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효순,미선 2주기 추모제이자, 이라크 파병철회 범국민대회가 있었습니다.
출근 안 한 신랑이 애 데리고 나오느라 고생을 좀 했고,
전 일이 좀 밀린 관계로 4시 30분이 되어서야 대학로에 도착했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에요. 아무리 많은 인파가 벅적대도 신랑과 애를 금새 찾을 수 있다는 건 말이지요.
그러나 공원에서 나와 막 행진을 준비하던 대열이 정돈되기도 전에 애는 쉬마렵다고 난리.
만만한 서울대병원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는데 하필 나오는 입구에 자판기가 있네요.
요새 자판기에 열광하고 있는 마로의 보챔에 쿠우 하나 뽑고
먹고 가겠다는 성화에 할 수 없이 간식으로 싸온 과자도 꺼내고
병원 대기실에서 냠냠 더위를 식혔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언제 행진이 시작될 지 몰라 마음이 급한 엄마, 아빠의 재촉에
마로가 그만 음료수를 옷에 꽤 흘렸고, 가방에서 휴지며, 물티슈를 찾고 보니...
아예 우묵한 의자에 쿠우 웅덩이를 만들어 놓고 신나게 놀고 있는 우리 딸.
도로 화장실에 들어가 홀딱 벗겨 씻기고 옷 갈아 입히고 나오니... 대열이... 대열이...
언제 떠났는지 꼬리도 안 보였습니다. ㅠ.ㅠ
전화를 해보니 벌써 종각이래요. @.@
지하철로 쫒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미처 낮잠을 못 잔 마로가 그제서야 졸립다고 버둥버둥.
할 수 없이 이번엔 마로니에 공원 의자에서 잠깐 쉬자 했는데,
야외공연장에서 현대무용을 하는 패가 있더군요.
마로는 잠이 싹 달아나 끝까지 공연을 다 보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6시 반쯤 공연이 끝나자 이번엔 아이스크림과 밥을 번갈아 외치더군요.
결국 촛불집회도 포기하고 귀가하니 밥상도 마다하고 그냥 잠들어버린 딸.
으... 남들 보고는 빠지지 말라고 잔소리를 해댔으면서, 이렇게 또 불참자나 마찬가지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