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유서가에서 드디어 제대로 시리즈를 잡은 느낌이다. 옥스포드대학교 출판부에서 발행한  'Very Short Introductions'는 온라인 검색을 해보니 현재 600여권이 넘게 시리즈가 발간된 백과사전과 같은 시리즈다. 이미 영미권에서 보증받은 시리즈인만큼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소장하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고나할까.


철학도가 아닌 다음에야 대학의 철학과에서 배우는 커리큘럼에 구애받지 않고 일반인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는 대체로 실용적 성격이 강한 것 같다. 철학은 다분히 관념적이고 이론적일텐데 도구적 성격이 강한 입문서는 왠지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철학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자기 인식을 출발점으로 단촐하지만 시의적절한 레퍼런스로 시리즈의 목적에 맞게 짧으면서도 알찬 입문내용을 전달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철학이란게 공리주의적인 성격을 걷어낸다면 결국 자신을 성찰하여 세계관을 세우고 그에 따라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면에서 이 책은 개인적으로 간단하지만 깊은 생각과 무지함을 깨닫게 해준다. 책의 말미에는 철학을 향해 좀 더 걸음을 내딛기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추천 도서 목록이 제공된다. 물론 그 중 차례대로 번역서를 찾아 이어서 읽어볼 생각으로 2권을 주문했다. 이 기회에 철학에 대한 안목을 조금 더 넓혀봐야겠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모두 이미 어느 정도 철학자다." - P8

"데카르트의 대응은 틀린 의견들의 그릇된 지도를 받으며 살아가지 않으려면 일생에 한 번은 자신의 신념체계 전체를 허물고 새로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데카르트는 이 재건 작업을 자진해서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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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강대진의 고전 산책 3
강대진 지음 / 그린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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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특별기획 통찰(洞察) - 고전을 말하다 오디세이아 편』을 통해 접한 강대진 교수의 강의에 흥미를 느껴오던 김에 큰 맘(!)먹고 소장 및 읽은 책이다. 사실은 천병희 역의 '일리아스'를 읽을 계획이었으나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던 차에 TV를 통해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을 되살려 먼저 해설서로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일리아스'와 함께 주문했었다.

서양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 구전문학의 정점에 오른 서사시지만 아무래도 그 방대한 시를 아무준비 없이 시작하는건 무모한 듯하여 준비운동으로 읽었다.

영웅 아킬레우스를 통해 필멸자인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하면 너무 감정적인 평일까? 자신의 죽음이 예견된 운명에 주눅들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여 당당히 나아가고, 적에 대한 분노를 관용으로 맺을 수 있었던 영웅 아킬레우는 신화 속 영웅의 전형이라기 보다는 현세를 살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 모범으로 삼고 싶은 삶이다.

일리아스가 지루한 문자의 나열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재미와 교훈을 담은 멋진 문학작품이라는 점을 일깨워준 강대진 교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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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양장 한정판)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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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 입문서라기보다는 철학 실용서를 표방하고 있다. 무언가 엄청난 내공이 필요할 것 같은 '철학'을 무려(!) '실용'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처음 서문을 읽었을 때는 역시 전형적인 일본적 발상이라는 가벼운 느낌이 들어 왠지내용에 신뢰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찜찜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본문을 읽어보니 그런 우려를 일소할만큼 잘 짜여져 있어서 과연 대중에게 어필할만한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부에서는 철학을 학습하는 방법론에 대한 철학 전공자인 저자 나름의 관점을 제시하였고, 본격적으로 2부에서는 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기업과 사회를 중심으로 실용적 주제를 정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철학자와 사상가의 주장을 연결하여 알기 쉽게 풀어내고 일상에 적용시켜보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나같이 철학자, 혹은 사상가의 이름이나 대표적 저서 정도에만 익숙한 독자에게는 요점만 간추려 핵심만 전달되는 구성이 마치 쪽집게 과외를 받는 것처럼 쉽게 이해되어 나중에라도 인용된 책을 따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정도로 공감이 되고 좋았다. 그리고 글 사이사이에 권위주의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일본 사회에 대한 자기비판이 기저에 깔려 있음이 보이는데, 이는 비단 일본 사회뿐만 아니라 봉건적 전통주의에 뿌리를 둔 우리사회 역시 비슷한 입장이라 대부분은 공감할 수 있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철학 입문 서적이라기 보다는 일상 사회생활에 적용해볼만한 실용적 사상들을 묶어놓은 비즈니스 서적이라고 생각된다. 분류도 '철학'이라기 보다는 '비즈니스.경영'이나 '처세'가 더 맞을 것 같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어떻게 분류해 놓았나 살펴보니 '교양 철학'(알라딘), '철학/사상'(예스24), '교양 철학'(교보문고)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긴 '비즈니스 경영'이나 '처세'로 분류되어 있다면 오히려 책의 내용이 너무 가벼울 것이라는 선입관이 들어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저자도 철학 전공자이니 최근 각광을 받는 인문학에 기대는 편이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으리라.

인문학, 특히 철학같이 대중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야 말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에 의해 인덱싱된 실용 서적은 이러한 분야에 대한 좋은 출발점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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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양장 한정판)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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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상가의 저서나 사상을 실용적 측면으로 개인이나 조직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하지만 철학 입문서라기 보다는 비즈니스 경영이나 처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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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를 읽어야 할 시간 1 - 아무리 애써도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만화로 읽는 장자 1
차이비밍 지음, 이한님 옮김, 홍현기 감수 / 마일스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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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를 읽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위시리스트로만 간직하던 차에 장자에 정통하고 쉬운 강의로 평이 나있는 저자의 만화로 엮어낸 책이 눈에 띄길래 무조건 구매해서 읽기 시작. 만화라 쉽게 읽히지만 산만해서 집중은 잘 안된다. 하긴 만화라도 동양철학의 정수를 담았으니 정독이 필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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