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그린이... 정승각
초방 책방.
진이의 사진 독서록 설날 특집,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입니다. 마침 한복을 차려 입은 진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기에 이때다! 하고 집어 줬지요. 설날 특집이라면,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가 더 어울리겠지만 이 책은 벌써 소개해 드렸잖아요.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는 <강아지 똥>, <오소리네 집 꽃밭> 등으로도 유명한 정승각님이 만드셨습니다.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우리의 얼이 담긴 그림을 그리려 애 쓰셨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노력이 더욱 각별하네요. 오방색과 금니(금박) 기법으로 공들여 그린 그림은 외국의 기법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새롭게 다가옵니다. 참 웃기죠? 우리의 것을 이렇게 낯설고 새롭게 받아들이다니 말예요.
진이도 자주 읽어달라고 뽑아오는데...멋드러진 우리의 그림이 좋긴 하지만, 어떨 때는 아이들 그림책의 그림으로는 조금 부적합한 면도 있다고 보입니다. 등장하는 대상들이 기법의 특성상 흐릿하게 표현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서 종종 알아보기 힘들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그림이 전공이신 분이라, 가끔 이야기의 전개나 대화글이 매끈하고 맛깔스럽지 못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하지만, 옥에 티가 있다고 해서 옥이 돌이 되진 않지요. 아이들 그림책을 고를 때 여러 가지 기법의 그림, 그린이의 개성과 기백이 담긴 그림을 보여주라고 하잖아요.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를 보면 함께 보는 어른들도 우리 그림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참, 이 글 쓰면서 찾아보니, 정승각님은 서양화를 전공하셨네요. 의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