탄 한자 카드(부록) 맞추기를 시키자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아버님, 어머님은 마로가 천자문을 뗀 신동인 양 손뼉치며 좋아하셨다.

분책 1권에선 열 십, 일백 백, 일천 천을,
2권에선 귀 이, 눈 목, 입 구를,
3권에선 손 수, 발 족, 사람 인을 익히고, 4권에선 복습.

특히 좋았던 건, 입 구를 배우면서 식구라는 단어의 뜻을 익힐 때.
늘 함께 먹을 것을 나누는 가족들을 식구라고 하니,
그럼 우린 4 식구네, 5살 딸 아이가 대뜸 맞장구를 치는 것이다.
아직 뱃 속에 있는 해람이에게, '해람 식구 안녕~'이라며 말을 거는 모습에 한껏 행복에 취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자림 2006-07-2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를 읽고 나니 제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네요.^^

반딧불,, 2006-07-20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마로 이쁘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