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설계자들 - 세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종족
클라이브 톰슨 지음, 김의석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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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에 일할 때가 생각났다. 그때 좀 더 힘을 냈으면 아마 지금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쉬움이 크다. 먼저 시작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결국 주저앉았다. 왜 그랬을까. 가장 큰 요인은 프로그래밍이다. 어떻게 설계를 해야 할지 몰랐다. 돈도 있고 시스템도 충분했지만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제대로 계획하지 못했다. 디테일한 구조 설계가 되지 않으니 하드웨어 장비 구입으로 대신하려고 했다. 돈은 들어가지만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밤새 일해도 신나는 것은 생각한 대로 그 결과가 나와줄 때다. 힘이 드는 것은 아무리 해도 답이 보이지 않을 때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와 만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혹할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게 기획자가 하는 일이다. 어떤 아이템으로 가입을 유도하고 머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단 온 다음에는 여러 요소들을 배치해서 머물게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이용자가 한 일을 모니터링하는 게 프로그래머의 일이다. 액션과 반응을 체크하고 구조를 좀 더 정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획을 하면서 옆에서 바로 수정, 적용시켜줬던 프로그래머가 생각이 난다. 집에 들어가는 일도 없이 거의 밤을 새우면서도 요구하는 것들을 바로 반영해 줬다. 말로 하면 도깨비방망이처럼 서비스에 반영이 되어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얻었다. 프로그래머가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것을 다 알고 하는 걸까. 기계언어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야 기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 아닌다.

<은밀한 설계자들>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책이다. 프로그래머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 놓고 있는지 깨우쳐 준다.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해서 알파고까지 다양한 플랫폼이 소설처럼 눈길을 빨아들인다. 책이 두꺼워 언제나 다 읽지 싶었다. 저자의 방대한 취재와 글쓰기 덕분에 이런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한 줄의 언어로 세상을 바꾸는 기반을 만드는 사람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프로그래머는 오늘날 지구상에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인류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 만큼, 프로그래머는 세상을 만든 건축가라 할 수 있다."-25쪽

이 책은 모두 11장으로 이뤄졌으며 해커에 대한 이야기, 교육에 대한 이야기 등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프로그래머들의 특성에 대한 언급은 눈길을 끈다.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프로그래머들은 그들만의 사고방식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주 문제에 부딪히곤 한다. 나와 이야기했던 몇몇 프로그래머들은 정답을 말하기 어려운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을 취하려다,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했다."-170쪽

초반부에 저자가 언급한 넷스케이프에 대한 것도 공감한다. 웹브라우저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 넷스케이프는 없다. 왜 그랬을까. 왜 거기까지 밖에 가지 못한 걸까.

이 책의 미덕은 깊이다. 세밀한 이야기들이 좋다. 한계는 실리콘 밸리 중심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좀 더 다양한 국가의 특이한 개발자들을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음번에는 그런 내용으로 다뤘으면 한다. 할 수 있다면. 이 책은 물론 개발자들이 읽으면 좋겠지만 개발자들의 세상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는 게 더 좋다.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살고 싶은 꿈을 키우는 청년들이 보면 어떨까. 개발하느라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독특한 종족이니까.

이제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본격화하려고 한다. 학교 과목에도 넣고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도 이미 시키고 있는 부모들도 있다. 꼭 뭔가를 개발하기 위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결국 생각의 흐름을 구조화하는 것이 아닌가. 프로그래밍은 다른 일에도 삶에도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꾸는 종족에 대한 탐구 보고서다. 갇혀 있는 생각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다. 어떤 사고를 해야 할까. 그들만의 사고방식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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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된 아이 - 시련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한윤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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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근심 걱정 없는 어린 시절을 선사하고 싶다면, 부모는 자녀가 어른들의 문제 때문에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집에서 부모가 자주 다투거나 이혼까지 고려하는 상황이 되면 아이도 눈치를 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모는 자녀가 현실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문제를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57쪽, <유리로 된 아이> 중에서

놀이터에서 넘어지고 무릎이 까지면서 아픔을 느끼고 친구들과 다투면서 화해하는 방법을 알았다. 어린 시절에 몸으로 부딪힌 일들이 이제는 점점 사라진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지금은 어떤가. 부모가 알아서 다 해주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병, 대인관계, 돈 관리 등 안 되는 게 없어 보인다. 그렇게 인터넷은 인간의 또 다른 뇌로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닮아가려고 하고,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뇌를 인터넷으로 그 역할을 넘겨주고 있다. 알게 모르게.

시대적 흐름이라고도 하고 과학의 발달이라고 말을 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문제는 무시되거나 덮어진다. 무엇인 문제냐고 물을 수 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다. 정서적인 것까지 기계가 다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그러한 교감에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그렇고 형제자매 간에도 그렇다. 친구와 친구도 그렇다.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교감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정해진 약속에 벗어나지 않으면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이다. 그러려면 뇌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지점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무엇일까. 아이의 뇌가 바르게 성장하도록,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갖게 해야 한다. 그게 교육이고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제대로 하고 살고 있는가. 아이들이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하는가.

미하일 빈터호프는 <유리로 된 아이>에서 그러한 지점을 이야기한다.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 주려고 하는 부모의 모습을 가지려고 한다. 그게 애정이고 그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독립적인 존재로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래도 계속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아이들의 올바른 정신 발달과정을 거쳐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3파트로 이루어졌다.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짜 해야 할 일을 적어놓았다. 잘 먹이고 공부시키는 게 다가 아니다. 정신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부모도 모르고 아이도 모른다면, 그 후의 삶은 누가 책임을 져 줄 수 있을까. 후회하기 전에 들여다보자. 아직 늦지 않았다. 부모가 진짜 해야 할 일과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

"정신 발달이 미성숙한 아이들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어느 시대마다 교육받지 못하고 예의 없는 아이들은 존재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으면서도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159쪽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온 사회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조부모가 어떻게 손자 손녀들을 대하는가도 중요하다. 부모의 역할만큼 중요하다. 바쁜 일상에서 교육을 맡기기도 한다. 학교는 또 어떤가. 부모의 책임으로 돌리기 전에 학교도 아이들의 지식뿐만 아니라 지혜도 가르쳐야 한다. 그게 인성 아닌가. 상대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지켜질 때 건강한 사회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첫 출발점이 가정이고 학교다. 가정과 학교는 그래서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아이들이 때맞춰 먹어야 할 게 있듯이 성장 시기에 맞는 배움이 필요하다. 무엇을 먹이고 무엇을 줄일 것인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배움을 찾아가도록 이끌어 줄 것인가. 문제는 부모다. 왕따를 줄이고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있는 기회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는 내면의 공허함과 외부의 압박이라는 두 가지의 커다란 긴장감을 지닌 채 불안하게 움직인다. 아이는 자신의 인생에 다양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한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현재 상황으로는 절대 도달 불가능한 높은 수준의 성적을 요구하기도 한다. 결국 아이는 당황과 혼란을 반복해서 겪으며 점점 피폐해진다."-161쪽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스마트폰을 끄고 아이와 눈을 마주하는 시간을 더 갖기를 바란다. 아이의 성장 기회를 오히려 망치는 게 부모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한다. 아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책 후반부에서는 아이들의 정신발달 과정을 연령대별로 알려준다. 지금 자녀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어떤 지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수 있다. 자녀의 문제, 갖고 있는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이 좋은 부모의 역할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어린 시절을 되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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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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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콘셉트의 책이 등장했다.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시집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 관용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할 것 없이 이게 다 들어가 있는 게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다. 영시 원문과 해석본, 그리고 그 시에 담긴 의미를 풀어낸 글과 일상에서 써봄직한 표현들까지. 좀 과하게 표현하면 꿩먹고 알먹고.


시, 삶, 사랑이라는 단어에 들어가 있는 공통적인 글자 '시옷'. 이 시옷에 담긴 수많은 감정들을 서른 명의 시인들의 시 속에서 건져내 흰색 도화지에 펼쳐 놓은 게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다. 


사랑, 삶, 시 거기에 뭘 더해볼 수 있을까? 쉼과 숨은 어떨까.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어 교수법을 가르치고 기업체에서 '다양성' 강연을 하고 있는 조이스 박은 이 책에서 삶 속에서 부딪히는 사람들 속에서 퍼져 나오는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보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사랑의 감정 속에 감춰진 미움과 시기 질투가 어떻게 삶의 운명을 조정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시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또한 식욕 하나가 경험에 대한 욕망으로, 상처를 회복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그리고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렇게 욕망은 잘 키워나가면 삶으로 승화된다. 당신은 심장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아팠던 적이 있었을까? 어떤 결핍이 당신의 심장에 구멍을 내었을까? 삶은 욕망을 모두 채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잘 다스려서 키워낸 마음의 살로 심장의 구멍을 채우는 일임을 당신이 알게 되어, 살이 있어 욕망하고, 욕망하므로 살아 있다 할할 수 있기를 바란다." -162쪽.


어려운 영시가 아니라 다소 쉬운 영시들이 마음에 부담을 덜 주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넘겨보게 하고 영시 속 문장을 생활영어로 써볼 있도록 안내한다. 물론 영시보다는 해석이 먼저 더 눈길이 간다.


이 책은 사랑, 존재 삶의 언어로 나뉘어서 서른 개의 시를 소개한다. '혼자'와 '사랑하는 자들은'이라는 씨를 쓴 사라 티즈데일, '파랑새'를 쓴 찰스 부코스키 등 시인들이 말하고 싶은 사랑에 대한 정의와 감정들은 삶의 불행을 불행으로만 머물지 않게 한다. 


사랑의 시작과 끝은 어떻게 흐르고 방향을 트는지 들여다볼 시간을 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들 삶을 흐르는 물에 비유한다. 이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흘러가는 물을 보며 감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의 화자는 흐르는 물가에 서 있다. 삶이 흐르는 물과 같다면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냇물도 그 삶의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마치 제3자인 것처럼 자신의 삶을 관망한다."-234쪽


봄은 가까이 왔지만 마음은 아직 멀었다. 마음속 재잘거림이 필요한 시간,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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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회사의 마케터 매뉴얼
민경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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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메시지, 효과적인 결과를 내는 마테터의 일

은 회사를 위한 마케터 매뉴얼. 사람은 누구나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케터가 직업이 아니어도 매일 사람과 만나며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한다. 매일의 일상은 마케팅이다.

회사의 일은 생산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일이다. 파는 일은 마케팅이다. 큰 조직은 마케팅팀이 있고 그 안에서도 세분화된 일을 한다. 작은 회사는 겸업을 하는 일이 더 많다. 마케팅이라는 표현보다는 영업이라는 쪽에 더 가깝다.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소비자를 만나고 이용자를 만나야 물건을 팔고 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보다 해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날 마케팅이라는 일이 주어졌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보기는 멋져 보여도 어떻게 보면 고된 업무다. 반복적이면서도 매일 새롭게 하지 않으면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게 쉽지 않다.

​카피라이터로 일을 시작하고 홍보팀에서 일을 배운 저자가 쓴 책은 쉽다. 그렇다고 내용이 빠진 게 아니다. 거창한 용어나 마케팅의 귀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거론되지 않아도 마케팅을 말할 때 담아야 할 것들은 들어 있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예산은 없고 해야 할 일은 많을 때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효과가 좋은 채널에 집중해야 한다.

메시지를 분야별로 쏟아내야 한다. 목표 고객이 좋아할 만한 단어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누구인지를 먼저 아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을 아는 것이 바로 마케팅의 시작이다. 내 위치를 알아야 얼마를 움직여야 고객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방향성과 전문성이 묻어나야 하며, 결국 콘텐츠를 보면 고객의 지갑이 열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즐거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은 부수적인 일입니다. 이 사실을 항상 기억하면서 그 틀을 벗어나는 것들은 과감하게 제거해나가길 바랍니다. 에너지 낭비를 막읍시다."-107쪽

​최소한의 자원을 최대화 시키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이 매출로 연결된다면 더없이 바랄 것이 없다. 메시지 작성에 시간을 들여야 할 이유다. 광고는 더없이 메시지가 중요하다.

"별것 아닌 일도 드라마틱해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마케터의 일입니다. 이 기술은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구 고객에게도 써먹어야 합니다. 이 문장들은 연봉협상 기간에 성과를 적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숫자에 대한 이유나 그 값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케터는 모든 행동이 실험이며, 결과에 이유를 불일 수 있어야 하죠"-197쪽

"광고는 '대놓고', 홍보는 '은근히'"

곳곳에 경험에서 묻어난 이야기들이 잘 녹아들어 있다. 돈을 쓰고 연예인을 써서 만드는 광고는 어렵지 않다. 예산이 충분하면 일단 기본은 할 수 있다. 그건 다른 기업의 일이다. 예산도 없고 충분한 지원이 업는 가운데서도 마케팅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그런 측면에서 독자들에게 실질적이고도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안내한다. 시간이 걸리지만 물이 나오는 곳이 어디인가를 뚫어보는 것처럼 콘텐츠를 올리고 메시지를 올릴 때 어떤 반응이 어디에서 많이 터지는가를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작은 회사의 콘텐츠는 어디에 올린다고 해서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는 않습니다. 메인 카피의 거대한 오타가 몇 달 뒤에 발견되기도 하는 세계죠. 차라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역이용해 정말 작은 채널을 조금씩 건드려보기를 추천합니다. 주변에 쓰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유지되는 포털사이트가 분명 있습니다."-111쪽

회사가 방향을 주고 목표 과제를 주는 일은 지루하다. 직접 목표를 정하고 메시지를 만드는 일은 즐겁다. 마케팅은 그런 일이다.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조정 키를 갖고 있는 게 마케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 실험정신을 촉구한다. 결국 많은 시도를 해봐야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길은 많다. 다만 어떤 길이 더 많은 고객들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마케터의 능력이 아닌가. ​


"우리도 작은 회사에서 계속 커가야죠. 주변에서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 직접 움직여야 합니다.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가지 말고, 꼭 다양한 실험을 해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자료를 보관하세요. 아마도 미래에 최고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104쪽​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됐다. 새로운 이야기를 꺼낼 때 나오는 한 컷 짜리 그림은 인상적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마케터의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마케팅 업무에 관해 본문에서 이야기식으로 친절하게 풀어낸다. 3장과 4장에서는 고객 응대와 업무 제휴와 같은 좀 더 실무적인 이야기를 하고 5장에서 마케터의 일로 마무리한다. ​

작은 회사의 장점은 혼자서 여러 개의 업무를 다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다. 장점이다. 전체적인 과정을 다 짚어볼 수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내가 이걸 다해야 하냐'라고 생각하면 업무 부담이지만 새로운 경험치를 위한 즐거운 실패를 쌓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자산이다. ​

일하면서 돈도 벌고 경험도 쌓는 일석이조의 일이 아닌가. ​

"사실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 자체로 마케터의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이 메시지가 어떤 상태의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며, 메시지가 매력적인지, 메시지 속의 링크를 눌렀을 때 그가 원하는 바가 충족되는지를 생각하면서 다음 메시지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마케터가 좋은 마케터입니다. 문자 메시지의 경우 텍스트만 드러나기 때문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잛은 문장, 또는 직관적인 단어, 예를 들어 '할인' 같은 것이 들어가면 좋습니다. 길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용건만 간단히'가 절실히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죠."-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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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 만화로 배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한빛비즈 교양툰 6
로랑 셰페르 지음, 이정은 옮김, 과포화된 과학드립 물리학 연구회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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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부분에서 인용되고 영상으로 보는 상대성이론은 이해가 다되는 듯하면서도 다시 볼 때마다 새롭다. 문과 머리라서 그런 건지,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건지, 아마 둘 다 그럴 것이다. 서점에 가면 과학사 전이나 과학 전문 잡지에도 간혹 눈길이 간다. 평상시 접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는 하나 궁금은 하다. 뉴스로 설정을 해둔 것만 보다 보면 반대편 쪽 이야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길을 열어두고 무슨 일이 있는지 알려고 노력하듯.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다. 


퀀텀은 그런 면에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어려운 이야기를 만화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천자문처럼 그림이 많고 글자가 적은 게 아니라 글자도 많고 어려운 용어들도 등장하니 사전을 두고 볼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저자는 그만큼 더 쉬운 용어를 찾아 쓰려고 한다. 어려운 분야를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됐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탄력적인 시간을 시작으로 세상은 어떻게 이상해졌나, 힘은 우리 안에 있다, 구부러진 우주, 비어 있는 세계, 자연은 부조리한가 등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사실 나는 억지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다른 일로 넘어가고 나 일단 무시를 한다. 과학자의 집념에 손톱 끝만도 안 될 것 같다. 그런 집념들이 있기에 우주의 비밀을 풀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 에너지에 대한 개념을 새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닌가.


저자 로랑 셰페르는 기자 출신의 작가이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가 직접 그리고 이야기를 쓴 책이다. 과학을 너무나 좋아해서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인물 설정과 이야기가 따로 있지 않은 느낌이 든 이야기를 알겠다. 


집중이 필요할 때 퀀텀이 집중력을 갖게 한다. 한 번으로 다 이해할 생각은 애초 갖지 않는 게 좋겠다. 전공자나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는 쉬운 이야기이지만 그렇지 않은 쪽도 있다. 어느  쪽이든 던져진 질문,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 새로운 답을 찾아가는 노력을 할 때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에너지를 설명하면서 들어가는 부분과 설명을 마치고 나오는 부분의 이야기들이 매끄럽다. 그게 다른 것보다 좋게 다가온다.


"양자생물학은 아직 연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우리는 이제 막 그 땅에 발을 내디뎠을 뿐이죠. 어쨌거나 확실한 사실은, 우리 세계에서는 물질(양성자/중성자/전자)이든 에너지(광자)든 전부 얽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134쪽


밝혀진 것들과 앞으로 새롭게 밝혀질 것들에 대한 이야기, 기자로서 가졌던 필력과 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독자들을 과학의 세계로 편안하게 진입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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