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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궁전을 사주신대요 - 가문비 그림책 5
클레이 레징거 지음, 아네테 뢰더 그림, 유혜자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테오는 엄마와 함께 산다.
아빠와는 1주일에 한 번, 목요일에만 만나지만 테오는 크게 마음쓰지 않는다.
엄마도, 아빠도, 여전히 테오를 사랑하는 걸 알기에.
하지만 어리석은 부모는 자식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경쟁을 한다.
더 빠르고 멋진 방법으로 테오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려고 하고, 점점 더 많은 장난감을 사주고.
어른의 눈으로 볼 때 두 사람의 경쟁심리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부모의 이혼으로 행여 테오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걱정하여 보상하고 싶은 마음일게다.
어쩌면 아직도 전 배우자보다 자신이 나은 부모임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의미한 경쟁 속에 점점 더 어두워져가는 부모의 표정, 구부정해지는 어깨...
다행히 테오의 해결책 덕분에 마지막엔 환하게 웃는 3사람을 볼 수 있고
(비록 여전히 부모의 모습은 흑백으로 그려져 있지만),
날으는 양탄자에, 청룡열차에, 캥거루에, 잠수함까지 동원되는 기발한 발상은 물론,
유치원 가는 길의 코믹한 거리풍경이 이채롭고(딸아이는 내용과 상관없이 그림보고 깔깔댄다),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하게 그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여러 모로 가슴 짠한 그림책이다.
덧붙임)
<가족나무 만들기>, <모든 가족은 특별해요>의 경우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라면,
이 책은 실제로 이혼을 경험했거나 앞두고 있는 가족에게 배려깊은 선물이 될 수 있는 책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