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의 생일날 - 읽는재미 1단계 4
엄혜숙 글, 이지은 그림 / 삼성출판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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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람이가 친구 너구리에게 생일 초대를 받습니다. 다람이의 무거운 케익 상자, 토순이의 가벼운 꽃다발, 원숭이의 선물은 줄넘기 줄인데 더 긴 것을 골라가구요. 이런 식으로 무게, 높이, 길이 등의 반대 개념을 일러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인데요, 개념 인지용으로 쓰기에는 그림들이 너무 약합니다. 무게, 길이 등의 비교가 아이들의 눈에 쏙쏙 와 박히도록 좀 더 강조해줬어야할 것 같아요.

하지만, 꼭 비교개념을 가르친다는 목적을 과감히 버린다면 꽤 재미있는 책입니다. 생일 축하를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은 다 아시죠? 케익을 놓고 '생일 축하 합니다~' 노래를 부른 뒤 아이에게 '후!'하고 촛불을 끄게 시키면 너무 좋아합니다. 세 번 쯤은 반복한 다음에야 다음장으로 넘기지요. 어떤 것이든 '가르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가면 아이들은 금방 눈치를 채고 싫증을 내는 것 같아요. 함께 즐겁게 읽고 놀다보면 언제든 자연히 익히게 되겠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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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 될거야 - 생각이 깊어지는 동화 2
알렉스 고다르 글 그림 / 예지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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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깊어지는 동화'라고 꼬리표가 붙어 있는데요, 정말 아이들의 생각에 깊이를 더해줄 것 같은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꼭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수준이라고 못박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고학년 아이들도 감수성이 풍부하다면, 이 책에서 많은 것을 끌어담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성인인 저 역시 그러니까요.

이야기의 배경은, 영화 '8번가의 기적'에 등장하는 것 같은 빈민가의 한 아파트입니다. 거기엔 강을 좋아하는 기린 이도라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요, 어느날 그 아파트가 철거된다는 통지를 받게 되지요. 이웃들이 하나 둘 떠나고, 갈 곳이 없는 이도라는 슬퍼합니다. 결국 철거가 시작되어 급하게 길을 나서는데 유일한 친구였던 고양이마저 보이질 않죠. 지쳐서 기차에 오른 이도라 건너편에는 또 다른 기린가족이 앉아 있습니다. 친절한 그 가족들은 이도라에게 바닷가에 있는 집에 방이 하나 남는다며 함께 살기를 권하죠. 외로운 기린에게도 드디어 가족과 집이 생긴 것입니다.

갈색이 주조인 차분하고 몽환적인 그림은 글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서가 아니라 생각할 공간을 마련해주는 듯 독립되어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읽고 넘기면 양 면 가득히 그림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식으로요.척박한 현실에서 찾는 작은 희망이라는 주제는 읽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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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소년 비룡소의 그림동화 28
야시마 타로 글.그림, 윤구병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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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까마귀 소년과의 만남이 예사롭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왕따 문제, 부진아동을 대하는 자세, 교사의 시선이 한 아이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 내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하는가까지 수많은 화두가 한꺼번에 일어나서 혼란스러울 정도이다.

작자가 까마귀 소년의 마음의 고통이나 아이들의 괴롭힘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이런 종류의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 발 멀찍이서 지켜보는 듯 담담한 진행과 담백한 그림은 까마귀 소년의 성실함, 자연과의 친화력 등 그가 가진 매력을 최대화 시키면서 읽는 이에게 생각할 여백도 함께 배려해주는 듯 하다. 비룡소 특유의 무광택 지질은 까마귀 소년의 소박한 이야기와 너무나도 잘 어우러진 듯 싶다. 딸아이가 얼른 이 이야기를 이해할만큼 자라주었으면,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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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골인!
콜린 맥노튼 글 그림 / 예지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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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갑자기!' 등과 함께 아기 돼지 꾸리와 늑대의 이야기가 나오는 예지현 시리즈 중의 한 권 입니다. 축구를 하고 있는 꾸리를 노리던 늑대. 꾸리에게 엄마가 심부름을 시키고, 신나게 공을 몰며 가는 꾸리의 뒤를 늑대는 살금살금 뒤따라갑니다. 하지만 꾸리의 축구공에 망가진 정원이며, 얼굴을 맞은 경찰관 아저씨며, 물건이 어질러진 슈퍼를 늑대가 다 뒤집어쓰고 혼이 나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꾸리를 꿀꺽한 늑대! 어쩌나...조바심을 치며 넘겨보니, 아~ 늑대가 삼킨 건 꾸리가 슛! 한 축구공이었네요.

계속되는 작은 반전들과 성격이 명확한 캐릭터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말주머니까지, 동화책이면서도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이라면 질색을 하는 장난꾸러기 꼬마 녀석들도, 이 책이라면 한 번쯤은 넘겨보지 않을까 싶네요. 이야기에서는 어떤 교훈을 얻냐구요? 글쎄요... 얻을 수만 있다면, '유머와 재치'도 큰 교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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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의 몸 엄마와 함께 보는 성교육 그림책 3
정지영, 정혜영 글.그림 / 비룡소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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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세상, 딸아이를 키우면서 성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 저 책 들춰봐도 딱 들어맞는 정답은 보이지 않고 한숨만 쌓여갔다. 성기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정확한 명칭을 가르쳐 주라느니, 성교에 대한 아이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사실대로 설명해주라느니...말은 쉽지.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나같은 사람은, 아버님 앞에서 성교육을 시키다가는 명이 줄어들고 말 것이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우연히 펼쳐 본 이 책을 보고, '바로 이거야!'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어쩌면 이렇게도 예쁘고 고운말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히 할 수 있었을까? 몸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니... 그 한 마디는 아이뿐 아니라 나에게도 성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듯 했다. 유아들에게도 '필독 도서' 목록을 뽑아준다면, 이 책은 1순위에 집어 넣어야 할 것이다. 이제껏 나를 억누르고 있던 많은 고민들이 '소중한 나의 몸'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결 가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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