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1
가나리 요자부로 원작, 사토 후미야 작화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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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이 참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이름은 더욱 촌스러웠다. 김전일이라니, 김정일 아들도 아니고...^^;; 그래서 권하는 이가 꽤 많은데도 미루고 미루며 읽기를 거부했다. 그런데 올 여름방학, 집 앞 도서대여점은 레파토리가 정말이지 빈약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김전일을 집어들었고, 36권까지 훌쩍 만원이 넘는 거금을 쏟아부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처음 만났을 때의 스릴과 공포가 그림과 함께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좀 억지스럽고 작위적인 느낌은 있었지만 미스테리가 풀리며 사건의 앞뒤가 딱! 맞춰지는 순간의 통쾌함은 회를 거듭할수록 독자를 중독시킨다. 우리 나라 만화가들이 그림도 훨씬 잘 그리고 창의적인데... 얼른 우리 나라에서도 김전일 같은 만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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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는데는 10분이면 족한 책, 두 번째 읽을 때는 한 시간도 모자라는 책' 이 책의 광고 문구가 이러했던가? 난 이 책을 딱 한 번 읽었다. 그러게, 대략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두 번째 읽지는 않아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책은 10분동안 1시간의 독서보다 더 많은 감동을 전해주었다는 것이다.

웃을 수 있기에 인간이 동물과 다른 존재라는 명언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사진 속의 동물들은 웃을 뿐 아니라 고뇌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기도 하고, 수줍은 양 미소를 건네기까지 한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들이라니!

동물 친구들의 모습은 어쩌면 읽는 이의 감정을 마주 비춰주는 거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감성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 책을 접하는 것이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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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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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존재할까, 이런 부정이. 아이의 고통에 대한 표현은 너무도 생생해서 눈을 돌리고 싶다.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공포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작가에게 병든 동심이 씌인 것은 아닌가 섬뜩해지기까지 했다. 극단에 극단으로 상황을 끌고가는데도 짜증보다는 눈물을 끌어내고, 신파와 소설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작가의 능력은 높이 살만 하다. 액션과 웃음이 아닌 '눈물'도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다면 조창인이야말로 대단한 엔터테이너인 것이다.

작품성이니 주제의식이니 하는 머리 아픈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무게가 실렸다면 이런 걸러지지 않은 눈물은 끌어낼 수 없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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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현종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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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하루키가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덮고 싶은 마음을 접고 끝까지 읽게된 이유 역시......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위대한 개츠비를 내킬 때 꺼내서 아무 면이나 펼쳐놓고는 한바탕 읽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마다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니, 도대체 얼마나 매력적인 책일지 항상 궁금했다.

서점의 세계문학 코너를 틈틈이 뒤지다가 드디어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 책은 상실의 시대 옆에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TT) 하지만, 역시... 기대가 너무 과하면 실망도 큰 법이었다. 하루키(와타나베)가 그렇게 칭찬했던 문체는 하나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꼬고 또 꼬는 문장이 칭찬 받았을까? 개츠비라는 인물은 밍숭맹숭 싱거웠고, 줄거리 역시 평이했다. 도대체 클라이맥스가 어디쯤인지, 책이 끝나고 나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미국문학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해서인가? 영어로 된 원작을 읽을 능력은 안되지만 번역과정에서 문장의 맛을 잘 살리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루키는 '째즈, 하면 스탄게츠, 소설, 하면 스코트 피츠제럴드'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전자는 동의하겠지만, 후자는 그럴 수 없다. 나에게 소설, 하면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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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여 땅이여 1
김진명 / 해냄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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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가즈오의 나라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한동안 김진명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잊혀져 있었다. 최근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별 기대없이 읽다가, '그래, 이사람!'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대여점에 뛰어가 빌려든 책이 '하늘이여 땅이여'였다.

원체 흥분한 상태였을까, 책에 대한 냉정한 평가나 분석은 뒷전이었다. 두 권을 이틀 새에 독파하고 나서 가슴속에서는 뜨끈뜨끈한 불길 같은 것이 품어졌다. 학생운동의 뒷켠에 비켜서 있어도 '동지가'를 들으면 왠지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 처럼, 이제껏 반일감정을 졸렬한 집단 최면 정도 치부해왔던 내게 이 책은 일종의 투쟁가였다. 북악의 기, 팔만대장경, 그리고 우리의 고유한 문화로서의 무속 신앙. 우리 민족의 것임에도 주인인 내가 그 가치를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결말이 부실하고, 배타적인 민족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흐려지고 있는 요즈음, 김진명이 아닌 누구라도 이런 투쟁가는 꼭 불러주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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