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내 마을에서는 우주에서 볼 수 있는 만큼의 땅이 보인다......
그래서 내 마을은 다른 어떤 땅보다 그렇게 크다.
왜냐하면 나의 크기는 내 키가 아니라
내가 보는 만큼의 크기니까......

도시에서는 삶이 더 작다
여기 이 언덕 꼭대기에 있는 내 집보다.
도시에선 커다란 집들이 열쇠로 전망을 잠가 버린다,
지평선을 가리고, 우리 시선을 전부 하늘 멀리 밀어 버린다,
우리가 볼 수 있는 크기를 앗아 가기에, 우리는 작아진다,
우리의 유일한 부는 보는 것이기에, 우리는 가난해진다.

14
운율 따위 난 아무래도 좋다. 나란히 선
나무 두 그루가 똑같기란 드문 일.
꽃들이 색을 지니듯 나는 생각하고 쓰지만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덜 완벽하다
왜냐하면 온전히 외형만으로 존재하는
자연의 단순성이 내게는 없기에.

나는 본다 그리고 감동한다,
물이 경사진 땅으로 흐르듯 감동하고,
내 시는 바람이 일듯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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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야망도 욕망도 없다.
시인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니다.
그건 내가 홀로 있는 방식.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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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통하여 죽음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고통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儒學에서는 죽음의 문제 등이 심각하게 부각되지 않는 대신 학문에 대한 기쁨이 강조된다. ‘배우고 그것을 제때에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이는 공자가 배움의 대상들을 배워서 알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는 習의 과정을 거치는 데서 우러나오는 기쁜 심경을 토로한 말이다. 따라서 이는 조건문이기보다는 현상적 상황을 설명하는 설명문으로 이해되므로 ‘배우고 그것을 제때에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하는 기존의 해석보다는 ‘배우고 그것을 제때에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P47

 天命을 인식하고 실천하게 되면 天命이 내 몸의 삶을 영위하는 주체가 되고 나의 몸은 天命을 실천하는 도구가 된다. 따라서 天命은 내 몸의 삶을 영위하는 주체인 ‘나가 된다.

 天命은 만물 전체의 삶을 영위해가는 주체이므로, 天命은 모두를 살려가기 위하여 늙고 병든 몸을 죽게 만든다. 죽지 않았다면 모두가 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몸이 늙어서 죽게 되는 것은 天命, 즉 ‘하늘의 뜻‘이며 바꾸어 말하면 나의 희망으로, 그것은 기쁜 것이다. 나의 죽음도 기쁜 것으로 받아들일 수있다면 이 세상에 기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학문은 기쁨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므로 학문하는 과정 또한기쁘지 않을 수 없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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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0
윤동주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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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라면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정도가 몇 구절 떠오른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기 바란다니 이런 순수함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시인이 무모하고 안스럽게 느껴진다. 그런 시인이기에 자신과 대면하기 위한 매개체로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 별을 찾은 건 당연한 결과라고 할까.

초로를 바라보는 이제 '자화상'을 다시 읽으니 지나온 삶이 미워져서 피하고 싶다가도 다시 되돌아 보는 반복 속에 그리움을 담아 자신을 회고하는 시인과 내가 다를바 없음을 깨닫게 된다.

스물 일곱 짧은 삶에도 이런 연륜 깊은 자기성찰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암울한 시대를 살아간 어린 시인이 애처롭기만하다.

시 사이에 자리잡은 윤동주의 친필 원고들은 화룡정점 보너스.

생각난 김에 영화 '동주'를 꼭 감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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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들의 세상 속에 뛰어든 90년대생이라. 어느덧 그들에게는 꼰대로 비춰지는 세대가 되어 불편하지 않은 공생을 바라는 최소한의 노력을 담아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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